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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우선 탐지체계다. 지난 7월 25일 발사된 북한 미사일의 비행거리를 군이 690㎞에서 600㎞로 수정 발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최고 정점의 높이가 50㎞였기 때문에 우리 탐지체계가 이를 인식하지 못했고, 정확한 낙하지점을 예측하는 데 실패해 우리 하늘이 뚫렸다는 것이다. 나름 일리가 있지만 틀린 말이다.
탄도탄 탐지 지상 레이더는 원래 일정 각도 이상을 탐색한다. 저고도의 다양한 전파원 또는 반사원에 의한 잡음을 피하기 위해서다. 게다가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더 멀리 있는 물체일수록 더 높은 고도에서 탐지가 가능하다. 따라서 우리 군은 북측 동해상으로 발사된 북한 미사일을 탐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수 있다. 궤적의 일부분이 탐지 고도 아래에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기동 성능을 가진 미사일에 대한 요격 가능성이다. 많은 사람들이 러시아의 이스칸데르를 예로 들어 북한의 신형 미사일들이 미사일 방어체계를 회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속도가 빠르고 회피기동을 한다는 것을 근거로 삼는데,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북한의 신형 미사일들을 이스칸데르 급이라고 쳐보자. 이스칸데르는 최고 속도가 마하 6~7에 달하지만, 목표에 돌입하는 단계에서는 급격히 힘을 잃어 마하 2~3에 지나지 않는다. 요격에 문제가 없다.
또 이스칸데르의 기동성이란 보잘 것 없어서 또한 요격하는 데 문제가 없다. 미사일 개발자들은 작은 꼬리날개를 사용해 방향을 전환하는 이스칸데르의 기동성을 10G(중력가속도) 정도로 평가한다. 우리의 패트리어트와 같은 최신 하층방어 요격체계는 측면 추력 장치를 사용하는데, 그 기동성이 이스칸데르 대비 4~5배 우수한 수준이다. 요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있을 때마다 일각에서는 “탄도탄 하층방어 전략의 실패를 인정하고 고고도 방어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아찔하다. 2016년 무수단 미사일 고각 발사로 인한 논란이 있었을 때, 이 같은 비판을 수용해 우리의 방어 전략을 고고도 방어체계로 수정했다면 군이 지금과 같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었을까. 고체 미사일 기술은 1980년대, 탄도탄 저고도 기동 기술은 1990년대에 나온 것이다. 우리도 모두 보유한 기술이다. 방어 전력을 구축하는 쪽에서 이를 고려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일부의 판단은 성급해 보인다.
그러나 현재 거론되고 있는 북한의 다양한 탄도미사일과 방사포 위협에 대해 수도권을 포함한 주요 방어지역의 완벽한 방어를 위해선 현재 추진 중인 철매-Ⅱ 사업의 조기 전력화와 추가 양산이 진행돼야 한다. 또 현 작전 운용 중인 패트리어트의 능력 고도화를 위한 최신탄 추가 도입과 원격 발사대 운용을 통한 능력도 신장시켜야 한다. 현안으로 대두된 북한의 장사정포 대응을 위해 공군 통합 운용 체계를 조기에 정립할 필요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