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구의 星별우주]엔진 여러개를 묶어 큰 추력으로···'클러스터링'이란

새턴V로켓, 팰컨9로켓 등에 접목···엔진1기처럼 작동
10월 발사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에도 활용
  • 등록 2021-01-30 오후 1:00:00

    수정 2021-01-30 오후 1:00:0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지난 28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75톤급 액체 엔진 4기를 묶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1단 인증모델 추진기관에서 굉음과 함께 화염을 내뿜습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팀은 30초간 진행된 이날 시험에서 오늘 10월 발사 때와 같이 자동 발사소프트웨어 명령에 따라 추진제 탱크에서 연료와 산화제가 엔진 4기로 정상 공급돼 정상적인 연소와 통제가 이뤄진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1단부 종합연소시험 장면.(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날 시험에서 검증이 이뤄진 기술이 바로 ‘클러스터링’입니다. 클러스터링은 총 1단부터 3단까지 중에서 이륙을 위해 큰 추력을 내야 하는 1단에 작은 엔진 다수를 병렬로 연결해 큰 추력을 내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고성능 대형 엔진 개발은 실패에 따른 위험성이 크고, 개발 자체도 어렵다는 점에서 이러한 시도가 이뤄져 왔습니다.

앞서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아폴로 계획에 새턴V 로켓을 활용했습니다. 새턴V 로켓은 1단부에 엔진 5기를 묶어 큰 추력을 냈습니다. 유럽이나 일본 등에서도 이 기술을 활용했습니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과 미쓰미시중공업은 현재 개발중인 H3로켓에 기술을 접모가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도 발사체 팰컨 9로켓에 엔진 9기를 묶어 활용해 대중에게 친숙한 기술입니다.

항공우주 전문가에 의하면 클러스터링은 짝수나 홀수에 관계없이 활용 가능합니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에는 엔진 4기를 묶어 활용하지만, 유럽우주국(ESA)의 아리안로켓에는 가운데 1기, 외곽에 4기 등 총 5기를 활용합니다.

다만 엔진을 무한정 연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엔진이 마치 1기의 엔진이 작동하듯이 성능을 내야하고 통제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개별 엔진에 공급되는 연료와 산화제를 같은 조건에서 정상 공급해야 하며, 엔진의 주요 구성품도 신뢰성이 높아야 합니다. 각 엔진이 동시에 점화하며 화염을 내뿜을 때 서로 간섭이나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엔진의 수평과 균형을 유지하는 등 기술력도 뒷받침돼야 합니다.

만약 4기의 엔진 중 1기라도 연소에 문제가 있으면 원하는 추력을 내지 못해 발사 실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 구소련이 N1 로켓에 엔진 30기를 활용하다 이륙과정에서 실패한 사례가 있습니다.

현재 한국은 이러한 ‘클러스터링’ 기술을 검증하는 단계에 있는데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내달 100초 연소시험을 통해 엔진 내구성을 시험할 예정입니다. 로켓에는 추진제가 모두 소진했다는 것을 감지하는 센서가 있는데 3월에는 추진제 소진 신호가 나올 때까지(약 127초) 연소시험을 마치고, 오는 10월 발사준비 작업에 나설 계획입니다.

조기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기관체계팀장은 “향후 내구성, 자세제어 등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나 누리호 1단 개발의 70%를 완료한 것”이라며 “처음 시도한다는 점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지난 5~6년간 나로우주센터에서 상주하며 연구에 매진해 온 연구원들과 최선을 다해 시험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종합연소시험 근접 촬영.(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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