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자금난 빠진 미샤 최대주주…한샘에 몰아치는 대주단 압박

에이블씨엔씨 최대주주 EOD 일파만파
대출연장 거부 '신협' 한샘에도 투자
에이블씨엔씨 이후 대주단 분위기 급변
주춤한 한샘 주가·실적에 커지는 우려
재무약정 변경할 경우 강한 대안 요구
  • 등록 2022-10-12 오후 4:55:58

    수정 2022-10-13 오전 11:35:08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최대주주로 있는 화장품 브랜드 ‘미샤’ 운영사 에이블씨엔씨 인수금융 연장을 거절한 신협중앙회(신협)가 IMM PE의 또 다른 투자처인 한샘(009240) 대주단에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신협의 인수금융 연장 거부로 에이블씨엔씨 최대주주가 EOD(기한이익상실)에 빠진 가운데, 한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EOD 사태로 한샘 대주단 분위기도 몰라보게 바뀌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설명이다. 한샘 3분기 실적 발표가 머지않은 상황에서 대주단이 어떤 행동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기존 미샤에 새로운 브랜드를 추가로 입점한 신규 매장인 ‘미샤 플러스’ (사진=에이블씨엔씨)
EOD 빠진 에이블씨엔씨 최대주주…한샘 ‘나 떨고 있니’

12일 자본시장 취재를 종합하면 신협은 IMM PE가 지난해 인수한 한샘에 자금을 투자했다. IMM PE가 조성한 인수금융 8550억 가운데 신협이 투자한 자금은 약 500억원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신협 측은 구체적인 금액은 확인해 주지 않았지만 “(한샘) 대주단에 포함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신협의 한샘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발생한 에이블씨엔씨 최대주주의 인수금융 연장 거절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한 IMM PE는 인수금융 만기가 얼마 남지 않자 대주단에 회사 매각을 전제로 에이블씨엔씨 인수금융 연장을 타진했다. 그러나 대주단에 있던 신협이 이를 거절하면서 EOD 상태에 빠졌다.

IMM PE는 2017~2018년 총 4182억원을 투자해 에이블씨엔씨 지분 59.2%를 인수했는데, 이 가운데 약 12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신협은 이 과정에서 240억원 안팎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에이블씨엔씨 최대주주로 있는 리프앤바인은 광고 대행·제작 업무를 하는 에이블씨엔씨 자회사였다. 그런데 에이블씨엔씨 인수 당시 IMM PE가 설립한 투자회사 비너스원이 리프앤바인 주식 100%를 취득한 뒤 비너스원이 리프앤바인에 주식 양수도 계약상 양수인 지위를 부여하면서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했다.

신협이 에이블씨엔씨 최대주주에 대한 인수금융 연장을 거부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꼽는다. 일단 최대주주가 대주단에 보인 행동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재무약정을 위반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인수금융 만기 유예까지 해줬지만, 구체적인 개선 의지가 없었다는 것이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대주단 입장에서 웨이버(의무면제)를 해주면 이에 대해 유상증자나 후순위 자금 차입을 통해 선순위 대주단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범위나 규모에 대한 만족스러운 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에이블씨엔씨라는 회사 자체를 보는 시각이다. 주가라는 게 회사의 본질적 가치를 100% 반영하진 않지만, 주가가 크게 빠진 현 상황을 마냥 기다릴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대주단 안팎에서 ‘인수금융 만기 연장 이후 주가가 더 빠지면 어쩌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이라도 대출 연장을 거절해 잔존 가치라도 방어하겠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대주단 분위기 급변…“대안 내놔라” 요구 전망

에이블씨엔씨 EOD 후폭풍은 IMM PE가 지난해 인수한 한샘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샘의 올해 1분기 매출은 5259억원, 영업이익은 1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9% 줄었고 영업익은 60.2% 감소했다. 2분기 반전을 노렸지만 상황은 더 악화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0% 감소한 5002억원, 영업익은 92.2% 급감한 2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익(277억원)과 비교해 1년 새 영업익이 10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한샘은 3분기 실적을 11월 초쯤 대주단에 제공할 예정이다. 여기서도 납득할 실적을 증명하지 못할 경우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7월 한샘 인수계약 체결 당시 주당 22만원에 체결을 했는데, 현재 주가가 12일 종가 기준 4만50원에 불과하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업계에 따르면 IMM PE와 한샘 대주단은 커버넌트(재무약정)에 선순위 대출(6200억원) 기준 LTV 비율이 75%를 넘기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LTV 85%를 넘으면 전액상환 요건을 충족해 EOD에 빠질 수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 경우 대주단이 커버넌트 조건 변경을 해주냐가 관건인데, 최근 대주단 분위기가 많이 바뀌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는 설명이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대주단이 투자 조건을 변경 해주냐가 중요한데, 에이블씨엔씨 사례를 본다면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설령 대주단에서 한샘 재무약정 변경을 받아들이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확실한 대안을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이블씨엔씨 최대주주 인수금융 연장을 거부한 신협이 한샘 대주단에서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 대주단 관계자는 “에이블씨엔씨는 인수금융 만기 연장이라는 이슈였지만, 한샘은 아직 만기가 많이 남아 있어 (신협 입장에서) 같은 상황이라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최근의 주가 급락이나 실적, 사후 관리에 대해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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