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 몰린 은행…수익성 ‘경고등’ 왜?

저원가성 요구불예금 석 달 새 23조 빠져
소비자, 고금리 상품 확산에 정기 예·적금行
은행들 NIM 개선 압박…저원가성 예금 확대 고심
초단기성 자금을 운용 '파킹통장' 경쟁도 거세
  • 등록 2022-10-05 오후 5:24:21

    수정 2022-10-05 오후 9:33:08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금리인상이 본격화하면서 은행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지만,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은 급감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은 3개월만에 23조원 가량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저원가성 예금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순이자마진(NIM) 하락 전환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 간 차이) 공개 제도가 은행권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또한 NIM 개선에 어려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5대시중은행 요구불예금, 3개월새 23조 이탈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MMDA 제외)은 617조2160억원으로 전달 보다 9조3846억원 줄었다.

요구불예금은 지난해 12월말 659조원에서 올해 2월 663조원, 3월 672조원, 4월 666조원, 5월 670조원, 6월 675조원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7월(640조원)부터 급감세다. 최근 3개월만에 23조원 가량이 빠진 것이다.

저원가성 예금인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전월보다 4조3386억원 감소한 670조7737억원으로 집계됐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자가 언제든지 자금을 넣고 뺄 수 있지만 금리가 연 0.1% 수준에 불과하다. 예·적금에 비해 금리가 낮아 은행 입장에서는 조달 비용이 적게 드는 수익성 좋은 영업 수단으로 삼는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이 최근 들어 기준금리 인상분을 수신 상품에 즉시 반영해 고금리 상품이 크게 늘어난데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지면서 유동자금이 요구불예금에서 정기 예·적금으로 옮겨가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 하락 전환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권에서는 요구불예금 급감으로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우려하면서 저원가성 예금을 어떻게 확대하느냐를 고심하고 있다. 게다가 은행들의 예대금리차 공시도 시작되면서 NIM 개선에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도 타개해야 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유동성 자금을 유치하는 방법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기관 및 기업 또한 단기간이라도 금리를 받으려고 하기 때문에 완벽한 저원가성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점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직장인 월급 통장으로 사용되는 비중과 중소 사업자의 사업자금 유동성 통장으로 사용되는 비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선 많은 혜택이 수반돼야 하므로 적정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킹통장 유치 경쟁…케이뱅크 2.5%까지 올려

저원가성 예금이 말라붙으면서 은행권은 요구불예금 일종인 ‘파킹통장’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파킹통장은 모두 연 2%대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최근 파킹통장 ‘플러스박스’의 금리를 연 2.1%에서 2.3%로, 다시 2.5%로 0.2%포인트씩 두번 인상했다. 이는 은행권 파킹통장 중 최고 수준이다. 경쟁사인 카카오뱅크도 지난달 8일 파킹통장 ‘세이프박스’의 금리를 연 2.0%에서 2.2%로 올린 바 있다.

저축은행 등 일부 상품의 경우 연 금리가 3%를 넘어서며 일반 예·적금 금리 수준에 도달했다. 이날 웰컴저축은행은 보통예금 상품의 기본 금리를 연 0.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WELCOME 직장인사랑 보통예금(파킹)은 기본 연 2%, 최고 연 3.5%의 금리가 제공된다.

OK저축은행의 ‘OK세컨드통장’의 최대 금리는 연 3.3%,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 파킹통장’과 페퍼저축은행의 ‘페퍼스 파킹통장’이 각각 연 3.2%의 금리를 적용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원가성 예금의 가장 큰 매력은 0.1%의 저금리 유동성인데, 2~3% 대 금리를 주는 파킹통장의 경우 완벽한 대체는 될 수 없지만 차선책이 될 순 있다”면서 “초단기성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금융소비자가 늘어나고 있어 고객들의 파킹통장 니즈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가에서도 국내 주요 은행들의 수익성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은행권에 대한 예대금리차 인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공산이 크다”며 “금리 상승에도 은행 NIM 개선 추세가 이전보다 약화될 수 있다”고 했다.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