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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테슬라는 S&P500 지수에 편입된 첫 날인 이날 6.49% 급락한 주당 649.86달러에 마감했다. 상당수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은 것으로 관측되는 데다, 애플이 자율주행자를 제조하겠다고 선언하며 발목을 잡았다. 아울러 변종 코로나19 공포가 증시 전반을 억누른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당초 테슬라는 S&P500 지수 편입 직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 18일까지만 해도 주가가 급등하며 기대를 모았다. S&P500 지수에 처음 편입되는 기업 중 테슬라처럼 덩치가 큰 기업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약 6590억달러(약 725조 3000억원)에 달했다.
지수 편입을 앞두고 테슬라가 전체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9%로 5위를 기록했다. 테슬라보다 비중이 큰 종목은 애플(6.57%), MS(5.29%), 아마존(4.37%), 페이스북(2.13%) 등 단 4곳뿐이다. 다만 ‘클래스 A’와 ‘클래스 C’로 나뉜 구글 주식을 합하면 페이스북에 앞서 4위로 올라서 테슬라는 6위가 된다.
테슬라 투자자들은 이 회사가 S&P500 지수에 합류하고 나면 주가가 더욱 상승할 것으로 낙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테슬라 시총이 순이익의 186배에 달하는데도 매수세가 지속 유입되고 있는데다, 실질적으로 거래되는 주식 비중이 연초 18%에서 최근 5%까지 하락했다며 테슬라 주식을 계속해서 손에 쥐고 있으려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데뷔 첫 날 테슬라 주가는 급락했다. 애플의 전기차 제조 선언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애플이 현 자율주행차 기술을 보다 발전시켜 오는 2024년 독자적인 자동차 생산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 타이탄’을 추진한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것이 테슬라 주가 상승을 가로막았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자율주행차 구동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에 그치지 않고, 해당 기술을 적용한 완성차 생산에까지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역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로보택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애플이 완성차를 내놓게 되면 필연적으로 경쟁 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다. 소식이 전해진 후 장중 테슬라 주가는 이날 최저가까지 하락했다.
그럼에도 낙관론자들은 여전히 테슬라 주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오펜하이머의 콜린 러시 애널리스트는 향후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고, 테슬라 역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테슬라 주가 상승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테슬라의 시총은 머지않아 1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애플·아마존·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투기적 수요가 적지 않다는 평가 속에 테슬라 시총 규모가 막대한 만큼, 향후 이 회사의 주가 급등락이 거듭될 경우 증시 전방에 끼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