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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임회피론` 불거진 이상민 장관 향해 여야 비판 한목소리(종합)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정치권은 31일 이태원 참사 직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내놓은 해명을 잇따라 질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당은 “지금은 책임 피할 때가 아니다”라고 일갈했고 여권마저도 “부적절하다”고 유감을 표했다. 앞서 전날 이상민 장관은 인파에 대비해 현장에 인력을 배치했는지 묻는 취재진에게 “그 전과 비교할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아니었다”며 “통상과 달리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민주당, 최고위서 이상민 장관 발언 규탄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당국이 (이태원 참사에 대해) 책임이 없다, 할 만큼 했다는 이런 태도로 국민들을 분노하게 할 게 아니다”라며 “낮은 자세로 오로지 국민만을 위하고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이라는 자세로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이상민 장관을 겨냥했다. 그는 그러면서 “참혹한 사태 벌어진 것에 대해서 왜 그런 사안이 벌어졌는지 앞으로 이런 일 막기 위해 어떤 조치 필요한지에 대해 당연히 사후조치 뒤따라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일단 수습과 위로에 총력을 다할 때”라고 봤다. 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이상민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사과할 사람들은 사과하지 않고, 책임있는 사람은 책임 회피성 말을 한다”며 “책임질 사람의 책임을 묻고 같은 유형의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철통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태원 참사 대책 기구’를 이끄는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도 “행정 안전을 책임질 장관이 무책임한 발언할 때인지 묻고 싶다, 수습에 최선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이날 T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상민 장관의 발언에 대해 “잘 모르는 입을 닫고 있어야지, 변명하다가 국민 화를 북돋우는지 모르겠다”며 “지금은 책임을 피하기 위한 얘길 던질 때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경찰보다 더 권위 있는 질서 유지 요원이 어딨겠느냐”며 “이 정도 사고가 날 줄 예상할 수 있는 사람은 없지만 결국 안전불감증이 이런 대형 사고를 키우는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이상민 장관의 발언은 아주 부적절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여권서도 “대책 수립에 소홀…발언 아쉽다”야당뿐 아니라 여권에서도 이상민 장관의 발언이 적절치 못했다는 견해가 우세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언행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대해선 “공감한다”며 “국민의 아픔을 이해하고 여기에 동참하는 모습이 아닌 형태의 언행은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전 교통대책과 안전을 위해 통행을 제한하는 등 대책 세우는 데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도 이 장관의 발언에 유감을 표하면서 “어떤 입장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썩 설득력 있는 표현은 아니었다”며 “지금은 언행, 특히 말조심해야 하고,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무겁게 이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일반 국민이 듣기에 적절한 발언은 아니었다”며 “인파가 이 정도로 몰릴 것으로 예상했고 방송사 등이 이태원 축제를 보도하며 관심이 크게 고조됐는데, 좀더 세심한 배려와 준비를 했어야 하고 나중에 규명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상민 장관의 발언 논란에 대해 “지금은 추궁의 시간이라기보다는 추모의 시간”이라며 말을 아꼈다. 정 위원장은 “정부가 사태 수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정부에 협력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며 “다시 한번 안전망 시스템을 점검하고 관련 내용을 예산 편성에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공직자는 국민에 대해 무한 책임을 가져야 하는데 (발언을)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지금은 추모와 치유의 시간으로 분노의 고리를 끊고 집단적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에 빠지지 않도록 서로를 위로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정진석(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초당적 협력" 말했지만…민주당, 커지는 `진상규명` 목소리
- [이데일리 박기주 이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이태원 참사’ 직후 정쟁(政爭) 보다는 사태 수습과 피해자 및 유가족 위로라는 기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해당 참사가 벌어지기까지 정부의 역할과 대비의 미비 등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도 현장을 방문해 통제 계획 여부를 집중적으로 지적하며 정부의 대처를 질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을 찾아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의 현장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이 대표는 31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참혹한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서 왜 그런 사안이 벌어졌는지 등 사후 조치가 뒤따라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일단 수습과 위로에 총력을 다할 때”라고 밝혔다. 전날 긴급 지도부 회의 후 ‘다 제쳐두고 초당적 협력을 하겠다’고 밝힌 기조와 연계된 입장 표명이다. 참사의 책임 소재를 묻다 보면 자연히 이어지는 정치권의 공방이 현재 애도 물결의 분위기와 맞지 않을 수 있고, 국민의 시선에도 부적절하게 보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이 대표의 의지였다. 하지만 이 대표와 당 지도부의 구체적인 발언을 들여다보면 ‘진상 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을 겨냥해 “지금은 우리가 슬퍼하고, 애도하고, 다시는 생때같은 목숨을 황망하게 잃지 않기 위해서 참사의 원인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며 “책임질 사람에게 책임을 묻고 같은 유형의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철통같은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것이 희생된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밝혔다.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비를 전혀 하지 못했고, 이에 대한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다른 최고위원들도 ‘사고 수습이 우선이지만’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진상 규명 필요성에 입을 모았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과연 어떤 예방과 대비책들을 정부가 가지고 있었는가, 따져 묻고 싶은 것들도 참 많다”고 했고,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번에는 용산구청도, 서울시도, 경찰도 안전관리에 소홀했다. 오세훈 시장은 외유 중이었고, 현장은 방치나 다름 없었다”고 비판 행렬에 가담했다. 이 대표는 이태원 참사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소방 관계자에게 “(인원을) 통제할 생각이 있었느냐, 없었느냐”고 질책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현장에서 “참 이해가 안 된다. 연례 행사인데, 그 전에 했던 것만 반복했더라도 이렇겐 안 됐을텐데, 왜 이번에는 진입통제도 없고 차도·인도 분리도 없고 일방통행 관리도 안하고, 이해가 안 된다”며 관리 소홀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한편 국가애도기간 중 서영석 민주당 의원이 당원들과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서 의원은 지난 30일 자신의 지역구 당원들과 워크숍을 갖고 술자리를 연거푸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 지도부 차원에서 불필요한 공개활동과 음주 등을 중단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직후여서 더 문제가 됐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당 윤리감찰단에 감찰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