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人]"위기를 퍼트려라"…24시간 깨어 있는 재난 파수꾼

서울시 재난상황팀
재난상황 발생 시 관련 부서 및 구청·유관기관 전파
재난 24시간 밀착 감시…시청서 교대근무 '유일'
  • 등록 2020-03-09 오전 12:45:00

    수정 2020-03-09 오전 12:45:0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지난 4일 오후 3시15분쯤. 서울 강동구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어린이 3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시 재난상황팀은 서둘러 카카오톡 대화방을 개설했다. 카톡방에는 화재 경위를 파악하는 소방재난본부를 포함해 아이돌봄담당 부서, 강동구청 등 7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화재 원인은 물론이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례인지 등을 꼼꼼하게 들여다봤다.

이동문 서울시 재난상황팀장은 “혹여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가지 못해 아이들이 방치됐을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관련 부서에도 사고 내용을 알렸고 확인 결과 아이들은 외할머니 집을 방문했던 당일에만 아이돌봄센터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서울시청 지하에 마련된 안전통합상황실. 재난상황팀은 상황실의 폐쇄회로(CCTV) 이용해 사고 등 재난상황 파악하고, 각 부서에 신속하게 전달한다.(사진=양지윤 기자)


서울시 재난상황팀은 서울시내 전역에서 발생하는 재난상황을 빠르게 감지하고 시 안팎 관련부서에 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도시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하면 시 관계부서를 포함해 구청, 도시가스공사 등에 상황을 전파해주고 원인 규명과 대책 수립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재난상황은 예고 후 찾아오지 않다보니 24시간 늘 깨어 있어야 한다.

서울시 재난상황팀은 재난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재난상황실 근무자 7명과 긴급상황 현장 방문·영상회의 지원·긴급재난문자 발송 업무를 담당하는 팀원 5명 등 총 12명이 함께 일한다. 특히 재난상황실은 서울시에서 유일하게 교대근무를 하는 조직이다. 직원들이 3교대로 24시간 서울시 전역에서 발생하는 사고와 재난상황을 철통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팀원 회식은 손에 꼽을 정도고, 휴가도 제때 갈 수 없는 게 부지기수다. 실제로 지난해 회식은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한 번씩 한 게 전부다. 지난해 연말 정년퇴직한 직원은 퇴직휴가를 가면 6명이 교대근무를 해야 한다는 팀 사정을 고려해 휴가를 반납하기도 했다.

재난상황 감지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안팎으로 전파하는 일이다. 재난상황 수습을 위해 서울시와 구청, 유관기관 등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 시민들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게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는 일 또한 이들의 몫이다. 긴급재난문자는 휴대폰에 내장된 긴급재난문자(CBS) 기능을 이용해 기지국 근처에 있는 휴대전화 소지자에게 메시지를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2017년 재난문자 발송 권한을 광역시로 이양함에 따라 서울시는 재난상황이 닥칠 때마다 알림 문자를 보내고 있다. 지난 1월 24일부터 8일까지 코로나19 관련 발송한 재난문자는 총 9건.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보낸 111건까지 합치면 120여건에 달한다.

최근 신천지발(發) 코로나19 감염자 폭증과 서울에서 지역사회 전파가 의심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재난문자 발송 빈도도 그만큼 늘었다. 재난문자를 송출하는 재난상황팀 역시 바빠졌다. 재난문자 글자수는 4G 휴대전화는 90자, 2G는 60자로 제한된 데다가 띄어쓰기 마침표 등도 한 글자로 취급돼 문자발송 의뢰 부서나 송출하는 재난상황팀 모두 머리를 싸매기 일쑤다.

이희동 재난상황팀 주무관은 “재난문자 발송은 관련 부서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꼭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지 등에 대해 해당 부서와 논의를 거친 후 송출이 이뤄진다”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난문자 발송과 재난상황 내부 전파 등 관련 업무들이 이전보다 확연히 늘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재난상황팀은 안전통합상황실 폐쇄회로(CCTV) 통한 사고 등 재난상황 파악, 영상회의 지원, 서울시 안전정보 사이트 서울안전누리 홈페이지와 서울안전 애플리케이션 관리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서울시 안팎에 재빨리 재난상황을 전파하는 메신저 역할을 맡고 있으나 팀원 간의 스킨십 기회는 많지 않다. 재난상황실 직원들이 교대근무를 하다보니 팀원끼리 소주 한 잔을 기울이며 고충을 털어놓는 일이 여간 쉽지 않다고 한다. 이동문 팀장은 “교대근무자가 많은 부서 특성 탓에 지난해 상반기, 하반기에 한 번씩 팀 회식을 할 정도로 서로 얼굴 보기가 힘들다”면서 “카톡방을 활용해 팀원들이 업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재난상황팀이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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