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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CNBC 등에 따르면 S&P500 지수 편입을 앞둔 테슬라가 전체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9%로 5위를 기록했다. 테슬라보다 비중이 큰 종목은 애플(6.57%), MS(5.29%), 아마존(4.37%), 페이스북(2.13%) 등 단 4곳뿐이다. 다만 ‘클래스 A’와 ‘클래스 C’로 나뉜 구글 주식을 합하면 페이스북에 앞서 4위로 올라선다. 이 경우 테슬라의 비중은 6위로 한 칸 밀려나게 된다.
그렇더라도 주요 지수에 처음 편입되는 종목 가운데 테슬라처럼 시총 규모가 큰 것은 전례가 없다고 CNBC는 설명했다. 테슬라 주가가 11.11달러 움직일 때마다 S&P500지수가 1포인트 바뀌는 수준이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지난 18일 기준으로 약 6590억달러(약 725조 3000억원)에 달한다.
테슬라 시총은 지난 7월 기존 자동차업계 세계 1위였던 일본 도요타를 넘어섰고, S&P500 지수 편입 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18일엔 세계 9대 자동차 기업(도요타·폴크스바겐·닛산·현대차·제너럴모터스·포드·혼다·피아트크라이슬러·푸조) 시총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았다.
18일 테슬라 주가는 약 6%가량 상승해 주당 69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골드만삭스는 테슬라가 올 한 해 동안 S&P500지수에 포함됐다면 S&P500 수익률이 현 14.8%보다 2%포인트 더 상승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테슬라 주식은 올해 들어서만 731% 폭등했다. 특히 S&P500 지수 편입이 확정된 지난달 16일 이후에만 70% 상승했다. 주가가 오를 대로 올라 더 이상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지만, 전보다 더 많은 투자자가 몰리며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테슬라 주가를 둘러싼 논란도 여전하다.
이와 관련, 패시브펀드와 같이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기관투자자들이 테슬라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담고자 매수에 나선 것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테슬라 주가 폭등의 가장 주된 원인은 테슬라를 맹신하는 투자자들의 한결같은 낙관론이라는 진단이다.
WSJ은 “낙관론자들은 ‘다이 하드’ 테슬라라고 칭하며 이 회사의 주가가 역대 최고가를 보이는 상황에도 계속 매수세를 이어가며 주가 상승에 한계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낙관론자들 중 일부는 WSJ에 “테슬라가 단순한 자동차 제조업체를 뛰어 넘어, PC·휴대폰 및 음악 산업 재편을 일궈낸 애플과 같은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 중 한 곳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올해 S&P500지수가 약 15%, 나스닥종합지수가 42%가량 상승한 것과 비교해 여전히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럼에도 S&P500 편입을 계기로 테슬라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헤지펀드 그린라이트 캐피탈을 이끄는 데이비드 아인혼은 테슬라와 관련해 약 1400만달러의 풋옵션(지분을 되팔 수 있는 권리)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S&P500지수 편입 시점이 올해 테슬라의 주가의 정점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린라이트는 올해초 테슬라의 회계방법에 의문을 제기하고 제품 결함을 지적한 바 있다.
또 테슬라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은 회사가 4분기 연속 순이익을 내며 흑자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발표되기도 전에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현 주가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가총액이 순이익의 186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WSJ은 “투자자들이 테슬라 주식을 더 많이 사들일수록 주식시장에서 테슬라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 주식 투자는 미 증시에서 가장 큰 도박으로 바뀌고 있다”고 평했다.
한편 올해 테슬라 주가 급등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재산도 크게 늘었다. 이날 기준으로 머스크 CEO는 미국 2위, 세계 3위의 부호에 올랐다. 미 경제전문잡지 포브스는 “머스크 CEO의 재산이 올해만 100억 달러 증가했다. 올 한 해 재산 증가 규모로만 보면 그가 세계 1위”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