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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부림에 성폭행·살인까지…'묻지마 범죄' 피해 보장하는 보험은
  • 칼부림에 성폭행·살인까지…'묻지마 범죄' 피해 보장하는 보험은[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최근 흉악범죄와 관련, 묻지마 범죄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면서 묻지마 범죄 관련 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묻지마 범죄 발생시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은 무엇이며, 보장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궁금합니다.이달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이 발생해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A. 지난달 서울 신림역에서 흉기 난동으로 4명의 사상자를 낸 이른바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이후로 잇따라 발생한 ‘묻지마 범죄’가 이슈화되고 있습니다. 지하철역, 길거리, 산책길 등 시민들의 일상 장소에서 무고한 이가 목숨을 잃는 일이 지속 일어나자 걱정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에요.이상 동기 범죄로 분류되는 묻지마 범죄는 인과관계가 뚜렷한 다른 범죄들과 달리, 무차별적이고 구체적인 범행 동기도 없습니다. 대비가 어렵고 또 피해도 크다 보니, 피해 보상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요. 실제 최근 손해보험사의 묻지마 범죄 관련 문의가 늘면서 고객 문의가 평소보다 20~30%가량 늘었다고 합니다.◇‘묻지마 흉악범죄’, 실손·상해·정책성보험으로 피해 보상보험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내용은 ‘어떤 상품’이, ‘얼마나 보장’을 해주는 지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묻지마 범죄 피해를 입었을 때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상품은 크게 3가지로, 실손보험·상해보험·정책성보험(시민안전보험)이 대표적입니다. 범죄로 인한 상해·사망은 통계를 내기 어려워 별도의 상품은 없지만 상해를 보장하는 보험들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겁니다.먼저 가장 많은 보험소비자가 가입한 실손보험부터 살펴보면, 피해자가 보험기간 중 발생한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 사고로 인해 의료기관에 입원 또는 통원한 경우 실손보험으로 보상이 가능합니다. 피해자가 다친 정도에 따라 치료과정에서 발생한 진단금, 수술보험금 등은 당연히 보상 대상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흉기난동범이 보험 수익자이거나 계약자인 경우는 보상에서 제외됩니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직접 실손보험에 가입돼 있거나 수익자로 보험계약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는 의미입니다.상해보험으로도 묻지마 범죄에 대한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상품은 신체에 상해를 입었을 때 입원보험금, 간병보험금뿐 아니라 ‘사망’과 ‘장해’에 대한 보상도 가능합니다. 사망 및 장해 보상은 사망보험금과 후유장애보험금 형태로 제공받게 됩니다. 상해보험 역시 계약자가 피보험자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는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습니다.개인이나 회사가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가입하는 ‘정책성 보험’도 있습니다. 지자체들이 재난이나 사고로부터 피해를 입은 시민의 생활안정 지원을 위해 자율적으로 시민안전보험을 가입해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관건은 시민안전보험 내에서도 ‘상해의료비 담보’ 가입 여부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시가 가입한 시민안전보험엔 따로 상해의료비 담보가 없습니다. 피해자가 주민등록상 서울시에 주소를 두고 있다면 시민안전보험으로는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서울 내 25개의 구가 있는데 구에서 자체적으로 시민안전보험을 따로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보상 여부를 알기 위해선 피해자가 직접 구청 등에 문의를 해야 합니다.◇ 폭행에 강간·강도 보상 ‘강력범죄피해보장 특약’ 3개 상품 이외 보상 가능한 담보엔 ‘범죄 특화 담보’도 있습니다. 통상 손해보험사들의 가정종합보험·어린이보험 등에 가입할 때 이 담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담보 이름은 ‘강력범죄피해보장 특약’ 또는 ‘폭력피해보장 특약’입니다. 물론 보험사마다 보장 내용은 다릅니다.예컨대 삼성화재는 상해 및 운전자, 가정종합보험의 강력범죄 피해보장 특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상생활 중에 강력범죄로 사망하거나 신체 피해가 발생하면 10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합니다.현대해상의 어린이보험·가정종합보험·재물보험 등에 있는 강력범죄피해보장 담보에 가입하면 신체 피해시 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의수·의족 등 신체보조장구는 제외지만 인공장기나 부분 의치 등 신체에 이식돼 기능을 대신할 경우는 보장 내용에 포함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강력범죄엔 상해·폭행뿐 아니라 강간·강도도 포함됩니다.KB손해보험은 해당 특약으로 보험금뿐 아니라 별도의 위로금을 주고, 메리츠화재는 건강보험에 범죄피해보장 특약을 탑재해 가입 시 300만원 한도의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보험사 이외 국민건강보험(건보공단)에서도 묻지마 범죄 피해 관련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된다면, 통원 진료 시 본임부담금 50%를 제외한 비용은 건보공단에서 부담합니다. 진찰·수술·입원은 본인부담금 비중이 20%로 줄어듭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2023.08.25 I 유은실 기자
AI용 반도체 강자 엔비디아, 대체자는 없나요?
  • AI용 반도체 강자 엔비디아, 대체자는 없나요?[궁즉답]
  •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엔디비아 주가가 최근 급등한 배경으로 인공지능(AI)용 반도체의 독점적 생산지위가 꼽힙니다. 엔비디아의 독점은 어떻게 시작된 건지, 경쟁사들이 진입할 여지는 없는지 궁금합니다.(사진=AFP)A. 흔히 말하는 엔비디아의 AI용 반도체는 엔비디아가 생산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말합니다. 엄밀하게는 GPU 설계 능력을 뜻하죠. 엔비디아는 세계 GPU 시장의 80~90%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독점입니다. 이에 최근 IT업계에선 엔비디아의 GPU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한 상황입니다.GPU는 애초에 게임과 디스플레이 쪽에 초점을 맞춘 반도체입니다. 대부분의 반도체 제조사들이 중앙처리장치(CPU)에 관심을 갖던 1990년대에 엔비디아는 컴퓨터 그래픽 분야에 집중해 비디오게임이나 컴퓨터게임회사들이 주목할 만한 GPU를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이 GPU는 하나의 프로그램 안에서 여러 작업을 한 번에 빠르게 처리하는 ‘병렬 컴퓨팅’에 능합니다. 게임 화면을 구성하는 수백만개의 픽셀 연산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기 위한 것이죠.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AI 연산에서도 GPU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엔비디아가 GPU 자체만으로 AI용 반도체 시장을 휩쓴 건 아닙니다. 엔비디아는 자사 GPU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래밍 생태계를 만들고자 엔비디아 GPU용 병렬 프로그래밍 개발도구 ‘쿠다’를 내놨습니다. 엔비디아는 쿠다를 그래픽 전문가뿐 아니라 모든 프로그래머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했는데요, 엔비디아 칩에서만 작동하게 설계한 이 쿠다가 자리를 잡으면서 엔비디아 GPU가 시장의 대세가 된 것이죠. 오늘날 널리 쓰이는 AI 개발 프레임워크와 도구 등은 엔비디아 GPU에 최적화돼 있는 상황입니다. AI의 핵심인 GPU 분야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엔비디아가 장악한 셈입니다.AMD 반도체. (사진=AFP)엔비디아의 독주를 저지하려는 시도가 없는 건 아닙니다. 미국의 유력 팹리스(반도체설계전문)인 AMD도 GPU를 만들고 있고 쿠다를 대체할 오픈소스 개발자 지원 도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국 스타트업 모듈러는 쿠다의 대안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투자 유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다만 도전자들이 이미 자리를 잡은 쿠다 생태계를 밀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엔비디아 역시 자사의 GPU 생태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클라우드 기업들에 DGX 클라우드 제품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엔비디아 반도체를 활용해 서버를 구축한 뒤 AI를 개발하고 학습시키기 위한 소프트웨어와 사후관리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솔루션을 통합한 제품입니다. AI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점력을 더욱 키울 수 있는 무기인 것이죠.업계 관계자는 “GPU 시장에서 엔비디아 중심의 판도를 흔들어볼 만한 업체는 업력이 50년이 넘은 AMD 정도를 꼽을 수 있지만 이미 쿠다 생태계가 탄탄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2023.08.24 I 김응열 기자
후쿠시마 오염수에 동난 소금…앞으로는 어떻게?
  • 후쿠시마 오염수에 동난 소금…앞으로는 어떻게?[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지난 2일 오전 전남 영광군 염산면 한 염전에 소금물이 고여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Q.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방류키로 결정하면서 국내 수산물 소비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걱정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수산물 뿐만 아니라 소금이 귀해질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은데요. 정말 앞으론 오염수 영향을 받지 않은 소금을 구하기가 어려워지는 걸까요.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소금을 구할 수 있을까요? A.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키로 결정하며서 국민들의 먹거리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수산물 뿐만 아니라 바닷물 수질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 소금에 대한 우려도 커지면서 `소금 사재기`까지 벌어졌습니다. 바닷물이 오염되기 전에 깨끗한 물로 만든 소금을 미리 확보해 놓으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시중 마트나 온라인몰에서는 소금 품귀현상이 일어났고, 가격도 수 배로 널뛰기도 했습니다.소금은 우리나라 음식의 거의 대부분에 들어가는 양념인 만큼 방류 이후에도 제대로 공급될 수 있을지, 가격은 안정화될지 등에 대한 우려가 많습니다.국내에서 소금은 기본적으로 바닷물을 말려 만듭니다. 염전에서 햇빛에 말려 정제하지 않은 천일염과 공장에서 바닷물을 끓여서 만드는 정제염으로 구분되고, 이들을 가공해 만든 맛소금, 꽃소금 등도 판매되고 있습니다.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식염(소금)시장에서는 천일염이 39.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천일염은 바닷물을 말리는 것 외에 달리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만큼 오염수 영향에서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바닷물을 따로 구분해 말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다만 국제원자력발전기구(IAEA)가 `처리된 오염수의 방류는 국제적 안전기준에 부합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오염수 자체가 문제 되지는 않을 것으로 식염 업계에서는 보고 있습니다.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천일염의 원산지는 대부분 서해에 위치하기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또 많은 전문가들이 오염수가 방류되더라도 우리나라 해역까지 들어오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 사이에 바닷물과 희석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한병섭 한국원자력안전방재연구소 이사 겸 원자력안전연구소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IAEA의 관리감독 하에 일본 정부가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면서 오염수 정화를 해나간다면 일본정부 주장처럼 오염수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도 최근까지 주요 천일염 염전 150개 중 93개에 대한 검사를 완료한 결과 모두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국내 천일염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는 150개소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지난 4월부터 실시했으며 나머지 염전 687개소도 민간 전문 검사기관에 위탁해 이달 말부터 검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837개소 전체 염전에 대해 연말까지 3회 이상 검사를 완료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개별 기업에서도 세슘, 요오드의 방사선량을 측정하고 주기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의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국내 식염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대상(001680)의 경우 다목적 방사선 간이 측정 장비인 `고감도 감마 푸드 모니터`를 사용해 천일염을 비롯해 미역, 다시마, 김, 액젓 등에 대한 샘플링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대상 관계자는 “자체 모니터링 검사를 실시하고 기준치 이상 검출될 경우 외부 공인검사기관을 통해 핵종검사를 실시해 검증하는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방사능이 검출된 적은 없다”며 “기존 세슘, 요오드 외에 다른 방사능 핵종의 기준 및 규격이 신설되면 그에 맞춰 외부 공인검사기관을 활용해 검사 범위를 확대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그럼에도 불안한 소비자들이라면 암염이나 유럽 등지에서 수입한 소금을 택할 수 있습니다. 산이나 호수에 위치한 암염광맥에서 파내는 암염의 경우 국내에서는 생산되지 않고 전량 수입하고 있습니다.천일염도 국내 생산비중은 52~5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전부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는데요. 식염 업계나 식자재 업계에서는 천일염과 정제염 등의 수입 비중을 점차 늘리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에서도 수입 천일염을 판매하고 있다”라며 “향후에도 오염수를 불안해할 소비자 정서를 고려하면 수입산 소금을 확대하는 것도 고민해 볼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2023.08.23 I 이후섭 기자
'숟가락 교체비' 받겠다는 식당, 법적 문제 없나요?
  • '숟가락 교체비' 받겠다는 식당, 법적 문제 없나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Q. 최근 서울의 한 음식점이 숟가락을 교체하려면 500원의 추가 비용을 내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음식점에서 집기류 교체 비용을 받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궁금합니다.[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A. 숟가락을 교체하려면 500원을 더 내라는 식당의 방침은 우리 사회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났다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하지만 500원 추가 비용을 메뉴판에 명시했다는 이유만으로 점주를 처벌할 법적 근거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우리 법은 형벌은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는 ‘최후수단성 원칙’과 개인 간의 법률관계는 개인 각자에게 맡긴다는 ‘사적자치의 원칙’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숟가락 추가 비용 고지는 이들 원칙과 영업의 자유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손님이 식당을 이용하는 것은 점주와 일종의 계약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즉 식당 테이블에 착석해 메뉴를 시키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숟가락 추가 비용 계약’에 암묵적 동의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추가 비용을 내놓으라는 점주와 절대로 못 내놓겠다는 손님이 끝내 법정에서 다툼을 벌이게 되면 어떤 판결이 나올까요? 법조계 전문가는 식당에 처음 방문하는 손님 누구나 문제의 계약을 알 수 있도록 ‘명시’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숟가락 추가 비용은 분명히 상관행을 벗어나기 때문에 손님에게 고지할 의무가 있어 보인다”며 “문제의 내용을 메뉴판 한구석에 깨알같이 적어놓는 등 고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계약의 구속력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승재현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반대로 메뉴판 1번째 장에 아주 크게, 혹은 식당 입구에 ‘우리 식당은 숟가락 떨어트리면 500원 더 받습니다’고 못 보고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표시했다면 계약의 구속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손님이 숟가락 추가 비용 지불 사실을 ‘알고도’ 식당을 이용했다면, 점주와의 추가 비용 계약에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간주 되고 법은 점주의 손을 들어줄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물론 문제의 계약은 우리나라 모든 식당에 일괄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식당에서만 적용되는 ‘사적 자치’의 영역입니다. 계약이 다소 못마땅해 보일 수는 있어도 이런 사소한 계약까지 일일이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자본주의 원칙에도 어긋납니다.사업자가 내놓은 계약이 못마땅하고 불만족스러울 때 소비자(손님)가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대응책은 처음부터 계약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2023.08.23 I 이배운 기자
코로나 또 유행…백신 또 맞아야 하나요?
  • 코로나 또 유행…백신 또 맞아야 하나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코로나19 확진자가 15주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어요. 다시 재유행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4차 부스터샷을 맞으면 예방할 수 있을까요?[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21일 기준 1만4570명을 기록했습니다. 전주 월요일 0시 기준 확진자가 1만7228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다시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실제로 8월 3주차의 주간 일평균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는 4만1000여명으로 전주 4만9000여명에서 16.4%가량 감소했습니다. 감염재생산지수도 1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확진자 1인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는 1 이상일 때 확산세로 풀이됩니다.정기석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6월 온전한 일상회복으로 전환한 이후 이동량이 많은 첫 휴가철과 여름방학동안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등 다시금 감염병 재유행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그동안 구축된 의료대응체계를 바탕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사진=이데일리DB최근 우려되는 부분은 현재 유행 중인 XBB계열 변이 바이러스입니다. 미국에선 이미 XBB.1.9.2의 하위변이인 EG.5가 우세종으로 자리를 잡았고, 국내에서도 8월 2주 기준 EG.5(XBB.1.9.2.5) 검출률이 20.3%로 높아진 상태입니다. 국내에서도 EG.5가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큰 것입니다.여기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8일 감시 대상에 새로 추가한 BA.2.86도 위험 요인입니다. 오미크론 변이종인 BA.2의 하위 변이로 피롤라(Pirola)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의 돌연변이 수가 BA.2보다 30여 개나 많습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할 때 쓰는 무기로, 변형이 클수록 기존 면역체계를 뚫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재 이스라엘과 덴마크, 미국에서 보고됐으나 해외여행이 활성화된 상황에서 전세계 확산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입니다.코로나19는 여전히 중증위험도가 높은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사망률을 높이는 만큼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개인 방역이 가장 먼저입니다. 외출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는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방역당국은 10월부터 백신접종을 통해 추가 면역을 구축한다는 방침입니다. 권근용 질병관리청 예방접종기획과장은 “이젠 기초접종이나 추가접종이라는 개념 없이 매년 정기 접종을 해야 한다”며 “오는 10월부터 XBB 기반 백신이 12세 이상 전 국민 대상으로 무료로 접종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때는 감염 이력이나 백신접종 유무와 상관없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권 과장은 “자연 감염면역과 백신면역이 더해져 면역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며 “방어 수준도 높고 기간도 길다”고 덧붙였습니다.만약 새 백신이 아닌 2가 백신 접종을 원한다면 이것도 가능합니다. 동절기 추가접종이 지난 4월 7일로 종료됨에 따라 현재 접종 기관이 축소 운영되고 있습니다. 2가 백신 접종이 가능한 의료기관은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홈페이지에서 접종자 본인임을 인증한 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한편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는 21일 전체회의를 갖고 코로나19를 4급 감염병으로 전환 및 방역 정책 조정방안에 대해 전문가 검토와 자문을 진행했습니다. 정기석 위원장은 “불확실하지만, 발생 가능성이 있는 위험요소에 대해 각 분야의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방역 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논의 결과는 23일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다뤄질 예정입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2023.08.21 I 이지현 기자
두달 지난 생크림 케이크가 멀쩡?…한겨울 `추위`엔 가능
  • 두달 지난 생크림 케이크가 멀쩡?…한겨울 `추위`엔 가능[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사진=콘크리트유토피아 제작사 제공[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Q. 최근 인기리에 상영 중인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보면 생존자들이 생크림 케이크를 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재난으로 모든 것이 무너져버린 세상, 혹독한 한겨울 추위 속에서 두 달이 지난 생크림 케이크가 모양 변형 없이 그대로 발견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생크림의 유통기한은 어느 정도인가요? 기온이 아무리 내려간다고 해도 영화처럼 변형이나 변색 없이 몇 달씩 버티는 게 가능한지, 변형·변색이 없다면 먹어도 괜찮은 건지 궁금합니다. A. 생일이나 기념일 등에 빠지지 않고 꼭 챙기는 케이크, 보통 다양한 음식과 함께 즐기기에 포장을 뜯고 나서 다 먹지 못하고 남기는 경우가 많은데요. 먹다 남은 케이크를 버리자니 아깝고, 가정에서 며칠씩 냉장 보관하면서 먹기도 합니다.베이커리나 케이크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케이크는 제조 후 냉장 보관하면 일반적으로 2~3일 정도까지는 섭취가 가능합니다.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 관계자는 “크림으로 도포한 케이크의 경우 유지방 함량, 크림 제조일, 케이크 시트 종류에 따라 유통기한이 모두 다르다”면서도 “유지방 함량, 크림 제조일 등에 따라 유통기한이 정확히 딱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케이크 안에 들어가는 많은 재료와의 상관관계도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결국 케이크 속 재료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유통기한에 영향을 미치는 제일 중요한 요소는 보관 온도와 습도로 냉장 보관 시 제품 변질 없이 가장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기간은 2~3일이라는 것입니다.SPC그룹 관계자는 “베이커리나 가정에서 보관하는 냉장 보관온도는 3~7℃, 평균 5℃ 정도가 최적 온도로 볼 수 있다”며 “습도에 관해서는 딱히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일반 가정에서의 냉장고 습도면 적당하다. 다만 습도가 높을수록 미생물 번식이 빨라져 변형이 일어날 수는 있다”고 말했습니다.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케이크 제품들. (사진=각 사)그렇다면 영화에서처럼 두 달이 지나고도 멀쩡한 케이크는 가능한 것일까요? 베이커리 업계에서는 멸균이나 냉동을 한 상태에서 진공 포장 시에는 최대 90~120일 정도까지 케이크를 보관할 수 있다고 봅니다. 냉동은 가정 기준으로 하면 영하 10~20℃ 정도에서 변형·변색이 일어나지 않게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무덥고 습한 여름이라면 케이크가 반나절 만에도 상할 수 있지만 영화처럼 혹독한 한겨울이 배경이라면 거의 냉동상태나 마찬가지라 충분히 보관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섭취도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SPC그룹 관계자는 “딱딱하게 언 케이크를 바로 먹을 수는 없겠지만 냉동상태로 유지돼 제품이 변질되지 않았다면 단순히 차가운 케이크를 먹었다고 해서 인체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23.08.21 I 이후섭 기자
이다영, 김연경과 나눈 카톡 공개…법적 문제 없을까?
  • 이다영, 김연경과 나눈 카톡 공개…법적 문제 없을까?[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여자 배구계가 시끄럽습니다. 학교폭력 논란으로 국내 배구계에서 퇴출당한 이다영 선수가 김연경 선수에게 과거 괴롭힘을 당했다며 불화설을 폭로했는데요. 과거 김 선수와 주고받은 메시지까지 공개했는데 사적으로 나눈 메시지를 무단으로 공개해도 되는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궁금합니다.[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학교폭력 가해자로 한국 V리그에서 퇴출된 이후 프랑스 볼레로 르 카네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배구선수 이다영이 지난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배구여제 흥국생명 김연경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습니다. 지난 19일에는 김연경의 팬으로 추정되는 누리꾼과 나눈 대화를 공개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김연경이 자신(이다영)을 술집 여자 취급했다’, ‘연습할 때 공 한 번도 때린 적 없고 말 걸면 사람 취급도 하지 않았고 욕도 했다’는 등의 내용이었습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이같은 논란이 이어지자 김연경 소속사 라이언앳은 지난 16일 “김연경 선수에 대해 악의적으로 작성돼 배포된 보도자료 및 유튜버에 대해 강경 대응할 예정”이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습니다. 아직 이다영에 대한 법적 대응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어지는 논란에 법적대응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다영의 계속되는 SNS를 통한 폭로,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을까요?법조계는 김연경이 이다영에 대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른바 사이버명예훼손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이나 거짓을 통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①사람을 비방할 목적 ②공공연하게(공연성) ③타인의 명예를 훼손(특정성)이 인정돼야 합니다. 이번 이다영의 폭로는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된 SNS를 통해 게시물을 올린 점, 카카오톡의 상대방이 ‘킴’으로 명시돼 있고 대중들이 쉽게 ‘김연경’이라고 알 수 있는 점 등을 볼 때 공연성과 특정성은 성립될 것으로 보입니다.이번 사태의 핵심은 결국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는가’입니다. 이다영의 폭로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가 여부를 살펴봐야 합니다. 즉, 이다영의 폭로가 김연경의 명예를 훼손할 부분이 있더라도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면 명예훼손죄가 성립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우선 판례를 몇가지 살펴보겠습니다. 사이버명예훼손이 성립되지 않은 사례입니다. 봉사회 임원이던 A씨는 2021년 6월 회원들이 참여한 단체 카카오톡방에 “회장 B씨는 혼자인 여성들에게 추악한 행동을 했다”, “스토커 혐의로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에 B씨는 A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실제로 B씨는 A씨가 계속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A씨가 운영하는 가게로 찾아가기도 했으며 ‘저녁을 같이 먹자’, ‘영화 보러 가자’, ‘보고 싶다’는 등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무죄를 판결했습니다. ‘B씨의 명예를 훼손했지만 다른 회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회장직을 수행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즉, 내용이 진실이면서 공공의 이익과 부합했기 때문에 비방의 목적이 없다고 본 것입니다.다음 판례는 사이버명예훼손이 성립된 사례입니다. 프로스포츠 선수 C씨는 자신의 여자친구 D씨에게 ‘치어리더 E씨의 사생활이 문란하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에 D씨는 이를 캡처에 자신의 SNS에 올렸고 E씨는 이를 이유로 C씨와 D씨를 고소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C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D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메신저 내용은 인터넷을 통해 공표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고 상대방을 비방할 목적도 있었다”고 판시했습니다.법조계 일각에서는 처벌이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중 변호사(법무법인 하신)는 “이다영이 첫 번째 공개했던 카카오톡 메시지는 김연경의 평가를 저하할 수준이 됐는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두 번째 공개했던 내용은 명예훼손이 성립될 가능성이 크다”며 “만약 이다영이 공개했던 메시지 내용이 거짓이면 크게 처벌될 것으로 보이고 진실이어도 공인으로서의 수인 한도(견딜 수 있는 범위)를 넘는 수준의 비방이라고 판단돼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2023.08.21 I 김형환 기자
“다른나라 공영방송은 누가 운영하나요? 재원은 어떤가요?”
  • “다른나라 공영방송은 누가 운영하나요? 재원은 어떤가요?”[궁즉답]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사실상 정부에서 모든 돈을 내주는 KBS처럼 다른 나라들 역시 공영방송은 정부 소관 하에 있나요? 주요 선진국들은 공영방송이 있는지, 운영과 재원이 궁금합니다. A: 먼저, 정부가 KBS의 모든 재원을 지원하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또한, KBS는 정부 소속의 국영방송이 아닙니다. 2019년 기준으로 KBS의 전체 예산 중 약 46%에 해당하는 6,705억원은 국민이 납부하는 수신료 수입입니다. 나머지 예산은 광고 수입(17.5%)과 기타 수입(36.5%·법인세 환급액, 국고보조금, 전파료 수입, 시청자 사업 수입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최근에는 TV 수신료를 한국전력의 전기요금과 분리하여 징수하는 방안이 결정되어 KBS의 수신료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우리나라에서 공영방송은 KBS와 EBS, 그리고 지배구조는 공영이지만 재원구조는 상업방송과 유사한 MBC와 같은 방송을 의미합니다. MBC는 최대주주가 방송문화진흥회이기 때문에 공영방송으로 여겨집니다. 방송문화진흥회는 ‘방송문화진흥회법’에 근거해 설립된 비영리 공익법인입니다.궁금해집니다. KBS와 EBS, MBC를 공영방송이라고 하는데, ‘공영방송’은 멀까요? 선진국 공영방송들은 어떻게 운영되고 재원은 어떻게 확보할까요?정부와 기업서 독립성 추구가 목표인 ‘공영방송’ 공영방송은 정부와 기업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방송 형태를 의미합니다. 공정한 정보와 프로그램을 국민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KBS와 EBS처럼 ‘공사’ 형태이거나, MBC는 비영리 공익법인이 대주주입니다. 미국의 공영방송 PBS는 공영방송공사(CPB)가 대주주이고, 영국의 BBC(영국방송공사)도 ‘공사’ 형태입니다. 일본의NHK는 ‘일본방송협회’가 운영하죠. 전세계 공영방송들은 재원 구조에 차이가 있습니다. 수신료, 광고 수입, 세금 등이 재원으로 활용됩니다. 영국의 BBC와 일본의 NHK는 상업광고를 하지 않고 수신료에 의존합니다. 이탈리아 RAI, 독일 ARD와 ZDF, 프랑스 텔레비지옹, 오스트리아 ORF, 폴란드 TVP 등은 수신료와 광고방송을 모두 활용하며, 한편으로는 광고 수입으로만 운영되는 방송도 있습니다. 미디어미래연구소에 따르면, 일부 유럽 국가는 수신료 대신 개인세금을 활용하여 재원을 조성하는 추세입니다. 2013년 수신료를 폐지하고 18세 이상 국민에게 연 50~163유로(연 7만원~연 23만원 정도)를 소득기반 개인세금으로 받는 핀란드나 아이슬란드(2009년 수신료 폐지, 소득기반 개인세금 연127.5유로), 노르웨이(2020년수신료 폐지, 소득기반 개인세금 연 308.6유로), 스웨덴(2019년, 소득기반 개인세금 연 123.57유로)등이 그렇습니다. 세대 간 차이와 이념 대립으로 흔들공영방송의 위기는 세대 간 차이나 이념 대립 등이 원인 중 하나입니다. 전문가들은 넷플릭스 같은 구독형 미디어 서비스에 익숙한 세대와 이산가족찾기 운동의 낭만을 간직한 나이 든 세대의 차이도 있고, 공정성을 둘러싼 이념 대립이 크기 때문으로 봅니다.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공정성’에 대한 시각 차에서 비롯된다는 것이죠. 여야 할 것 없이 정부가 바뀔 때마다 이사들과 사장이 바뀌는 등 취약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재원 구조도 수신료나 세금이 아니라, 기업 광고나 유료방송사들(IPTV·케이블TV·위성방송사)에게 받는 방송프로그램 재송신료(CPS)에 의존하고 있죠. 사교육비 해소에 커다란 도움을 주는 EBS조차 전체 예산의 70%가 상업적 재원으로 운영됩니다.디지털복지와 관련해서 공영방송의 역할을 강조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장은 “디지털 미디어시대에는 가짜뉴스가 범람할 수밖에 없어 믿을 수 있는 공공미디어의 필요성이 커진다”면서 “디지털 복지국가는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시스템이 시민에게 보편적으로 접근돼야 하는 만큼, 공정성 강화와 함께 공적 재원 확보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2023.08.17 I 김현아 기자
뉴진스 '인기가요' 무대, 과도한 간접광고 아닌가요?
  • 뉴진스 '인기가요' 무대, 과도한 간접광고 아닌가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최근 국내 K팝 걸그룹 뉴진스가 한 음악방송 무대에서 아이폰을 들고 서로를 촬영하는 퍼포먼스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를 두고 과도하게 간접광고를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논란이 커지고 민원이 접수되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심의 검토에 나섰다고 합니다. 지상파 간접광고 기준은 어디까지인지 궁금합니다.(사진=‘인기가요’ 방송화면)(사진=‘인기가요’ 방송화면)(사진=‘인기가요’ 방송화면)[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A. 논란이 된 장면은 뉴진스가 지난달 30일 방송한 SBS 음악 쇼 프로그램 ‘인기가요’에 출연해 2번째 미니앨범 ‘겟 업’(Get Up) 트리플 타이틀곡 중 한 곡인 ‘ETA’ 무대를 선보일 때 나왔습니다. 멤버 하니가 스마트폰 셀카 모드로 무대 위 다른 멤버들의 모습을 촬영하는 퍼포먼스를 펼친 장면인데요. 화면이 스마트폰 셀카 앵글로 대체된 구성이 특징이었습니다. 셀카 앵글은 하니가 또 다른 멤버 민지에게 스마트폰을 건넨 뒤 모든 멤버가 셀카를 찍는 장면으로 이어지면서 마무리 되는데요. 멤버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노는 장면의 분량은 20초쯤 됩니다.방송법 시행령에 따르면 △프로그램 시간의 100분의 7 이하, △화면의 4분의 1을 초과하지 않는 크기 △프로그램 시작 전에 간접광고가 포함되어 있음을 자막으로 표기, △프로그램의 내용이나 구성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할 것, △프로그램에서 간접광고를 하는 상품 등을 언급하거나 구매ㆍ이용을 권유하지 아니할 것, △간접광고로 인해 시청자의 시청 흐름이 방해되지 아니하도록 할 것 등을 준수하면 지상파 프로그램을 통한 간접광고가 가능합니다.(사진=‘인기가요’ 방송화면)(사진=‘인기가요’ 방송화면)뉴진스가 출연한 ‘인기가요’ 또한 간접광고를 포함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인기가요’는 출연 가수들의 노래를 소개할 때마다 자막에 음악 플랫폼 멜론의 로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뉴진스가 무대에서 사용한 스마트폰인 아이폰의 제조사인 애플의 경우 ‘인기가요’와 직접적으로 간접광고 계약을 맺은 곳은 아닙니다. 애플은 ‘인기가요’가 아닌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와 계약을 맺은 곳인데요. 뉴진스는 아이폰14프로의 광고 모델로 활동 중이고, ‘ETA’ 뮤직비디오를 해당 모델로 촬영하기도 했습니다.‘인기가요’가 진행한 간접광고가 아니라 출연자인 뉴진스가 퍼포먼스를 하면서 특정 제품을 사용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는 점에서 꽤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는 이슈입니다. 단순히 퍼포먼스의 일환이었는지, 의도적으로 제품을 홍보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방심위 관계자는 10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뉴진스의 ‘인기가요’ 퍼포먼스에 대한 민원이 접수 되어 내부적으로 민원 내용을 검토 중인 단계에 있다”면서 “내부 검토를 통해 방송 소위에 상정될 만한 사안인지를 판단해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방심위 관계자는 “광고와 연관된 퍼포먼스였는지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뉴진스(사진=어도어)이번 논란과 관련해 ‘인기가요’ 측 입장도 확인해봤는데요. ‘인기가요’ 측은 “아직 방심위 상정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사안이라 심의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현재 간접광고는 멜론만 진행하고 있고, 이전에 헤어브러쉬 상품을 간접광고한 적은 있으나 애플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답니다. 논란의 된 무대를 자세히 살펴보면 뉴진스는 아이폰을 뒷면에 박힌 애플 로고를 가린 채 사용하긴 했습니다. ‘스마트폰 퍼포먼스’를 펼친 것은 지난달 30일 ‘인기가요’ 출연 때 단 한 번뿐이고요. 다만, 자신들이 광고모델로 활동 중이라는 걸 알린 제품을 지상파 음악 쇼 프로그램에서 소품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와 관련해 소속사 어도어가 밝힌 입장은 아직 없습니다. 향후 방심위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방심위는 △간접광고 상품 등 또는 간접광고 상품명 등을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반복적으로 노출해 시청흐름을 방해하는 내용이 있었는지, △간접광고 상품 등의 기능을 시현하는 장면 또는 이를 이용하는 장면을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구체적으로 소개하여 시청 흐름을 방해하는 내용이 있었는지 △간접광고 상품의 특징, 장점을 묘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당 상품 등에 부적절한 광고효과를 주는 내용이 있었는지 등을 검토하게 됩니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 등으로 구분됩니다. 방심위 관계자는 “현재 방송 소위에서 연초에 방송한 프로그램들에 관한 이슈를 다루고 있다”면서 “안건이 많이 쌓여 있기 때문에 ‘인기가요’ 건이 방송 소위 안건으로 상정되더라도 결정이 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023.08.10 I 김현식 기자
주호민 부부의 ‘동의 없는 녹음’, 어떤 처벌을 받나요?
  • 주호민 부부의 ‘동의 없는 녹음’, 어떤 처벌을 받나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웹툰 작가 주호민 씨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Q. 최근 자녀를 지도한 특수교사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진 웹툰 작가 주호민 씨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탄원서를 내고 ‘무단 녹음’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부부가 자녀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상대방인 교사의 동의 없이 녹음한 것이 불법이라는 건데요. 무단 녹음은 어떤 법적인 기준으로 처벌이 이뤄지는지, 주호민 부부의 경우 실제 처벌을 받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또 무단 녹음을 공개하거나 누설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법무법인 동인 정천석 변호사(변시5회)는 “무단으로 상대방(타인)의 음성을 녹음한 경우(불법 녹음 내지 불법 도청), 녹음을 한 사람이 상대방(타인)과의 대화에 참여하지 아니한 채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몰래 녹음한 이상, 민사상 책임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형사상으로는 통신비밀보호법상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것’에 해당하므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또 이 녹음을 공개하거나 누설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행법상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벌칙)를 보면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한 자, 이에 따라 알게 된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공개한 자에 대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안은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대화를 하는 타인 간의 발언을 녹음하거나 청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물론 녹음한 사람이 직접 상대방과 대화에 참여했다면 통신비밀보호법상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것이 아니므로 통신비밀보호법으로 처벌되지는 않습니다. 법무법인 리버티 김지진 대표 변호사는 “현행법상 대화자 간의 녹음은 불법이 아니지만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녹음장치를 통해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주호민 씨의 사례의 경우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형법상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는 벌하지 않는 정당행위가 있으나, 주호민 씨 사례와 같이 제3자의 무단 녹음을 정당행위로 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김 변호사는 “정당행위를 재판부에서 엄격하게 판단한다”며 “공익성 또는 불가피성을 까다롭게 보기 때문에 제3자의 무단 녹음을 정당행위로 인정되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하려면,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균형성, 긴급성, 그리고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의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입장이 일관된 판례입니다. 다만 언론보도 등의 사례처럼 형법상 정당행위(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할 경우에는 위법성이 조각돼 처벌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처벌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정 변호사는 “이를테면 언론기관이 직간접적으로 불법 녹음에 관여하지 않았고, 보도목적이 정당하고, 결과물의 취득방법이 상당하고, 보도방법도 상당하고(최소침해성), 보도 이익이 통신비밀유지로 얻어지는 이익보다 우월하다고 평가되는 경우 등 사안에 따라서는 형법상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제3자의 무단 녹음이 형사처벌되더라도 민사 소송상 손해배상 청구에 있어서는 일부 증거로 참작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김 변호사는 “예컨대 상간녀 소송에서 배우자 차량에 녹음기를 숨겨놓았다가 벌금을 받는 사례가 있다”며 “다만 그 녹음 파일은 이혼 소송에서 증거로 유효하게 제출할 수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상황에 따라 다르겠으나 제3자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해 형사 처벌을 받더라도 민사 소송상 손해배상 청구에서 해당 녹음을 예외적으로 보고 위자료를 일부 감액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2023.08.03 I 박정수 기자
5성급 호텔서 샤워 중 들어온 직원…주거침입 처벌되나요?
  • 5성급 호텔서 샤워 중 들어온 직원…주거침입 처벌되나요? [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최근 서울 5성급 호텔에 묵고 있던 여성이 목욕하던 중 허락 없이 문을 열고 들어온 호텔 남자직원을 마주친 사건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퍼지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여성은 직원을 주거침입죄로 고소장을 넣었다고 하는데요. 자신이 소유 혹은 임차한 주택이나 사무실이 아닌 잠시 묵어가는 호텔,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에서 발생한 침입도 ‘주거침입’에 해당하나요? 주거침입에 해당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주거침입죄의 성립을 위해 중요한 요소나 쟁점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자신의 집은 아니지만 묵고 있던 호텔 방 안에서 갑작스럽게 들어온 직원과 마주한 20대 여성, 결론부터 말하면 ‘주거 침입’은 자신의 주거지가 아닌 공간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 주거침입은 해당 공간에서 피해자가 평온함을 침해당했다고 느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해당 직원의 출입이 이 여성의 의사에 명백히 반한 행동이었는지, 고의성이 있었는지 등의 여부는 따져보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형법 제319조(주거침입, 퇴거불응)에 따르면 주거침입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사안입니다. 주거침입은 ‘주거의 평온’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항입니다. 침입자가 들어간 방법이나, 신체 중 일부만 들어갔는지 여부 등과 관계없이 ‘주거의 평온’을 해쳤다고 여겨지면 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주거침입이 성립되는 공간 역시 자신의 집뿐만은 아닙니다.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사무실 등)은 물론, 선박이나 항공기, 점유하는 방실 역시 포함됩니다. 그러한 만큼 투숙 중이던 피해자 여성이 남성 직원의 침입으로 불안감을 느꼈고, 평온을 침해당했다면 주거침입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이 20대 여성은 지난달 29~30일 숙박 이후 호텔 측의 제대로 된 대처가 없다는 이유로 경찰에 주거침입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한 상태입니다. 신민영 법무법인 호암 변호사는 “주거침입을 결정짓는 것은 몸이 얼마만큼 들어갔는지 여부 등이 아니라 사실상의 평온을 해쳤는지의 여부가 기준이 된다”며 “이 남성 직원이 실제로 객실 내에 얼마나 깊이 들어갔는지와는 관계 없이 주거침입이 성립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 변호사는 “‘주거의 평온’이란 공간 안에 있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지칭하는 개념으로, 이러한 ‘사실상의 평온’이 침해됐다면 주거침입에 해당할 수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법 조항에 따르면 이 남성 직원의 행동은 충분히 주거침입에 해당하지만, 손님의 명시적이면서 추상적인 의사에 반해 침입이 이뤄졌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한번 더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정구승 일로 청량리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사건 발생 이전이 손님이 물품(커피 캡슐 등)을 요청했고, 여러 차례 벨을 눌렀음에도 응답이 없어 손님이 없는 줄 알았다고 피의자(남성 직원)가 진술한 점을 고려하면 명시적·추상적 의사에 반해 출입한다는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고의성’이 있는 침입은 분명한 처벌 대상입니다. 제주지방법원은 지난 2015년 여성 손님이 있던 객실에 마스터키로 문을 열고 들어간 호텔 직원에게 징역 4월형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이 직원이 성적 목적을 갖고 침입을 했다는 혐의를 인정했다며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이번 사건에서도 남성 직원에게 고의가 없던 것이 입증된다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 변호사는 “주거침입죄의 경우 과실범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에 고의가 없는 경우에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2023.08.03 I 권효중 기자
대통령 여름 휴가지는 어떻게 정해지나요?
  • 대통령 여름 휴가지는 어떻게 정해지나요?[궁즉답]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최근 여름휴가를 떠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해변에서 상의 탈의한 모습이 포착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화제였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도 휴가를 앞두고 있는데, 역대 대통령의 휴가지는 어떻게 결정되는지 궁금합니다. 또 역대 대통령들이 휴가 중 공개하는 사진 가운데 담긴 정치적 의미도 있었을까요?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월 3일 오후 서울 대학로 한 극장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한 뒤 출연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연극 공연에는 김건희 여사도 동행했으며 인근 식당에서 배우들과 식사를 하며 연극계의 어려운 사정을 청취하고 배우들을 격려했다. (사진=연합뉴스)A. 윤석열 대통령은 2일부터 8일까지 여름휴가를 떠납니다. 취임 후 두 번째 여름휴가입니다.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을 만나 “공식적으로는 2일부터 8일까지 휴가를 잡았다”고 말했습니다. 휴가 중 일정 기간은 대통령 별장이자 ‘바다의 청와대’라는 뜻의 ‘청해대’(靑海臺)가 있는 경남 거제의 저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대통령들은 대개 7월 말에서 8월초에 3일에서 5일 정도 휴가를 보냈습니다. 그렇다면 역대 대통령들의 휴가지는 어떻게 결정이 됐을까요. 딱히 정해진 규정은 없습니다만, 안전(경호)과 보안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입니다. 또 국민들이 자주 찾는 관광지도 갈 수 없습니다. 경호 문제로 교통과 숙박시설 등을 통제해야 하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대통령이 휴가를 갈만한 곳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휴가의 목적에 따라 장소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우선 저도는 휴양지인 만큼 휴식을 취할 때 역대 대통령들이 많이 찾은 곳으로 유명합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가족, 경호원들과 이곳에서 휴가를 보내며 사격, 골프, 수영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겼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도 저도를 찾아 휴가를 보냈습니다. 대통령은 군사시설에 머무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곳이 해군기지, 해군사관학교가 있는 경남 진해를 꼽을 수 있습니다. 여긴 안전은 물론 철통 보안까지 갖춰진 곳이죠.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롯해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도 진해를 찾아 낚시를 하며 휴가를 보낸 바 있습니다.윤 대통령은 지난 3월 말 영·호남 1박 2일 지역 행보를 할 당시 진해 해군기지 공관에서 숙박을 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경호가 용이한 대통령 공식 별장 ‘청남대’도 대통령들이 애용했던 휴가지였습니다. 남쪽에 있는 청와대라는 뜻을 가진 이곳에서는 골프, 보트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전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은 물론,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도 청남대에서 휴가를 보냈습니다. 그러다 2003년 4월 일반인에게 전면 개방됐죠. 역대 대통령들이 휴가 중 공개하는 사진에는 정치적 메시지가 담기기도 합니다.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사진 중 하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저도 해변가에서 ‘저도의 추억’이라는 글씨를 쓰는 사진일 겁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린 시절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휴가를 보냈던 곳에서 취임 후 첫 여름휴가를 보내면서 당시 감회를 글로 남긴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은 골프, 조깅, 낚시 등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을 대중에 공개하며 역동성을 강조했을 지도 모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청남대에서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공개돼 소탈한 대통령의 이미지가 부각된 적이 있습니다. 윤 대통령도 작년 첫 여름휴가 때에는 연극을 관람하고 배우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낸 문화·예술계의 고충을 듣고 정부의 지원을 약속하는 대통령의 이미지를 부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올해 처음으로 서울을 떠나 휴가를 보내는 만큼 휴식을 취하는 것은 물론 지역 민생 행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됩니다. 또 김영삼 전 대통령이 청남대에서 휴가를 보낼 당시 ‘금융실명제 실시에 관한 대통령 긴급명령’을 발표하는 등 새로운 정국 구상을 밝혀왔던 것처럼, 윤 대통령도 휴가기간 동안 하반기 정국 구상에도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3.08.02 I 박태진 기자
갑자기 어질…온열질환 피하는 방법은
  • 갑자기 어질…온열질환 피하는 방법은[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온열질환으로 최근 많은 분이 돌아가고 계신데요. 온열질환을 피할 방법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가 1일에만 89명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6일간 이어진 폭염 기간에 발생한 환자만 415명에 이릅니다. 이 기간 사망자만 13명이나 됩니다. 응급실감시체계를 가동한 5월20일부터 최근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총 1284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발생한 환자수(1068명)를 넘어섰습니다. 추정사망자도 지난해(6명)보다 2배 이상 많은 16명에 이릅니다. 이대로 가다간 폭염일수가 가장 길었던 2018년(31일) 4526명의 온열질환자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 열실신부터 일광화상까지 온열질환은 급격한 온도 변화로 혈압이 위아래로 크게 변동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일사병(열탈진), 열사병, 열경련 등입니다. 일사병은 장시간 고온 환경에 있으면서 수액 보충이 원활하지 않으면 생길 수 있습니다. 증상으로는 어지럼증, 피로, 오심, 무력감, 발열, 발한, 홍조, 빈맥, 구토, 혼미 등입니다. 열사병은 노인이나 심장질환자, 치매 환자, 알콜중독자, 정신질환자 등에서 오랜 기간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됐을 때 발생합니다. 일사병과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는 게 특징입니다. 대신 오심, 구토가 심하고 의식 변화가 나타납니다. 심부체온은 40도가 넘어갑니다. 열경련은 한여름 더위 속에서 오랜 시간 운동을 하면 평소보다 땀을 많이 흘리는데, 이때 근육경련이 동반되는 증상입니다. 열실신은 혈액 용적이 감소하고 말초혈관이 확장돼 가벼운 실신 증상을 동반하는 것입니다. 일광화상은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통증이 발생하거나 물집, 얼굴과 팔다리 붓기 등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 한낮 장시간 신체활동 위험 주기적 수준공급 필수폭염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더위에 취약한 어린이와 노인, 기저질환자 외에 건강한 성인도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합니다. 온열질환을 피하기 위해서는 한낮 활동을 피하는 게 상책입니다. 해가 가장 높이 오르는 정오부터 지면이 가장 뜨거운 3~4시까지 야외활동을 가급적 하지 않아야 합니다. 불가피하게 야외활동을 해야 한다면 중간에 시원한 곳을 찾아 휴식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이같이 해야하는 이유는 우리의 몸 시스템 때문입니다. 더운 환경에서 장시간 신체활동을 할 경우 몸의 열을 방출하기 위해 피부의 혈류 순환량과 발한량이 증가합니다. 체중의 4∼5% 정도 탈수가 일어나면 인체 기능은 물론 운동 능력도 현저히 저하됩니다. 체중의 1.9% 정도 체액이 손실된 상태에서는 지구력이 10%가량 떨어집니다. 뿐만 아니라 혈장량이 줄고 체온 조절기능이 떨어져 심각한 열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운동능력 저하와 열 질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분과 전해질 보충이 중요합니다. 땀을 적당히 흘리면 소실된 전해질의 양도 소량입니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면 전해질을 별도로 보충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수분이 빠져나갔다면 수분과 더불어 소량의 전해질도 함께 보충하는 것이 좋습니다. 150∼200㎖ 정도의 적은 양을 규칙적으로 섭취해야 합니다. 한꺼번에 600㎖ 정도의 많은 수분을 섭취하면 위에서 흡수되는 양이 너무 많아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서늘한 날씨에서는 25∼30분마다 비슷한 양을 섭취하면 땀으로 소비된 수분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열을 식히기 위해 급하게 찬물을 끼얹는 행위는 삼가야 합니다.김대희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평소 건강을 위해 운동을 꾸준히 해왔다면 아침보다 서늘한 저녁시간대를 추천한다”며 “심장질환자 등은 빨리 걷기 운동으로 일주일에 3~5회 30~60분 정도 지속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2023.08.02 I 이지현 기자
'아사히 생맥주캔' 거품 비결…'맥주' 아닌 '캔'에 있다
  • '아사히 생맥주캔' 거품 비결…'맥주' 아닌 '캔'에 있다[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편집자주>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사진=롯데아사히주류 홈페이지 캡처)●일본 맥주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이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뚜껑을 따면 거품이 올라오는 것이 생맥주 못지 않습니다.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은 생맥주 느낌을 내기 위해 어떤 기술이 적용했나요? 국내 다른 맥주업체들 중에서도 이와 유사한 제품이 있는지, 또 새로 출시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A: 이른 무더위가 찾아온 올해 여름 맥주 성수기도 일찍 찾아온 분위기입니다. 국내외 유수의 맥주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다양한 전략 제품들을 쏟아낸 가운데 단연 이목을 끈 제품이 바로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입니다. ‘맥주 강국’ 일본에서도 손에 꼽히는 맥주업체인 아사히맥주가 ‘케그(업장용 맥주통) 생맥주의 맛을 가정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로 4년여 간의 연구 끝에 2021년 4월 340㎖ 캔으로 첫 선을 보인 제품입니다. 출시 직후 일본 현지에서도 폭발적 인기를 끌며 한 때 판매 일시 중단 사태를 빚었고 이에 힘입어 아사히맥주는 지난해 10월 485㎖ 캔 제품을 추가 출시하며 현재까지 인기를 이어오고 있습니다.아사히맥주를 들여오는 국내 수입사 롯데아사히주류는 이른바 ‘노재팬’ 영향으로 국내 출시를 미뤄오다가 올해 5월 수량 한정으로 340㎖ 캔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이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왔던 제품이었던 만큼 출시 이후 현재까지 ‘없어서 못먹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당초 일본 후쿠오카 하카타 공장에서 제품을 수급하다가 최근 오사카 스이타공장, 나고야 공장에서도 추가로 제품을 들여오고 있지만 일본 현지에서도 인기가 많다 보니 그리 넉넉한 양을 확보하긴 어렵다고 합니다.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이 큰 인기를 끈 배경엔 당초 생맥주와 버금가는 캔맥주를 만들겠다는 아사히맥주의 개발 취지가 제대로 통했다는 평가입니다. ‘갓 따른 생맥주 같은 부드러운 거품과 목 넘김’이 맥주 애호가들의 호기심을 제대로 자극한 것인데요. 서울의 한 편의점 앞에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 재고가 없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사실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은 기존 ‘아사히 슈퍼드라이’ 병·캔·생맥주 제품과 동일한 맥주를 사용합니다. 같은 맥주를 사용해도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이 인기를 끄는 비결은 다름 아닌 캔과 뚜껑에 있습니다. 통상 일반 캔 내부는 알루미늄으로 평평하게 제작되며 뚜껑을 열 때 기압차로 인해 극소량의 거품이 발생합니다. 아사히맥주는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의 캔 내부에 특수도료를 덧입혀 평평하지 않은 요철 형태의 표면을 만들어냈죠. 이른바 ‘자가발포캔’입니다. 뚜껑을 열 때 이같은 요철로 인해 더욱 많은 양의 거품이 솟아나도록 한 것입니다. 뚜껑 역시 캔 상단을 모두 여는 ‘풀 오픈 탭’을 적용해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죠. 항상 풍성한 거품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으로 적정한 온도에서 보관하길 안내합니다. 3도 이하에서는 거품이 거의 생기지 않는 반면 12도 이상에선 넘쳐 흐를 정도의 과한 거품이 생기기 때문에 4~8도 사이에서 6시간 이상 보관한 뒤 마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이때 기대 이상 거품이 나지 않으면 양손으로 캔을 감싸면 효과적이라는 팁도 안내합니다.국내 주요 맥주업체들도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 열풍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모든 맥주업체들이 관련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죠. 다만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의 열풍이 지속될 지 여부를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보고 있어 유사한 캔맥주 출시는 불투명합니다. 국내 한 맥주업체 관계자는 “아사히맥주는 자가발포캔을 개발하면서 특허를 상당히 촘촘하게 출원해 모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풍성한 거품을 낼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개발해야 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드는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로열티를 주고라도 기술을 빌려 오거나 시간과 비용을 들여 자체기술을 개발할 수도 있겠지만 시장성이 지속될 지 확신이 없어 현재로선 이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입니다.차별화 캔맥주 출시에 대한 의지가 강한 편인 편의점이 풀 오픈 탭을 적용한 신제품들을 선보이고 있기는 합니다.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6월 선보인 ‘서든어택 펑 크림에일’, 지난달 이어 선보인 ‘원샷원컵 하이볼·페일에일’이 대표적인데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과는 다소 결이 다릅니다. 뚜껑을 열 때 ‘펑’ 소리나는 청각적 요소가 차별화 포인트라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과 같은 풍성한 거품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머스크의 트위터 슈퍼앱 간다는데 수익성 좋아지나요?”
  • “머스크의 트위터 슈퍼앱 간다는데 수익성 좋아지나요?”[궁즉답]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Q.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슈퍼앱(Super App)으로 바꾸겠다고 합니다. 로고가 파랑새에서 X로 바뀌고 금융 기능도 추가한다고 하는데요. 슈퍼앱이 되면 좋은 점이 뭐가 있나요? 대표적 슈퍼앱은 무엇이며, 수익성이 실제로 좋아지나요? 트위터 로고가 파랑새에서 알파벳 ‘X’로 바뀐다. 로이터=연합뉴스A: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슈퍼앱(Super App)으로 바꾸기로 한 계획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는 140자 메시지 이상의 서비스를 말합니다. 지급 결제, 원격 차량 호출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모든 것의 앱’이 되겠다는 것이죠.X로 확장성 보여줘트위터는 ‘파랑새’ 로고를 버리고 ‘X’ 로고로 변경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메시지 처리만 할 때는 짹짹 대는 ‘새의 지저귐(tweeting)’이 본질이었지만, 슈퍼앱이 되면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확장되는(eXtended)’을 의미하는 ‘X’가 어울리는데요. AR(증강현실), MR(혼합현실), VR(가상현실)을 모두 포함하는 ‘XR(확장현실)’이나, ‘5GX(SK텔레콤)’, ‘하이퍼클로바-X(네이버)’처럼 말이죠.플랫폼 네트워크 효과 대신 생성형 AI 주목머스크의 슈퍼앱 전략은 기존의 슈퍼앱과 다릅니다. 기존 슈퍼앱은 한 앱 안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네이버는 검색, 쇼핑, 뉴스 등을 하나의 앱에서 이용하며, 토스는 송금, 결제, 보험, 증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들은 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발전하고 있습니다.그렇기에 인터넷 기업들은 ‘선점’이 최고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봐 왔습니다. 사용자가 한 앱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익숙해지고 계속 사용하게 되기 때문이죠. 당근마켓처럼 어느 정도 가입자를 모은 플랫폼들은 슈퍼앱을 꿈꾸며 서비스들을 붙여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머스크의 슈퍼앱은 생성형AI 기술을 전면에 적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슈퍼앱에선 추천·랭킹 알고리즘이 중요했다면, 머스크의 트위터에는 생성형AI가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린다 야카리노 트위터 CEO 말을 살펴볼까요? 야카리노는 “X는 오디오와 비디오, 메시징, 결제 및 금융을 중심으로 한 무제한 상호 작용의 미래 상태”라며 “인공지능(AI)에 의해 구동되는 X는 우리가 상상하기 시작하는 방식으로 우리 모두를 연결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머스크가 지난 3월 미국 네바다주에 새 AI회사 ‘xAI’를 설립한 것도 같은 맥락이죠. xAI는 트위터(새 사명 X Corp)에 핵심 기술을 공급할 것으로 보입니다.초개인화로 승부수기술 기업들이 AI 기반 슈퍼앱에 주목하는 이유는 초개인화 된 서비스를 제공해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이용량을 늘리기 위함입니다. ‘플랫폼 선점’ 대신 ‘생성형AI 기술 고도화’와 ‘생태계 전략’이 무기가 된 셈이죠. 오픈AI가 ‘AI앱 생태계’를 만들고 있으며, 뤼튼테크놀로지스가 자사 개발툴킷을 공급하며 이와 관련된 동맹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이 도이치텔레콤, e&, 싱텔과 함께 ‘텔코AI플랫폼’을 개발해 슈퍼앱 출시를 앞당기겠다고 발표했죠.이달 24일, 네이버가 ‘하이퍼 클로바 X’를 발표하는 등 거대언어모델에 기반을 둔 AI앱 포털로의 변신을 본격화합니다.머스크의 트위터가 슈퍼앱으로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AI 기반 슈퍼앱이 IT 기업들에 혁신 경쟁을 부추기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2023.08.02 I 김현아 기자
최근 대형 파충류 빈번한 출몰 왜?
  • 최근 대형 파충류 빈번한 출몰 왜?[궁즉답]
  • Q. 최근 강원도 태백에서 아나콘다급의 구렁이가 출몰했다는 기사를 봤는데요. 이전에 영주에서 대형 도마뱀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최근 대형 파충류들이 민가에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런 걸 목격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지도 궁금합니다.지난달 27일 경북 영주시 휴천동에서 주민 신고로 대형 도마뱀이 포획됐다. 사진=영주소방서 제공.[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최근 초대형 구렁이와 왕도마뱀이 민가에 출몰했다는 목격담이 전해지면서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 같은 대형 파충류들이 최근 우리나라에 자주 나타나는 이유가 지구온난화 등 기후 변화 때문일까요. 이에 대해 알아본 결과 아직까지 그렇게 볼 여지는 없습니다.먼저 지난 26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태백에 아나콘다가?’ 등의 제목으로 거대한 뱀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사진 속 뱀은 아마존에 서식하는 아나콘다처럼 긴 몸집을 이용해 나뭇가지 전체를 휘감고 있었습니다. 해당 사진은 지난해 한 주민이 강원도 태백시 장성동에 위치한 장성광업소 인근을 지나던 길에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촬영자는 해당 뱀의 길이가 약 8m에 달한 것으로 기억했습니다. 사진은 처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와 지역사회에 회자되면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널리 퍼졌습니다. 해당 뱀은 구렁이의 한 종류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구렁이는 우리나라와 중국, 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하는 자생 동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각지에 분포합니다. 지난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기도 합니다.환경부 관계자는 “구렁이는 산지뿐 아니라 민가에서도 산다. 여름철에 자주 발견되곤 하는데,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오면 서늘한 곳을 찾아 이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경북 영주시에선 지난달 27일 사바나왕도마뱀이 포획되면서 소동이 일었습니다. 영주시는 지난달 27일 오후 3시 30분께 이산면 휴천동 한 사료공장에서 60∼70㎝ 크기의 사바나왕도마뱀을 포획했다고 같은 달 28일 밝혔습니다.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쪽에서 주로 발견되는 외래종인 사바나왕도마뱀은 다 자랄 경우 꼬리를 포함해 약 1.3m 정도 길이까지 자라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도마뱀이 왜 발견된 것인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동물원 등지에서 탈출한 것이거나 누군가 반려동물로 키우다 유기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앞서 영주시에서는 지난 6월 13일 무섬마을 무섬교에서 1m 크기의 악어로 보이는 동물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색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같은 달 23일 “열흘 간 정밀 수색한 결과 악어 또는 악어 서식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수달의 서식 흔적과 고라니 또는 너구리만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환경부는 이날 한국수달연구센터 한성용 센터장의 발언을 인용해 내성천 무섬교 일대에는 1개 세력권 그룹(4∼7마리)의 수달이 서식 중이어서 일정 거리에서는 수달을 악어와 오인할 가능성도 있다고도 부연했습니다.환경부 측은 뱀 등의 파충류를 발견할 경우 당황하지 말고 119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뱀은 사람이 먼저 공격하지 않을 경우 공격하지 않으니 차분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자극적인 행동을 하지 말고 119에 신고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최근 우리나라에서 파충류들의 빈번한 발견을 이상 기후와 연결짓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입니다.
2023.08.01 I 이연호 기자
생수 유통기한, 브랜드마다 제각각…왜 다른건가요?
  • 생수 유통기한, 브랜드마다 제각각…왜 다른건가요?[궁즉답]
  • Q. 생수의 유통기한이 브랜드에 따라 6개월, 1년, 2년 등 제각각인데요. 제품마다 유통기한이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구입 후 냉장보관을 잘 했을 경우 유통기한이 지난 물을 마셔도 괜찮은지도 궁금합니다.사진 AFP[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연일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먹는 샘물, 즉 생수 소비가 늘고 있습니다. 한낮 무더위에 지쳤을 때 냉장고에서 막 꺼낸 생수를 벌컥벌컥 들이키면 잠시나마 더위가 가시는 기분인데요.그런데 브랜드마다 생수 유통기한이 다르다보니 소비자들로서는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똑같은 물인데 왜 어느 회사 제품은 1년이고, 또 다른 회사는 2년까지 괜찮은 걸까요?우선 먹는 샘물의 정의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샘물협회에 따르면 먹는 샘물은 ‘샘물을 먹기에 적합하도록 물리적으로 처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조한 물’을 말합니다. 먹는 샘물의 관리도 엄격하고 까다로운데요. 먹는 샘물 제조는 물에 포함된 이물질을 제거하거나 감소시키는 한도 내에서 이뤄져야 하고 최소한의 물리적 처리와 오존을 이용한 처리 이외에 어떤 화학적 처리도 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먹는 샘물의 용기는 유리 등 유해한 물질이 나오지 않는 재질이어야 합니다. 용기를 세척할 때도 오존수나 스팀, 소독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용기에 남아선 안됩니다.이렇게 까다롭게 생산된 생수의 유통기한은 허가기관인 환경부의 승인 절차를 거쳐 결정됩니다. 환경부에서 지정한 ‘먹는샘물 등의 기준과 규격 및 표시기준 고시’ 제8조3항에 따르면 먹는 샘물 등의 유통기한은 제조일로부터 6개월 이내로 정해져 있습니다.만약 제조사가 6개월을 초과해 유통기한을 설정하려는 경우라면 초과된 기간 중에도 제품의 품질변화가 없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후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다시 말해 생수의 유통기한이 6개월, 1년, 2년 등으로 제각각인 것은 제조사들이 각기 생수의 품질을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해 승인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생수 브랜드별로 유통기한이 1년인 제품도 있고 2년인 제품도 있는 것이죠.그렇다면 구입 후 냉장보관을 계속 했다고 가정하면 유통기한이 지난 생수를 마셔도 되는 걸까요?업계에서는 냉장보관을 했다 해도 유통기한이 지난 생수는 가급적 음용하지 않는게 좋다고 설명합니다. 생수는 별도의 가공을 하지 않은 물이기 때문에 평소 온도가 낮고 어두우며 습하지 않은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특히 한국은 4계절이 뚜렷하기 때문에 더욱 보관방법이 중요한데요. 만약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었거나 습기가 많고 온도가 높은 곳에 두었다면 유통기한 이내라도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2023.08.01 I 김혜미 기자
"특수교사 고발한 웹툰 작가"…아동학대 기준은 무엇인가요?
  • "특수교사 고발한 웹툰 작가"…아동학대 기준은 무엇인가요?[궁즉답]
  • Q. 최근 유명 웹툰 작가가 자폐증 증상이 있는 아들의 특수 교사를 아동 학대 혐의로 고소해 논란입니다. 웹툰 작가 측은 특수학급 교사가 수업 중 용납하기 어려운 수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이 정도 사안으로 교사를 고소하는 것은 심한 처사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아동학대의 기준과 범위는 어느 정도이고 또 특수학급 교사의 경우 그 기준이 더 높은지 궁금합니다.(사진=게티이미지)[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A.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ㆍ정신적ㆍ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 현행 ‘아동학대처벌법’(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규정하는 ‘아동학대’의 정의입니다. 다만 ‘정신적 폭력’과 같이 주관적인 문구가 포함돼 있어 교사들이 일부 학부모들로부터 악성 민원을 받거나 아동학대 범죄 가해자로 신고·고소당하는 경우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같은 행동을 두고도 한쪽은 ‘정당한 훈육’으로, 또 다른 쪽은 ‘정신적 폭력을 가한 아동학대’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탓입니다.최근 불거진 유명 웹툰 작가의 자녀 사례도 마찬가지입니다. 특수학급 교사가 용납하기 어려운 발언을 했다는 측과 훈육에 대한 도 넘은 처사라는 비판이 맞섭니다.허정회 법무법인 안팍 변호사는 “작가 측이 ‘분리 조치가 됐으니 다른 친구를 못 사귈 것’이라는 발언을 교사가 했다고 주장하는데 이런 부분은 정서적 학대에 포함될 수 있다”며 “오히려 교사가 따돌림을 조장하는 언행으로 볼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그러면서도 “아동학대처벌법이 아동학대 정의에 대해 형법처럼 명확히 규정하지 못한다는 한계점은 있다”며 “모호한 법을 현실에 적용하는 게 법원의 역할”이라며 “최근 이슈가 된 교권 관련 문제이다 보니 열띤 논의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허 변호사는 “현재 교사가 할 수 있는 훈육의 정도가 명확하지 않고 억제하는 측면으로 기울다 보니 부작용이 발생하는 듯하다”며 “전체적인 흐름에 맞춰서 교사의 훈육권과 학생 권리 사이의 균형을 잡는 정책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황수철 황수철제이씨앤파트너스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특수학급 교사는 일반 교사보다 더 높은 주의의무를 진다고 설명했습니다.황 변호사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약자가 아동과 장애인인데 특수학급 아이들은 아동이면서도 장애인인 이중의 약자”라며 “특수학급 교사들에게 부과되는 주의 의무들이 더 많다”고 말했습니다.일반학급 교사들은 아동학대처벌법의 규율만 받는다면, 특수학급 교사들은 장애인을 보호하는 장애인복지법까지 규율 받게 된다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웹툰 작가 자녀의 사례를 두고서는 “(아동학대처벌법상) 정서적 학대라는 표현은 굉장히 모호하고 범위가 넓다”며 “결국 법원이 판단할 텐데 재판부로서도 여론을 완전히 도외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이어 “아동학대처벌법 제정 당시와 달리 현재는 아이들의 인권 보장 흐름이 과잉된 측면이 있어 이를 정반합으로 적절히 좁혀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는 과정”이라며 “우리 사회 전체가 부작용을 겪고 학습하면서 서로 간 균형을 맞춰갈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2023.07.27 I 김윤정 기자
“아, 불쾌지수 올라간다”…불쾌지수는 어떻게 계산하나요
  • “아, 불쾌지수 올라간다”…불쾌지수는 어떻게 계산하나요[궁즉답]
  •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최근 기상청이 고온 다습한 바람, 한낮 최고기온이 34도로 인해 불쾌지수는 더 올랐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수도권 불쾌지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매우 높음’ 단계라고 하는데, 뜨겁고 습할 때 올라가는 불쾌지수는 정확히 어떻게 계산하는 걸까요? 불쾌지수가 ‘매우 높음’일 때는 대체 몇 명의 사람들이 불쾌하다고 느끼게 되는 건가요?폭염주의보가 내려진 25일 오후 울산 중구 동천 야외물놀이장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기면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3.07.25. (사진= 뉴시스)A. 길었던 장마가 끝나니 또 다른 불청객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폭염인데요. 높은 온도에 높은 습도,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날씨가 됐습니다. 이 시기가 올 때마다 우리 입에선 ‘아, 불쾌지수 높다. 건드리지 말아라’라는 짜증 섞인 말이 나오곤 합니다. 그럼 이 불쾌지수는 어떤 의미일까요. 불쾌지수는 미국의 한 기후학자가 고안한 수친데요. ‘불쾌지수=0.72(기온+습구온도)+40.6’ 이런 방식으로 산출한다고 합니다. 어려운 말들이 많아 보이지만, 결국 기온과 습도의 조합으로 사람이 느끼는 불쾌감을 나타냈다고 보시면 됩니다. 기온이 높고 습도가 높으면 지수 또한 높아지는 구조죠. 우리가 체감하듯, 이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불쾌감을 느낄 사람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보통 불쾌지수가 68에서 75 사이의 경우 일부의 사람들이, 이후 75에서 80 사이의 경우는 반 정도의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며 80 이상이 될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불쾌지수는 여름철 실내의 무더위 기준으로만 사용될 뿐, 다른 조건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다소 한계가 있는 수치입니다. 이 때문에 기상청에서는 국민에게 실효성 있는 폭염정보를 제공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2020년 5월부터 체감온도 기반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체감온도 역시 기온과 습도가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겨울에는 풍속도 반영합니다.) 대체로 습도 50%를 기준으로 습도가 10% 증가 혹은 감소함에 따라 체감하는 온도가 약 1℃ 증가 혹은 감소한다고 보시면 편합니다. 오늘(26일) 서울의 최고기온이 약 30도, 습도는 80%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체감온도는 32도가 되는 셈입니다. 체감온도는 △낮음(29 미만) △보통(29 이상 31미만) △높음(31 이상 34 미만) △매우높음(34 이상 37 미만) △위험(37 이상)으로 구분되는데요. 노인이나 어린이 등 대상별로 대응 요령을 제시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높음’ 단계에선 어린이·노약자를 혼자 차에 두지 않기 등 대응 지침이 마련돼 있고, ‘매우 높음’ 단계에선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냉방장치를 틀거나,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에서 쉬도록 권고합니다. ‘위험’ 단계에선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 지자체는 취약계층을 무더위쉼터로 이동 지원토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농촌이나 비닐하우스 등에선 위험 단계의 경우 한앚엔 모든 작업을 멈추고 충분히 쉬어야 한다고 합니다. 집중호우로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었는데요. 다가올 폭염에는 인명피해가 없도록 정부나 지자체, 개인 모두가 노력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2023.07.26 I 박기주 기자
극악무도 신림동 살인범 '사형 선고' 가능할까요
  • 극악무도 신림동 살인범 '사형 선고' 가능할까요[궁즉답]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에서 묻지마 흉기난동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피의자 조모(33)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다른 사람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진술했는데요. 이 남성 ‘사형 선고’ 가능할까요? 또 우리나라는 왜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행인을 상대로 무차별 흉기를 휘두른 조모씨가 23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 지난 21일 대낮 서울 한복판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난동으로 많은 시민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피의자 조씨와 공격당한 사람들 간의 일면식이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분노는 더 컸습니다. 유족들도 조씨에 대해 엄벌을 요구했습니다. 사망한 피해자의 사촌형이라고 밝힌 김모씨는 23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얼굴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남겨진 칼자국과 상처를 보고 마음이 무너졌다”며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의 가해자가 다시 사회에 나와서 이번과 같은 억울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형`이라는 가장 엄중한 처벌을 요청한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검찰의 사형 구형은 가능할지 몰라도 법원의 사형 선고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무기징역 또는 징역 30년 예측이 가장 많았습니다. 살인의 경우 여러 가중 요소를 고려해 법정 최고형인 사형 또는 무기징역 선고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20일의 사형 집행 이후 26년 넘게 사형을 집행하지 않음으로써 국제사회로부터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1998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사형이 확정된 인원은 48명이고, 사형이 확정됐으나 집행되지 않은 채 생존해 있는 사형수는 55명에 달합니다. 그러다 보니 사형 선고의 의미도 많이 퇴색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법무정책연구실장은 “사형을 선고하려면 여러 양형 기준, 범행 계획이나 잔인성, 인명피해의 수,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 정도, 반성 여부 등을 참조한다”며 “지금 단계에서 미뤄 짐작한다면 사형 선고까지는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습니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도 “대법원은 최소 여럿이 죽었을 때 사형을 선고한다”며 사망자가 1명인 이번 신림동 사건의 경우 사형이 내려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20대 무기수가 교도소에서 동료 수감자를 살해한 혐의로 다시 기소된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고등법원은 무기수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는데 대법원이 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다시 돌려보냈습니다. 그 정도로 사형의 문턱이 높아졌습니다. 신병재 변호사는 “사형은 인류가 행하는 가장 극악한 형벌”이라며 “오심 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무엇보다 국민적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형벌보다는 예방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묻지마 범죄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동기를 못 찾았을 뿐”이라며 “그 공통성을 찾아내면 이런 사람을 어떻게 찾아내고 지원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국가가 이런 영역에 있는 젊은 청년들에 대해 정보를 파악하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2023.07.24 I 이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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