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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 당선 1년…與 “국가정상화 다져”vs 野 “눈떠보니 후진국”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9일 당선 1주년을 맞은 가운데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에쓰오일(S-OIL)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을 마친 뒤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오른쪽),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와 함께 현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먼저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국가 정상화’의 기틀을 다진 시간이었다고 평가하며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에 국정 협조를 촉구했다.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은 지난 대선에서 공정과 상식의 정치로 대한민국의 미래 번영을 위해 뛰어달라고 명령했다”며 “대한민국은 다시 미래를 향한 도전에 나서야 한다. 여야가 따로 있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김 원내대변인은 “하지만 거대 야당 민주당은 지난 1년간 ‘대선 불복’과 ‘범죄 피의자 방탄’에만 허송세월했다. 급기야 ‘반일 선동’까지 이용하며 이재명 대표 방탄을 고집했다”면서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은 이 대표 방탄 사슬을 풀어내고, 반일이 아니라 ‘극일’을 말하며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권 교체 이후 1년 동안 우리는 많은 성과를 만들었다. 자유와 연대라는 외교적 방향성을 분명히 하면서 한미 동맹은 더욱 강화됐다”며 “방만한 포퓰리즘을 버리고 건전 재정이라는 기조를 천명했다”고 평가했다.이어 “전임 정부가 미뤄왔던 노동·연금·교육 개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고, 기득권 강성 노조의 부패와 폭력에도 단호한 법치로 맞서고 있다”며 “지난 1년은 국가 정상화의 기틀을 다졌던 시간이고, 모두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책임 있는 변화의 기간이었다”고 덧붙였다.반면 민주당은 검찰 출신 중심의 인선, 외교 참사 등을 거론하며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혹평했다.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눈 떠보니 선진국이었던 대한민국은 고작 1년 만에 눈 떠보니 후진국이 됐다”며 “민주공화국은 사라졌고, 그 자리에 검사들의 나라가 세워졌다”고 비꼬았다.김 정책위의장은 “검사들의 나라에서 민생과 경제는 안중에 없다. 무능하고 무대책인 정부”라고 꼬집었다.같은 당 박성준 대변인도 논평에서 “고작 당선된 지 1년, 정권이 출범한 지 10개월이 지났을 뿐이지만 국민에게는 사건·사고로 점철된 지난 1년이 4년보다 길게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말실수로 인한 외교참사, 검찰동우회 전리품이 된 정부 요직, 대일 저자세와 퍼주기만 하는 무능한 외교”라며 “전 정권을 용공으로 몰고, 야당 대표를 범죄자로 몰아세우는 검찰 정권 본색”이라고 지적했다.
- `대선 1년` 극단 바라보는 정치에 시민들 등 돌렸다
-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윤석열 vs 이재명’ 20대 대선이 끝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이 싸움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여당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야당은 ‘친명계’(친이재명계)및 ‘개딸’(개혁의딸)로 대변되는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치에 등을 돌리는 국민들이 크게 늘었다. 윤 대통령 입 맛에 맞는 인물들로 새롭게 짜인 국민의힘과 사법 리스크를 대하는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의 태도 등을 고려할 때 국민들의 ‘정치 혐오’는 개선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지난해 3월 윤석열(왼쪽) 대통령 당선인,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 국회사진기자단)◇1년 새 두 배 늘어난 무당층…尹만 바라보는 與한국갤럽이 진행한 3월 첫째 주(2월 28일, 3월 2일) 여론조사에서 현재 지지하는 정당을 묻는 질문에 자신을 ‘무당층’이라고 답변한 응답자는 27%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선 직전 조사에서 무당층 비율이 14%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두 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다른 대부분 조사에서 비슷한 양상이 그려지고 있다.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반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지도는 30%대 안팎을 서로 오가며 그들만의 싸움을 하고 있다. 즉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정치에 큰 관심을 보였던 이들이 이탈하고 핵심 지지층만 남게 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여야가 각자 자신의 지지층만을 바라보며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각 진영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국정을 운영하고 국회를 운영하니 정치참여를 보이콧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년간 여야의 모습을 보면 윤핵관과 친명계가 모든 이슈를 잠식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지난해 7월 이준석 전 대표가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당해 당직 정지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이했고, 이어진 비상대책위원회도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표류했다. 이 과정에서 대선·지선 선거를 승리로 이끈 당 대표를 윤핵관이 영향력을 행사해 끌어내린 것이란 논란도 제기됐다. 의석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당 내홍까지 겹치며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의 초기 국정 과제를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했다. 윤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안은 정부 출범 9개월여 만에 국회를 통과했고, 그마저도 ‘여성가족부 폐지’ 등 내용은 제외된 반쪽에 불과했다.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을 책정하는 과정에서도 야당과의 협상보다는 기싸움에 많은 역량을 소모했고, 주요 국정과제 예산이 삭감되기도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와 지도부가 9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이재명 방탄’에 총력…친명과 개딸이 장악한 野민주당이 대선 패배 직후 추진한 것은 패배에 대한 반성이 아닌 ‘이재명 방탄’의 포석이었다. 민주당은 친명계를 중심으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임기 안에 처리하기 위해 위장 탈당이나 회기 쪼개기 등 논란이 있는 꼼수를 동원해 입법을 마쳤다. 이어 여러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강성 지지층의 등에 업은 이 대표는 6월 재보궐 선거 출마의 뜻을 밝히며 다시 정치권에 중심에 섰다. 지방선거에서 ‘참패’의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전당대회에서 77.7%라는 높은 득표율로 당권을 잡았다. 이후 이어진 이 대표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수사는 친명계 및 개딸이 결집하는 계기가 됐다. 이를 동력으로 이 대표는 자신의 ‘1호 법안’인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노란봉투법 등을 밀어붙였다. 이 과정에서 중도층의 지지를 받기 위해선 ‘이재명 방탄 정당’이 돼선 안된다는 취지의 목소리를 낸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은 개딸의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에서는 30여표에 달하는 이탈표가 나오면서 민주당 내 갈등이 표면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친명계 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단일 대오’ 목소리가 대세인 상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자들로 구성된 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이 대표의 체포 동의안 부결 관련 이탈표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뉴스1)◇“벼랑 끝 네거티브 대치, 무당층 안 돌아온다”문제는 앞으로도 양 극단을 바라보는 거대 양당의 행보가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민생 현안들이 외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8일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당대표를 뽑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면면은 ‘친윤’ 일색이다. 일각에서 “완전한 윤석열당으로 재창당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기소와 구속영장 청구 등이 예정된 만큼 민주당 역시 계속해서 친명계 및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뭉칠 수밖에 없다. 이 대표 외 다른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고 구속까지 이어질 경우 민주당으로선 회복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예상 밖 이탈표에 놀란 강경파가 재발을 막기 위한 대안 마련에 분주한 이유기도 하다. 이에 대해 엄 소장은 “김기현 대표가 선출된 지금의 국민의힘은 대통령 직할 체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즉 대통령 뜻과 다른 길을 가긴 쉽지 않을 것이란 의미”라며 “민주당도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해 강경 일변도 행보를 보이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는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진영이 나뉘어 가파른 벼랑 끝 네거티브 대치를 이어가면 정치에 등을 돌린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박지원 “국민의힘, 완전한 ‘윤석열당’으로 재창당했다”
-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9일 김기현 대표 출마를 두고 “완전한 윤석열 당으로 재창당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당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의원이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손을 번쩍 들고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박 전 원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결론적으로 보면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윤석열에 의한 윤석열을 위한 당으로 됐다. 김 대표가 훌륭하지만 국민들과 언론이 염려하는 것은 야당과 협치를 대표라도 해 나가야지, ‘용산 출장소’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 대표가 탕평을 한다고 했다’는 진행자의 반문에 “그건 말로만 그런 거다. 어렵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젊은 피에 대한 개혁적 마인드는 아직까지도 보수 정당이기 때문에, 이준석·천하람 상당한 돌풍을 언론에서도 예상했지만 미풍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박 전 원장은 “현재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야당과의 협치다. 정치가 풀려야 경제가 풀리고, 외교가 풀리고, 남북관계가 풀리는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현재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1년이 됐지만 야당 대표, 전직 대통령을 만나지 않지 않나. 지금 정치가 엉망이기 때문에 경제나 모든 게 지금 총체적 실패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김 대표가) 국회에서 오랫동안 의정활동을 한 또 울산시장으로 경험한 또 원내수석부대표로, 원내대표로 일한 그 경험을 살려서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를 ‘범죄자라고 안 만난다’ 하는 그런 검찰총장식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까 국회 차원이라도 협치 정치를 해서 머리를 맞대고 민생경제를, 외교를, 국방을, 대북 문제를 풀어나가야 된다”고 덧붙였다. 미풍에 그친 이준석계의 돌풍을 두고 국민의힘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종횡무진한 활동과 윤핵관들의 ‘대통령 살려야 된다’라는 캠페인이 당원들을 그렇게 움직였다”며 “국민의힘은 대통령한테 줄을 잘 서는 DNA가 세계에서 제일 발전돼 있다”고 비꼬았다. 아울러 미국 국빈 방문에 대해서도 경제 및 외교 분야의 성과를 분명히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을 모시고 국빈 방문을 갔을 때 숙소, 의장대, 국빈 만찬 등 보통 호화로운 게 아니었다”며 “외국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을 하는 것은 영광이다. 그렇지만 미국이 그런 영광을 줄 땐 공짜 점심이 없다”고 조언했다.
- 결국 어대현 통했지만…김기현號 '내홍·협치·총선' 三重苦
- [이데일리 김기덕 이유림 기자] 국민의힘 당원 83만명의 선택은 혁신보다는 안정이었다. 정권교체를 성공시킨 친윤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집권여당의 새 당 대표로 선출됐다. 김 신임 당대표는 집권 2년 차를 맞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뒷받침함과 동시에 내년 총선에서 현 여소야대 국회 지형을 타개할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특히 전당대회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후보들의 각종 의혹과 친윤과 비윤 구도로 갈라진 당 내홍을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윤심 업고 이변 없이 당선…尹 “당내 화합” 강조 국민의힘은 8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제3차 전당대회를 열어 김기현 신임 당 대표를 선출했다. 당원 총 83만7236명 중 46만1313명이 참여, 역대 최고 투표율(55.1%)을 기록한 이번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는 24만4163표(52.93%)를 얻어 과반 이상 득표했다. 경쟁에 나섰던 안철수 후보는 23.37%(10만7803표), 천하람 후보 14.98%(6만9122표), 황교안 8.72%(4만222표)를 득표하는데 그쳤다. 이날 전당대회 현장에는 국민의힘 ‘1호 당원’인 윤 대통령도 참석했다.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것은 2016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 “국민의힘 당내 선거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며 “우리 당 구성원 모두가 첫째도 국민, 둘째도 국민, 셋째도 국민만 생각하고 함께 전진해야 한다”며 말했다. 이처럼 윤 대통령이 당내 화합을 강조한 것은 정권 초기임에도 그동안 당 내홍으로 인해 상당한 풍파를 겪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중징계 사태 이후 당을 상대로 한 소송전, 지도부 붕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친윤과 비윤 간 대립이 이어지면서 내부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이다.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당 선관위 부정선거 이슈, 윤심 마케팅 논란, 대통령실 전대 개입 의혹 등으로 후보들간 네거티브전으로 당내 혼란이 이어졌다.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후보들이 대의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김기현·황교안·천하람.(사진=연합뉴스 제공)당대표 경선도 시끄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안철수·황교안 후보는 김 대표를 향해 울산 KTX 역세권 땅 시세 차익 의혹부터 대통령실 행정관의 당무 개입을 지적하며 후보 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김기현 캠프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울산 땅 시세 차익 의혹을 수사 의뢰했다. 안철수 캠프는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관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직권 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앞으로 안·황 후보가 전대 결과에 승복하는 등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 상황이 수습될지도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당대회에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전례 없이 당 대표 후보들 간 고소전이 이어졌기 때문에 지도부 선출 이후에도 상당한 후폭풍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당 내홍을 어떻게 수습할지가 김 대표의 리더십을 확인할 수 있는 1차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소야대 국면 타개 최대 숙제…공천갈등 해소 ‘관건’ 김기현호(號)의 최대 과제는 역시 내년 총선이다. 현재 국회 내 의석 수가 115석에 불과한 국민의힘이 총 169석을 차지한 거대야당에 비해 절대 열세인 상황이라 내년 총선에서 최소 절반 이상의 의석을 가져오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총선에서 최소 30~40%는 물갈이를 해야 하는데 공천 과정에서 또다시 각종 잡음이 터져 나올 수 있다”며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이 총선 갈등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까지는 여소야대 국면이 이어질 수 밖에 없어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치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당장 민주당은 수적 우위를 앞세워 양곡관리법, 방송법, 노조법, 간호법 등 주요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할 예정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재명 당 대표 방탄을 위해 거대야당의 횡포라고 맞서며 해당 법안이 통과될 시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겠다고 맞불을 놓은 상황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전대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던 이준석계 후보들과의 화합 등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의 대통합을 이뤄낼지도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또 총선 승리를 위해 그동안 주장했던 당 지지율 55%, 윤 대통령 지지율 60% 목표를 이뤄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차기 지도부는 대통령에게 바닥 민심을 전달하고,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민심과 소통하며 지지 기반을 유지하고 넓혀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차기 총선이나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 기반을 닦고 확충해야 하는 임무도 막중하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8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후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일문일답] 김기현 "울산땅 불법 없어…검증의 검증 거쳤다"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는 8일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울산 KTX 역세권 땅 시세차익’ 의혹에 대해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날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15년 전부터 계속적으로 기자회견, 지역방송을 통해 떠들었던 사안”이라며 “검증의 검증을 거쳐왔다. 재탕, 삼탕도 아니고 구탕, 십탕까지 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면 얼마든지 더 조사하라”며 거듭 의혹을 일축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8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후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향후 당직 인선 과정에 연포탕(연대·포용·탕평) 기조가 적용되는 것인가. 친윤계 국민공감 의원들이 많이 포진하지 않겠냐는 예상도 있는데. △당직 인선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구상한 내용이 아직 없다. 연포탕의 기본적인 원칙은 지킬 것이다. 인물 기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실력, 일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일을 잘해서 내년 총선에서 이길 분을 삼고초려해 모시도록 하겠다. -대야 관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는 시점은. △우리가 소수당이라서 여러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런 어려움을 뚫고 가는 게 지도자의 역할과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원내대표 했을 때는 의석수가 더 적고 열악했는데 민주당과의 관계에서 주도해 나갔다고 자부한다. 결국 여당이 갖고 있는 힘은 국민 여론이다. 우리가 가려는 개혁 방향이 옳다는 것을 국민들이 인식해주시면 된다. 우리 당이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던지고 현장에서 바로 실천해 보이겠다.이재명 대표와 만나는 시점은, 우리당과 민주당의 여건이 맞아야 한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야당 지도부를 찾아뵙고 의견을 구하고 여야 협치 속 민생 살리기 과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민생을 강조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은.△기본적인 구상을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라고 생각한다. 일자리를 어떻게 잘 만들 것이냐, 청년에게 꿈을 줄 수 있는 나라를 만들 것이냐가 중요하다. -오늘 득표 결과는 예상했는지. △4명의 후보가 경합하는 경선에서 과반 득표는 결코 쉽지 않다. 3명이 합세해서 1위 후보에 대한 집중 공세를 펼치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당원들이 52%라는 획기적인 지지로 결선 없이 1차 관문을 통과시켜주셨다. 깊이 감사드린다. 그 뜻을 받들어 확고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대통합 원팀을 만들고 총선 압승을 이끌겠다. -울산 땅 의혹과 관련해 수사 의뢰를 했는데 향후 진행은. △울산 임야와 관련해선 민주당이 15년 전부터 계속적으로 기자회견, 지역방송을 통해 떠들었던 사안이다. 검증의 검증을 거쳐왔다. 재탕, 삼탕도 아니고 구탕, 십탕까지 갔다. 필요하면 얼마든지 더 조사하라고 말하고 싶다. 민주당은 2년 전 티에프(TF)만들어 조사하다 자신들 스스로 그만뒀다. 민주당이 절대다수를 장악하던 울산시의회에서도 조사특위를 만들어 활동하다가 아무것도 밝히지 못하고 마무리했다. 저는 거기서 불법을 저지른 게 없다는 점을 명확히 말씀드린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축사에서 한일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다. 민주당은 강제징용 문제로 공세를 펴는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 안전을 보장하는 문제는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미중갈등이 격화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자유민주 진영과 공산 진영 사이의 대립이 격화하는 시점에서 자유민주 진영의 관계는 튼튼하면 튼튼할수록 좋다. 한미 동맹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과의 관계에서도 과거사가 미흡한 점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또다른 미래를 향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는 게 제 생각이다. 한미일 3국 간 공조가 대한민국 안전보장을 지키는 데 핵심 키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
- `당원`이 정당의 주인? 여의도 뒤흔드는 당원 민주주의의 역습
-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대한민국 주인은 국민이고 국민의힘 주인은 당원이다.”(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당내 민주주의, 즉 당원이 주인인 제대로 된 민주정당을 만들어야 한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각각 약 80만명과 100만명 당원이 가입된 거대 정당이다. 이들은 최근 정당 운영에 지도부의 결정을 따르는 탑다운(Top-down) 방식에서 당원들의 의견을 당 운영에 반영하는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강성 당원들의 목소리가 과대 대표되는 문제가 제기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자들로 구성된 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이 대표의 체포 동의안 부결 관련 이탈표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수박’ 깨는 민주당, 국민 여론 안 듣는 국민의힘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30표 이상 무더기 이탈표가 나오자 이 대표 지지층은 가결 또는 기권·무효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는 작업에 나섰다. 이들은 직접 의원실에 전화하고 의원 개인 연락처로 문자를 보내며 어떤 표를 던졌는지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이재명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연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기자회견장을 대신 예약해줬다가 곤욕을 치렀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항의 전화, 문자가 빗발친다. 심지어는 지역사무실에 찾아와 항의하는 여성들도 있다”고 밝혔다.이들 강성 지지층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은 본인들의 의사기 원내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지지자들이 ‘정치적 효능감’을 느껴서 문자 폭탄을 보낸다는데 이해가 안된다”며 “의원들이 특정 의견 선택을 종용하면 오히려 반감을 갖게 된다”고 전했다.민주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개딸’과 유튜버들이 당을 망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목소리를 내는 지지층 말만 따르다 보면 결국 당은 강성으로 갈 수밖에 없고 그러면 당이 망가진다”며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른바 ‘태극기 부대’ 말만 듣다 보니 당이 강성으로 가서 중도층을 다 잃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국민의힘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를 ‘당원투표 100%’로 선출했다. 정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기존 당원투표 70%, 국민여론조사 30%로 돼 있던 규정을 당원 100%로 변경했다고 발표하며 “당권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고 믿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하지만 그로 인해 전당대회 선거운동이 일반 국민보다는 당원들에게 맞춰져 이뤄지다보니 네거티브로 흘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윤심’(尹心,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선거 핵심으로 부상하며 일반 여론과 동떨어진 선거를 치렀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투표가 진행중인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당직자가 모바일을 통한 투표를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전문가 “의원들 `표의 노예` 만드는 셈…민주정당, 다른 의견 존중해야”전문가들은 당지도부 소수의 결정이 아닌 ‘당원 민주주의’를 통해 정당이 운영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도 현재 벌어지는 양상은 당원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당이 강성 지지층의 의견에 집중할수록 당내에 다양한 목소리는 사라지고 결국 ‘강경 일변도’로 흘러 대화와 토론 등 정치는 실종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결국 당 차원에서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현 상황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진 상대를 부정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불관용의 모습을 보인다”며 “이는 다른 사람들의 자유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 교수는 “이런 식으로 `길들이기`에 나서면 의원들은 표의 노예가 된다”며 “국민의 의사를 위임받은 의원들이 결국 국가의 이익 전체를 고려하기 어렵고 소수의, 목소리가 크고, 결집이 잘 되는 사람들의 이익에 편향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당 차원에서 인격모욕적 발언 등에 주의를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당의 목표는 결국 권력을 잡는 것이다. 이를 위해 누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며 “당원의 의견을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강성 당원 위주로 구성되면 결국 중도층과 멀어진다”고 지적했다.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우리 정치가 대화나 타협, 협치는 사라지고 형해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팬덤’이 정치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라며 “양당이 ‘적대적 공생’에서 벗어나야만 팬덤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