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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택 6.13]수도권에 꽂힌 민주당 깃발… 12년만에 독식
- [이데일리 김기덕 이종일 기자] 이변은 없었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평가받던 수도권 지역 지방선거는 결국 여당 후보들의 압승으로 끝났다.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과반 이상의 득표율로 야당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며 사상 최초 서울시장 3선에 성공했다. ‘창(민주당)과 방패(자유한국당)’ 대결이었던 경기지사와 인천시장 선거는 도전자인 이재명, 박남춘 후보가 집권여당의 지지를 등에 업고, 현직 프리미엄을 무너뜨리고 민주당 험지에 승리의 깃발을 꽂았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한나라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김문수 경기도지사-안상수 인천시장) 이후 특정 정당이 수도권을 독식한 것은 12년 만에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13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안국빌딩에 마련된 캠프 사무실에서 당선이 유력시 되자 꽃다발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민주당 야전사령관 자처한 박원순, 첫 3선 성공 6·13 지방선거 개표결과 오후 11시 15분 기준(개표율 16.5%)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박원순 민주당 후보는 58.2% 득표율로 김문수(자유한국당·20.6%), 안철수(바른미래당·17.1%)를 두배 이상의 격차로 따돌리며 당선이 확실한 상황이다. 박 후보는 역대 서울시장 당선자 중 득표율이 가장 높았던 2006년 제4회 지방선거 당시 오세훈(옛 한나라당 후보) 득표율(61.05%)에는 못 미쳤지만, 4년 전 지방선거(박원순 56.1%·정몽준 43.0%) 보다는 훨씬 여유있게 경쟁 후보를 앞질렀다. 지난 2011년 치러진 서울시장 재보선에서도 박 후보는 무소속으로 나서 53.40%의 득표율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46.2%)에게 그리 크지 않은 표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서울시장은 지방선거 전체 여론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만큼 세간의 관심이 쏠렸지만, 투표함 뚜껑을 열기 전부터 이미 박 후보의 압승은 예견됐다. 오히려 ‘민주당 경선 승리자=당선자’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본선 보다는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이 더욱 주목을 받기도 했다. 박 후보는 지난 4월 당내 중진인 박영선·우상호 의원을 가볍게 누르고 ‘원샷’으로 당내 경선을 통과한 이후, 두달여 동안 단 한번도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1위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전은 1995년 민선 1기 선거 이후 23년 만에 3파전으로 치러진 만큼, 김문수·안철수 후보는 두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며 내달리는 박 시장의 독주를 깨기 위해 단일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대 방식과 각 당의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려 단일화는 결국 결렬됐다. 선거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를 금지하는 ‘블랙아웃’ 기간 직전까지 나온 서울시장 여론조사에 이미 두 야당 후보의 지지율을 합쳐도 박 후보에 미치지 못한 점도 단일화를 무산시킨 요인으로 분석된다. 박 후보는 이번 지방 선거에서는 앞선 두 번의 지방선거때 와는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날 기자회견에서 “앞선 선거는 저의 당선을 위해 뛰었다면 이번에는 서울 25개 구청장, 국회의원 재보선 2명, 서울시의원 후보 106명, 구의원 292명의 후보와 함께 더불어 승리하는데 주력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당의 야전사령관을 자처하며 같은 당 후보들을 지원 사격한 것은 그동안 미약했던 당내 지지기반을 확고히 다져 차기 정치행보를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네거티브 판친 경기지사, 이재명 ‘신승’ 선거기간 내내 네거티브와 스캔들 의혹이 판친 경기지사 선거는 결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승리로 끝날 조짐이다. 이날 오후 11시 15분 기준(개표율 32.8%) 이 후보는 55.3%의 득표율로 남경필 전 경기 지사의 재선을 저지하는데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와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36.7%, 4.8%에 그치고 있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가 13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부인 김혜경 씨와 손을 맞잡고 높이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번 경기지사 선거는 일찌감치 독주체제를 구축한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도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공식 선거전에 앞선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혜경궁 김씨’ 사건이 불거졌으며 본선 이후에도 형수 욕설 사건, 여배우 스캔들로 사생활·가족사 관련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정책·공약 대결이 실종된 역대급 ‘진흙판 선거판’이라는 오명을 남긴 이유다. 이재명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근거없는 온갖 음해와 정치공작이 선거판을 흐리게 한다. 선거가 끝나면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대선 후보까지 거론됐던 여권 잠룡인 이재명 후보가 전국 최다 인구가 몰린 1300만 경기지사 수장으로 당선됐지만, 리더십에 상처를 입게된 만큼 앞으로 이를 어떻게 헤쳐나갈지도 관심이 쏠린다. 반전의 기회를 노리던 남경필 후보는 결국 재선에 실패했다. 보수혁신을 주창하며 홍준표 당 대표와 거리두기에 나섰지만, 선거 막판 정태옥 전 당 대변인의 ‘이부망천(서울 살다 이혼하면 부천가고 망하면 인천간다)’ 막말 등의 여파로 역공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6·13 지방선거 인천시장 당선이 유력한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가 13일 오후 인천시 남구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인천 지역에서는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중 유일하게 ‘친문’(친 문재인) 진영인 박남춘 민주당 후보가 유정복 자유한국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이 확실한 상황이다. 오후 11시 15분 기준 55.4%를 받은 박 후보는 38.3%의 지지를 받은 유 후보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박 후보는 선거 초기부터 자신을 ‘친문’·‘친노’(친 노무현) 정치인으로 내세워 지지층을 결집했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인사수석 비서관을 지낸 박 후보는 당시 민정수석 비서관 등을 지낸 문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의 정치적 동지인 것을 알리며 유권자의 관심을 끌었다.박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정책에 동조해 서해평화 공약을 제시하며 서해 5도 주민 등 인천시민의 지지를 모아갔다. 제1호 공약으로 ‘서해 남북협력, 동북아 경제도시 조성’을 발표하며 “인천을 평화·경제 번영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현지 시장이었던 유정복 후보는 인천시장의 현직 프리미엄을 이용해 지난 4년 동안 인천시 부채 3조7000억원을 상환한 것과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사업을 추진한 것 등을 주요 성과로 내세워 박 후보를 추격했지만 친문 진영의 후보를 상대하기에 역부족이었다.
- [선택 6.13]예견된 참패… 野, 공천부터 희망 없었다
- 개표방송 지켜보는 추미애·홍준표(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일찌감치 예견된 결과였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은 참패 전망 속에서 지방선거 레이스를 시작하고도 고도의 전략을 펴거나 차별화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집안싸움’에 매몰된 모습을 보여 유권자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말았다.이번 지방선거는 과거와 달리 진보진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치러졌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 문재인정권 이후 남북관계 개선 영향 등이 작용한 탓이다. 아울러 정권 초기 치러지는 지방선거라는 점에서 ‘정권심판’ 정서가 약해 전례를 봐도 여당 승리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항마를 자처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선거 공천부터 극심한 내홍을 겪으며 스스로의 경쟁력을 갉아먹었다.한국당에선 홍준표 대표가 공천논란의 중심에 섰다. 먼저 전략공천을 늘릴 수 있게 길을 튼 홍 대표는 복당한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 친박근혜계인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 등을 지목해 ‘공천 불가’를 천명하다 결국은 ‘대안 부재’로 공천장을 내줬다. 주요 승부처인 서울시장 등은 후보를 구하지 못해 쩔쩔매다 ‘올드보이’ 공천으로 매듭지었다. 기초단체장인 창원시장 후보엔 앙숙관계인 안상수 현역 시장을 공천 배제하고 측근인 조진래 전 의원을 전략공천하는 등 공천불복 후보들을 양산해 보수분열도 야기했다.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하고는 홍 대표와 후보들이 ‘따로국밥’처럼 어우러지지 못했다. 광역단체장 후보들 중심으로 홍 대표의 지원유세를 기피하는 이른바 ‘홍준표 패싱’ 현상이 심화됐다. ‘남북정상회담은 위장평화쇼’ 등 홍 대표의 막말 논란을 후보들도 ‘선거 마이너스 요인’로 여겼다는 방증이었다.후보들이 각개전투하던 선거 막판, 중앙선대위 대변인이었던 정태옥 의원의 ‘이부망천’(서울 살다 이혼하면 부천에, 망하면 인천으로 이사한다) 막말 논란이 터졌다. 정 의원의 대변인직 사퇴와 탈당으로도 잠재우지 못한 ‘악재’였다.바른미래당은 공천과정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화학적 결합 실패라는 약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유승민 공동대표 측이 공천 지분 싸움을 벌인 것이다. 특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열린 서울 노원병, 송파을 후보 공천에 시간만 허비하면서 후보들과 지지자들 모두에게서 반발을 샀다. 선거운동 기간 중엔 당 주요인사들이 서울과 호남, 영남으로 흩어져 ‘게릴라 유세’를 벌였지만, 당력을 한 곳으로 모으지 못한 결과도 낳았다. 바른미래당은 이념적으로 민주당, 한국당 사이에 끼인 제3정당으로서 차별화된 공약 이슈화에도 실패했다는 평가다. 안철수 후보가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지만 스타급 인재영입이 이뤄지지 않아 이목끌기에도 역부족이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후보단일화 무산도 두 야당의 패인 중 하나로 꼽을 만하다. 두 야당 사이엔 서울시장, 충북지사, 대전시장 후보 등의 단일화론이 일었지만 서로 양보만을 요구하다 무산됐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선거 후 보수재편 주도권 싸움이 중요하단 건 알아도, 당장 선거에서 한 군데라도 이겨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이기기 위해선 뭐라도 했어야 하는데 지도부도 소극적이었고 공멸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 [개표현황]경기 기초단체장, 민주 싹쓸이…연천·가평 ‘초박빙’
- 개표방송 지켜보는 추미애·홍준표(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6.13 지방선거 개표가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경기도 31개 시군 기초단체장 역시 ‘싹쓸이’할 가능성이 커졌다.13일 밤 10시50분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현황을 보면, 민주당은 경기도 31개 시군 후보 가운데 29개 지역에서 자유한국당 등 야당 후보를 상대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개표가 절반 가량 이뤄진 수원시장선거는 염태영 민주당 후보가 65.8%로 정미경 한국당 후보(28.1%)를 크게 따돌리고 있다.30% 가까이 개표가 진행된 성남시장선거에선 은수미 민주당 후보 57.3%, 박정오 한국당 후보 30.7%, 장영하 바른미래당 후보 10.3%를 기록하고 있다.개표율 36%인 의정부시도 안병용 민주당 후보 61.1%, 김동근 한국당 후보 33.7%로 두 배 가까운 격차다.네번째 리턴매치가 이뤄진 안양시장선거는 개표율 24.2% 상황에서 최대호 민주당 후보 57.6%, 이필운 한국당 후보 37.5%다. 부천과 광명시장선거는 모두 개표율이 30% 이상 진행됐으며, 민주당 후보가 한국당 후보를 3배차로 앞서고 있다.평택시장선거는 개표율이 1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정장선 민주당 후보 63.6%, 공재광 한국당 후보 36.69%다.이외 화랑유원지 세월호 추모공원 건립을 놓고 대립했던 안상시장선거는 개표율 25.9% 상황에서 윤화섭 민주당 후보가 57.2%로 이민근 한국당 후보(32.4%)를 앞서는 중이다.고양시(개표율 29%)에서도 이재준 민주당 후보 55.4%, 이동환 한국당 후보 29.3%로 격차가 만만찮다.민주당은 경기도당이 선거막판 총력을 기울인 9개 지역에서도 선방하고 있다.역대 지방선거에서 한번도 민주당 후보가 깃발을 꽂지 못했던 안성시, 포천시장선거에서 현재 우세를 보이는 중이다. 2002년 이후 탈환에 실패했던 과천, 남양주시장선거에서도 여유있게 앞서는 상황이다.이에 비해 여주시장선거는 개표율 30.2%에서 이항진 민주당 후보 34.9%, 이충우 한국당 후보 32.9%를 기록 중이다. 양평군수선거도 개표율 13.8%에서 정동균 민주당 후보 39.0%, 한명현 한국당 후보 36.0%로 접전 중이다. 연천군수선거의 경우, 개표율 31.4% 상황에서 왕규식 민주당 후보(49.23%)와 김광철 한국당 후보(50.8%)가 박빙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가평군수선거는 개표가 39.4% 이뤄진 가운데 정진구 민주당 후보 43.9%, 김성기 한국당 후보 43.9%로 두 후보간 2표차 밖에 나지 않아 승부를 예단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