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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딴소리]수박과 갈치, 그리고 민주당
-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1. 수박은 대표적인 여름 제철 과일이다. 과육의 90% 가량이 수분일 만큼 대부분 물로 구성돼 있어 땀을 많이 흘린 여름에 섭취하기에 알맞다. 영어 이름에는 물(water)이 들어갈 정도다. 더울수록 당도가 높아져 여름에 제격이다.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특히 아꼈다. 그는 “수박을 맛봤다면, 천사들의 음식을 아는 것”이라는 헌사를 남겼다. 한반도에는 고려시대 전래됐다. 조선시대에도 귀하디 귀한 과일이었는데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세종5년 내시가 수라간에서 수박을 훔쳐먹었다가 곤장을 맞고 귀양을 갔다고 한다.인간이 수박을 먹기 시작한 것은 약 5000년 전으로 알려져 있다. 4500년 전 고대 이집트인들은 수박을 재배해 디저트로 즐겼다. 파라오의 무덤에서 발견된 상형문자에 수박이 기록돼 있다.초록색 겉과 달리 속은 새빨간 색이어서 반전이 있다. 알맹이는 빼놓고 겉만 건드린다는 핀잔으로 ‘수박 겉핥기’라는 속담이 유명하다. 2. 어두컴컴한 밤에 화려한 조명으로 유혹하는 어종은 오징어뿐만 아니다. 심해어인 갈치도 이 같은 습성이 있어 불빛으로 유인해 끌어올린다. 물속에 서서 멸치를 사냥하는 갈치.(사진=김동식 KBS 수중촬영감독)때로는 ‘은갈치’로, 때로는 ‘먹갈치’로 불려 이종이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같은 종이다. 잡는 방법에 따라 인간이 직관적인 이름을 붙인 것뿐이다.은갈치는 낚시로 채낚아 잡는다. 제주에서 흔하다. 반면 먹갈치는 그물로 건져올린다. 목포식이다. 표면이 은빛으로 반짝거리는데 핵산 염기 중 하나인 구아닌이다. 낚싯대로 한마리씩 건져올리면 몸에 상처가 없어 반짝이지만, 그물로 끌어올리면 이리저리 치이다가 상처가 난다. 은갈치가 먹갈치로 나뉘는 지점이다.조선시대에는 천대를 받았다. 기록이 많지 않다. 고등어처럼 불포화지방산을 듬뿍 갖고 있는데 그래서 산패가 빨랐다. 냉장시설이 부족했던 조선에서는 다루기 까다로운 생선이었다.더욱이 심해어여서 물 밖으로 나오면 기압을 이기지 못하고 쉬이 죽었다. 안그래도 부패가 빠른데 수면 밖에서 살리기도 어렵다. 현대사회에서도 갈치를 회로 맛보는 건 산지에서나 가능한 수준이다.갈치는 먹잇감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다. 산란기가 되면 육식성이 더 증폭돼 동족의 꼬리도 끊어 먹는다. 속담 ‘갈치가 갈치 꼬리 문다’가 여기서 나왔다.3. 때아닌 수박과 갈치가 여의도, 보다 정확히는 더불어민주당에 소환됐다. 겉과 속의 색깔이 다르고, 동족상잔을 한다는 점에서 자당 정치인을 비판하기 위해 활용됐다.지난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당시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이재명 의원을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으로 비판하자 ‘수박’이라는 조롱이 쓰였다.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에 남쪽의 ‘빨갱이’를 ‘겉은 파란데 안은 빨갛다’며 수박에 빗댔다.논란이 심화되자 우상호 당시 비대위원장이 나서서 ‘수박’을 쓰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경고장까지 날렸다. 3~4개월여가 지난 뒤 새로운 분열의 언어로 갈치가 등장했다. 자기편까지 먹어치우는 식욕의 갈치, ‘제 식구 잡아먹는 갈치 정치인’과 호응됐다.그 사이 ‘대표’ 타이틀을 획득한 이재명 대표가 지난 대선 패배 직후 주식 투자를 한 것이 알려지면서다. 전재수 의원이 이 대표를 겨냥해 ‘실망’을 피력하자 친이재명계 안민석 의원이 갈치를 꺼냈다. 뒤이어 조응천 의원은 “전 의원이 갈치라면 안 의원은 완전 대왕갈치”라고도 비꼬았다.안 의원은 지난 5월 대선 패배로 민주당이 야당이 되자 ‘슬기로운 야당 생활 십계명’이라는 글을 올렸는데 여기에도 ‘갈치정치 하지 말자’고 썼다.4. 과학계에서는 오랫동안 수박의 기원을 찾았다. 수박의 조상이 아프리카에서 발현돼 지중해 국가를 지나 유럽 전역에 퍼졌다는 학설은 대체로 동의를 구했다.다만 남아프리카 유자 멜론과 서아프리카 에구시 멜론, 북동아프리카 코도판 멜론 등을 놓고 수박의 조상 찾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미 연구진이 최근에서야 코도판 멜론을 유전적 친부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코도판 멜론은 속살이 하얗다. 아프리카 일부 하얀 수박은 쓴 맛이 강하다. 코도판 멜론은 수박으로의 진화 과정에서 쓴맛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떼냈고, 빨간색을 결정하는 유전자를 얻었다. 지구상의 수박은 하얗다가도 빨개진다. 진화의 산물이다. 겉이 파랗다고 속도 파래야 한다는 민주당의 빨간색 박해는 공당으로서의 유연함을 포기했다는 자인이다.코도판 멜론(사진=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갈치의 이름엔 공통점이 있다. ‘칼’이다. 우리말 고어에는 칼을 갈이라고 했다. 어원이 짐작된다.영어의 스캐버드(Scabbard fish), 커틀러스(Cutlass fish)는 칼집, 휜 검에서 따온 말이다. 일본에서는 큰칼 물고기란 뜻의 다치우오(タチうオ, 太刀魚), 중국에서는 띠 물고기란 의미의 다이유(帶魚)로 불렸다. 한국어에도 이명으로 ‘도어’(刀魚)와 ‘대어’(帶魚)가 있다.갈치는 뱀이나 장어따위처럼 기는 방식의 이동 방법을 쓰지 않는다. 해마처럼 서서 헤엄친다. 은빛 몸을 꼿꼿히 세워 유영하는 모습, 영락없는 검이다. 프랑스 작가 앙투안 드 리바롤은 “정의의 칼에는 칼집이 없다”고 했다. 누군가는 갈치에서 식탐만을 보지만 누군가에게 칼은 정의의 표상이기도 하다.
- "이재명 구속" vs "윤석열 퇴진"…도심서 보수·진보 집회 '격돌'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서울 도심에서 보수·진보 성향 단체가 각자 다른 구호를 외치며 대규모 집회를 잇달아 열었다.도로 맞은 편에서 각기 다른 성향의 단체 집회가 동시간대 열리면서 경찰 6500여명은 혹시 모를 충돌 가능성에 긴장 태세였다. 광화문과 시청역 일대는 마이크로 외치는 함성소리와 스피커를 뚫고 나온 음악 소리로 가득했으며, 집회로 전차로 통제되는 등 여파로 교통 정체가 극심해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22일 오후 서울 시청역 일대가 대규모 집회로 일부 구간 교통 정체를 빚고 있다. 이날 세종대로에서는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가 열렸고, 시청역 앞에서는 ‘전국집중 촛불 집회’가 열렸다. (사진=연합)◇ 황교안·민경욱 “몸통 잡아넣을 차례”…이래진 “민주당 고발”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보수성향의 자유통일당 등은 이날 오후 3시부터 7시까지 동화면세점에서 대한문까지 세종대로 서쪽 방향 차로에서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주사파 척결’, ‘이재명 구속’, ‘문재인 구속’ 등을 외쳤다. 경찰 추산 3만여명이 모였다.이날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무대에 올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불법 대선자금 수수’ 의혹으로 구속된 것을 언급하며 “이제 몸통을 잡아넣을 차례”라며 “이재명을 당장 구속하라”고 외쳤다.이어 2020년 9월 서해에서 실종된 뒤 북한에서 피살된 해수부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씨도 무대에 올라 “민주당 현역 의원을 한명씩 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광훈 목사는 “주사파 국회의원들은 국회를 해산하라”고 주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해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경청장이 구속된 것을 두고서도 “문재인을 구속하라”고 소리쳤다.최근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참석해 “문재인 정권과 종북 좌파와 싸워 이겨 내자”고 말했다.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 ‘처럼회’ 의원도 참석 “윤석열 퇴진”진보 성향 단체인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서울 숭례문 사거리에서 태평로까지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10·22 전국 집중 촛불 대행진’ 집회를 벌였다. 경찰 추산 1만6000명이 모였다.이날 집회에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등장하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피켓을 들고 흔들며 ‘정치보복’, ‘민생파탄’, ‘평화파괴’ 등을 외쳤다. 또 이들은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 의혹을 문제 삼으며 “허위경력, 상습사기 김건희 특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더불어민주당 강경파 ‘처럼회’ 소속 김용민, 황운하, 민형배 의원도 이날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 참석해 목소리를 보탰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무대에 올라 “우리가 주인이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퇴진하라”고 외쳤다.김민웅 촛불행동 상임공동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법과 질서를 들먹이며 감히 국민들을 협박하고 있다”며 “헌법과 역사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22일 오후 서울 시청역 앞에서 촛불전환행동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11차 전국집중 촛불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경찰, 충돌 가능성 대비…도심 교통 ‘정체’경찰은 보수·진보 성향 단체 집회의 시간대와 동선이 일부 겹친다는 점에서 양측이 충돌할 가능성에 대비했다. 전날 윤희근 청장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었으며, 이날 6500여명 경찰력을 배치해 도로 곳곳에서 양측 단체를 자극하지 않도록 자제를 요청했다.이날 도심 집회 때문에 세종대로 시청방향 전차로를 통제한 가운데 가변차로를 운행했지만, 일대가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경찰은 세종대로 로터리는 좌회전과 유턴을 금지하는 등 조처를 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서울 도심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9.4㎞로 ‘정체’ 됐으며, 서울시 전체 평균 속도(시속 19.5㎞)보다 느렸다.이날 용산 대통령실 인근 삼각지 일대도 촛불행동 측의 행진 인파와 ‘맞불 집회’를 벌인 보수성향의 신자유연대 측이 도로 3~4개차로를 점유하면서 일대 교통 혼잡은 계속됐다.경찰은 도로와 인도 곳곳에 안전펜스를 설치했다. 특히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삼각지 파출소 일대에는 트레일러형 안전펜스를 설치해 다른 집회 참가자와의 접촉을 원천 봉쇄했다. 또 대통령실 인근 삼각지역 1~3번 출구와 전쟁기념관 일대에는 차벽을 세워 접근을 차단했다.22일 촛불승리전환행동 등 진보단체 주최로 열린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11차 전국집중 촛불대행진’ 집회 참석자들이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출발해 삼각지역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뉴스1)
- 호감도 조사 1위...이대남은 '홍준표', 이대녀는 '이재명' 꼽아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홍준표 대구시장이 여야 차기 대권 주자 관련 호감도 조사에서 ‘이대남’(20대 남성)으로부터 가장 높은 호응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이대녀’(20대 여성)‘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가장 높은 호감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이대남(20대 남성)과 이대녀(20대 여성)이 꼽은 차기 대권 주자 호감도 응답률.(제공=주간조선 캡쳐)주간조선은 창간 54주년을 맞아 여야 유력주자 10명(김동연·박용진·안철수·오세훈·이낙연·이재명·유승민·원희룡·한동훈·홍준표, 가나다순)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 주자 호감도 조사를 실시했다.22일 주간조선이 발표한 호감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대남으로부터 59.8%의 응답을 받아 호감도 1위에 오른 인물로 선정됐다. 호감도를 높은 평가한 이유로는 ‘언행이 솔직해서’가 50.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서’(25.9%), ‘나와 정치적 성향이 맞아서’(13.9%) 등의 이유를 꼽은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홍 시장의 뒤를 이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42.5%),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39.6%), 오세훈 서울시장(34.4%),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30.8%), 김동연 경기도지사(25.8%), 한동훈 법무부 장관(25.1%), 원희룡 국토부 장관(23.7%), 이재명 대표(23.6%), 박용진 의원(14.6%) 등의 순으로 이대남의 선택을 받았다.홍 시장에 대한 이대남들의 호감도는 남성층 전체로 확대해도 호감도 54.3%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이대녀가 꼽은 호감도 1위는 48.8%의 응답률을 얻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차지했다. 이대녀가 이 대표를 꼽은 이유는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서’(48.1%), ‘나와 정치적 성향이 맞아서’(24.2%), ‘언행이 솔직해서’(9.5%) 등이 있었다. 이 대표 다음으로 이대녀의 선택을 받은 인물을 살펴보면, 안철수 의원(32.9%), 이낙연 전 대표(31.1%), 홍준표 시장(28.3%), 김동연 경기도지사(25.9%), 유승민 전 의원(24.5%), 박용진 의원(22.4%), 한동훈 장관(14.6%), 오세훈 시장(13.1%), 원희룡 장관(12.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한편 이번 호감도 조사는 주간조선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월 14~15일 양일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 응답률은 11.8%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