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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엎치고 신규 규제 덮치고…주주총회 ‘이중고’
-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상장사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첫 시행되는 ‘사외이사 연임 제한’, ‘지정감사제’ 등 신규 규제로 인해 주총 준비 및 개최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302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2020년 주주총회 주요현안과 기업애로’를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정족수 부족 우려(35.1%) △감염우려 및 예방책 고심(24.1%) △감사보고서 지연 등 준비 차질(13.2%) 등의 애로를 호소했다. 이 가운데 정족수 문제는 2017년 말 쉐도우보팅 폐지 이후 매년 반복되고 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셰도우보팅은 주주가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아도 투표한 것으로 간주하여 다른 주주들의 투표 비율을 의안 결의에 그대로 적용하는 제도다. 정족수 문제 해결 방안으로 기업들은 ‘쉐도우보팅 부활’(52.6%), ‘의결요건(총주식수의 4분의 1) 완화’(29.8%) ‘전자투표제 도입·활용 확대‘(13.0%) 등을 제시했다. 대한상의 자문위원인 신현한 연세대 교수는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면 정족수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개별 소액주주 입장에서 기업이 제공하는 보고서만 보고 의결권을 어떻게 행사할지 결정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매년 반복되는 정족수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주총장 감염 우려와 관련해 기업들은 열화상카메라를 통한 참석자 체온 확인, 마스크·장갑 착용 의무화 등 방역조치를 할 예정이다. 또 외부 참석자가 많은 주총 특성상 장소를 회사 외부로 변경하고, 주총 직전 확진자가 나올 경우에 대비해 제2, 제3의 장소까지 물색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코로나19로 인한 주총 애로사항지정감사인 제도, 사외이사 연임 제한 등 올해부터 시행되는 규제로 불편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주기적 지정감사인 제도 도입으로 외부감사인을 지정받은 기업 중 26.3%는 새 외부감사인의 회사 파악 미흡, 과거 문제없던 사항의 엄격한 심사 등으로 애로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애로가 없다는 응답은 73.7%였다. 외부감사 비용도 예년에 비해 ‘증가’했다는 응답이 66.2%로 ‘비슷’(30.8%), ‘감소’(0.7%)보다 많았다. 아울러 ‘사외이사 연임 제한’ 신설에 따라 이번에 사외이사를 교체해야 하는 기업 중 24.4%는 제한된 인력풀과 시간부족 등으로 사외이사 후보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사외이사의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상법 시행령은 정기주총이 얼마 남지 않은 지난 1월에 유예기간 없이 즉시 시행됐다. 어려움이 없다는 기업은 75.6%였다.기업들은 이번 정기 주총의 최대 쟁점사항으로 ‘이사·감사 등 임원 선임’(62.9%)을 꼽았고, ‘배당확대 요구’(7.0%), ‘사업 확장 여부와 전략 등’(3.0%)이 그 뒤를 이었다.최근 강화되고 있는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코드 활동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34.1%가 무리한 경영개입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세부 내용으로는 △오너경영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여론에 따른 경영 개입(24.8%) △객관성 부족하거나 기업 현실에 맞지 않는 평가기준 적용(18.9%) △집중투표제 도입 등 무리한 견제수단 도입 요구(10.3%) 등을 꼽았다. 우려가 없다는 응답은 65.9%였다.기업들은 스스로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 운영’(33.7%),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16.2%),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추천위원회 운영’(15.2%) 등을 이미 도입했거나 도입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김현수 대한상의 기업정책팀장은 “현재 정기주총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코로나19 방역대책과 차질없는 주총 개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하는 상황”이라며 “주총 준비과정에서의 기업애로를 관계부처에 전달하고, 지원방안을 전국의 회원기업에게 알리는 등 안전하고 원활한 주총 개최를 위해 상의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도민 95% “코로나19 확산방지 위해 종교집회 자제해야”
- [수원=이데일리 김미희 기자] 경기도민의 95%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예배·법회·미사 등 여러 사람이 모이는 종교집회를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경기도는 지난 9일 도민 11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종교집회 관련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10일 결과를 발표했다.그 결과 종교집회를 ‘자제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95%의 응답자가 동의했다. 종교집회 자제 찬성 응답은 개신교인(92%), 불교인(98%), 천주교인(98%), 무종교인(95%) 등 종교 여부에 관계없이 높게 나타났다.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감염병 위기경보 ‘심각’ 단계에서의 종교활동과 안전에 대한 물음에는, ‘종교 활동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2%) 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96%)는 응답 결과가 나왔다. 종교가 있는 도민 94%도 ‘국민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이러한 인식을 반영하듯, 최근 예배·법회·미사 등 종교집회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종교인은 8%에 불과했다. 종교별로는 천주교인 1%, 불교인 2%로 매우 낮았으며, 개신교인은 13%인 것으로 조사됐다.경기도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종교집회 금지명령을 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도민의 88%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종교활동의 자유를 제약하는 측면보다 집단감염 및 지역사회 감염확산을 예방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동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종교별로 보면 개신교인 찬성률은 73%, 불교인 96%, 천주교인 92%, 무종교인 93%로 각각 조사됐다.경기도와 도교육청의 학원 휴원 요청에 대해서는 도민의 94%가 ‘잘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초·중·고등학교 학부모들의 긍정적 평가는 97%로 더 높았다. 경기도와 도교육청은 앞서 6일 도 소재 학원 및 교습소에 대해 휴원 요청을 하고, 청소년들에게는 학원·교습소·PC방·노래방·독서실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해서도 도민 사회의 압도적인 동참의향이 확인됐다. 대다수의 도민(97%)이 ‘2주간 모임과 외출 자제하기’, ‘2m 안전거리 유지하기’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방역의 주체는 ‘개인’이라는 인식 확산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곽윤석 경기도 홍보기획관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밀폐된 공간에서의 종교집회 자제 등 소규모 집단감염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에 대한 도민의 적극적인 동참이 이번 조사 결과로 확인되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이번 조사는 경기도가 여론조사기관인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월 9일 18세 이상 도민 11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 ±2.95%p다.
- 여론조사할 때 ‘최근 선거 정당지지 포함법’ 발의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박대출 미래통합당 의원선거에 관한 여론조사를 할 때, 설문 내용에 ‘최근 실시된 전국단위 선거(대선, 총선, 지선)에서 정당 지지에 관한 사항’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박대출 의원(미래통합당)이 9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인 ‘왜곡 여론조사 방지법’을 대표발의 했다.지난 2월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과대 표집(특정 집단의 여론이 실제보다 부풀려 수집) 논란이 발생했다. 이낙연·황교안 예비후보에 대한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여론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가운데 약 65.7%가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투표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박 의원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여론조사의 핵심은 표본의 대표성”이라면서 “표본에 실제 여론보다 특정 집단의 지지층을 과대 반영하게 되면 여론조사 결과 자체가 달려질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현행법은 여론조사 기관이 여론조사를 하는 경우 조사 목적, 표본 크기 등을 신고하도록 하고 있으나, 설문에 과대 표집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는 규정은 없다.법안의 주용 내용은 이렇다.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를 하는 경우 설문 내용에 최근 실시된 전국 단위 선거(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의회 및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중 1개 이상의 선거에서 정당 지지에 관한 사항을 전체 설문에 반드시 포함하도록 했다. 설문 내용을 공표·보도 전에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하고, 위반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박 의원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민 누구나 표본에 특정 집단의 여론이 과대하게 반영되었는지 여부를 알 수 있게 된다”면서 “여론조사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고, 왜곡 여론조사를 근본적으로 방지하는 예방적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했다.
- [리얼미터]이낙연, 차기대선 주자 선호도 9개월 연속 1위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9개월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다만 황교안 대표와 이재명 지사의 선호도 폭이 크게 올라 1위 이 전 총리와 선호도 격차를 좁혔다. 9일 오마이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020년 2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전 국무총리가 전월대비 0.2%포인트 오른 30.1%를 기록했다. 이 전 총리의 선호도는 5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전 총리는 경기·인천과 서울, 30대, 진보층, 미래통합당과 정의당 지지층에서 선호도가 상승했다. 반면 부산·울산·경남(PK)과 충청권, 40대, 중도층 지지층에서는 선호도가 하락했다.황 대표는 20.5%를 기록해 1개월 만에 다시 20%대로 올라섰다. 황 대표는 대구·경북(TK)과 충청권, 부산·울산·경남(PK), 20대와 60대 이상, 중도층에서 선호도가 상승한 반면 30대에서는 하락했다. 이 지사는 13%로 2019년 5월(10.1%) 이후 9개월만에 10%대로 올라서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5.6%를 기록해 2개월 연속 상승하며 4위를 유지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전월대비 0.1%포인트 상승한 4.5%로 5위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오세훈 전 서울시장(3.7%) △박원순 서울시장(3.6%)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2.8%) △추미애 법무부 장관(2.5%·이달 첫 진입) △심상정 정의당 대표( 2.2%)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1.8%) △원희룡 제주도지사(1.1%) 순이었다. ‘없음’은 5.9%, ‘모름/무응답’은 2.7%였다. 범진보·여권 주자군(이낙연·이재명·박원순·추미애·심상정·김부겸)의 선호도 합계는 전월대비 5.4%포인트 오른 53.2%였다. 범보수·야권 주자군(황교안·안철수·홍준표·오세훈·유승민·원희룡)은 전월대비 0.3%포인트 오른 38.2%였다. 이로써 양 진영 간 격차는 9.9%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벌어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일부터 지난 6일까지 닷새 동안 전국 18세 이상 성인 4만 8131명에게 접촉해 최종 2541명이 응답을 완료해 5.3%의 응답률(응답률 제고 목적 표집틀 확정 후 미수신 조사대상에 2회 콜백)을 나타냈다. 무선(10%) 전화면접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통계보정은 2020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리얼미터]민주 41.7%vs 통합 31.2%…지지도 동반 상승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지지도가 동반 상승했다. 민주당은 30·40대가 지지도 상승을 이끌었다. 통합당은 충청지역의 지지도가 오른 점이 영향을 미쳤다. ◇무당층 전주대비 3.9%p 내린 9.7%9일 YTN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3월 1주차 주간 집계 결과 민주당의 지지도는 전주대비 0.7%포인트 오른 41.7%였다. 권역별로 경기·인천(42.3%→47.8%), 연령대별로 30대(42.3%→47.7%)와 40대(50.9%→54.8%), 직업별로 학생(29.5%→36.4%)의 지지도가 상승했다. 미래통합당도 31.2%로 전주대비 0.2%포인트 올랐다. 권역별로 대전·세종·충청( 30.9%→33.9%)의 지지도가 올랐다. 정의당의 지지도도 전주대비 0.6%포인트 상승한 4.9%였다. 특히 국민의당 지지도의 상승 폭이 컸다. 국민의당의 지지도는 4.7%로 전주대비 3%포인트 올랐다. 안철수 대표가 코로나19 피해가 큰 대구·경북(TK)지역 의료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점이 여론의 호평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뒤를 이어 △민생당 4.1% △우리공화당 1.6% △민중당 0.8% 순이었다. 무당층은 전주대비 3.9%포인트 내린 9.7%였다. 이번 주부터 새롭게 조사한 21대 총선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는 더불어민주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36.6%, 미래한국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28.7%였다. 정의당은 8.9%, 국민의당 7.0%, 민생당 3.8%를 기록했다. 우리공화당은 1.8%, 민중당은 1.3%였다. 비례대표 선거에서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응답자는 9.7%였다.◇文대통령, 부정평가 48.7%…전주대비 2%p ↓같은 기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전주대비 1.8%포인트 오른 47.9%였다. 반면 부정평가는 2%포인트 내린 48.7%였다. ‘모름/무응답’은 3.4%로 0.2%포인트 상승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의 차이는 0.8%포인트로 오차범위 내에 있다. 지난 2월 4주차 조사에서 격차가 오차범위 밖(4.6%포인트)으로 벌어졌지만 한 주 만에 다시 1%포인트 이내로 격차가 줄었다. 2월 4주차 조사대비 30대, 민생당 지지층, 무당층 그리고 학생에서 긍정평가의 상승이 두드러졌다.이번 주간집계는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닷새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4만8119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최종 2527명이 응답을 완료해 5.3%의 응답률(응답률 제고 목적 표집틀 확정 후 미수신 조사대상에 2회 콜백)을 나타냈다.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통계보정은 2020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림가중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무플방지]"이만희가 박근혜 시계 차고 나오자 옥중서신이..."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신천지 이만희가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오자마자 감옥에 있는 박근혜의 서신이 나오다니…”도시건축가 김진애 전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의원은 지난 4일 트위터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진보논객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도 지난 5일 “이만희가 박근혜 시계를 내보이며 두 번 절하니 옥중의 박근혜가 도로 새누리가 되어라 하시더라”라고 했다.◇ ‘박근혜 시계’가 왜 거기서 나와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용서를 구하며 거듭 큰절을 한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손목에선 ‘박근혜 시계’가 빛나고 있었다. 게다가 친박(親박근혜 전 대통령) 의원들도 본 적 없다는 ‘금장’에 박 전 대통령의 친필 사인이 담긴 시계였다.미래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의 당명을 신천지가 지었다는 등 연계 의혹이 끊이지 않을 무렵, 생각지도 못한 전개에 정치권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통합당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몸담았던 인사들을 중심으로 ‘가짜 박근혜 시계’라고 주장하며 선 긋기에 나섰다. 신천지 측도 “과거 한 성도가 선물한 시계로, 정치와 무관하다”면서 “이 총회장께선 새누리당 당명을 지은 적이 없고 그런 발언을 한 적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의도적 노출’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말끔히 거두어지지 않았다.왼쪽은 지난 5일 정갑윤 미래통합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 차고 나온 시계. 오른쪽은 지난 2일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기자회견에 차고 나온 시계 (사진=이데일리DB, 연합뉴스)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었던 문재인 대통령도 ‘참여정부 비서실장 시절 유병언의 세모그룹 부채를 탕감해 줘 세월호 참사에 책임이 있다’는 반대 진영의 공세를 겪은 바 있다. 문 대통령이 과거 세모그룹에 45억 원을 대출해줬다 파산한 신세계종금의 파산관재인이었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2017년 대선에서도 같은 의혹이 되풀이됐다. 이에 문재인 캠프 측은 “문 후보는 당시 세모그룹의 파산관재인이 아니라 법원이 선임한 신세계종금의 파산관재인으로서 피해자의 채권확보를 위한 소송 끝에 2002년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채권 집행은 문 후보와 함께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된 예금보험공사가 담당했지만 해외 은닉 재산을 찾지 못해 결국 집행에 실패했다”고 반박했다.◇ “시계는 가짜” 유영하, 박근혜 옥중서신 공개우연치곤 참 절묘한 타이밍이다.박 전 대통령의 측근 유영하 변호사는 “이만희 시계는 가짜”라며 “옛날부터 가짜를 만들어 차고 다니는 사람이 많았다”고 주장한 바로 다음 날, 공교롭게도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을 들고 나왔다.박 전 대통령은 편지에서 “서로 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도 있겠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의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된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낸 정치적 메시지였다.박근혜 시계에 대해 “허위사실로 선거에 영향을 주려한다”며 발끈한 통합당은 4·15 총선을 40여 일 앞두고 나온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을 ‘반가운 선물’이라며 치켜세웠다.자료=리얼미터실제로 이 총회장의 기자회견이 있던 지난 2일 통합당 지지도는 내림세를 보였다.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3월 1주차 주중 잠정집계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2.5%p, 응답률 5.1%)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과 29일 상승세를 보이던 통합당 지지도는 2일을 기점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반면 민주당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민주당은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에 대해선 “최악의 옥중정치”라고 일축했다. 정의당은 “노골적인 선거개입 일뿐더러 탄핵 세력의 부활을 선동한 국기 문란 행위”라며 검찰에 박 전 대통령을 고발했다.◇ ‘영생불사’ 이만희, ‘선거의 여왕’ 박근혜이 총회장의 기자회견과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은 야속한 상황 속 건재를 과시하려 한다는 공통점을 가졌다.‘영생불사’ 이 총회장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묻자 “매년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말하는가 하면, 청력이 좋지 않아 ‘인간 보청기’ 요한지파 행정서무 김모 씨에게의 의지하는 모습을 보였다.과거 신천지에 대해 오랫동안 취재한 변상욱 YTN 앵커는 이 총회장의 모습을 보고 “이 총회장은 바지사장처럼 세워놓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변 앵커는 “이 총회장으로서는 통제력을 상실했고, 신천지 내 권력관계가 복잡하게 변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 총회장이 없으면 신도들이 흔들리기 때문에 상징적인 존재”라고 덧붙였다.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국회 정론관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한편 “2006년 테러를 당한 이후 저의 삶은 덤으로 사는 것이고, 그 삶은 이 나라에 바친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박 전 대통령은 태극기 세력을 다시 모으고자 했다.이에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역사적 터닝포인트가 돼야 할 총선을 40여 일 앞두고 전해진 천금 같은 말씀”이라며 “오직 통합만이 승리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그러나 보수 통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적인 예로 지난 6일 통합당이 조원진 자유공화당 공동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달서병에 총선 후보자를 공천하자, 자유공화당이 “박 전 대통령 메시지에 찬물을 끼얹는 짓으로 도저히 간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특히 박 전 대통령의 편지에는 보수 통합의 전제인 자기반성도, 쇄신도 없었다. 옥중 ‘선거의 여왕’ 부활은 미지수다.
- [사사건건]이만희 ‘큰절’하고 220억 기부해도…'反신천지' 여론 계속
- 이데일리 사건팀은 한 주 동안 발생한 주요 사건들을 소개하고 기사에 다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독자 여러분에게 전해 드리는 ‘사사건건’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입을 열었습니다. 이씨는 2일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해 사죄의 뜻을 표했는데요. 하지만 신천지가 국민들에게 집중포화를 받는 점이 억울한 듯 언성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감염증이 어떻게 신도들 사이에서 기하급수적으로 퍼졌는지에 대해서도 특별한 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후 신천지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구시 등에 총 22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성금을 전달했으나 거부당했습니다. 정부는 신천지 신도 확진 경로를 조사하기 위해 신천지 본부를 행정조사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주 키워드는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고유정 무기징역 △전광훈 목사 구속영장 재신청 등입니다.◇모습 드러낸 이만희…‘신천지’ 거액 기부 거부 사태2일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만희 총회장이 관계자를 통해 질문을 전해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만희’ ‘신천지’가 포털 검색어 상위권에서 계속 머문 한 주였습니다. 베일에 싸여 있던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2일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신천지 연수원에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인데요. 코로나19의 기하급수적 확산에 신천지가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국민여론이 거세지자 기자회견을 자처했습니다. 이씨는 “이 사태를 막기 위해 우리 힘이 닿는 데까지 정부에 인적,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아흔 고령의 이씨가 두 번에 걸쳐 큰절을 할 정도로 ‘진정성’을 보였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이씨는 “누가 잘하고 못하고를 따질 때가 아니다”고 발언하는가 하면 신천지를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하는 여론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기 때문인데요. 취재진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조용합시다”라며 ‘호통’을 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여론이 잦아들지 않자, 신천지 측은 기부 카드를 꺼냈습니다. 5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에 120억원이라는 거액을 코로나19 피해 복구에 써 달라며 기부한 것인데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은 신천지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계좌이체를 받은 것이라 기부를 받을 지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니다. 신천지는 다음날 대구시에 100억원을 기부했는데,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금 신천지 교회가 해야 할 일은,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대구시의 방역 대책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라며 거절했습니다. 대구시의 ‘강경 대응’이 있자 마자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20억원을 반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신천지 측은 같은 날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받지 않은 120억원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하려 했으나 단체의 거절로 역시 무산됐습니다.한편 방역당국은 신천지와 관련된 집단감염의 감염원을 찾아내기 위해 강제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법무당국에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5일 검찰 등과 함께 과천에 있는 신천지 교회 본부에 대한 행정조사를 벌였는데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신천지가 제출한 신도 등 명단에 대한 자료 검증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5일 조사를 마친 뒤 이강호 중앙사고수습본부 특별관리전담반장은 “수사를 통해 신천지 신도 및 시설 정보, 교인들의 예배 출결 정보 등을 확보했다”며 “서버에 있는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 경찰의 포렌식 전문가 지원을 받아서 수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6일 오후 4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는 6593명이며 전날 같은 시간 신규 확진자 322명보다는 다소 줄어들었습니다. 사망자는 이날 오후 5시까지 43명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경북에서는 경산에서 신천지 대구교 관련 신자들이 본격적인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시작해 이에 따른 확진자 증가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보건당국은 현재 증가하고 있는 확진 환자의 대부분이 아직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와 접촉한 다른 신도, 신도의 가족과 지인, 직장동료 등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타다 금지법’ 국회 통과…타다 측 “대통령 거부해 달라” 절규‘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의일인 지난 4일 오후 서울 한 타다 주차장에서 타다가 운행을 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국회는 6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재석 185인, 찬성 168인, 반대 8인, 기원 9인으로 의결했습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은 여객자동차 운송 플랫폼 사업을 제도화하는 내용으로 타다처럼 렌터카를 활용한 운송 업체들이 플랫폼 운송 면허를 받아 기여금을 내고 택시총량제를 따르면 영업을 할 수 있습니다. 법안은 1년 6개월 후부터 적용되지만 타다는 본회의 통과 시 기본형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을 조만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라 사실상 서비스가 중단될 것으로 보입니다.타다 측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박재욱 타다 대표는 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짓보고를 받고 있다”며 거부권 행사를 호소했는데요. 박 대표는 “대통령께 타다금지법이 아니라고 보고하고 개정안이 통과되면 타다도 살 수 있는 상생안이라고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도 알고 싶다”며 “젊은이들에게 창업을 권할 수 없는 사회를 막아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습니다. 타다 서비스 중단으로 1만2000여 ‘타다 드라이버’의 대량 실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타다와 대립해 온 택시업계도 표정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택시기사들은 “타다의 서비스 중지는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코로나19 사태로 승객이 줄어 사납금조차 채우기 힘든 상황”이라는 입장입니다.◇檢 송치 전광훈, 이번엔 故 DJ ‘사자명예훼손’으로 피소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24일 구속된 전광훈 목사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호송차량으로 이동 중이다. (사진=이용성 기자)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목사) 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대표가 연일 송사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전 목사는 지난 4일 검찰에 송치됐는데요, 과거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또다시 고소를 당했습니다. 사단법인 평화나무는 김 전 대통령 유족의 동의를 얻어 전 목사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5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평화나무 측은 “전 목사가 지난 2월 4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간담회와 애국국민대회에서 ‘김 전 대통령이 해방 이후 남로당(남조선노동당) 전남지부장까지 했었다’고 두 차례에 걸쳐 허위 사실을 유포한 사실이 확인돼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설명했습니다.평화나무에 따르면 전 목사는 이 자리에서 이러한 발언 외에도 사회주의 운동가 고 박헌영씨를 ‘역사의 사기꾼’, 문재인 대통령을 ‘역사 사기꾼’이라고 각각 비방했습니다. 평화나무 측은 “전 목사의 발언은 전혀 근거가 없고, 군사정권 시절부터 이어져 오던 전형적인 용공(공산주의 사상 등을 용인하는 태도) 음해에 불과하다”며 “그 어떤 증언·자료에서도 김 전 대통령이 남로당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범투본은 현재 주말 도심 집회를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서울시·경찰의 불허에 이어 법원이 이 단체가 낸 옥외집회금지통고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을 지난 3일 기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단체 회원들은 전 목사가 구속된 후 종로서 앞에서 ‘단체 예배’를 이어오기도 했습니다.
- [이준기의 미국in]워런 표, 샌더스의 전유물 아니다
- 사진=AFP[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지금 당장 결정할 필요는 없다. 심호흡을 하면서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싶다.”미국 민주당 내 ‘진보진영’ 주자 중 한 명이었던 엘리자베스 워런(사진) 상원의원이 당 대선 경선 레이스에서의 하차를 결정한 5일(현지시간) 양강 구도를 그리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중 ‘누구를 지지할 것이냐’는 물음에 답변을 피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메사추세츠주(州) 케임브리지의 자택 앞에서 취재진을 만난 워런 의원은 거듭된 질문에도 “지금 말할 사안은 아니다” “오늘은 밝히지 않을 것” 등의 단호한 표현을 써가며 극구 답변을 거부했다.이념적으로 훨씬 가까운 샌더스를 지지할 공산이 크다는 예측과 달리, 신중한 모습을 내비친 이유는 무엇일까.◇바이든-샌더스, 워런 지지층 양분할 듯그동안 미 언론은 물론 정가에서도 워런과 샌더스를 ‘진보진영 주자들’로 묶었다. 전 국민 의료보험·부유세 도입 등 내세웠던 공약들은 엇비슷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두 사람은 정치인이 되기 훨씬 전부터 친구였으며, 이념적 우방이었다“고 했다. 당연히 지지층도 겹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지난 2~3일 ‘모닝컨설팅’ 여론조사를 보면, 워런이 중도하차할 경우를 가정해 던진 질문에서 워런 지지자들의 43%는 샌더스를, 36%는 바이든을 지지하겠다고 답변한 것이다. 샌더스가 크게 이득을 볼 것이라는 예측과 다른 결과다. ‘중도진영 주자’였던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하차로 바이든이 큰 이득을 본 것에 비해, 초라한 수준이다. 같은 조사에서 블룸버그 지지자들의 48%는 바이든을 지지하겠다고 답해, 샌더스를 지지하겠다(25%)는 답변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워런과 샌더스의 사이가 예전 같지 않다. 무엇보다 이번 경선 과정에서 많이 틀어졌다고 한다.지난 1월 TV토론 당시 워런의 폭로가 대표적이다. 워런은 토론에서 과거 샌더스 의원이 ‘여성은 대통령이 될 수 없을 것’이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고, 이에 샌더스는 전면 부인했었다. 당시 토론 이후에도 두 사람이 토론장에 남아 설전을 이어간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를 두고 미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그간 두 주자 사이에 긴장이 고조됐다”고 표현했다.민주당에 몸담고 있는 워런 의원이 ‘무소속’인 샌더스를 지지한다면 당내 일각에서 일종의 ‘해당 행위’로 몰아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실제로 2016년 대선 경선 당시에도 워런은 샌더스가 아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일각에선 워런이 이번 경선에서 어느 누구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찮게 나온다.사진=AFP◇고령의 백인남성 후보 2명만 남긴 민주워런의 하차는 민주당이 다양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해 5월만 해도, 민주당원들이 그리는 대선후보의 모습은 ‘노인·백인·남성’이 아닌 ‘젊음·유색인종·여성’이었다. ‘퓨 리서치센터’ 여론조사(5675명·표본오차 ±3.0%포인트) 결과를 보면 민주당원들은 최고의 대선후보의 모습으로 50대, 흑인, 여성을 꼽았었다.이에 발맞춘 듯 민주당 대선후보군은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50대 흑인 여성),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 장관(멕시코 이민3세), 앤드류 양 사업가(대만계) 등 나이, 인종, 성별을 뛰어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 가운데 미 원주민 인디언 혈통이자, 여성 정치인인 워런은 선두주자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이겨야 한다는 잠재력, 즉 ‘당선가능성’(electability)이라는 ‘문턱’을 뛰어넘지 못한 셈이다.결국, 이제 민주당은 고령의 ‘백인 후보’ 2명만 남겼다. 이날 워런이 취재진에게 남긴 이 마지막 언급은 미 정가에서 ‘유리 천장’을 깨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 유세과정에서 만난 소녀들과의 ‘(여성 대통령 당선) 약속’을 4년 더 미뤄야 한다는 게 가장 힘든 부분 중 하나이다.”그동안 워런은 소녀들을 만날 때마다 무릎을 꿇어 눈을 맞추고선 “내 이름은 엘리자베스야. 네 이름은 뭐니? 나는 ‘여자 아이들이라면 해야 하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고 해”라고 말한 뒤, 새끼손가락을 걸고 승리를 약속해왔다.미 역사상 첫 여성 하원의장에 오른 낸시 펠로시는 워런의 하차를 두고 “유리 천장이 아니라 대리석 천장”이라고 언급하며 아쉬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