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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차 참여 ‘0’…반쪽짜리 세계 첫 자율주행모터쇼
- 자율주행차를 주제로 한 모터쇼인 ‘2017 판교 자율주행모터쇼’가 16일 경기도 판교제로시티 기업지원허브에서 개막했다. 노재웅 기자[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자율주행차를 주제로 한 모터쇼인 ‘2017 판교 자율주행모터쇼’가 16일 경기도 판교제로시티 기업지원허브에서 개막했다.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야심차게 행사를 개최했지만,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국내·외 완성차 업체는 단 한 군데도 참석하지 않아 ‘반쪽짜리 모터쇼’ 또는 ‘동네잔치’라는 비난을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개막식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성낙인 서울대총장, 김태년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와 관계자 및 일반 관람객 수백여명이 참석했다.남경필 지사는 개회사를 통해 “판교제로시티가 자율주행 산업 혁신 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할 자율주행의 세계적 랜드마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남 지사는 이어 “미래 교통시스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선도할 자율주행차”라며 자율주행 무인셔틀 ‘제로(ZERO)셔틀’을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했다.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6일 경기도 판교제로시티 기업지원허브에서 개막한 ‘2017 판교 자율주행모터쇼’에서 자율주행 셔틀 ‘제로셔틀’을 공개하고, 개회사를 하고 있다. 모터쇼사무국 제공제로셔틀은 경기도가 투자하고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 주도해 개발한 차량이다. 판교제로시티와의 연계성을 강조해 이름을 붙였다. 판교제로시티의 ‘ZERO’는 규제, 사고, 미아, 환경오염, 탄소배출이 없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로 셔틀은 이러한 판교제로시티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첫 번째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남 지사는 설명했다.9인승 자율주행차 제로셔틀은 내달부터 매일 오전 10~12시, 오후 2~5시 지하철 신분당선 판교역~판교제로시티 5.5㎞ 구간을 하루 10회 정기 운행한다. 그동안의 자율주행 시험 운행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쳤던 것과 달리 이번 시험 운행은 앞으로 2년간 진행할 예정이다.16일 판교제로시티에서 개막한 ‘2017 판교자율주행모터쇼’의 참관객들이 기업지원허브 1층에 마련된 ‘자율주행 산업박람회’를 둘러보고 있다. 자율주행 산업박람회에는 IT·부품업체·자율주행차 스타트업 등 16개 기업이 전시관을 마련했다. 노재웅 기자모터쇼 기간인 18일까지 기업지원허브 1층에서는 ‘자율주행 산업박람회’가 열린다. 프랑스 자율주행차 기업 이지마일(Easymile)을 비롯해 IT 및 부품업체 16개 업체가 참석해 V2X(차량과 차량 사이의 무선 통신 기술),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센서 등 자율주행차 핵심기술을 선보였다.하지만 이 박람회에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외 완성차 업체가 마련한 부스는 없다. 현대차가 한구석에 ‘자율주행 VR 시뮬레이터’를 설치한 것이 전부다. 당연히 이날 개막식에는 완성차 업체의 주요 인사들의 참여도 없었다.이는 특히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2017 대구국제미래차 엑스포(DIFA)’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DIFA에는 현대차와 르노삼성 등 국내 업체는 물론 국내 자동차 행사에 그동안 참여가 없었던 테슬라와 BYD(비야디)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완성차 업체의 불참은 ‘옥에 티’로 남았지만, ‘참여형 행사’가 그동안의 여타 자동차 모터쇼나 엑스포보다 활발한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이번 자율모터쇼의 야외 행사장에서는 △자율주행차 시승회 △자율주행차VS인간미션대결 △PAMS 2017 EV 슬라럼 대회 △대학생 E-포뮬러 경주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특히 모터쇼 기간 매일 2시간씩 운영되는 자율주행차 시승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해 큰 인기를 끌었다. 모터쇼 기간 동안 매일 2시간씩 운영되는 자율주행차 시승회에는 국민대 무인차량연구실에서 현대차 그랜저를 개조한 자율주행차와 자체 제작한 자율주행트램과 등이 시승차로 활용됐다.이종돈 경기도 산업정책과장은 “판교자율주행모터쇼는 자율주행차량 시승 프로그램뿐 아니라 산업박람회, 국제포럼까지 개최해 자율주행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에서 전문가까지 모두가 참석할 수 있는 행사로 기획했다”고 밝혔다.16일 판교제로시티에서 개막한 ‘2017 판교자율주행모터쇼’에서 마련한 ‘자율주행차 시승회’에 사전신청한 참가자가 직접 자율주행 기술을 경험하고 있다. 모터쇼사무국 제공
- 국내 전기차 연간판매 첫 1만대 돌파
-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국내 순수전기차(EV) 연간 판매량이 처음으로 1만대를 돌파했다.1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모두 1만75대(테슬라는 1~9월 분)로 연간 기준 사상 처음 1만대를 넘어섰다.모델별로는 현대차(005380)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6203대로 전체 판매량의 약 61.6%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이어 르노삼성 SM3 Z.E.(1569대), 기아차(000270) 쏘울EV(1290대)가 2, 3위를 차지했다.이밖에 한국GM 쉐보레 볼트EV(457대), 르노삼성 트위지(259대), BMW i3(153대), 기아차 레이EV(38대), 테슬라 모델S(54대), 닛산 리프(47대) 순으로 뒤를 이었다.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0년 61대에 그쳤던 연간 전기차 신규등록 대수는 2014년(1308대) 1000대를 넘어선 뒤 2015년 2917대, 2016년 5099대로 해마다 2배 이상 성장했다. 누적 등록대수는 지난해 1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2만대를 넘어서게 됐다.업계는 내년에도 다양한 신차 출시가 예정된 만큼 전기차 시장이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현대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나의 전기차 모델을 내년 상반기 내놓는다. 기아차 니로의 전기차 모델도 내년에 나올 예정이다. 르노삼성은 주행거리를 늘린 SM3 Z.E. 2018년형 모델을 이달 출시하며 판매에 나선다.수입차로는 BMW i3와 닛산 리프가 모두 내년에 2세대 모델을 선보이며, 재규어의 첫 전기차인 중형 SUV I-페이스(PACE)도 하반기 국내 출시된다. 테슬라의 경우 SUV 모델X가 내년 상반기에, 보급형 모델3는 이르면 내년 말 국내에 들여올 예정이다.
- [글로벌 전기차 전쟁]글로벌 전기차 개발·생산 '기준' 된 中…이제 겨우 시동 거는 韓
-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전 세계 전기차 개발 움직임을 중국이 주도하면서 자동차 업계 지형도마저 크게 바뀌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은 글로벌 전기차 기술 및 생산·판매의 기준이 되고 있으며, 주요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이 속속 전기차 개발과 생산의 중심축을 중국으로 이동시키는 ‘대규모 러쉬’가 이뤄지는 형국이다.◇글로벌 완성차-中 기업 합자법인 설립 발표 잇따라 독일 폭스바겐은 지난 6월 중국 장화이자동차와 손잡고 중국 내 ‘1호’ 전기차 합자법인을 세웠다. 합자회사 지분은 양사가 각각 50%씩 보유하며, 총 투자액은 60억위안(약 1조원)이다. 폭스바겐은 이 합자기업을 통해 전기차 연구개발(R&D) 및 생산·판매·공유서비스 등을 제공하게 되며, 첫 전기차 생산은 내년부터 이뤄질 예정이다.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CEO는 “양사의 협력이 중국 전기차 미래 발전에 중대한 기여를 할 것이라 믿는다”며 “향후 중국 시장의 수요를 만족하기 위해 다채로운 전기차 제품군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8월 상하이자동차(SAIC), 울링자동차와 합작한 소형 전기차 ‘바오준 E100’을 중국 내 선보이는 첫 번째 전기차로 출시했다. 이미 내연기관차 생산에 있어 상하이자동차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는 GM은 이 관계를 전기차 R&D 및 생산·판매로도 확장하고자 하며,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볼트EV를 중국 현지에서 연간 15만대 규모로 만들 계획을 하고 있다.르노-닛산 얼라이언스도 지난 8월 중국에서 둥펑자동차와 함께 합자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계약을 맺었다. 합자 지분은 둥펑이 50%, 르노-닛산이 각각 25%씩이다. 이들은 신형 스마트 전기차를 개발해 오는 2019년부터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후베이성에 연산 12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미국 포드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7%를 차지하고 있는 중타이(Zotye)자동차와 손을 잡았다. 중국 안후이성에 본사를 중타이는 중국에서 배터리 전기차를 생산한 최초의 자동차 업체로, 올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대비 56% 증가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포드는 이번 중국 합자기업 설립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 내 경쟁력 확대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테슬라는 독자공장 설립 추진지난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된 볼보는 최근 차세대 전기차 개발을 위한 새로운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볼보와 지리의 새로운 전기차 합작사의 이름은 ‘GV 오토 모빌 테크놀로지’로 지리(Geely)와 볼보(Volvo)의 앞글자를 합쳐지었다. 특히 볼보는 2019년까지 모든 차종에 전기 모터를 장착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전통적 완성차 제조사 가운데 처음으로 ‘내연기관 종식’을 선언한 바 있다. 내년 중반부터 중국 청두에 들어설 폴스타생산센터에서 제작 판매할 폴스타1을 시작으로 2019년 하반기에는 폴스타2를 출시할 계획이다. 볼보는 폴스타2로 테슬라 모델3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이 밖에도 다임러그룹(벤츠)-북경자동차·BYD(비야디), BMW-창정(그레이트월)자동차, 혼다-광저우자동차·둥펑자동차, 콘티넨탈-NIO 등이 중국 내 합자기업 설립과 전기차 생산을 위한 합종연횡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최근에는 중국 정부가 외국 자동차 업체의 전기차 투자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미국 테슬라가 최초로 합작사 없이 중국에 생산 공장을 세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테슬라는 최근 중국 상하이 자유무역구에 독자 공장을 설립하기로 상하이시 정부와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장 설립과 관련한 테슬라와 상하이시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양측은 다음 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 회담을 앞두고 발표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현대차도 로컬업체 협업 적극 검토중 국내 기업인 현대자동차(005380)도 현지 생산·판매법인인 베이징현대(BHMC)를 통해 지난 8월 ‘엘란트라 EV’를 공식 출시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사드 보복이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전기차 판매에 난항을 겪고 있다. 내년 초와 하반기 각각 ‘쏘나타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링동 PHEV’를 출시할 계획이며, 2020년까지 총 6종의 친환경차를 중국 전역에 판매한다는 전략이지만 다른 글로벌 경쟁 업체와 비교하면 전망이 밝지 않은 것이 현주소다.현대차는 중국 전용 전기차 신차 출시와 함께 현지 기업과의 협업으로 숙제를 풀어갈 계획이다.지난 26일 열린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구자용 IR 담당 상무는 “중국은 ‘신에너지 자동차 크레딧 프로그램(NEV)’ 도입으로 신에너지차 판매 비중을 2019년 10%, 2020년 12% 수준까지 확대해야 하는 등 기업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중국 정부의 친환경차 확대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로컬 업체와의 유연한 협업 구축 필요성이 대두하는 중이며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쌍용자동차는 중국의 전기차 확대 정책 때문에 중국 시장 진출이 무산됐다. 쌍용차는 지난해 10월 중국 현지 완성차 생산공장 설립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중국 산시기차그룹과 LOI(합자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최근 “시안 합작공장 설립이 잘 되지 않았다”며 “중국의 새 법안은 전기차 등 친환경 차 생산이 병행되지 않으면 생산 인가가 나지 않고, 수입차 브랜드도 중국의 연비 목표에 맞추지 못하면 현지에서 사업하기 매우 어려워진다”며 “대안으로 현지 전기차 업체와의 아웃소싱(외주) 협력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중국업체 전기차의 품질 문제 등이 고민이다”고 밝혔다.
- [닥터몰라의 IT이야기]인텔-엔비디아, AI 프로세서 갈림길서 만나다
- 엔비디아 테슬라 GPU[IT벤치마크팀 닥터몰라]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인공지능(AI)은 반도체 시장의 흐름마저 비틀고 있다. 전통적으로 프로세서에 요구되어 온 성능의 척도는 얼마나 ‘복잡한’ 계산을 ‘빠르게’ 할 수 있느냐였다. 다시 말해 인간이 감히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정밀한 수치를 고속으로 계산해내는 계산기로서의 역할이 지난 수십년간 컴퓨터의 기대역할이었다는 뜻이다.반면 인공지능의 핵심인 신경망 모사에 있어서는 각 연산분야별 우선순위가 크게 변한다. 인간의 두뇌가 그러하듯 개별 연산의 정밀도는 다소 떨어지더라도 이를 압도적인 수량으로 병렬 처리해 그로부터 일정한 ‘패턴’을 도출하는 것. 이를 우리는 ‘학습’ 또는 ‘추론’이라고 한다. 오늘날 인공지능을 처리하는 프로세서에도 이 용어는 똑같이 적용된다. 요컨대 프로세서의 학습 또는 추론, 우리는 이를 머신러닝(기계학습)이라고 불러 왔다.◇양강 구도 깨뜨린 엔비디아 쿠다 코어 지난 수 십년간 연산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프로세서는 때로 적대적 기생관계로도 묘사되는 인텔과 AMD, 양사가 대표하는 x86 진영이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해 왔다. 여기에 중대한 변화가 가해진 것이 약 10년 전의 범용 그래픽처리장치 (GPGPU) 의 등장이다. 엔비디아가 주도한 GPGPU의 흐름은 오늘날 머신러닝의 표준 언어와도 같은 쿠다(CUDA)의 정립으로 이어졌고, 그래픽처리장치 (GPU) 제조사로만 알려졌던 엔비디아는 순식간에 미래 컴퓨팅을 상징하는 선도회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그래픽 처리에 특화된 GPU가 생뚱맞게도 머신러닝 시대에 각광받는 까닭은 GPU의 진화방향이 마침 머신러닝에 유리한 방향이었기 때문이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대중화되어 갈수록 GPU가 처리할 데이터의 양은 증가하는데, 화면에 특정 효과를 구현하는 작업의 중요한 특징은 픽셀 하나하나에 대하여 동일한 연산을 무수히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반면, 개별 픽셀에 서로 다른 효과(=연산) 를 무작위로 구현해야 할 경우는 드물다.이에 따라, 자연스레 GPU는 해상도의 증가에 발맞춰 ‘병렬 처리’를 고도로 수행하게끔 진화하게 되었다. 반면 그와 대조적으로, CPU는 동일 연산을 반복적으로 수행하기보다는 복잡하고 다양한 연산을 수행하는 데 중점을 둬 왔는데, 오랜 기간 서로 다른 진화의 노선을 걸어온 이들이 때마침 시대의 화두로 급부상한 머신러닝을 맞아 희비가 극단적으로 엇갈렸으니 대단한 운명의 장난이지 않은가.◇‘텐서’가 바꾼 업계 노선 변화여기에 재차 변화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으니, 바로 머신러닝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텐서(Tensor) 연산의 대두이다. 행렬연산의 일종인 텐서는 ‘동일 연산 반복 수행’의 극단적인 예로, 이제부터는 텐서를 연산하기 위해 프로세서가 차라리 ‘진화’ 아닌 ‘퇴화’를 선택해야 할 정도로, 노선 변화의 갈림길에 놓이게 되었다.GPU가 범용 연산을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 GPU 기반 머신러닝이라는 꽃을 피웠다면 이제 다시 ‘극단적으로 단순화된’ 반복작업을 위해 ‘범용성’을 포기해야 할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전통의(?) 머신러닝 명가답게 이에 대한 솔루션을 가장 먼저 제시했다. 바로 범용 연산 유닛에 더해 별도의 텐서 전용 유닛을 나란히 탑재한 것이다. 이 GPU의 이름은 ‘볼타’ 이다. 그러나 이질적인 두 유닛간의 시너지, 즉 ‘케미’ 없는 물리적 결합이란 점에서 면적의 비효율적 증가는 우려되는 점으로 꼽힌다. 볼타는 현재까지 하위 라인업으로 파종되지 않았다.구글 텐서플로우 TPU지난해 자회사 딥마인드를 통해 인공지능 경쟁의 선봉에 서 있음을 과시한 구글 (알파벳) 역시 머신러닝 전용 하드웨어 경쟁에 전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들이 인 하우스 (in-house) 로 개발한 전용 프로세서는 그 이름부터가 텐서처리장치 (TPU) 이다. 구글은 TPU의 기술적 측면을 거의 공개하지 않았지만 별도의 ‘고유한 반도체 설계 (ASIC)’ 대신 FPGA를 사용해 프로그래밍된 낮은 레벨의 반도체로 점치는 시각이 우세하다. (ASIC은 고유 설계를 바탕으로 고성능화가 용이한 반면 FPGA는 직접 반도체를 ‘프로그래밍’ 해야 하는 까닭에 고성능화가 어렵지만 개발비용이 매우 낮다는 장점이 있다. 적절한 비유가 아닐 수 있지만 PCB 기판과 브레드보드 위에 회로를 구현하는 경우를 대비해보자.)◇너바나 인수한 인텔의 반격 반도체 공룡 인텔 역시 인공지능 프로세서 경쟁에 지난달 전격적으로 동참을 선언한 바 있다. 인텔은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CEO 취임 이래 공격적으로 기술기반 스타트업에 대한 인수합병을 추진해 왔는데, 그 중 손꼽을만한 것들을 열거하자면 2015년의 알테라, 2016년의 너바나 (Nervana; Nerve(신경) + Nirvana(열반, 초월)), 2017년의 모빌아이 등이다. 이들은 각각 FPGA, 신경망 프로세서, 자율주행 부문을 대표한다. 특히 앞의 둘을 조합해 구글의 TPU와 대조해 보면 인텔이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대강의 그림이 그려진다.인텔은 오는 연말 자신이 인수했던 기업 너바나와 동명의 신경망 프로세서 (NNP) 를 발표할 계획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엔비디아 홀로 ‘비효율적’ 구세대 연산 유닛과의 공존을 꾀한 것 같지만, 인텔의 길은 엉뚱하게도 작년 인수합병 당시 아미르 너바나 공동창업자의 인터뷰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 길은 인텔 역시 궁극적으로 CPU와 NNP의 융합에 방점을 찍고 있음을 보여 준다.“앞으로 5년 뒤에는 우리 모두가 단순히 더 많은 FLOPS 성능을 요구하는 하드웨어 경쟁에서 벗어나, 실제로 AI를 구동하기 위해 신경망을 중심으로 하드웨어의 통합이 일어날 것이다. (중략) 하나는 제온과 같은 CPU 구성요소일 것이고, 또 하나는 NNP가 될 것이다. CPU와 NNP가 통합되면 구글 알파고에 사용되는 기술을 더욱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결국 너바나와 제온이 하나의 칩 위에 긴밀하게 통합될 것이라는 게 내 예측이다.”때마침 인텔은 이번 분기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제품군을 출시하며, 그보다 더 거슬러 오르자면 지난해 4분기에 제온 파이 제품군을 출시하며 공히 알테라의 FPGA와 하나로 패키징된 제품이 언젠가 등장할 것임을 지속적으로 암시해 왔다. 어쩌면 인텔과 엔비디아의 길은, 길게 보면 다시 만나게 되는 것 아닐까.인텔 너바나의 신경망 네트워크 프로세서(Neural Network Process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