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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일 용인시장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수정법 개정돼야"
- [용인=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한강유역 수도권 도시들이 지역 특성에 맞는 혁신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42년 전 제정돼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규제 내용을 담고 있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을 개정해 수도권의 각 도시가 새로운 법의 틀에 맞춰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경기도의 오랜 숙원인 ‘수도권정비계획법’(수정법) 개정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경기 용인특례시에 따르면 이 시장은 지난 26일 이천시청에서 열린 ‘제2기 한강사랑 포럼’ 발대식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지난 26일 이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강사랑포럼 발대식에 참석해 수도권 지역 규제 개선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사진=용인시)한강사랑포럼은 한강 유역의 균형발전과 상호협력 및 한강 수질의 체계적 관리 등을 위한 정책 개발과 연대를 위해 지난해 2월 한강 유역 내 시군과 지역구 국회의원,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정책협의체다.이천시와 송석준 국회의원(국민의힘·이천)이 주최한 이날 발대식에는 김경희 이천시장과 이상일 시장, 이현재 하남시장, 김성제 의왕시장, 전진선 양평군수, 서태원 가평군수, 김충범 광주부시장, 조정아 여주부시장을 비롯해 시·도의원,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상일 시장은 “수도권 발전이 지방도시 발전을 억제한다는 단순한 논리에서 탈피해 수도권 발전이 지방 발전을 견인하고, 지방 발전이 수도권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쪽으로 정책을 펴는 연구가 필요하다”며 “선진국이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 도시의 혁신적 발전을 위한 규제 혁파가 이뤄져야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강화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용인의 경우 45년 동안 지역 발전을 가로막았던 송탄상수원보호구역 규제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 오산시의 1.5배, 수원시의 53%에 해당하는 1950만평의 상수원보호구역 규제를 해제토록 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현재는 이처럼 지방자치단체가 개별적으로 불필요한 규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뛰는 형국인데, 앞으로 지방자치단체가 힘을 모아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을 관철해서 법적 틀을 바꿔야 모든 지방이 잘못된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한강사랑포럼 회원들의 오늘 결의가 수도권 규제의 합리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협력하자”면서 “포럼 다음 회의를 용인특례시에서 주최하도록 해준다면 자연보호권역에 대한 합리적 조정 방안을 용인특례시가 제시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강사랑포럼 회원들은 ‘수도권 규제의 합리적 개선을 위한 결의문’에 서명했다. 결의문에는 수도권 도시의 경제적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수도권정비계획법 규제 정책 재정비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의 토대 마련과 불균형 해소 △개발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국토 개발 추진 △수도권 규제 개선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이 공정한 절차를 통해 참여할 수 있는 기회 보장 등의 내용이 담겼다.
- 오늘 일본 새 총리 나온다…오후 3시 40분쯤 발표
- (왼쪽부터)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사진=AFP)[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27일 일본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선거가 열린다.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고이즈미 신리조 전 환경상,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의 3파전이 치열한 가운데, 어느 후보도 과반 표를 받지 못하고 결선 투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회의원 표심이 향방을 좌우하는 결선투표의 특성상, 최종 2명의 후보가 누가 될지에 따라 결과도 달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2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는 오후 1시 자민당 본부에서 국회의원 투표를 시작해 오후 3시 40분쯤 최종결과를 내놓을 전망이다. 결과는 이날 이뤄지는 국회의원 368명 표와 지난 26일까지 집계된 당원·당우 368명 표를 더한 736표 중 과반을 차지한 후보가 당선된다. 과반 투표가 없으면 1·2위 득표자를 놓고 결선투표를 치른다. 1차 투표 결과는 오후 2시 20분쯤 나올 전망이다.9명이라는 역대급 후보들이 나온 가운데, 각 언론사가 내놓는 정세 분석에선 이시바 전 간사장과 고이즈미 전 환경상,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 중 2명이 결선투표에 진출할 것은 확실시되고 있다. 고이즈미는 의원표에서 이시바·다카이치는 당원·당우표에서 강세를 보인다.결선투표는 국회의원 368표와 지방조직 47표를 더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전체 투표에서 의원 투표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 만큼, 1차 투표에서 9명의 후보로 분산됐던 표심이 막판 어디로 향하느냐가 중요하다.닛케이는 결선 투표에 누가 진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이시다 전 간사장과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이 남을 경우, 보수적인 정책을 중시하는 구 아베파의 의원들이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에 대거 투표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선택적 부부 별성제 등 진보적 색채를 띄고 있는 의원들은 이시바 전 간사장에 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선출된 새 총재는 이날 오후 6시 자민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한다. 10월 1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총리 지명절차를 거쳐 새로운 일본 총리로 선출될 전망이다.
- 美경제 순항·반도체도 '업사이클'…S&P500 사상 최고치[월스트리트in]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P500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의 경제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신호가 나온데다, 전날 ‘메모리 반도체 실적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향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주들이 대거 상승한 덕분이다.◇美 2분기 GDP성장률 3.0%…美경제 순항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2% 오른 4만2175.11에 장을 마감했다.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0.40% 상승한 5745.37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60% 오른 1만8190.29에 거래를 마쳤다.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데이터가 나오면서 시장은 상승세를 보였다. 미 상무부는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확정치)이 3.0%(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됐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에도 부합했고, 한 달 전 발표된 잠정치와 동일한 수치다.가계 소비 여력이 줄어들 것이란 전문가 우려와 달리 미 경제는 탄탄한 소비를 바탕으로 2분기 들어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상무부는 또 올해 1분기 성장률을 기존 발표된 1.4%에서 1.6%로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고용시장 역시 탄탄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9월 15∼2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1만8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4000건이 줄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5월 12∼18일 주간(21만6000건)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치이고,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3000건)도 밑돌았다.이에 따라 시장은 11월 빅컷 가능성을 소폭 낮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마감 무렵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확률을 52.8%로 반영하고 있다. 전날 57.4%에서 소폭 낮아졌다. 12월 현재보다 금리가 75bp 이상 떨어질 확률은 72.3%를 기록 중이다.◇마이크론 ‘어닝서프라이즈’..메모리 업사이클 본격화?투자자들은 미국 경기가 탄탄하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전날 발표된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어닝서프라이즈’를 보며 반도체 등 기술주에 매수에 적극 나섰다. 전날 마이크론의 4분기 매출과 조정 주당 순이익은 모두 월가 예상을 뛰어넘었고, 1분기 가이던스도 추정치를 웃돌았다. 마이크론은 특히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칩이 내년 생산 물량까지 이미 매진됐고 다음분기에도 기록적인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마이크론은 ‘반도체의 실적 풍향계’로 불린다. 메모리반도체 세계 3위 업체이지만,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기 때문에 메모리반도체 업황을 가장 먼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월가에서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업황 상승(업사이클)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이에 따라 이날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는 무려 14.73% 급등했다. AMD(3.38%), 퀄컴(2.61%), 브로드컴(1.46%), 인텔(1.61%)을 비롯해 세계 1위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TSMC ADR(2.46%), 엔비디아(0.43%) 등이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3.47% 올랐다.반면 AI붐 수혜주이기도 한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미 법무부가 ‘회계조작’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12.17% 폭락했다.중국 관련주도 일제히 올랐다. 경제 둔화 속에 시중은행 유동성 공급과 정책금리 인하 등 부양 패키지 조치를 꺼내든 중국이 최고 지도부 회의를 통해서도 재정 지출과 정부 투자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게 투심을 끌어올렸다. 중국 전기차업체인 리 오토 ADR(6.73%) 테무 쇼핑앱의 모기업 PDD홀딩스 ADR(13.57%) 알리바바 홀딩스 ADR(10.07%) 등이 급등했다.◇사우디 증산 나서나…국제유가 2% 이상 급락미국 경제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신호에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오후 4시기준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6.5bp(1bp=0.01%포인트) 오른 3.618%에서 움직이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1.1bp 오른 3.792%에서 거래되고 있다.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빠른 금리인하 가능성에 국채금리가 급락한 이후 조정이 나타났다는 분석과 함께, 연준이 고용시장 둔화를 막는 데 초점을 잡으면서 약간 높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할 것이라는 전망에 국채금리가 최근 들어 오르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달러는 약세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35% 떨어진 100.56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2% 이상 급락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증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67.67달러로 전장 대비 2.02달러(2.90%) 급락했다.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1.60달러로 전장 대비 1.86달러(2.53%) 하락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가 석유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채택하고 있었던 배럴당 100달러 유가 목표를 포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 맛집이 그리워.. 유배지서 만든 '조선판 미슐랭'[미식가의 세계]①
- 인류의 역사는 음식의 변천사이기도 하다. 우리의 밥상은 이미 과거의 밥상이 아니다. 조선후기의 기록에 성인남자는 7홉의 쌀로 한 끼 밥을 지어먹었다고 한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했지만 이제는 사실이 아니다. 최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집계를 시작한 196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한 끼에 평균 밥 반 공기 정도를 먹는다. 반면에 육류소비량은 쌀 소비량을 추월하고 있다. 지난해 돼지, 소, 닭고기 등 3대 육류 소비량은 1인당은 60.6㎏으로 쌀 소비량을 넘어섰다. 우리경제의 산업화는 외식산업의 발달과 함께 식생활의 서구화를 가져왔다. 우리의 식탁에는 20년 전만 해도 볼 수 없었던 브로콜리, 셀러리, 파프리카가 등장하고 부대찌개, LA갈비 같은 정체가 모호한 음식들이 팔리고 있다. 인스턴트식품과 배달음식의 소비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 한 시대의 음식문화 발전에는 항상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이 존재한다. 그들은 새로운 식재료와 요리법을 개발하고, 그것을 즐기며 평가하는 사람들이다. 편리한 식기와 식탁예절을 도입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었다. 오늘날의 음식문화를 만든 이들이 누구이며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브리야 사바랭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고 했다. 이제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아볼 때이다. [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 허균처럼 엄청난 비난과 칭송을 한몸에 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은 드물다. 지금에 와서는 정부까지 나서서 “시대를 앞서간 비운의 천재“라고 치켜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세우고, “약자가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꾼 인본주의자이고 자유주의자”라는 평가까지 받는다. 그러나 그가 살았던 시대에는 문장과 식견만큼은 당대 최고로 인정받았으나 인품은 경박하고 인륜도덕을 어지럽혔으며 이단아라는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당파싸움의 희생양이 된 탓도 있겠지만 광해조일기는 허균을 “천지간의 한 괴물”이라 했다. 나아가서 “성질이 올빼미와 승냥이 같고 행동이 개와 돼지 같아 인륜을 더럽히고 음행이 방종하여 전연 사람의 도리가 없었으며, 기강을 멸시하고 상례를 폐지하여 자식 된 도리를 스스로 끊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도 사태가 위급할 때는 권력에 빌붙어서 목숨을 부지하는 찌질함도 보였다. 결국 허균은 역모를 꾸민 대역죄인 으로 몰려 사지를 찢는 거열형에 처해졌다. 허균은 조선왕조 내내 복권되지 않았다. 그의 일생은 참으로 파란만장하다. 그는 동인의 영수이자 경상도관찰사를 역임한 허엽의 3남으로 태어났다. 형들인 허성과 허봉도 당대의 인물들이며 문장가로 이름을 떨쳤다. 누이는 그 유명한 여류 시인 허난설헌이다. 25세에 과거 급제하여 황해도도사, 삼척부사, 공주목사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가는 임지마다 기생을 데리고 다녀 수차례 사헌부와 사간원에서 탄핵되고 파직 당했으며, 심심치 않게 유배를 가기도 했다. 불교를 배척하던 시대에 관아에 불상을 모시고 예불을 올리다 벼슬에서 쫓겨나기도 했고, 양반가의 서출들과 가까이 지냈으며 심지어 천민출신 시인 유희경과도 교류하였다. 유교문화가 지배하던 당시에는 용납이 안 되는 행동이었다. 허균은 ‘호민론(豪民論)’에서 “천하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는 오직 백성뿐, 정치의 목적은 백성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또 ‘유재론(遺才論)’에서는 “서얼이라 해서 능력 있는 인재를 수용하지 않는 것은 하늘을 거역하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개혁적인 사고의 소유자였다.◇뛰어난 문장가이자 사상가였으나 정치는 문외한1610년에는 과거의 시험관이 되어 채점을 하면서 자신의 조카와 조카사위를 부정 합격시켰다는 혐의로 사헌부에서 탄핵 당했다. 그런 굴곡을 겪으면서도 허균은 꾸준히 승진하여 벼슬이 형조판서, 예조판서, 의정부좌참찬과 우참찬에 이른다. 게다가 그의 딸은 세자의 후궁까지 되었으니 광해군과 사돈이 된 셈이었다. 그럼에도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었다고는 하나 더 큰 화를 자초할 인목대비 폐모론에 적극 찬성하였다. 그 외에도 이런 저런 역모와 흉서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리다 자신의 후견인격이었던 이이첨과도 관계가 악화된다. 결국 그는 “포악한 임금을 치러 하남 대장군 정모가 곧 온다…”는 내용의 남대문 벽서를 사주한 주범으로 지목되어 멸문지화를 당하게 된 것이었다. 허균의 일생을 되짚어보면 그는 뛰어난 문장가이자 사상가이기는 했으나 자유분방한 성품 탓에 정치에는 별로 자질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한 부족함이 그를 죽음으로 내몬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불행이 오늘날 그의 모든 과오를 덮을 수 있는 업적을 남기는 계기가 될 줄은 허균 자신도 미처 몰랐을 것이다. 허균은 1611년 과거부정사건으로 인해 전라도 함열에서 유배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조선 최초의 음식품평서라 할 수 있는 ‘도문대작(屠門大嚼)’을 집필한다. 그의 문집인 ‘성소부부고’의 한 귀퉁이에 붙어있는 짧은 글이지만 그는 그것을 통해 조선최고의 미식가이자 음식평론가로 거듭난다. 마치 400년 후에 조선 땅에서 꽃을 피울 먹방, 쿡방 문화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이다. 따지고 보면 그의 음식에 대한 애정과 탁월한 미각은 천부적인데다 또 길러진 것이기도 했다. 허균은 도문대작의 서문에 “선친이 생존해 계실 적에는 사방에서 나는 별미를 예물로 바치는 자가 많아서 나는 어릴 때 온갖 진귀한 음식을 고루 먹을 수 있었다. 벼슬길에 나선 뒤로는 남북으로 전전하면서 우리나라에서 나는 별미를 모두 먹어볼 수 있었다.”고 적고 있다. 허균의 아버지 허엽은 초당두부를 고안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의 아호가 초당이다.◇배고픔에 저술한 ‘도문대작’, 최초의 음식평론서허균 영정 (동강 권오창 선생 제공)허균은 지방의 관직에 부임하거나, 심지어 유배를 갈 때에도 맛있는 음식이 나는 곳으로 보내달라고 요로에 청탁을 하고 다닌 인물이다. 함열로 귀양을 갈 때에도 그곳 현감이 지인이라, 현지음식을 기대하며 유배지를 지원해서 간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가서보니 먹을 것이 부실해서 밥상에 오르는 것은 상한 생선이나 감자, 들 미나리 등이었고 그나마도 끼니마다 먹지 못해 굶주린 채 밤을 지새울 때가 많았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이전에 먹었던 맛있는 음식들을 생각하며 나름의 기준으로 분류하여 기술한 소책자가 도문대작이었다. 그는 책의 머리말에 “마침내 종류별로 나열하여 기록해 놓고 가끔 보면서 한 점의 고기로 여기기로 하였다”고 썼다. 도문대작은 “푸줏간 문을 바라보며 입맛을 크게 다신다.”는 뜻으로 실제 먹지는 못하지만 먹는 흉내를 내는 것만으로 자족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도문대작은 전국 8도의 식품을 병이 지류(떡과 과자종류), 과실지류, 비주지류(고기류), 해수족지류(어패류), 소채지류, 서울의 시식 등으로 나누어 다양한 식품을 소개하고 있다. 내용 중에는 곰 발바닥과, 표범의 태, 사슴의 혀와 꼬리는 어디, 어느 고장 것이 맛있다는 소개까지 나와 있을 정도이다. 당시 자신이 접하는 음식이 변변치 못하니 기억을 더듬어 상상력과 글로라도 즐기겠다는 심사이다. 허균의 성정과 재능이 엿보이는 저술이 아닐 수 없다. 그는 도문대작을 통해 음식문화평론가로서 빛나는 지식과 시대를 뛰어넘는 통찰력을 보여준다. 허난설헌 생가터 (사진=한국관광공사)예를 들어 청어를 기술하면서 “네 종류가 있다. 북도에서 나는 것은 크고 배가 희며, 경상도에서 나는 것은 등이 검고 배가 붉다. 호남의 것은 조금 작고 해주에서 잡히는 것은 2월이 되어야 비로소 나오는데 맛이 정말 좋다.”라며 전문적인 지식을 뽐낸다. 방풍죽에 대해서는 “달콤한 향기가 입에 가득하여 3일 동안은 가시지 않는다.”고 칭송하면서 강릉과 요산의 방풍은 그 맛의 차이가 크다고 빼어난 미각을 자랑한다. 방어에 대해서는 “동해에서 많이 나지만 독이 있어 임금께는 올리지 않는다.”했다. 이는 그 시절에 이미 방어에 기생하는 고래회충과 방어사상충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었음을 뜻한다. 사면(실국수)에 대해서는 “오동(吳同)이란 사람이 잘 만들어 지금까지 전해온다.”고 했는데 이는 우동의 어원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있는 서술이다. 허균의 음식에 대한 지식은 너무나 해박하다. 도문대작의 서문은 “먹는 것에 너무 사치하고 절약할 줄 모르는 세속의 현달한 자들에게 부귀영화는 이처럼 무상할 뿐이라는 것을 경계하고자 한다.”고 마무리된다. 지금도 울림이 있는 구절이다.
- 4500㎞ 한국판 산티아고 길 열렸다.. 15년만 완전 개통
- 해파랑길 1코스의 부산 오륙도 해맞이 공원(사진=한국관광공사)[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하루에 20㎞씩 걸어도 약 8개월이 걸리는 초장거리 걷기 여행길이 국내에 새롭게 탄생했다. 대한민국의 외곽을 하나로 연결한 총 길이 4544㎞에 달하는 ‘코리아둘레길’이 이달 완전 개통된 것이다. 동해와 서해, 남해는 물론 북쪽 비무장지대(DMZ) 인근 지역까지 아우르며 전 국토를 하나로 잇는 걷기여행길이 완성된 건 지난 2009년 최초 계획 발표 이후 15년 만이다.◇4색 매력으로 꽉 찬 초장거리 도보길코리아둘레길과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추천코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코리아둘레길 조성은 한국에도 세계적인 걷기 여행길을 만들겠다는 포부에서 시작됐다. 2009년 시작된 프로젝트는 2016년 동해안 ‘해파랑길’을 시작으로 2020년 남해안 ‘남파랑길’, 2022년 서해안 ‘서해랑길’에 이어 올해 9월 마지막 코스인 북쪽 ‘DMZ 평화의 길’이 개통하면서 국토의 4면을 잇는 코스가 완성됐다.총 길이 4544㎞의 코리아둘레길은 규모 면에서 해외 유명 트레킹 코스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세계적인 걷기 여행길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도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 ‘프랑스 길’(약 800㎞)의 5배가 넘고, 미국 ‘애팔래치안 트레일’(약 3500㎞), 뉴질랜드 ‘테 아라로아 트레일’(약 3000㎞)보다도 길다.남파랑길 8코스의 금산 보리암 전경 (사진=한국관광공사)코리아둘레길은 단순한 장거리 걷기 코스를 넘어, 세계적인 명품 걷기 여행 브랜드를 육성하고 지역 발전까지 도모하기 위해 추진된 범정부 프로젝트다. 서울, 제주 등 특정 도시만 방문하고 ‘한국여행은 다 했다’라고 여기는 관광객들을 ‘대한민국 구석구석 끝까지 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연간 550만 명이 코리아둘레길을 이용할 경우 약 7200억 원에 달하는 경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주상건 한국관광공사 레저관광팀장은 “전국을 잇는 코리아둘레길은 자연과 지역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여행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자연과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걷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전국 단위의 걷기 여행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해파랑길 14코스의 포항 호미곶 (사진=한국관광공사)코리아둘레길은 코스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녔다. 2016년 개통한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총 50개 구간, 750㎞ 길이의 여행길이다. 2021년 문체부 조사에 따르면 해파랑길은 이용자 만족도가 97%가 넘을 정도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남파랑길(2020년 개통)은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전라남도 해남 땅끝마을까지 이어지는 총 90개의 구간으로 길이가 1470㎞에 달한다. 남해의 수려한 해안경관과 마을의 소박한 매력으로 이용객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서해랑길(2022년 개통)은 전라남도 해남 땅끝탑에서 인천 강화도까지 이어지는 총 109개 구간, 길이 1800㎞의 걷기 길이다. 서해 바다의 정취와 일몰, 생태계의 다채로움을 만날 수 있는 데다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좋아 이용객이 가장 많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코스다.가장 최근 개통된 북쪽 ‘DMZ 평화의 길’은 분단된 한반도의 상징인 DMZ를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걷는 코스로 전 세계 어떤 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을 선사한다. DMZ 평화의 길 8코스의 파주 임진각평화누리공원 (사진=한국관광공사)DMZ 평화의 길은 ‘횡단노선’과 ‘테마노선’으로 나뉜다. 이 두 노선은 완전히 별개로 봐도 무방하다. 횡단노선(총 510㎞)은 강화 평화전망대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반면 총 10개 구간인 테마노선은 군사·안보 지역을 포함하고 있어 자유로운 출입이 불가능하다. 개인이 아닌 단체 투어만 가능하고 최소 방문 3주(21일) 전 사전 예약 신청을 해야 한다. 다소 까다롭지만 그만큼 신선한 걷기 체험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자연·문화자원 활용 차별화된 상품 개발해야” 코리아둘레길 국토종주 캠페인 (사진=두루누비 홈페이지 갈무리)코리아둘레길 완전 개통에 맞춰 다양한 기념 이벤트도 이어지고 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국토 종주 릴레이 캠페인은 11월 30일까지 진행된다. 코리아둘레길 구간 중 최소 한 곳을 걷고 인증하면 추첨을 통해 트레킹 세트를 경품으로 준다. 코레아둘레길 전체 구간 중 걷기 좋은 곳을 엄선한 ‘추천 45선 인증 이벤트’도 12월까지 진행한다. 코리아둘레길 코스 등 종합적인 정보와 코스 완주 인증 방법은 ‘두루누비’ 누리집(홈페이지)과 앱을 참고하면 된다. 정재은 한국관광공사 레저관광팀 차장은 “향후 코리아둘레길 전 구간 완주 시 ‘그랜드 슬램’을 인증하는 기념품과 함께 사진, 완주자 명단을 두루누비 앱 ‘명예의 전당’에 등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해랑길 54코스의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사진=한국관광공사)출범 초기인 만큼 남아 있는 숙제도 있다. 코리아둘레길이 매력적인 관광 코스이자 잠재력 높은 콘텐츠로 자리하려면 지속적인 인프라와 서비스 확충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부족한 이정표와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터 공간은 시급하게 마련해야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전 구간에 걸쳐 29개 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4500㎞가 넘는 코스 규모에 비하면 부족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현재 각 지자체와 함께 내년까지 50개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관련 여행 상품 구성에도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 나온다. 여행업계에선 유명 관광지와 연계한 상품만으로는 자칫 코리아둘레길이 ‘끼워팔기용’ 콘텐츠로 전락할 수 있는 만큼 보다 다양한 상품 보급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원근 승우여행사 대표는 “걷기 여행자가 원하는 것은 전에 없던 곳에서 만나는 자연 속의 새로운 경험”이라며 “상업적 요소만 강조한 유명 관광지 중심의 걷기 상품만 늘어날 경우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들여다 보자는 코리아둘레길 본래의 취지와 목적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력적인 지역의 자연과 문화자원을 재조명한 상품 개발을 통해 차별성과 성장성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무협 바르샤바 사무소 개소...중·동부 유럽 수출지원 강화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국무역협회는 우리 기업의 중·동부 유럽 수출지원을 위한 바르샤바 사무소를 26일(현지 시각) 개소했다고 밝혔다. 브뤼셀에 이은 무역협회의 유럽 내 두 번째 해외 사무소다.동·서유럽을 잇는 경제·물류 허브인 폴란드는 우리나라의 EU내 2위 수출 상대국이다. 수교 이후 양국은 배터리 산업을 중심으로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를 이어왔으며, 최근에는 방산, 인프라, 우크라이나 재건 등 협력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한국과 폴란드 간 교역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390여 개의 한국 기업이 폴란드에 진출해 현지에서 3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등 양국의 경제교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이번에 신규 개소한 바르샤바 사무소를 통해 배터리·방산·원전 등 양국 간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분야에서 우리 기업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도록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한국 기업의 역량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강조했다.바르샤바 사무소는 EU 통상 이슈 대응 거점인 브뤼셀지부에 이은 한국무역협회의 유럽 내 두 번째 비즈니스 거점으로, ▲중·동부 유럽 시장정보 제공 ▲현지 마케팅 지원 ▲진출기업 네트워크 구축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특히 재폴란드 한국비즈니스연합회(KBC Poland) 설립 추진을 통해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의 애로를 대변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고, 양국 기업 간 협력을 촉진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폴란드 바르샤바 프레지덴셜 호텔에서 개최된 개소식에는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임훈민 주폴란드 대사, 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 회장 등 무역협회 회장단과 토마스 노박(Tomasz Nowak) 한-폴란드 의원친선협회 회장, 크쉬스토프 가도브스키(Krzysztof Gadowski) 의원, 안제이 드하(Andrzej Dycha) 폴란드투자무역청(PAIH) 청장, 라파우 제라즈니(Rafał ·elazny) 카토비체 경제특구 대표 등 양국 주요 기관·기업 인사 60여 명이 참석했다.
- 실적보다 '외풍'에 흔들…"세금도 발목"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상장기업의 주가가 실적을 따라가지 못하는 데엔 외부 환경에 민감한 국내 증시 구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내 산업이 수출 중심으로 성장해 온 데다 증시 펀더멘털까지 약한 상황이 지속해 기업 실적보다 외부 변수에 주가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자본시장에 부과되는 세금이 다른 투자처나 타국과 비교해 과도하다는 평가가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2.33% 하락했다. 주요 20개국(G20) 중 대표 주가지수 수익률이 한국보다 저조한 국가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13.18%·RTS 지수)와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튀르키예(-8.03%) 뿐이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국가 역시 중국과 멕시코를 더해 5개국에 불과했다. 지난달 국내 증시가 저조한 성적을 거둔 주요 원인은 미국발(發) 경기침체 우려다.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는 개별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고개를 들자마자 곧바로 약세를 나타냈다. 정작 경기 침체 우려의 주인공인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기간 3.90%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외 경제 변수에 국내 증시가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걸 확인한 셈이다.금융투자업계에서는 수출 경기 의존도가 큰 국내 산업 구조에 원인이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국내 지수를 이끄는 반도체 부문의 대미 연계성이 강화한 것도 원인으로 손꼽힌다.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주식시장팀은 지난달 31일 보고서를 통해 “국내 반도체 산업은 칩4 동맹,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공급망 재편 등으로 대미 연계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대외의존도가 높은 데다 중국 경기 부진이 지속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인공지능(AI) 산업, 반도체 산업 성장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 모멘텀 강화에 디스카운트를 받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고, 저평가 매력이 제대로 부각되지 않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내 증시의 저평가를 나타내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실적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 오랜 요소다. 낮은 총주주수익률, 지배주주를 위한 무분별한 분할 상장,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주주 이익을 등한시하는 상장기업들의 경영 방식이 실적 개선과 무관하게 주가를 억누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자 친화적인 환경부터 조성해 펀더멘털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적어도 상장 기업의 주가가 실적 개선을 반영해 상승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동시에 국내 주식시장이 활성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세제 개편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은 주식거래에 증권거래세와 배당세, 양도세 등을 부과하고 있으며, 최근엔 금융투자소득세를 도입하면서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아시아 금융 허브로 불리는 싱가포르가 증권거래세를 제외하고 소득세, 배당세가 없는 거처럼 주식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세제를 투자자 친화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