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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택 6.13]무능한 보수 심판… 민주당, 광역 14곳 압승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3일 저녁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을 찾아 선거개표종합상황판에 광역단체장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14:2:1.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했다. 수도권과 호남, 충청뿐 아니라 그동안 감히 넘보지 못했던 영남까지 여당이 휩쓸었다. 부산·경남·울산을 석권했고, 대구에서도 한국당을 턱밑까지 추격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가까스로 TK(대구·경북) 지역만 지켜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광역단체장을 1곳도 배출하지 못했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승리 역시 여당의 몫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12곳 중 11곳에서 승리, 제1당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한국당은 14일 오전 5시 5분 기준으로 경북 김천에서 무소속 후보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이번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선거 초기부터 여당의 압승이 예상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70%를 넘나들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민주당 역시 5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어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여겨졌다. 선거 초기부터 꾸준히 이어진 ‘한반도 평화’ 분위기는 여당의 선거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야당들은 그야말로 전의를 잃을 수밖에 없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미투’ 논란과 김경수 경남지사가 연루된 ‘드루킹’ 사건 등 악재도 있었지만 선거 판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야당들은 기본적으로 보수진영이 한국당과 바른미래로 분열돼 있는 상태에서 출발한 것 자체가 문제였다. 게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이어진 적폐청산 분위기가 여전히 위력을 발휘했다. 구도에서 이미 한수 접고 선거를 시작한 것이다. 안보 이슈 대신 문재인정부에 대한 정권 심판론과 경제 정책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또 공천 때부터 낮은 지지율로 인해 유력 인사들의 출마 포기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인물경쟁력도 확보하지 못했다. 뒤늦게 김문수, 이인제 등 이른바 ‘올드보이’를 출격시켰지만 이름값을 하기도 녹록지 않았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위장평화쇼’ 등 대북 강경 발언도 표심을 잃는데 한몫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선거 막판 나온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망언 논란은 야당 패배에 종지부를 찍었다. 야권은 선거의 3대 요소인 구도, 이슈, 인물 모든 분야에서 여당에게 밀렸다. 여당의 대승과 야당의 참패로 인해 향후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향후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쥐며 대북관계와 경제 정책 등을 더욱 힘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민주당은 그동안 지역주의로 인해 범접할 수 없었던 부울경에서 까지 승리하면서 진정한 전국 정당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반면 야권은 현 지도부의 사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발 정계개편 가능성도 나온다. 또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등 야권 잠룡들의 정치적 입지도 대폭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인사들은 정계은퇴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번 선거는 보수진영의 분열과 남북문제 등 구도와 이슈면에서 야권이 모두 밀리면서 필패가 예고됐다”며 “이번 선거 압승을 발판으로 정부·여당이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된 것은 맞지만 견제 세력이 없어진 것은 오히려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선택 6.13]날아오른 박원순·김경수…날개꺾인 홍준표·유승민·안철수
-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자(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6.13 지방선거 결과는 여야 잠룡들의 정치적 미래를 갈라놓았다. 선거 승리로 달개를 단 잠룡들은 튼튼한 차기 대권가도에 올라섰고, 선거에서 졌거나 당 선거 패배의 책임론에 싸인 이들은 대권가도에서 일단 밀려난 형국이 됐다.◇ ‘유력 대권주자’ 된 박원순… 단숨에 체급 오른 김경수민선 최초 3선 서울시장에 등극한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박 당선자는 지난해 치러진 대선에서도 당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낮은 지지율’의 벽에 부딪혀 조기 사퇴한 이력이 있다. 이번 선거과정에선 ‘대선 불출마 선언 후 3선 도전’을 요구하는 경쟁자들의 잇단 견제구에도 박 당선자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시장은 대권으로 가는 길로 통하는 만큼 박 당선자는 ‘유일무이한 3선 서울시장’으로 대권에 성큼 다가섰다는 평가다. 경남지사로 당선된 같은 당 김경수 당선자는 이번 선거로 단숨에 대선주자급으로 체급을 높였다. 당초 김 당선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만 알려졌다. 하지만 ‘드루킹 특검’ 연루 의혹으로 곤혹을 치르면서도 역대선거 전승 이력의 ‘강적’인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를 상대로 ‘보수텃밭’에서 승리하면서 몸값을 끌어 올렸다. 특히 ‘미투’ 파문으로 사실상 정계를 떠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대체할 친노·친문재인계 대권주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에 비해 같은 당 이재명 당선자의 경우, 성남시장에서 이번에 경기지사로 도약했지만 대선에 다시 도전하기엔 적잖은 내상을 입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혜경궁김씨’ 논란, 형수 욕설 논란에 이어 여배우 스캔들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상처뿐인 영광’을 안게 됐다는 것이다.◇ 문재인과 맞섰던 홍준표·유승민·안철수, 모두 ‘패잔병’으로이번 선거를 통해 제대로 치명상을 입은 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다. 홍 대표는 선거과정에서 ‘막말’ ‘독선과 아집’ 등의 이유로 당 안팎에서 거센 비난을 받았지만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선거 한 번 해보자”고 큰소리쳐왔다. 그러나 ‘민심 기차’는 홍 대표를 외면하고 떠나버렸고, 홍 대표는 이제 당대표직을 잃는 건 물론 정치적 재기도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바른미래당 선거를 진두지휘한 유승민 공동대표도 선거패배 책임론에 싸이면서 정치적 입지가 좁아졌다. 유 대표가 같은 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까지 서울 노원을,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권을 행사했던 만큼, 대표직 사퇴는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유 대표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시장 선거에서 나선 김형기 후보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지율을 기록, 참패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한국당을 떠나 제3의 길을 닦고 후일을 도모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안철수 후보 역시 서울시장 선거 낙선으로 인한 타격이 적잖다. 특히 안 후보가 3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정치권 일각에선 ‘정계은퇴를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홍준표, 유승민, 안철수 세 정치인은 모두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경쟁했던 후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대선 패배 후 정치적 휴지기를 가진 뒤 보다 단단해진 모습으로 복귀했던 과거 정치인들과 달리, 패배 후에도 쉼 없이 달려 당권을 쥐고 영향력을 행사하다 다시 패잔병으로 전락했다는 공통점도 안게 됐다.
- [선택 6.13]수도권에 꽂힌 민주당 깃발… 12년만에 독식
- [이데일리 김기덕 이종일 기자] 이변은 없었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평가받던 수도권 지역 지방선거는 결국 여당 후보들의 압승으로 끝났다.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과반 이상의 득표율로 야당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며 사상 최초 서울시장 3선에 성공했다. ‘창(민주당)과 방패(자유한국당)’ 대결이었던 경기지사와 인천시장 선거는 도전자인 이재명, 박남춘 후보가 집권여당의 지지를 등에 업고, 현직 프리미엄을 무너뜨리고 승리의 깃발을 꽂았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한나라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김문수 경기도지사-안상수 인천시장) 이후 특정 정당이 수도권을 독식한 것은 12년 만에 처음이다. ◇민주당 야전사령관 자처한 박원순, 첫 3선 성공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13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안국빌딩에 마련된 캠프 사무실에서 당선이 유력시 되자 꽃목걸이를 걸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박원순 민주당 후보는 14일 오전 4시 55분 현재(개표율 87.3%) 52.8%의 득표율로 김문수(자유한국당·23.4%), 안철수(바른미래당·19.5%)를 두배 이상의 격차로 따돌리며 당선을 확정했다. 박 후보는 역대 서울시장 당선자 중 득표율이 가장 높았던 2006년 제4회 지방선거 당시 오세훈(옛 한나라당 후보) 득표율(61.05%)에는 못 미쳤지만, 4년 전 지방선거(박원순 56.1%·정몽준 43.0%) 보다는 훨씬 여유있게 경쟁 후보를 앞질렀다. 지난 2011년 치러진 서울시장 재보선에서도 박 후보는 무소속으로 나서 53.40%의 득표율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46.2%)에게 그리 크지 않은 표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서울시장은 지방선거 전체 여론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만큼 세간의 관심이 쏠렸지만, 투표함 뚜껑을 열기 전부터 이미 박 후보의 압승은 예견됐다. 오히려 ‘민주당 경선 승리자=당선자’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본선 보다는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이 더욱 주목을 받기도 했다. 박 후보는 지난 4월 당내 중진인 박영선·우상호 의원을 가볍게 누르고 ‘원샷’으로 당내 경선을 통과한 이후, 두달여 동안 단 한번도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1위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전은 1995년 민선 1기 선거 이후 23년 만에 3파전으로 치러진 만큼, 김문수·안철수 후보는 두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며 내달리는 박 시장의 독주를 깨기 위해 단일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대 방식과 각 당의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려 단일화는 결국 결렬됐다. 선거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를 금지하는 ‘블랙아웃’ 기간 직전까지 나온 서울시장 여론조사에 이미 두 야당 후보의 지지율을 합쳐도 박 후보에 미치지 못한 점도 단일화를 무산시킨 요인으로 분석된다. 박 후보는 이번 지방 선거에서는 앞선 두 번의 지방선거때 와는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의 야전사령관을 자처하며 같은 당 후보들을 지원 사격한 것은 그동안 미약했던 당내 지지기반을 확고히 다져 차기 정치행보를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네거티브 판친 경기지사, 이재명 ‘신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가 1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부인 김혜경 씨와 손을 맞잡고 높이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선거기간 내내 네거티브와 스캔들 의혹이 불거진 경기지사 선거는 결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14일 오전 4시 55분 현재(개표율 95.6%) 이 후보는 56.2%의 득표율로 남경필 경기지사의 재선을 저지하는데 성공했다.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와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35.7%, 4.8%에 그쳤다.이번 경기지사 선거는 일찌감치 독주체제를 구축한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도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공식 선거전에 앞선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혜경궁 김씨’ 사건이 불거졌으며 본선 이후에도 형수 욕설 사건, 여배우 스캔들로 사생활·가족사 관련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정책·공약 대결이 실종된 역대급 ‘진흙판 선거판’이라는 오명을 남긴 이유다. 이재명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근거없는 온갖 음해와 정치공작이 선거판을 흐리게 한다. 선거가 끝나면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반전의 기회를 노리던 남경필 후보는 결국 재선에 실패했다. 보수혁신을 주창하며 홍준표 당 대표와 거리두기에 나섰지만, 선거 막판 정태옥 전 당 대변인의 ‘이부망천(서울 살다 이혼하면 부천가고 망하면 인천간다)’ 막말 등의 여파로 역공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인천 지역에서는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중 유일하게 ‘친문’(친 문재인)으로 분류되는 박남춘 민주당 후보가 유정복 자유한국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했다. 14일 오전 4시 55분 현재 57.7%를 확보한 박 후보는 35.4%의 지지를 받은 유 후보를 큰 격차로 눌렀다.박 후보는 선거 초기부터 자신을 ‘친문’·‘친노’(친 노무현) 정치인으로 내세워 지지층을 결집했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인사수석 비서관을 지낸 박 후보는 당시 민정수석 비서관 등을 지낸 문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의 정치적 동지인 것을 알리며 표심을 자극한 것이 승리를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6·13 지방선거 인천시장 당선이 유력한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가 13일 오후 인천시 남구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선택6.13]오거돈·송철호·김경수..민주, 사상 첫 부울경 싹쓸이
-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와아아아”13일 오후 6시. 방송3사(KBS,MBC,SBS) 출구조사에서 김경수(경남)·오거돈(부산)·송철호(울산)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점쳐지쟈 국회 본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은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그동안 민주당의 불모지로 여겨져왔던 PK(부산·경남) 광역단체장을 모두 석권했기 때문이다. 1995년 지방선거가 처음 실시된 이후 23년동안 이 지역에서 자유한국당에 밀려 단 한차례도 광역단체장을 내지 못한 민주당이기에 환호가 갖는 의미는 컸다. PK를 텃밭처럼 여겨왔던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뼈아픈 패배다.◇3전 4기 오거돈 “23년 불평등 시정에 종지부”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가 13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자신의 선거 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부인 심상애 씨를 끌어 안으며 활짝 웃고 있다(사진=연합뉴스)대한민국 제2의 수도로 불리는 부산에서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55.1%)를 얻어 재선에 도전하는 서병수 시장(37.3%)을 20%포인트 가까운 차이로 눌렀다(14일 오전 4시 20분 기준, 개표율 98.8%). 4번의 도전 끝에 얻은 승리다. 오 후보는 지난 2004년 재보궐선거와 2006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간판으로 출마해 낙선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무소속 야권단일후보로 부산시장에 도전했지만 49.3%를 얻어 서 후보(50.7%)에게 간발의 차로 패했다.오 후보는 당선 확정 직후 “23년간의 부정부패와 불평등 시정에 종지부를 찍겠다. 시민 여러분의 행복한 삶만을 생각하는 시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권위와 특권을 내려놓고 진정한 소통과 공감의 시정을 펼치고 부정부패도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오 후보 당선의 1등공신은 지난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부산지역 의원들이다. 18석이 배정돼있는 부산에서 5명이 민주당 간판으로 국회에 입성한 뒤 지역기반을 잘 닦아놨다는 평가다. 특히 부산시장 후보 출마설이 돌던 친노친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진작부터 불출마를 선언하고 부산지역 원팀(one-team)을 외치면서 지역조직이 밑바닥부터 촘촘하게 선거운동을 끌어갔다.◇‘울산의 노무현’ 송철호 “통합과 협치 시작”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가 13일 오후 울산시 남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목걸이를 걸고 환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자 역시 현직인 김기현 시장의 재선을 막는데 성공했다. 53.1%를 얻은 송 후보는 39.7%를 득표한 김 시장을 10%포인트 넘는 격차로 따돌리며 승리를 거뒀다(14일 오전 4시 20분 기준, 개표율 86.9%). 그는 울산에서만 8번 낙선한 후보로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1992년 이후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무소속 후보로 보낸 세월만 26년이다. 송 후보는 이날 승리직후 소감문을 통해 “저는 오늘 이 순간부터 모든 것을 잊고 대화합의 시장이 되겠습니다. 통합과 협치(協治)의 시작”이라고 밝혔다.그의 당선은 어느정도 예견돼있었다. 지난 4일 울산MBC가 여론조사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발표(2~3일·울산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2514명 대상)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송 후보는 43.2%의 지지를 얻어 26.2%인 김 후보를 17%포인트 차로 앞섰다. 특히 송 후보는 울산에서 민주진보계열의 이름을 걸고 지속적으로 출하하면서 ‘울산의 노무현’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의 영향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후광이 강하게 작동하는 상황에서 송 후보의 당선이 뒷바람을 받은 셈이다.◇김경수, 드루킹 뚫고 하이킥6·13지방선거가 열린 13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운데)가 경남 창원시 성산구 STX빌딩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 사무소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손을 들어 기뻐하고 있다. 왼쪽은 김 후보 부인 김정순 씨(사진=연합뉴스)부울경 중 가장 눈에 띄는 승리는 경남이다. 노무현과 문재인의 비서로 알려져왔던 김경수 후보는 재선 지사출신 김태호 한국당 후보를 51.8%대 44.1%(14일 오전 4시 20분 기준, 개표율 81.47%)로 누르고 도지사가 됐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새로운 경남, 경제 를 살리겠다며 한국당 심판론을 제기했다. 특히 서부경남(고성, 진주) 출신인 그는 그동안 민주당의 불모지이자 김태호 후보의 표밭이었던 이 지역에서 표를 양분하고 젊은 유권자들이 많은 동부경남(창원)에서 몰표를 받으며 당선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김경수 후보가 당선자로 확정되면서 그는 대권잠룡으로 분류되게 됐다.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을 지내다가 김태호 후보에 맞설 민주당 후보로 차출됐는데 이 과정에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전국구 스타가 됐기 때문이다. 반면 야권의 잠룡으로 분류됐던 김태호 후보는 정치활동에 타격을 입게됐다. 일각에서는 김 후보가 선거기간 동안 홍준표 대표와 각을 세워온 점을 들어 당 대표에 출마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 [선택 6.13]민주당 압승, 충청권 정계개편 쓰나미 온다
- 이해찬 의원[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야당발 정계개편의 쓰나미가 충청권에서도 밀어닥칠 전망이다. 충청권 지역주민들은 민생과 경제불안보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안보 불안을 해소, 한반도 평화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이 개혁적인 인사보다는 ‘올드보이’로 불리는 구시대 인사들을 대거 공천하면서 변화를 갈망하는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받은 것으로 풀이된박범계 의원다. ◇민주당 압승으로 박범계·오제세·이해찬 등 충청권 여권 인사들, 대거 약진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서 충청권 출신 여권 인사들도 대거 약진할 것으로 보인다.우선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 인사인 박범계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대전 서구을)과 오제세 의원(충북 청주 서원) 등이 여권 내에서 충청권을 대변하는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지방선거 이후 단행될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에서 박범계 의원은 법무부 장관으로, 오제세 의원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박범계 의원의 경우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전시당 위원장을 맡아 전통적으로 보수층이 두터운 대전에서 민주당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회 의원을 대거 배출했다는 점에서 지역 정치권의 주도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이춘희 세종시장 당선인을 비롯해 세종을 민주당 텃밭으로 만든 이해찬 의원(세종)은 오는 8월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기초단체장 출신인 허태정 전 대전 유성구청장이 대전시장에 당선되면서 충청권의 새로운 정치 기대주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충남지사에 당선된 양승조 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도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공백을 메우고, 충남오제세 의원에서 진보 진영을 대변하는 정치인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충청권 내 한국당·바른미래당 등 야권 인사들, 존립 기반 붕괴 위기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필승 카드로 쓴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 박경국 충북지사 후보, 송아영 세종시장 후보 등 인사들이 전패하면서 충청권 내 한국당 기반이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전국적으로도 대구와 경북 등 단 2곳만을 지켜내는데 그치면서 홍 대표의 사퇴는 불가피하게 됐다.정우택 의원차기 당대표로 충청권 출신인 충북의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을 비롯해 이완구 전 총리 등 충청권 인사들이 한국당 내 새로운 중심점으로 재도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특히 정우택 의원의 경우 그간 홍준표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며, 당내 개혁을 요구한 인사로 손꼽힌다.정 의원은 “지지율이 낮은 여건에서 홍준표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신중치 못한 언동이 국민의 실망감으로 이어진 것이 패인”이라고 지적했다.보수의 주도권을 놓고 한국당과 경쟁한 바른미래당도 이번 선거결과에 따라 사라지거나 흡수 통합될 위기다.충청권에서 대전시장으로 출마한 남충희 후보와 세종시장으로 출마한 허철회 후보가 10%에도 못 미치는 득표로 선거를 마치면서 지역 내 바른미래당 기반도 붕괴 위기다. 지역의 정치권 인사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그간 지역의 두터운 보수층을 기반으로 이완구 전 국무총리활동했던 한국당 인사들의 존립 근거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입을 모았다.
- [선택 6.13]염태영 수원시장 당선자 "수원시민과 상식의 승리"
- [수원=이데일리 김아라 기자] 염태영 수원시장 당선자는 13일 “지난 8년의 성과를 믿고, 새로운 4년을 저에게 맡겨 주신 수원시민 여러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염 당선자는 이날 당선 소감을 통해 “이번 승리는 염태영 개인의 승리가 아닌 수원시민의 승리고, 상식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사진=염태영 수원시장 후보 캠프그는 “시대의 변화를 거부하는 과거와 단절하고, 문재인 정부와 함께 평화와 번영의 시대, 더 큰 수원의 시대로 나아가라는 여러분의 명령을 준엄하게 받들겠다”고 약속했다.염 당선자는 “수원 시민 모두의 행복, 안전, 미래, 더 큰 수원, 수원특례시라는 그릇으로 여러분의 꿈과 열망을 담아내겠다”고 다짐했다.그는 “민선 7기, 수원을 이끌어가는 시장은 시민 여러분이다. 감사하다. 잊지 않겠다. 시민 여러분과의 약속, 반드시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 [선택 6.13]“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던 홍준표…기차는 떠났다
- 고개숙인 홍준표 한국당 대표(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유난히 즐겨 쓰던 말이다. 이주영, 정우택 의원 등 당내 중진들을 중심으로 독선적 당 운영 등에 대한 비판을 가하고 ‘백의종군’을 요구할 때마다 홍 대표는 이렇게 쏘아붙이며 일축했다.“선거 한 번 해보자.” 지방선거가 임박하면서는 이 말을 반복했다. 각종 여론조사상 나타나는 한국당과 당 후보들의 저조한 지지율이 ‘왜곡된 민심’이란 주장도 일관되게 폈다. 그랬음에도 선거 막판엔 부산 지원유세 등에서 큰절을 하면서 그간의 ‘막말’ 논란에도 사과하고 지지를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다만 홍 대표는 9일 페이스북에 “공직생활 36년 동안 사과나 굴복을 한 일은 없지만 이번 막말 프레임은 사실 유무를 떠나 그렇게 알려져 버렸기 때문에 사과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썼다. ‘사과’가 마음에서 우러난 것이 아닌, 억울하지만 어쩔 도리 없이 했다는 듯 읽혔다.홍 대표가 별러왔던 선거 당일, 방송3사의 출구조사는 한국당의 참패였다. 광역단체장 17곳 중 한국당이 이기는 곳으로 예측된 곳은 대구경북 단 두 곳뿐이었다. 그러자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THE BUCK STOPS HERE”라는 글을 남겼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의미로,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을 사퇴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그러나 홍 대표는 조금 뒤 “출구조사가 사실이라면 우리는 참패한 것이고, 참패 책임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면서도 “아직도 믿기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했다. 여론조사에 끊임없이 불신을 표해온 만큼, 출구조사 결과가 바뀔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던 듯하다.그러나 14일 자정 현재, 개표 중간 결과는 출구조사보다 더 나쁘다. 광역단체장선거는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 무소속이 14대 2대 1로 그대로인데, 12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는 더 나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당초 출구조사에선 경북 김천 한 곳에서 한국당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조사됐지만, 개표율 27% 상황에서 송언석 후보가 최대원 무소속 후보에 4%포인트 뒤지고 있다. 재보선에선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할 공산이 커진 셈이다.민심과는 반대길로만 걷고, 당내 ‘다른’ 목소리는 무시하던 홍 대표가 자초한 결과라는 게 한국당 내부에서도 나오는 평가다. 당장 출구조사 발표 뒤 전현 당협위원장들이 모여 만든 ‘당 재건비상행동’은 홍 대표와 당 지도부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홍 대표와 홍문표 사무총장, 강효상 대표 비서실장, 장제원 수석대변인, 전희경 대변인 등 홍 대표는 물론 그와 가까운 인사들이 타깃이다. 재건비상행동은 “홍 대표는 당권농단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당의 전통과 규정을 무시하고 1인 독재체제를 구축했다”며 “바른 소리하는 당협위원장들의 당원권을 정지시키거나 제명하는 등 자유민주주의 정당에선 감히 상상 못할 정도로 전횡을 저질렀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당을 대한민국 정당사에 가장 저질적이고 무능한 정당으로 타락시킨 홍 대표와 당 지도부는 즉각적이고 완전히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마음만 먹으면 당원들에 당원권 정지와 제명도 가할 수 있었던, 서슬 퍼렇던 불과 얼마 전의 홍 대표였다면 또다시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응수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젠 그렇게 무시하고 돌아설 수 없는 처지가 됐다. 홍 대표가 사실상 ‘개소리’로 치부했던 이들의 목소리가 실제로는 민심과 가까웠다는 ‘마주하기 싫은 진실’을 이제 홍 대표가 인정해야 할 때가 왔다. 그 진실을 부인하던 홍 대표를 남겨두고 ‘민심 기차’는 벌써 떠나가버렸지만 말이다.
- `참패` 야권발 정계개편 이뤄지나…주도권은 누가?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열린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재은 조용석 기자] 모두의 예상대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분열된 야권발 정계개편이 현실화할지 관심이다.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에 이어 분열된 채 선거를 치른 보수야당으로선 여당의 독주를 막아내고 2020년 총선(국회의원선거)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가 맞붙은 서울시장 선거결과가 중요하다. 단일화에 실패한 채 치러진 6.13 선거에서 누가 의미있는 2등을 하느냐에 따라 야권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탓이다. 14일 자정기준으로 최종 결과가 나올 경우 김문수 후보가 2위, 안철수 후보는 3위에 머물 전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안철수 후보가 3등을 한다면, 정계은퇴 압박 등 타격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특히 자유한국당이 17개 광역시도 중 목표로 한 6곳 가운데 단 2곳에 그친다면, 한국당내 반발과 이탈은 불보듯 뻔하다. 6곳 수성을 공언한 홍준표 대표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면, 이후 한국당은 혼탁한 당권경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거쳐 2020년 총선 공천권을 쥔 당대표를 노리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 나섰던 올드보이들을 비롯해 이완구 전 총리, 황교안 전 총리, 정우택, 정진석, 김무성, 심재철 등 한국당내 중진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게다가 2020년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대구경북 지역구가 아닌 의원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무소속 혹은 다른 정당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크다. 유승민,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등 당지도부가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투표일인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를 방문해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무거운 표정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개혁 보수를 표방한 바른미래당의 미래는 암울하다. 17개 광역시도 중 단 한 곳도 가져가지 못했고, 당의 명운을 건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역시 3위가 유력해지며 전국 정당으로서의 입지는 위태롭게 됐다. 특히 수도권에서 기초의석을 얼마나 가져가느냐에 따라 바른미래당의 존폐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광역 비례대표 87석중 바른미래당 6석(6.9%) 비례대표 386석중에 28석(7.3%)에 그치며 정의당에도 밀리는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당 역시 광역 비례대표 18석(20.7%), 기초의회 비례대표 85석(22%) 수준이다. 이처럼 야권이 철저히 참패하면서 야권연대와 통합에 대한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한국당은 부산, 울산, 경남을 모두 빼앗기며 1990년 3당 합당 이전으로 돌아가게 된 만큼 세 확장이 절실한 상태다. 한국당은 앞서 김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조건으로 ‘당대당 통합’을 내걸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쳐진 바른미래당은 한국당과의 통합에 이견이 크다. 표면적으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세력과는 절대 손잡을 수 없다’고 하지만, 바른정당 소속이었던 의원들은 다소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바른미래당 일부는 한국당쪽으로, 일부는 민주평화당이나 민주당 쪽으로 쪼개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유승민계와 안철수계가 대립하는 것도 한국당이 쪼그라들 경우 보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기싸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방선거 직후 당장 정계개편이 나타나기보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뒀다. 박영석 정치평론가는 “정계개편이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고, 2020년에 가서 어쩔수 없이 돼야할 것”이라고 했다.당대당 통합이나 현재 정치구조를 바꿀 의미있는 정계개편은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학과 교수는 “2002년 이후 정치권에서 정계개편은 없었다. 지난 대선에서 패배하고도 없었던 정계개편이 이번에 이뤄질 가능성은 없다”며 “결국 시너지가 없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