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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에 웃는 클라우드…오라클, 호실적에 시간외서 ↑
  • AI 열풍에 웃는 클라우드…오라클, 호실적에 시간외서 ↑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양호한 분기 실적을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에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9% 가까이 상승 중이다.(사진= AFP)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이날 오라클은 장 마감 후 2025 회계연도 1분기(6월~8월) 매출이 133억1000만 달러, 조정 주당 순이익이 1.39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각각 예상치 132억3000만 달러, 1.32달러를 넘어서는 것이다. 오라클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07% 증가했다. 사프라 캣츠 최고경영자(CEO)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오라클의 가장 큰 사업이 되면서 영업이익과 순이익 성장 모두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이번 분기 매출이 7~9%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LSEG에 따르면 월가는 오라클의 이번 분기 매출이 8.8% 증가한 141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라클의 주요 사업 부문인 클라우드 서비스 및 라이선스 지원 사업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105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104억7000만달러)를 상회한다. 특히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캐츠 CEO는 “소비자 기반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계속 초과하고 있다”고 말했다.또한 오라클은 이번 분기 동안 사우디아라비아에 두 번째 클라우드 리전(데이터센터 허브)을 개설한다면서 자사의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가 퍼블릭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라클을 이날 별도 성명을 통해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의 선두 주자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와 파트너십을 맺고 전용 하드웨어에서 데이터베이스 서비스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09.10 I 김윤지 기자
기아 노사, 2024년 임단협 잠정합의…“4년 연속 무분규”
  • 기아 노사, 2024년 임단협 잠정합의…“4년 연속 무분규”
  • [이데일리 박민 기자] 기아 노사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극적으로 ‘2024년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오는 12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되면, 기아는 4년 연속 무분규로 단체 교섭을 마무리하게 된다.기아 노사는 지난 9일 오후 오토랜드 광명에선 열린 임단협 9차 본교섭에서 자동차 산업의 대전환 시대에 노사 공동 대응이 절실하다는 공감대를 형성,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노사 합의에는 기본급 월 11만2000원 인상(호봉승급 포함), 경영 성과금 300%+1000만원, 기아 창립 80주년 기념 격려금 100%+280만원, 최대실적 기념 특별성과격려금 100%+500만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또 무분규로 합의를 이끈 노사 공동노력에 대해 무상주 57주를 지급하는 것도 포함됐다.아울러 노사는 조립라인 등 직접 공정 수당을 현실화해 조립과 서비스 부문에서 직접 공정이 기피되는 현상을 해소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로 업무 난이도와 기여도에 따른 공정한 보상 체계가 마련돼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보상 만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아는 기대했다.또한 내년까지 엔지니어(생산직) 직군 신입사원 500명을 채용하는 데 합의했다. 생산체계 개편으로 국내 고용인력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하고, 국내 오토랜드의 고용 안정과 중장기적 미래 지속가능성을 위해 고민한 결과라고 기아는 전했다.국내 공장(오토랜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장기적인 미래차 핵심부품의 내재화를 추진하고, 글로벌 생산거점의 생산물량 및 라인업 최적화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고용안정을 확보하는데에도 뜻을 모았다. 이와 함께 노사 공동 탄소중립 실천 캠페인을 비롯한 기후변화 극복 노력 및 부품사 상생 지원 방안도 마련했다.사회적으로 이슈화되고 있는 저출생을 극복하기 위해 복지 혜택을 강화하고, 근속 및 임직원 평균 연령 증가에 맞춰 건강검진 제도를 비롯한 기본 복리후생 제도도 개편했다. 시대 변화와 사회 현실에 맞게 경조사 지원, 여가 선용 확대 등의 복지제도를 강화하는 내용도 합의안에 포함됐다.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 잠정합의안은 오는 12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기아 관계자는 “노사가 함께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등으로 인한 전기차 시장의 정체 국면을 조속히 극복하고, 미래차 체계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이뤄내 함께 성장하는 내일을 만들어 가자는데 공감해 합의점을 마련했다”며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미래차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더욱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4.09.10 I 박민 기자
난민 범죄 급증에…독일, 모든 국경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
  • 난민 범죄 급증에…독일, 모든 국경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독일이 모든 국경에서 입국자 검문을 실시한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사진=로이터)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낸시 페저 독일 내무장관은 “국경 임시 통제를 모든 국경에 도입한다”면서 “불법 이민을 막고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와 같은 심각한 범죄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시도”라고 밝혔다. 현재 임시 통제가 시행 중인 오스트리아, 체코, 폴란드, 스위스 국경에 이어 오는 16일부터 프랑스,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등 모든 국경으로 입국자 검문이 확대되는 것이다. 솅겐조약 가입국 사이에는 원칙적으로 출입국 검사가 없으나 회원국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임기 국경 검문을 도입할 수 있다.페저 장관은 정부가 국경에서 무단 입국자나 범죄 위험 인물 등을 바로 거부할 수 있는 계획을 고안했다고 말했으나 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나 이웃 국가들이 이를 동의했는지 여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페저 장관은 임시 통제 중인 국경에서 지난해 10월 이후 약 3만 명을 돌려보내는 등 조치가 매우 효과적이라고 자평했다. 돌려 보낸 사람들은 신분증이나 유효한 거주 허가증이 없거나 위조된 서류로 입국을 시도했다고 내부무는 설명했다. 독일은 최근 몇 년 동안 전쟁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떠나온 중동 지역 난민이 급증해 흉악범죄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불법 이민에 대한 보다 강력한 대응이 요구되는 분위기다. 지난 1일 치러진 독일 튀링겐 주의회 선거에선 극우 독일대안당(AfD)은 난민범죄에 대해 집중해 선거 활동을 한 끝에 제1당에 올랐다. 독일 극우정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나치 독일 시기 이후 처음이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2주 후에 주의회 선거가 예정된 브란덴부르크 주에서도 난민은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로 나타나고 있다.이 같은 국경 통제가 유럽연합(EU) 단결을 시험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EU 규정에 따라 키프로스와 아일랜드를 아우르는 솅겐 지역 국가들은 국내 안보나 공공 정책에 대한 위협을 피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만 국경 검문을 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독일은 덴마크,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 체코, 폴란드와 3700km 이상의 국경을 접하고 있다.게르하르트 카르너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이날 독일 매체 빌트와 인터뷰에서 “독일이 돌려보낸 이민자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국경은 독일로 향하는 중동 출신 난민들의 주요 이동 경로다.
2024.09.10 I 김윤지 기자
'고딩엄빠5' 김단비 "간섭 심한 母 탈출하려 계획 임신"…서장훈 '충격'
  • '고딩엄빠5' 김단비 "간섭 심한 母 탈출하려 계획 임신"…서장훈 '충격'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청소년 엄마’ 김단비가 “엄마에게서 탈출하고 싶어서 ‘계획 임신’을 했다”고 고백해 충격을 안긴다.11일 방송하는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5(이하 ‘고딩엄빠5’)’ 13회에서는 ‘청소년 엄마’ 김단비가 남편 김영규와 동반 출연해 3MC 박미선, 서장훈, 인교진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도움을 청하는 모습이 그려진다.먼저 김단비가 청소년 엄마가 된 사연이 재연드라마를 통해 펼쳐진다. 김단비는 “아빠가 뇌출혈로 쓰러진 후, 온 가족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을 했다”며 “19세 때부터 미용 일을 시작해 어느 정도 자리 잡았을 무렵, 현재의 남편이 신입으로 들어왔다”고 말문을 연다. 이어 “당시 (남편이)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해고돼 기억에서 잊힐 즈음, 연락이 왔다. 이후 다시 만난 지 두 달 만에 사귀게 됐다. 하지만 엄마의 간섭이 심했고, 통금 시간 이후에도 같이 있고 싶어서 엄마와 동행한 채 일주일 중 5일을 데이트했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남자친구와 있는 게 너무 좋고, 엄마와 떨어지고 싶어서 ‘계획 임신’을 했다”고 깜짝 고백한다. 이에 서장훈은 “‘고딩엄빠’에서 계획 임신을 한 출연자는 처음 아니냐?”며 혀를 내두른다. 조영은 심리상담사 역시 “엄마의 집착이 싫다고 임신을 계획한다는 게 말이 되는 것이냐? 반발심에 한 부적절한 행동 같다. 판단력이 흐려진 것”이라고 일침한다.김단비는 “남자친구와 저 모두 무직인 ‘수입 0원’ 상태에서 임신을 하게 돼 출산 직전 통장 잔고가 4만원밖에 안됐다”라고 토로해 스튜디오 출연진들 충격에 빠뜨린다. 재연드라마가 끝이 나자, 김단비 김영규 부부가 손을 잡고 스튜디오에 동반 출연한다. 의외로 금실이 좋아 보이는 두 부부의 모습에 서장훈은 고개를 갸웃하며 “지금도 경제 상황이 심각한 거냐?”라고 묻는데, 김단비는 “현재 경제적인 문제는 어느 정도 나아진 상황이지만, 남편이 밤만 되면 돌변해 걱정이다”라고 해 궁금증을 유발한다.‘고딩엄빠5’는 11일 수요일 오후 10시 20분 방송한다.
2024.09.10 I 김가영 기자
저가매수세로 일단 반등했지만…불안한 뉴욕증시
  • 저가매수세로 일단 반등했지만…불안한 뉴욕증시[월스트리트in]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지난주 급락했던 뉴욕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 특별한 촉매제가 있기 보다는 지난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들어온 덕분이다. 투자자들은 8월 도매·소매물가를 확인한 후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규모를 파악하면서 보다 구체적인 방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2% 오른 4만829.59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1.16% 오른 5471.05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1.16% 상승한 1만6884.60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가 태블릿PC를 보며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AFP)◇기술주 대체로 반등 성공…엔비디아 3.5%·테슬라 2.6%↑9월 첫주 급락에 따른 기술적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 엔비디아가 3.54% 오른 가운데 테슬라(2.63)%, 아마존(2.35%), 마이크로소프트(1.0%), 메타(0.9%) 등이 상승했다. 애플은 아이폰 16를 공개한 직후 낙폭을 키우다 다시 상승반전하며 보합(0.04%)으로 장을 마쳤다. 더 세븐스 리포트의 톰 에세이 대표는 “대부분 지난주 하락 이후 저가 매수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며 “투자자들은 이번주 물가지표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진단했다.이외에 소매업체, 은행, 산업주 역시 금리 인하가 침체한 소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JP모건체이스(2.05%), 코스트코(2.26%), 아마존(2.34%), 보잉(3.36%) 등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하지만 증시가 계속 반등을 이어나갈지는 미지수다. 미국 경기침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하는 가운데 투심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은 이번주 발표될 인플레이션 지표에 따라 투심이 좌우될 전망이다.월가는 11일 발표될 8월 소비자물가에 대해 일단 전월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2.6%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대로만 나온다면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현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확신이 강화될 전망이다. 다만 물가가 예상보다 좀더 튈 경우 불확실성이 좀 더 커질 수 있다. 자칫 경기 침체속 인플레이션 반등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6일 발표된 8월 고용보고서에서 임금상승률이 전월대비 0.6% 오른 바 있다. 임금이 오르면 기업들이 비용을 가격에 전가시키기 때문에 물가가 다시 반등할 우려가 있다. 자칫 경기 침체 속 물가상승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고개를 들 수 있다. 페드워치, 연준 기준금리 가능성◇‘베이비컷’시 실망매물…‘빅컷’시 침체 우려 고조↑투자자들은 경기침체 우려를 지우기 위해 연준이 빠른 금리 인하에 나서기를 원하고 있다.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에 그칠 경우 어느 정도 실망 매물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연준이 막상 ‘빅컷’ 가능성을 내세울 경우 예상치 못한 경기침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커지면서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 뉴욕 오사이크 웰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필 블랑카토는 “연준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연준이 25bp만 인하하면 실망하겠지만, 다른 투자자들은 빅컷에 나서면 연준이 경제에 큰 우려를 갖고 있다고 걱정할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손해 보는 상황(lose-lose situation)”이라고 평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71%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 9월6일과 거의 변동이 없다. ◇달러·국제유가 상승…2년물 국채금리도 소폭 올라국채금리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오후 4시기준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7bp(1bp=0.01%포인트) 오른 3.677%에서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보합으로, 3.704%를 기록 중이다. 달러는 소폭 오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44% 오른 101.62에서 움직이고 있다. 급락했던 엔화 환율도 오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0.58% 오른 143.13엔을 기록 중이다. 국제유가도 반등에 성공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68.71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1.54% 상승했다.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1.84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1.10% 상승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국제 유가 역시 저가 매수세에 따라 소폭 오른 것으로 보인다.유럽증시도 올랐다. 영국 FTSE100지수는 1.09%, 독일 DAX지수는 0.77%, 프랑스 CAC40지수도 0.99% 상승 마감했다.
2024.09.10 I 김상윤 기자
'영상데이터' 규제 푼다지만…AI서비스 기업 "법 개정 없이는 불안"
  • '영상데이터' 규제 푼다지만…AI서비스 기업 "법 개정 없이는 불안"
  • [법무법인 린 구태언 변호사·이데일리 김현아 IT전문기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자율주행 기업들의 영상 원본을 인공지능(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지만 기업들은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의 모호성을 해결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자체를 ‘AI G3’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체제로 전면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개인정보위가 영상 개인정보보호법(가칭)을 만들면 원본 영상 정보를 학습할 수 있어 똑똑한 AI가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차는 보행자의 얼굴이나 시선 방향을 파악하고, 도로 위의 위험 요소를 신속하게 인식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용도를 위한 규제 완화 만으로는 부족하다. 비식별정보(그 자체로 개인임을 알 수 없는 정보)는 특정 개인을 식별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경우 개인정보로 간주하지 않고, 개인정보를 AI 학습에 사용할 경우 침해로 보지 않는 해석에 무게를 두며 일정 규모 이하 스타트업은 데이터 활용시 면책 규정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이데일리 문승용 기자]◇개인정보보호법, ‘특정 개인을 식별할 목적’ 구분해야지난 2017년 수원의 한 기업이 진단키트 개발을 위해 진단검사가 끝난 A병원 환자들의 혈액검체와 검사항목, 검사결과 수치를 넘겨받은 일이 있었다. 당시 A병원 관계자들은 환자이름과 등록번호, 성별, 나이, 병동 등의 정보를 제거했지만 검체번호, 채혈시간, 검사항목 등의 항목을 남겨두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재판에 회부됐다. 그러나 법원은 검체번호 등을 통해 환자의 구체적인 인적 사항을 확인하려면 전문의들만 접근 가능한 K병원 시스템에 접속해야 한다는 점과 피고인들이 실제로 인적 사항을 요구하거나 시스템에 접속한 적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개인정보 유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이처럼 법원은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다룰 때 ‘특정 개인을 식별할 목적’에 따른 행위인지 아닌지를 기준으로 판단했지만 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법은 특정 개인을 식별하지 않는 경우에도 정보주체의 동의를 요구하는 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개인정보의 ‘정의’에만 해당하면 이를 다루는 모든 행위를 개인정보 처리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AI 학습을 위한 정보처리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법 제2조 제2호의 ‘처리’에 대한 정의를 ‘특정 개인을 식별할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다루는 경우’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네이버클라우드 등 클라우드 업체들이 고객사들에게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제공할 때 고객사 임직원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처리하는 것은 단순 위·수탁 문제로, 고객센터업무수탁회사의 민원인 식별은 개인정보 이용 행위로 보는 것이다.◇SKT 전자처방전, 9년만에 무죄…스타트업 위한 ‘비규제조치의견서’ 필요 일반적인 데이터 처리와 개인정보 데이터 처리를 구분해야 하는 이유는 AI 시대에 데이터가 경제를 이끄는 핵심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개인정보보호법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혼란스럽다. 환자 정보 유출 논란으로 사업이 중단됐던 SK텔레콤(017670)의 전자처방전 서비스가 그 예다. SK텔레콤은 2011년 병원에서 환자의 진료와 처방 내역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해 약국에 전달하는 전자처방전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조사 결과 2만5546개 병·의원에서 생성된 정보가 8188개 가맹 약국으로 전송됐다. SK텔레콤은 2014년까지 7800만건의 정보를 처리하고 건당 50원의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대해 검찰은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민감정보 전송이라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했고, 2015년 SK텔레콤은 사업을 철수했다. 결과적으로는 서비스를 중단한 지 9년 만인 지난 7월 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SK텔레콤이 병·의원과 약국 사이에서 단순히 중계 역할을 했고, 처방 정보를 암호화된 상태로 일시 보관하다가 약국에 전송했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로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만약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처리’를 ‘특정 개인을 식별할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다루는 경우’로 명확히 정의했다면, 이처럼 오랜 법정 공방은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최근 카카오페이가 고객 정보(일련번호)를 중국 알리페이에 제공했다는 논란도 유사한 경우다. 카카오페이는 이 정보를 부정결제 방지를 위해 알리페이에 제공했으며, 알리페이는 이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고 목적 달성 후에는 폐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사용자의 동의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동의 없는 제 3자 제공으로 간주하고 있다. 따라서 카카오페이 이용자의 일련번호가 알리페이로 넘어간 것이 정보처리의 위탁인지 개인정보 유출인지 여부는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그나마도 SK텔레콤이나 카카오(035720) 같은 대기업들은 풍부한 변호인단을 구성해 법정 공방을 펼칠 수 있지만, AI 서비스를 막 시작한 스타트업들은 여력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규제조치의견서(No Action Letter)’와 같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규제조치의견서는 신청자가 특정 행위가 증권법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받기 위해 SEC에 요청할 때 발급받는 서류다. 개인정보위가 스타트업의 신청을 받아 개인정보 처리가 ‘특정 개인을 식별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보증하고 이를 준수할 경우 개인정보 처리로 간주하지 않는 서신을 발급해준다면, AI 시대 데이터 처리에 대한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2024.09.10 I 김현아 기자
 2024년 09월 10일 오늘의 운세
  • [카드뉴스] 2024년 09월 10일 오늘의 운세
  • Δ 물병자리 : 인내심을 시험하다…당신 앞에 난관이 도사리고 있을 날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원하는 성취를 위해서는 이러한 난관을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신의 인내심이 시험되는 때이니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애정운이 나쁘지는 않지만 너무 어린 연인을 만들려고 하거나 연하의 남성을 만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오늘 당신에게는 적당한 나이차이를 가지고 당신을 이끌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재물운은 좋습니다. 특히 쌍둥이자리의 사람에게서 조언을 구하면 돈이 따라올 것입니다. 물건을 구입하기에도 적당한 때입니다. 눈독을 들이고 있던 물건이 있다면 오늘 구입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Δ 물고기자리 : 극과 극은 통한다…너무 반가와서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너무 아름다운 장면을 보고 슬픔을 느끼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으니 기쁨과 슬픔이 교묘하게 교차하는 날이 될 것 같네요.애정운은 아주 좋은 편입니다. 싱글인 분이라면 당신과 조금은 다른 스타일의 이성을 만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선입견으로 금방 등돌리지 말고 그 상대의 내면을 잘 살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재물운은 조금 하락하는 추세입니다. 주변 사람의 말을 너무 쉽게 믿어서는 안 됩니다. 흔들리지 말고 주관을 가지고 움직여야 합니다. 되도록 자신을 위하여 돈을 쓰는 것이 좋겠습니다.Δ 양자리 : 조용조용 살아야 해…당신을 흔드는 바람이 주변에서 불어오게 됩니다. 당신이 하는 일에 시비를 거는 사람도 있겠고, 당신의 말을 곡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되도록 이러한 시비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싱글인 분의 경우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대시를 해보도록 하세요. 더이상 마음 고생만 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잘 되든 못 되든 이제는 결판을 내야 할 때입니다.재물운은 좋지 않은 편입니다. 특히 누군가 당신에게 돈을 빌리려 한다면 냉정하게 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돈을 꿔주고도 오히려 욕을 먹게 될 수도 있습니다.Δ 황소자리 : 차분하게, 차분하게…들떠있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야 하는 날입니다. 말실수도 우려가 되니 말을 하기 전에 좀더 생각을 해보는 것이 좋겠네요. 세 치 혀의 실수로 한동안 다른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도 있습니다.애정에 너무 연연해 하지 않도록 하세요. 시간이 흐르고 나면 슬픔도 기쁨도 모두 흔적 없이 사라지게 됩니다. 애정과 관련하여 대범하게 생각하면 오히려 애정운이 당신을 따르게 될 수도 있습니다.재물운은 아주 좋은 편입니다. 다만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도록 해야 합니다. 귀가 시간이 너무 늦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유흥에 휩쓸려 지갑을 잘못 열었다가는 낭패를 보게 됩니다.Δ 쌍둥이자리 : 다들 나만 찾네…이곳 저곳에서 당신을 부르는 사람들 투성이입니다. 몸은 하나인데 들러야 할 곳도 많고, 만나야 할 사람도 많으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모든 곳에 갈 수 없으니 잘 선택해서 효율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싱글인 분이라면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나타날 확률이 높습니다. 애정운이 나쁘지 않으니 당신이 원하는 사람일 수 있겠네요. 커플인 분은 두 사람의 관계가 안정되는 때입니다. 크게 다툼의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니 자주 만나도 좋겠네요.재물운이 나쁘지 않습니다. 좋은 사람이 주변에 나타나 당신에게 조언을 해주기도 할테고요. 다만 위험성이 높은 곳에 투자하기에 적당한 때는 아닙니다. 여러가지 정보를 모으며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Δ 게자리 : 깜짝 놀랐잖아!!멍하니 길을 돌아다니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자칫 무언가에 부딪치거나 무언가에 걸려서 깜짝 놀랄 수가 있으니까요. 그러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사람들한테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으니 특히 조심하세요.싱글인 분이라면 과거의 연인을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아직 당신에게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이 있다면 다시 한번 말을 건네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커플인 분의 경우에는 무난한 하루가 될 것입니다. 상대방이 당신에게 선물을 할 수도 있겠네요.재물운은 좋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건강상의 문제 때문에 돈을 쓰게 될 수 있습니다. 일단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 같네요. 돌아다니기보다 혼자 조용히 지내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 재물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Δ 사자자리 : 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달지니…암울한 운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만한 노력이 없다면 성과를 얻기 힘든 날입니다. 어떠한 일을 하든 쉽게 되지는 않습니다.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성과를 얻기 힘든 날이라고 보여지네요.누군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무턱대고 잘해주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세요.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특별한 이벤트를 만들어주면 좋아할 것입니다. 커플의 경우에도 상대방을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두 분의 사랑이 잘 커갈 수 있습니다.손실수가 있습니다. 가게에서 물건을 살 때도 그 거스름돈을 잘 챙겨야 할 정도입니다. 지갑처럼 매일 가지고 다니는 물건을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항상 지갑이나 가방 등을 잘 챙길 수 있도록 해야 해요.Δ 처녀자리 : 콧노래가 절로~너무 튀는 행동만 하지 않는다면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보호 속에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하루가 될 것입니다. 과음이나 과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칫 업 된 기분으로 몸을 망가뜨릴 수 있습니다.미팅이나 소개팅에 나간다면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곳과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사람과 잘 될 확률이 높습니다. 전체적으로 애정운이 좋은 시기여서 커플인 분 또한 별탈 없이 사랑을 확인하는 하루가 될 것입니다.경제 사정이 호전되는 기회를 잡게 될 것입니다. 직장이 없었다면 직장을 찾게 될 것이고, 좋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얻게 될 수도 있습니다. 지출에만 조금 신경쓰면 경제적으로 아무런 문제없이 보내실 수 있는 날입니다.Δ 천칭자리 : 단순하게 생각하라…동서남북 어디를 향해 나아가더라도 잘 살 수 있는 날입니다. 대신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면 오히려 일을 그르치게 됩니다. 편하게 생각하고 가장 단순한 결정을 내리도록 하세요.애정운은 약간 위험한 요소가 있습니다.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면 오히려 욕을 먹게 될 것입니다. 되도록 말을 아끼는 것이 살 길입니다. 말을 적게 하여 상대가 미스터리한 느낌을 받도록 하는 것이 유리합니다.재물운은 평범한 편입니다. 들어오는 돈과 나가는 돈이 비슷한 날이라고나 할까요. 오늘 재물운을 좋게 하려면 지출을 줄이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유흥을 즐기되 당신의 지갑을 열지는 마세요.Δ 전갈자리 : 사랑하며 살도록 하자…다른 사람을 미워하거나 원망하는 마음이 있으면 당신의 운을 가로막게 됩니다. 혹시 싫은 감정이 있더라도 오늘만큼은 긍정하고 화해하는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보세요.애정운도 나쁘지는 않지만 긴장하면 일을 그르치게 됩니다. 이성을 만날 때는 여유로운 마음을 갖는 게 좋습니다. 커플인 경우 두 사람의 사랑이 더욱 커지는 하루이니 그것을 만끽하셔도 좋습니다.재물운이 나쁘지 않습니다. 당신보다 나이가 있는 사람의 조언을 따르도록 하세요. 가족이나 선배의 말을 따르면 더욱 좋습니다. 이직에도 좋은 날입니다. 직장을 옮길 생각이라면 생각을 구체화시켜 보도록 하세요.Δ 사수자리 : 코 앞에 행운이…잠자리에 들기 전에 자신의 별자리를 머리 속에 떠올려 보도록 하세요. 모든 행운이 당신에게 다가오는 때이니 소원의 성취가 이루어질 수 있는 날입니다.애정운과 우정운이 아주 좋은 때입니다. 친구들과 우정이 깊어지고 이것을 계기로 사랑과 관련한 좋은 기회도 잡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액세서리를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재물운이 최상인 날입니다. 당신이 스스로 구하려 하지 않아도 재물이 당신을 향해 찾아 들어오는 때라고 보여지네요. 횡재수도 있으니 복권의 구매나 경품 응모를 하여도 좋은 때입니다.Δ 염소자리 : 즐거운 소식!!당신의 마음을 환하게 만들어주는 즐거운 소식이 들려오는 날입니다.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게 되니 그것이 가장 기쁩니다. 그간 소원했던 사람들과의 관계도 스르르 풀어지게 됩니다.애정운도 아주 좋은 편입니다. 당신에게 행운을 주는 방위는 동쪽이 될 것이니 그 방향의 이성에게서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커플인 경우에는 상대방으로부터 기쁜 소식을 듣게 되니 기분이 좋아집니다.재물도 차곡차곡 쌓이는 때입니다. 재물과 관련하여 당신의 판단이 빛을 발하는 때이니 당신 뿐만 아니라 당신 주변 사람에게까지 좋은 소식을 들려주게 됩니다.
2024.09.10 I 이채원 기자
머드·섬·워케이션..재미와 힐링 다 잡았다
  • 머드·섬·워케이션..재미와 힐링 다 잡았다
  • 저출생·고령화로 대한민국은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행정안전부가 생활인구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전국 주요 시·군을 찾아 해당 지자체가 어떤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지 점검해봤습니다. 소멸 위기를 극복한 모범사례를 통해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지난 7월 21일부터 8월 6일까지 열린 ‘제27회 보령머드축제’를 찾은 방문객들이 머드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보령시)[보령(충남)=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대천해수욕장과 오섬 아일랜드 관광 투트랙으로 생활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실현하겠다.” 충청남도 보령시는 행정안전부가 올해 89개 시·군을 인구감소(소멸)지구로 선정하기 전인 작년 8월 생활인구(정주인구와 해당지역에 하루 3시간 이상 체류하는 인구) 시범산정 대상지역(관광 유형)으로 선정된 지방자치단체다. 보령시 인구(정주인구)는 올해 3월 기준 9만9000명에 불과하지만 해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4배가 훌쩍 넘는다. 올해 1분기에는 비수기임에도 43만5000여명이 찾았다. 성수기인 여름철 집계가 포함되는 3분기는 1분기보다 4~5배 더 늘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7월 21일부터 8월 6일까지 열린 ‘제27회 보령머드축제’에는 165만명이 다녀갔고 ‘제16회 전국해양스포츠제전’(7월 31일~8월 3일), ‘제5회 섬의 날’(8월 8일~11일)에 각각 10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또 지난 5월 4일부터 6일까지 열린 ‘2024 보령·AMC 국제모터페스티벌 행사에는 13만명이 찾았다. ◇ 2년새 해수욕장 방문객 2개 가까이 급증보령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대천해수욕장 일대에서 개최되는 ‘머드축제’다. 여기에 무창포해수욕장까지 매년 보령시 소재 해수욕장을 찾는 방문객들도 늘고 있다. 두 해수욕장을 2021년 1187만명이 찾은 데 이어 작년에는 2014만명이 다녀갔다. 2년 새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대천해수욕장은 최근 2년 간(2022~2023년) 내비게이션 ‘티맵’ 이용자가 선택한 국내 비수도권 여름철 인기 휴양지로 꼽히기도 했다.게다가 보령시 관할 70여개 섬 중 원산도, 고대도, 삽시도, 장고도, 효자도 주요 5개 섬을 중심으로 해양레저관광산업도 확대되고 있다. 현종훈 보령시 신산업전략과장은 “보령시는 국도 77호선 보령해저터널 개통으로 인근 도시(태안군 안면도 등)와의 접근성이 강화되어 연간 2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해 생활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며 “서해안을 대표하는 해양관광 도시로서 우리시는 ‘복합 해양레저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원산도 등 5개 섬에 오섬아일랜드 프로젝트(5개 섬 테마 연계한 해양레저스포츠센터 조성, 해양관광 케이블카, 복합 마리나항 등 5년내 구축)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상인들도 반색했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방문객들이 줄어들었지만 작년부터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2000만명 이상 몰려들고 있어서다. 10년 넘게 대천해수욕장 일대에서 식당을 운영중인 김모(65)씨는 “여름 한 철 장사이긴 하지만 작년부터 관광객들이 늘고 있고 비수기에도 찾는 사람들이 더러 있어 장사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보령시의 생활인구 규모는 시범지역 중 가장 많지만 체류일수가 평균 2.5일로 30세 미만의 비중이 놓고 대부분 숙박형에 주말 체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열린 ‘2024 보령·AMC 국제모터페스티벌’을 찾은 관객들이 행사에 참여한 차량들을 보고 있다. (사진=보령시)특히 이같은 특성을 더 잘 살리려면 원산도를 잇는 보령해저터널 조명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터널은 길이 6927m로 대한민국 최장 해저터널이자, 도로 해저터널로는 세계에서 5번째로 길다. 당초 해저를 지나가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40억원을 투입해 터널 천장에 조명을 설치했지만, 일부분만 조명이 비추고 있는 상태다. 원산도에는 2027년 6성급 고급 리조트 대명리조트가 들어서기 때문에 터널 조명 확대와 시너지가 기대된다. 더욱이 대명리조트 측에서는 당초 7604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1조2000억원 규모로 늘려 세계 최고의 관광단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보령시 관계자는 “국토부와 협의해 추가 예산을 확보해 조명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해저터널을 홍보하는 효과는 물론, 원산도 등 주요 섬 관광산업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일과 휴식을 동시에…워케이션 사업도 추진보령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중장기적 생활인구 유입까지 고려하고 있다.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 생활인구 유입 정책까지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지난 7월 서울시와 맺은 ‘골드시티’ 사업이다. 이는 서울의 은퇴자들이 노후에 보령으로 내려와 귀촌하거나 ‘세컨드 하우스’ 개념으로 보령의 주택을 싸게 매입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반대로 보령시 청년들이 서울에 집을 구할 때 은퇴자들의 집을 공급받게 되는 상생형 순환도시 조성 사업이다. 보령시는 이를 위해 3000세대 규모의 주택을 건설할 계획이다. 현재 후보지를 물색중이며 서울시와 조율해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향후 3~4년 내 충남 천안과 보령, 전북 익산을 잇는 장항선 복선전철이 완공되면 보령에 대한 접근성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보령시는 또 변화하는 관광 트렌드 및 근무형태(재택, 원격근무)에 맞춰 ‘일과 휴식, 관광’이 함께하는 보령형 워케이션 사업모델을 발굴해 추진 중이다. 대천해수욕장 인근에 2층 규모로 개인 및 중소형(10~30명) 단위 업무공간(공유오피스)은 물론 개방형 카페, 키즈카페 등을 조성한다. 지난달 2일 ‘제27회 보령머드축제’를 찾은 방문객들이 가수들의 공연을 즐기고 있다.(사진=보령시)아울러 보령시는 시정운영방향 중 하나인 탄소중립 에너지 그린도시에 걸맞게 석탄에서 수소 중심의 도시로 탈바꿈한다는 방침이다. 현 과장은 “정부의 2030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2038년까지 모든 화력발전소(보령 포함) 단계적으로 폐쇄가 예정돼 있어 그린에너지 도시를 조성해 관련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SK E&S, GS에너지와 함께 6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수소산업 클러스터 인프라를 조성하는 ‘기회발전특구’를 통해 기업 유치를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구 지정을 통해 약 6조5000억원의 직·간접 생산유발효과와 3만8000명의 취업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4.09.10 I 박태진 기자
"중처법 등 韓 투자 걸림돌…노동유연성 높여야 글로벌 기업 온다"
  • "중처법 등 韓 투자 걸림돌…노동유연성 높여야 글로벌 기업 온다"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한국 경제를 보는 나라 안 시선과 나라 밖 시선은 약간 다르다. 우리는 선진국을 자처하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무엇보다 삼성, 현대차 정도를 빼면 누구나 아는 초글로벌 기업은 사실상 없다시피 하다. 한국 돈인 ‘원화’는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다. 금융, 의료, 법률, 교육 같은 고급 서비스업은 국내 장사에 안주하는 분야다.“미국 플로리다주는 시골이 아니거든요. 1년 전 즈음 플로리다주 정계 고위 인사를 만났는데, 한국을 잘 모르더라고요.”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대표이사 회장은 “한국은 전 세계의 메인스트림(주류)에서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암참은 주한 미국 기업들을 지원하고,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촉진하는 목적의 경제단체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 회장은 오버추어코리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한국GM 등의 대표이사를 지낸 경험이 있어 한미 경제 사정에 밝다. 그가 진단하는 한국 경제와 한국 기업의 현주소는 어떨까.이데일리는 오는 9~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암참 최대 연례 행사 ‘도어낙(doorknock)’ 직전인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암참 사무실에서 김 회장과 인터뷰를 했다. 도어낙은 암참이 매년 미국 정부와 의회 고위 인사들을 만나 한국의 사업 환경 등을 설명하는 자리다. 올해는 특히 미국 대선이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주목도가 더 크다.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대표이사 회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올해 ‘도어낙(doorknock)’ 행사 때는 특히 미국 대선이 임박했으니 한미 관계가 왜 중요한지 명확하게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김태형 기자)◇“도어낙서 한미 관계 중요성 설명”-이번 도어낙에 대한 관심이 큰데, 최대 의제는 무엇인가.△요즘 (워싱턴 정가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많이 들을 것 같다. 백악관, 재무부, 상무부 등의 고위 인사들을 비롯해 의회 상원의원들을 대거 만난다. 특히 미국 대선이 임박했으니, 한미 관계가 왜 중요한지 명확하게 설명할 것이다. 미국 대선 이후 한미 동맹과 경제동반자 관계는 글로벌 이슈들을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차원에서 오히려 더 깊어질 것이다. 다만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1400억달러(약 187조원) 이상 투자했는데, 미국 의회 인사들은 잘 모를 수 있다. -미국은 한국에 대해 무엇을 궁금해하나.△미국은 23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한국의 제1수출국이 됐다. 그들이 우리를 만나는 이유는 한국에 대해 배우고 싶기 때문이다. 미국 회사들이 한국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한국 사업 환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등이다. 그것을 암참이 어떻게 설명하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메시징을 잘 해야 한다.-암참이 미국에 제안할 것은 무엇인가.△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해 도어낙에서 ‘한국도 글로벌 기업들의 아태 지역본부를 유치해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 이번에 미국 회사들의 아태 본사를 한국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명확하게 할 것이다. 한국 회사들이 미국에 투자를 크게 하고 있다. 한미 동맹도 매우 강하다. 그런데 글로벌 기업들의 아태 본부는 싱가포르에 5000개 이상 몰려 있다. 홍콩은 약 1400개이고, 중국 상하이는 약 900개다. 한국은 100개도 안 된다. 퀄컴, GM, 델타, 뉴욕타임스 정도다. 다국적 기업들은 본국에 글로벌 본부(HQ)를 두고 있고, 세계를 여러 블록으로 나눠 지역본부(RHQ)를 둬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릴 권한을 주고 있다. 아태 역시 주된 지역 중 하나다.◇“韓, 예측 불가능한 기업 규제 위험”-아태 본부 유치는 왜 중요한가.△각국 정부는 지역본부 유치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장기적인 경제 혜택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 현지인들의 커리어 확장 개발, 현지 투자 증대, 고급 주재원들의 경제 기여, 세수 증가 등이다. 한국에 5000개 기업들의 아태 거점이 있다고 생각해보라. (국제도시로서) 크게 발전할 것이다.-한국 투자를 꺼리는 이유는 무엇인가.△많은 한국 지사장들이 꼽는 게 노동 쪽 문제다. 사업이 예상보다 안 되면 변화하는 시장 수요에 맞춰 인력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은 레이오프(layoff·일시 해고)를 할 수 없다. 한국은 60세가 정년인데, 사실 60세도 젊은 나이다. 미국은 일만 잘하면 80세 넘어 일해도 이상하지 않다. 한국은 싱가포르, 홍콩, 일본 등보다 노동 유연성이 크게 뒤처져 있다.-한국의 다른 기업 규제들은 어떤가.△외국 회사들이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쓴다. 중처법은 산업 재해를 줄이자는 목표는 합리적이지만, 싱가포르 등보다 훨씬 무거운 징역형 혹은 벌금형을 부과하기 때문에 최고경영자(CEO)의 전반적인 리스크를 높인다. 미국 본사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자는 얘기까지 나올 수 있지 않겠나. 올해 암참 설문조사를 보면, 40% 이상 응답자들은 ‘예측 불가능한 규제가 한국이 기업 환경에 있어 주요한 위험 요인’이라고 했다.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대표이사 회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여러 영역에서 중대한 형사 책임에 노출돼 임원들의 전과율이 높다”며 “한국 중대재해처벌법은 다른 나라들보다 CEO에게 너무 무거운 처벌을 부과한다”고 했다. (사진=김태형 기자)◇“정부에 아태 본부 유치 방안 제안”-한국은 무엇을 해야 할까.△노동 유연성을 높이는 게 하루아침에 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는 차근차근 해나가야 한다. 노동시장의 적응력을 개선시키면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국에서 CEO는 여러 영역에서 중대한 형사 책임에 노출돼 임원들의 전과율이 높다. 이런 리스크를 완화시켜야 한다. 한국 중처법은 다른 나라들보다 CEO에게 너무 무거운 처벌을 부과한다.-정부와 투자 환경 개선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가.△그렇다. 아직은 실무진 차원에서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등과 논의하고 있다. 태스크포스(TF)를 꾸릴 계획도 있다. 암참은 한국 정부가 구체적인 인센티브를 명시한 아태 지역본부(APAC RHQ)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을 정부에 제안한다. 고급 오피스 공간 보조금, 소정 기간의 부가세(VAT) 환급, 국제 교육·이주 지원 등을 통해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또 기업 규제들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한국 투자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한국 여러 곳에서 CEO를 직접 했다. 세계 100위권 초일류 한국 기업들이 적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포브스 선정 글로벌 2000대 기업을 보면, 삼성전자와 현대차만 100위 안에 있다. 다른 많은 브랜드들은 아시아 이외의 국가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보수적인 자본구조와 투자전략은 안정성을 보장하지만, 공격적인 성장과 대규모 인수를 제약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의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한국을 능가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당연히 기술 발전과 글로벌 리더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제임스 김 회장은…△UCLA 경제학 학사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 △AT&T 마케팅 총괄 △오버추어 아시아지역 총괄사장 △야후코리아 비즈니스 총괄사장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이사 사장 △한국GM 최고경영자(CEO) 사장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대표이사 회장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사회 의장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대표이사 회장이 오는 9~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암참 최대 연례 행사 ‘도어낙(doorknock)’ 직전인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암참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2024.09.10 I 김정남 기자
암참 회장의 경고…"韓 진출 美 기업들, 파업 리스크 걱정"
  • 암참 회장의 경고…"韓 진출 美 기업들, 파업 리스크 걱정"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많은 외국 기업의 한국 지사장들이 한국의 파업 리스크에 대해 많이 우려합니다.”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대표이사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암참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올해 암참 설문조사 결과 40%가 넘는 응답자들은 예측 불가능한 규제가 한국 기업 환경의 주요 위험이라고 답했다”며 이렇게 말했다.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대표이사 회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사업이 예상보다 안 되면 구조조정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한국은 그럴 수 없다”며 “외국 기업들은 이를 가장 힘들어 한다”고 했다. (사진=김태형 기자)이번 인터뷰는 9~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암참 최대 연례 행사 ‘도어낙(doorknock)’ 직전 진행했다. 도어낙은 암참이 매년 미국 정부와 의회 고위 인사들을 만나 한국의 사업 환경 등을 설명하는 자리다. 올해는 미국 대선이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더 관심이 모아진다.김 회장은 특히 거대 야권이 강행한 이른바 ‘노란봉투법’을 크게 우려했다. 노란봉투법은 노조 파업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 등이 골자인데, 이로 인해 불법 파업이 줄을 이을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까지 노조 파업 리스크에 휩싸였다. 김 회장은 “(노란봉투법은) 투자처로서 한국의 매력을 저하시키고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크다”며 “규제의 예측 가능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한국 특유의 경직적인 채용·해고 관행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을 거론하면서 “기업들은 (일이 몰려 바쁠 때는) 근무 시간이 확 늘어날 때도 있고 반대로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며 “이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사업이 예상보다 안 되면 구조조정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한국은 그럴 수 없다”며 “외국 기업들은 이를 가장 힘들어 한다”고 했다.김 회장이 제시한 세계경제포럼(WEF) 집계를 보면, 한국의 노동 유연성 순위는 조사 대상 141개국 중 97위에 그쳤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쟁국인 싱가포르(1위), 일본(11위), 홍콩(19위) 등에 크게 뒤졌다.
2024.09.10 I 김정남 기자
‘애물단지 된 혁신’ 전동킥보드…6년간 사고 20배 늘었다
  • ‘애물단지 된 혁신’ 전동킥보드…6년간 사고 20배 늘었다
  • [이데일리 박기주 손의연 김형환 기자] 공유경제의 대표 사례로 언급되며 ‘혁신’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왔던 전동킥보드(개인형이동장치)가 도로 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지난 6년간 관련 사고가 20배 이상 증가하는 등 도심 곳곳에서 인명 사고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청년 세대의 미비한 준법의식으로 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5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에서 청소년 4명이 하나의 전동킥보드를 타고 있다. (사진=박동현 기자)9일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개인형이동장치(PM)가 교통사고 집계에 포함되기 시작한 것은 2017년이다. 당시 117건 수준이었던 PM 교통사고는 공유경제가 각광받기 시작한 이후 2020년 897건으로 급증하기 시작했고 지난해엔 2389건으로 폭증했다. 지난해 PM 교통사고로 인한 사상자만 2646명에 달한다. 특히 이 사고는 젊은층에 집중되고 있다. 2017~2022년 PM사고 중 20대 미만의 비율은 32.4%에 달하고 20대는 32.1%, 30대는 14.7%로 집계됐다. 여기에 이들의 PM에 대한 준법의식도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PM의 운전대를 잡으려면 면허(원동기 면허 이상)가 필요하지만 같은 기간 무면허 사고의 비율은 34.6%에 달하고 그 중 20대 미만이 67.6%를 차지했다. 20대와 30대도 각각 18.6%, 4.7%를 기록했다. PM 무면허 사고 10건 중 9건은 30대 이하에서 발생하는 셈이다. (그래픽=김일환 기자)실제 이데일리가 10대가 많은 학원가, 20~30대가 많이 모이는 유흥가를 둘러본 결과 실태는 심각했다. PM의 경우 음주운전과 인도 통행, 2인 이상 탑승이 금지되고 안전모를 필수로 착용해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는 규정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술냄새를 풍기던 한 PM 운전자는 “사실 술 마시고도 탄 적이 많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학원가에선 2명의 학생이 같이 타고 있는 것은 예삿일이었고 4명 이상이 탄 경우도 있었다. 아울러 행인들의 통행을 방해하는 성숙하지 못한 주차문화까지 시민들을 괴롭히는 모양새다. 정미경 도로교통공단 교통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단속 강화를 통해 음주운전, 동승자 탑승 등 PM 운전자의 법규위반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PM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교통안전교육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고 이는 특히 10대 및 20대를 중심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2024.09.10 I 박기주 기자
폴란드 잠수함 수주전…유럽 벽 넘으려면 범정부적 노력 절실
  • 폴란드 잠수함 수주전…유럽 벽 넘으려면 범정부적 노력 절실[생생확대경]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지난 3~6일(현지시각)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폴란드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에 다녀왔다. 전시회 현장에선 폴란드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을 겨냥한 수주 경쟁이 치열했다. 이 사업에는 대한민국의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프랑스 네이발 그룹,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 스웨덴 사브, 스페인 나반티아 등이 도전하고 있다. 폴란드는 이달 중 3~4개 기업(Short List)을 선정해 평가를 본격화 할 것으로 알려졌다. 3000톤(t)급 재래식 잠수함 2~3척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폴란드 군의 핵심 요구사항은 △검증된 잠수함 △잠대지 미사일 등 강력한 탑재무장 △신속한 납기 △승조원 교육훈련 △자체 유지·보수·정비(MRO) 능력 확보 △금융지원 등이다. 이를 고려하면 대한민국의 장보고-Ⅲ 모델은 경쟁국 잠수함보다 객관적으로 앞선다. 지난 3~6일(현지시각)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에 폴란드 해군참모총장이 한화오션 부스를 찾아 회사 관계자로부터 장보고-Ⅲ 잠수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김관용 기자)실제로 우리 해군의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은 실전배치 돼 운용 중이다. 장보고-Ⅲ 최신 모델인 배치(Batch)-Ⅱ 선도함도 내년 진수 예정이다. 주요 경쟁기종인 독일 ‘212CD’와 스웨덴 ‘A26’ 잠수함이 아직 건조 중인 ‘페이퍼 서브마린’ 수준에 불과한 것과 비교된다. 프랑스 ‘스코르펜’ 잠수함은 자국이 사용하지 않는 수출용이다. 납품 가능 시점도 우리가 유리하다. 게다가 장보고-Ⅲ는 디젤잠수함 중 세계 유일의 수직발사관을 탑재해 10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운용한다. 무반향 타일 기술에 의한 낮은 소음도 강점이다. 세계 최초 잠수함용 리튬이온 에너지저장장치와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공기불요추진체계(AIP)는 3주간의 잠항을 가능케 한다. 100% 현지 업체를 통한 MRO도 제안하고 있어 승조원 교육훈련과 정부 차원의 금융지원 계획 등이 뒷받침 될 경우 수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은 ‘우리가 남이냐’는 논리를 펴며 폴란드 유사시 지원할 수 있는 곳은 자신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유럽방위산업전략(EDIS)과 이를 이행하기 위한 입법 패키지를 강조하며 폴란드에 정부 차원(G2G)의 전방위적 지원을 내세우고 있다. 유럽방위산업전략은 2030년까지 EU 국가의 유럽산 무기 비중을 현 20%에서 50%로 확대하고, EU 내부의 방위산업 거래 규모를 15%에서 35%로 늘려야 한다는 권고다. 경제공동체인 EU에서 방산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역내 방산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조치다. 이에 따라 독일은 212급 잠수함을 폴란드 그드니아 해군기지에 수차례 입항시키는 등 유럽국가들의 교류활동이 활발한 상황이다. 반면 우리 군과 정부 당국의 지원은 미약하다고 업계는 토로한다. 폴란드 내 파트너사들까지 타 경쟁국 사례를 들며 정부 차원의 지원 문제를 지적한다고 했다. 우리 정부가 말로는 ‘적극 지원’을 얘기하지만 정·관계 인사들의 노력도 부진하고 군 차원의 뒷받침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가격이나 성능, 납품 기한 등은 건조 조선소 몫이지만, 잠수함 승조원 교육훈련과 후속 군수지원, 산업협력 등은 정부 도움 없이는 어렵다. 말 그대로 국가 총력전을 펼쳐야 유럽의 벽을 넘을 수 있다는 의미다.
2024.09.10 I 김관용 기자
이종욱 "재정 효율성 전면 재검토해야…예타 면제 강화할 것"
  • 이종욱 "재정 효율성 전면 재검토해야…예타 면제 강화할 것"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매년 가만히 있어도 국가채무가 70~80조원씩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전면적인 재정 효율성 재검토 및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요건 강화로 재정 누수를 막아야 합니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서울 국회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 예산실·국고국·조달청 등을 거친 재정 전문가다. 경남 창원 진해를 지역구로 22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 의원은 “국회에서도 ‘재정건전성을 지키는 수문장’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이 의원은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2025년도 예산안’에 대해서 “재정을 가능한 선에서는 최대한 푼 것”이라고 평가했다. 내년 경상성장률을 감안하면 총지출 증가율 3.2%가 높은 숫자는 아니다. 특히 의무지출을 뺀 재량지출 증가율은 0.8%로 사실상 제자리 걸음이다. 이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채무는 82조원이나 늘어난다”며 “경제가 어렵긴 하지만 더 위기 상황을 대비해서 지금은 재정을 비축해야 할 때”라고 했다.이 의원은 앞으로 재정여건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의무지출을 비롯한 전면적인 재정 효율성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지난 정부에서부터 계속 지적이 나오고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이 대표적인 사례다. 내국세와 연동해 지급되는 교육교부금은, 세수 증가에 따라 규모는 늘어나고 있지만 학령인구는 줄어들면서 부실사용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교부금을 개편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교육계 동의를 얻기가 굉장히 어려웠다”면서 “국가적 위기 상황이 오기 전에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재정 누수를 막기 위한 예타 면제 요건 강화도 언급했다. 예타는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에 대해 우선순위와 적정성을 검증하는 제도다. 지난 1999년 도입됐는데, 점차 예타 면제 대상이 늘어나면서 유명무실 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의원은 “당초 취지와 달리 예타 면제가 무분별하게 확장된 부분이 있다”며 “특히 수천억 예산이 투입되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경우 강화할 필요가 있다. 관련 입법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내수 경기 회복 시급…취약계층에 예산 더 투입해야최근 우리 경제의 가장 큰 현안으로는 ‘내수 경기회복’을 꼽았다. 올해 반도체 등 수출 회복이 민간 소비나 내수로 연결되지 않고 있어서 골목 상권 등 체감 경기는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금리 인하를 빼고 내수를 논하긴 어렵다. 최대한 한국은행이 결심해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며 “또 정부 재정이 어려운 만큼 민간투자를 대규모 발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특히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사회적 약자의 더불어민주당 의존도가 높다. 취약계층이 여당에 손을 벌리고 찾아올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과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는 위기 의식이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부자당’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해야 한다”고 했다. 내년도 예산안에서는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소상공인 배달료 지원’을 꼽았다. 정부는 배달료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소상공인에게 내년 한시적으로 연 최대 30만원의 배달료를 지원하는 방안을 예산안에 담았다. 이 의원은 “기존의 보수 정권에선 재정을 투입하기 어려웠던 분야들도 더 발굴해서 소비나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4.09.10 I 김은비 기자
송·변전설비 주민보상 10년만에 인상…전력망 구축난 해소 기여하나
  • 송·변전설비 주민보상 10년만에 인상…전력망 구축난 해소 기여하나
  •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국가 전력망 구축을 위한 한국전력(015760)공사(이하 한전)의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 구축 사업이 동서울변전소 신축을 불허한 하남시의 반대로 차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10년만에 송·변전설비 주민 보상액을 18.5% 인상했다.경기도 하남시 감일신도시 내 한국전력공사(한전) 동서울변전소 전경. 이곳은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 구축 계획에 따라 증설을 추진했으나 주민 반대에 따른 하남시의 불허로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사진=한전)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부는 지난 4일 송·변전설비 주변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송주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정부는 전력망 구축에 필수적인 송·변전설비가 기피시설화함에 따라 지난 2014년 송주법을 제정해 주변 지역 실거주자에게 전기료 할인 및 마을 공동체 지원 방식의 지원금을 지급해 왔다. 통상적인 개별 가구 보상액은 월 1만원 안팎으로 크다고 할 순 없지만, 한전의 전체 지원규모는 연간 약 1400억원에 이른다.그러나 주민 수용성은 이 수준의 보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한전이 2026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도 상당 구간을 땅 속에 묻는 지중화로 하거나 변전소를 건물 안으로 들이는 옥내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하남시가 지난달 주민 반대를 이유로 종점 격인 동서울변전소 증설을 불허하며 차질이 불가피하게 된 상황이다. 지원금 인상은 송주법 제정 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인상률은 지난 10년 누적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18.5%에 맞췄다. 산업부는 오는 10월14일까지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후 시행령 개정안을 확정, 시행할 계획이다.산업부는 이와 함께 송·변전설비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한 절차도 일부 바꾼다. 보상 등을 협의하기 위한 송·변전설비 주변지역 지역심의위원회를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 심의위원회로 통합하고, 이에 맞춰 사업자 대표 위원 정원을 3명에서 4명으로 추가하기로 했다. 심의위의 원활한 업무 처리를 위해 간사 인원도 1명에서 2명으로 늘린다. 이 역시 오는 10월8일까지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확정한다.경기도 하남시 감일신도시의 한국전력공사(한전) 동서울변전소 인근에 내걸린 증설 반대 현수막. (사진=이데일리 김형욱 기자)정부와 국회는 현재 한전이 국가 전력망 구축을 도맡은 현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범정부 차원의 중재기구를 만드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전력망법) 제정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국책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전력망 확충 사업의 시급성과 달리 국회 논의는 좀처럼 진도가 나지 않고 있어 정부 차원의 시행령 개정부터 이뤄지게 된 모습이다.이번 시행령 개정안이 확정되면 한전의 송·변전설비 주변지역 보상액이 연 1600억원대로 200억원 이상 늘어나게 된다. 다만, 이를 통해 전력망 구축 속도가 빨라진다면 한전으로서도 실보다 득이 많은 변화가 될 수 있다.김동철 한전 사장은 지난달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지난 5년여간(66개월) 송전망 건설 지연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2조원이고 계속 지연되면 3000억원이 더 불어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2024.09.10 I 김형욱 기자
배드민턴, 노란봉투법, 공정사회
  • [목멱칼럼]배드민턴, 노란봉투법, 공정사회
  •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역대 정부가 국정 차별화를 추구하는 가운데서도 하나같이 공통으로 강조해 온 국정 키워드는 ‘공정’이다. 문재인 정부는 ‘공정경제’를 외쳤고 윤석열 정부는 ‘공정과 상식’을 주창했다. 이렇게 공정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공정의 과제가 사회적 갈등 해소와 국민 통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대한민국이 공정하지 못한 사회라는 반증이기도 하다.이달 초 발표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국민의 65%가 대한민국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국민 3명 중 2명이 우리 사회의 공정성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공정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아온 것을 무색하게 하는 결과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최근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두 가지 이슈에서 그 단초를 찾을 수 있다,첫째 이슈는 배드민턴 관련 논쟁이다. 안세영 선수의 폭탄발언에서 시작된 선수와 협회 간 대립과 그 연장 선상에서 양분화된 전국민적 논쟁 상황을 보면 사회 구성원 간에 ‘무엇이 공정한가’에 대한 인식에 간극이 상당함을 발견하게 된다.공정은 주관적 개념이다. 시간과 공간을 달리하면 공정에 대한 인식도 달라진다. 과거 경제·사회적 기반이 일천하고 양적 성장이 지상 과제였던 개발시대에는 조직의 이익이 개인의 이익에 앞선다는 논리가 공정의 잣대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사회 구성원은 이런 논리에 쉽게 수긍하지 않는다. 개인의 이익이 조직의 이익과 상충하는 환경 자체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저개발국에서 첨단 산업국가로, 산아제한하던 나라에서 전 세계 최고의 저출생국으로, 지난 수십 년간 대한민국만큼 압축적이고도 드라마틱한 경제 사회적 변화를 겪은 나라가 또 있을까. 그런 연유로 ‘공정의 기준’에 대한 사회 구성원 간 견해 차이는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공정에 대한 합의 또한 쉽지 않다.합의의 과정은 사회 구성원 간 활발한 의견 교환을 필요로 한다는 관점에서 이번 배드민턴 논쟁은 공정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데 기여할 것이다. 물론 논쟁의 결과 수렴된 공정의 기준에 따라 제도와 시스템의 개혁이 뒤따른다는 전제에서 말이다.둘째 이슈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노란봉투법이다. 노란봉투법의 촉매제가 된 대우조선 하청업체 파업은 공정성이 결여된 우리 노동시장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다. 원청기업과 하청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에 형성돼 있는 노동 여건 격차는 공정을 논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크다.노동시장 불공정성에 대한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여 년에 걸쳐 쌓인 구조적 문제로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공정성 회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런 목소리를 외면했고 그 결과 반작용으로 탄생한 것이 논쟁거리투성이인 노란봉투법이다. 기형적으로 불공정한 노동시장에서 기형적인 법이 탄생한 것이니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노동시장 개혁에 소극적인 정부는 물론이고 과도한 노동시장 격차를 방임 또는 조장한 원청기업, 대기업은 노란봉투법 탄생의 기여자들이다. 다른 나라의 정부와 기업이 노동시장 간 격차가 커지는 것을 경계하고 제도적 또는 관행적으로 이를 억제하는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경영계는 노란봉투법이 부당하다고 볼멘소리만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노동시장 격차 완화를 위한 진심의 노력을 해야 한다. 정부는 노란봉투법의 부당함만을 역설할 것이 아니라 지금의 불공정 노동시장을 개혁할 진정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우리 사회에 배드민턴이나 노란봉투법 사례와 같은 불공정 이슈는 도처에 산재해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 달성에 성공한 대한민국이 성숙하고 선진화한 사회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은 ‘공정화’의 달성이다. 과연 대한민국이 ‘지금이 정점’(피크 코리아·Peak Korea)인지 여부는 이 마지막 관문을 넘어설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2024.09.10 I 최은영 기자
  • [사설]학생 줄어도 교육교부금 증가...이런 불합리 왜 놔두나
  • 흥청망청 낭비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이 앞으로 4년 간 20조원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획재정부의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정부가 매년 국가재정에서 17개 시·도교육청에 나눠주는 교육교부금이 올해 69조 9000억원에서 2028년 88조 9000억원으로 19조원(27.2%) 늘어난다. 학생 1인당으로는 1310만원에서 1940만원으로 630만원(48.1%) 늘어나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다. 국가재정 총지출 증가율 15.2%에 비하면 총액으로 1.79배, 1인당으로는 3.2배나 되는 고속 증가다.이는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의 일부를 교육교부금으로 배정하도록 한 교육교부금법 때문이다. 경제 규모가 커지면 교육교부금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구조다. 학생 수는 고려되지 않는다. 교육교부금 지원 대상인 초·중·고 학령인구는 올해 524만 8000명에서 2028년 456만 2000명으로 68만 6000명(13.1%) 줄어들 전망이다. 학생 수는 빠르게 줄어드는 반면 교육교부금은 더 빠르게 늘어나게 돼있다. 이러니 방만하게 사용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불요불급한 학교 도색 사업, 교직원 자녀출산 축하금, 수요 이상의 태블릿PC 과다 구입 등으로 교육교부금이 낭비된 사례가 지적된 바 있다. 그러고도 다 쓰지 못해 매년 몇 조원씩 불용·이월 처리된다.복지 확대와 산업 경쟁력 강화 등 나랏돈이 들어가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교육교부금의 경직적 배정과 낭비는 국가재정에 심각한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이 오래전부터 지적되면서 여러 개선 방안이 논의돼 왔다. 교육교부금 예산을 매년 수요에 입각해 조정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용처를 대학 지원, 영유아 보육, 저출생 대책 등으로 확대하자는 제안도 나왔다.지난 21대 국회에서도 10건가량의 교육교부금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제대로 심의되지 않고 임기 종료와 함께 모두 폐기됐다. 국회의원들이 시·도교육청, 교사단체, 학부모 등 이해관계자들의 눈치를 봤기 때문이다. 22대 국회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국가재정 전체와 교육 분야 예산의 효율화를 위해 교육교부금 제도 개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2024.09.10 I 양승득 기자
  • [사설]논란 많은 지역화폐법...민주, 협치 깨며 강행 이유 뭔가
  • 더불어민주당이 지난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12일 본회의에서 법안을 통과시킬 태세다. 지역화폐는 논란이 크다. 정부와 여당은 반대다. 전문가들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재명표’ 법안이라고 해서 거대 야당이 마냥 밀어붙여선 곤란하다.이 대표는 지난달 하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역화폐는 제 경험으로는 지금까지 만든 정책 중 가장 효율적인 재정정책인 동시에 경제정책으로 판단된다”며 이를 당론 법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민주당은 지난 5일 행안위에서 지역화폐법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재정 지원을 국가의 책무로 규정한다. 또 정부는 5년마다 지역화폐 활성화 계획을 세우고 1년마다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 지역화폐법은 추석 민심을 겨냥했다. 전국민 25만원 지원금(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과 패키지로 묶으면 민주당이 민생회복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홍보할 수 있는 카드다. 민주당은 25만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려 한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지역화폐 예산은 쪼그라들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1조원, 2022년에도 6000억원을 넘겼으나 윤 정부 들어선 3000억원대로 줄었다. 그나마 정부가 아예 삭감한 것을 민주당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일부를 살린 덕이다. 정부는 지자체 일은 지자체 스스로 경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실효성도 의문이다. 2000년 12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지역화폐는 의도치 않았던 부작용을 내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어떤 지자체에서 지역화폐 덕에 소비의 역외유출을 막아 매출이 늘면 이는 곧 인근 지자체에서 매출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모든 지자체가 지역화폐를 도입하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사라지고 발행비용의 증가, 소비자 후생감소와 같은 비효율성만 남게 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달 초 여야 대표 회담에서 협치를 다짐했다. 논란이 큰 지역화폐법은 애써 조성한 협치 분위기에 역행한다. 이 법이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되지 않길 바란다.
2024.09.10 I 양승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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