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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中 테무·쉬인 겨냥 관세 도입…트럼프 의식
  • 멕시코, 中 테무·쉬인 겨냥 관세 도입…트럼프 의식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멕시코가 소량화물에 대한 최대 19% 관세를 부과하는 새 규정을 도입했는데 저가 상품으로 유명한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와 쉬인이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대(對)중국 강경책으로 호소하는 모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2024년 11월 6일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국립궁전에서 미국 대선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2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멕시코 국세청(SAT)은 ‘밀수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전날 택배회사를 통해 수입되는 소량화물에 17~19% 관세를 부과하는 규정을 새롭게 도입한다고 밝혔다.멕시코는 자국과 국제조약을 맺지 않은 중국 등에서 택배회사를 통해 수입되는 상품에 일률적으로 19%의 관세를 부과한다. 미국·멕시코·캐나다 무관세 협정(USMCA)을 체결한 미국과 캐나다에서 택배회사를 통해 수입하는 경우 약 50~117달러 규모의 상품에 17% 관세를 부과한다.SAT는 현재까지 이러한 소액화물 수입은 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했는데 새로 규정을 도입해 부과하겠다는 계획이다.멕시코의 소비자물가지수(CPI)상승률이 4% 웃도는 수준에서 고공 행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계 테무와 쉬인 등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부상하고 있다. 테무와 쉬인은 저가의 소액 화물이라면 면세되는 각국의 관세 제도를 이용해 중국에서 생산된 생필품을 물가가 높은 해외에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급성장했다. 이에 미국 바이든 행정부도 소액화물에 대한 관세 면제 조치를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유럽과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편승해 급성장하는 테무와 쉬인 등에 전 세계 각국이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왼쪽)과 쉬인(사진=로이터)멕시코가 새로운 관세를 도입한 것은 차기 미국 행정부에 대한 호소의 의미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중국 제품에 관대하다고 멕시코를 비난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입성이 결정된 후 멕시코 정부는 중국 제품에 대해 강경한 태도로 돌아섰다는 평가다.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산 수입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작년 11월 말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행정부는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많은 불법 수입품을 판매하던 대형 상업 건물을 강제 폐쇄하고, 전국적으로 이러한 불법 수입품의 퇴출을 선언했다.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관세 회피와 불법 복제품으로 인한 저작권 침해를 강력하게 비난하며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더 깊은 곳에 무엇이 있는지 찾아내겠다”고 공언했다. 멕시코 정부는 건물 소유주와 통관 사업자의 책임까지 묻는 이례적으로 강경한 태도를 보였으며, 지난달 중순까지 해적판 상품 압수량이 200만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앞서 멕시코 정부는 지난달엔 의류와 가정용품, 식료품 등 중국산 수입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제품의 수입 관세를 인상하는 법령을 발표했다. USMCA를 체결한 캐나다도 멕시코의 대중국 정책에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어, 오는 20일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대중국 강경책에 대한 호소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5.01.02 I 이소현 기자
경기북부 하천 '저탄소수변공원화사업' 5개 도시 선정
  • 경기북부 하천 '저탄소수변공원화사업' 5개 도시 선정
  •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고양시와 의정부시, 동두천시, 포천시, 남양주시가 경기도가 추진하는 수변공원화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경기도는 지난 31일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지난 9월부터 북부지역 시·군을 대상으로 공모한 경기북부 지방하천 저탄소 수변공원화사업에 선정된 5개 지자체를 선정하고 시상식을 가졌다고 2일 밝혔다.선정된 지자체 관계자들과 오후석 2부지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제공)이번 사업은 김동연 지사가 추진 중인 경기북부대개조 사업 중 하나로 그간 재해예방 위주의 개선이 이뤄진 하천사업을 사람과 자연을 중심에 두고 도민들이 하천을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수변공원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양시는 공릉천 2㎞에 걸쳐 자전거도로와 식생저류지, 식물원 등을 관찰테크로 구성된 저탄소 수변공원을 조성하고 의정부시는 기존에 정비된 부용천과 중랑천에 쉼터 5개소와 중수도를 활용한 1000㎡ 규모의 수영장과 조명시설, 음악정원 등 12개소를 설치한다.포천시는 포천천 중류에 원형광장과 물놀이장, 향기 정원 등으로 구성된 저탄소 수변공원 3개소를 만들고 동두천시는 기존 왕방·탑동계곡을 이용하는 지역주민들과 관광객들을 위해 동두천천 4.0㎞에 걸쳐 기존의 데크 산책로를 정비하거나 새롭게 설치하고 안전을 위한 가로등과 CCTV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남양주시는 사능천 1㎞에 걸쳐 산책로를 만들어 다산신도시를 통해 왕숙천, 한강까지 자전거도로를 연결한다.도는 선정된 지자체와 지방하천자문위원회 위원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단를 구성해 2026년 12월까지 공원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뿐만 아니라 도는 저탄소 수변공원화를 조성하는데 있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정책의 하나로 사업 초기단계부터 저탄소 자재와 장비 등을 사용한다.오후석 행정2부지사는 “기존 치수사업에서 벗어나 하천에서 산책하고 쉼터에서 쉬고 머물 수 있는 공간, 도민들이 원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관광명소로도 개발해 지역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어 “도민들의 호응에 따라 저탄소 수변공원화사업을 남부에서 확대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2025.01.02 I 정재훈 기자
지난해 나스닥 29% 상승…美 새해 ‘트럭테러’ 발발
  • 지난해 나스닥 29% 상승…美 새해 ‘트럭테러’ 발발[뉴스새벽배송]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뉴욕증시는 기술주 중심의 차일 실현 투매가 나타나면서 하락 마감했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 뉴욕증시는 두자릿수 상승하며 글로벌 증시에서 두각을 보였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인공지능(AI) 기업에 약 1조4000억원을 투자했으며, 주가는 연간 170% 넘게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새해 첫날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시민을 향해 트럭이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수사당국은 테러 사고로 규정하고 연방수사국(FBI)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국제유가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상승 마감했다. 중국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수요 확대 기대감에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 이름을 ‘케키우스 막시무스(Kekius Maximus)’로 바꾸면서 같은 이름의 밈 코인 가격이 급등해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다음은 2일 개장 전 주목할 만한 뉴스다.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스페셜리스트들이 포스트에 모여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뉴욕증시, 2024년 마지막 거래일 하락-3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7% 하락한 4만2544.22로 마감.-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3% 오른 5881.63 기록.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9% 밀린 1만9310.79로 집계.-뉴욕증시는 연말 차익 실현과 금리 인상 우려감에 하락 마감한 것으로 분석.-다만 연간 기준으로면 S&P500 지수는 23.31% 상승했으며, 다우지수는 12.88%, 나스닥 지수는28.64% 상승한 것으로 집계.◇엔비디아 등 기술주 약세…테슬라도 3% 급락-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비트디지털(Bit Digital)과의 대규모 그래픽 처리장치(GPU) 공급 계약 소식에도 미국 규제 우려감에 2.3% 하락. -테슬라는 중국 내 성장세에도 소트프웨어 리콜 문제와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경계 심리가 고조되면서 3.3% 하락.-애플도 인공지능(AI) 수요 확장 기대감에도 기술주 전반 약세를 보이며 0.7% 소폭 내려.-아마존도 미국 주식 시장 전반적인 침체 영향으로 0.7% 하락 마감.◇엔비디아, 2024년 AI 기업에 1조4000억 투자-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엔비디아가 AI 스타트업 등 기업에 10억달러(약 1조4700억원) 넘게 투자했다고 보도.-지난해 엔비디아는 자금조달 50건과 인수합병을 포함해 기업 거래 여러 건에 모두 10억달러 투자. 이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규모.-엔비디아는 최근에는 일론 머스크의 xAI에 경쟁사인 AMD와 함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으며 오픈AI와 코히어, 미스트랄, 퍼플렉시티 등을 위한 펀딩 라운드에도 참여.-엔비디아의 주가 역시 지난해 170% 넘게 급등.◇美 뉴올리언스 새해 첫날 트럭 테러 사고…10명 사망-1일(현지시간) 미국 뉴올리언스 현지 경찰 등에 따르면 오전 3시15분께 뉴올리언스 번화가인 프렌치쿼터 버번 스트리트르에 신년 맞이를 위해 모인 인파에 픽업트럭 1대가 돌진.-트럭 돌진하면서 현재까지 최소 10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나.-용의자는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후 사망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관 2명도 용의자가 쏜 총에 맞아 다쳐.-수사당국에 따르면 용의자의 픽업트럭에는 사제 폭발물이 실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을 모종의 목적을 가진 ‘테러 사건’으로 규정하고, 연방수사국(FBI)을 중심으로 유관 기관이 수사를 벌이는 중.◇국제유가, 마지막 거래일 1% 상승-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배럴당 가격은 1.03% 상승한 71.72달러에 거래를 마쳐.-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물 브렌트유 배럴당 가격도 0.88% 오른 74.64달러로 집계.-중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3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이어가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머스크, X계정 ‘케키우스 막시무스’로 변경…밈코인 급등-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 이름을 ‘케키우스 막시무스(Kekius Maximus)’로 바꿔.-프로필 사진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밈(meme)으로 자주 등장하는 ‘개구리 페페’(Pepe the Frog) 캐릭터가 게임 콘솔을 들고 있는 이미지로 변경.-머스크가 계정명을 바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동명의 밈코인(온라인 유행을 반영해 재미 등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가상화폐)인 케키우스 막시무스의 가격 급등.
2025.01.02 I 김응태 기자
1500원 목전에 둔 환율에 "금리 인하는 신중해야"
  • 1500원 목전에 둔 환율에 "금리 인하는 신중해야"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 금리 인하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미 과거 경제 위기 때 수준으로 높아진 원·달러 환율 수준에 대한 경계감을 강하게 드러내면서다. 최근 환율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는 정치 불안을 첫손에 꼽았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2일 이데일리가 경제전문가 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경제 전망’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2.8%(19명)는 ‘환율 등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는 마지막 카드로 써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3.25%로 낮추며 38개월 만에 통화정책 방향을 긴축 기조에서 완화적으로 전환했다. 이후 11월에도 연달아 기준금리를 25bp(1bp= 0.01%포인트)내렸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 역전 폭은 현재 150bp다. 이미 역전 폭이 역사적으로도 크게 벌어져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정책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려고 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내수 부양 등을 위한 금리 인하 수요가 커지고 있다. 한미 금리 차가 다시 역대 최대폭(200bp) 수준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열린 상황이다. 문제는 환율이다. 한미 금리차가 200bp로 역대 최대폭을 유지했던 2023년 7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 후반에서 1300원대 중후반 수준이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환율은 정규장(오후 3시30분 기준)을 1472.5원에 마쳤다. 앞서 지난달 27일엔 장중 1486원대를 찍으면서 이미 상단을 높인 상태다. 이런 가운데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로 금리 역전 폭이 확대하면 국내 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변동성 역시 확대되면서 환율이 더 뛸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금리가 높은 구간이 이어지면 아무래도 자금이 미국으로 모이게 되고 강달러로 갈 수밖에 없다”며 “우리 정치의 불안정성이 노출된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하면)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인하는 마지막 카드도 아니고 지금으로서는 아예 하면 안 된다”며 “이미 미국과 금리가 역전 상태이기 때문에 자본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고 그것 때문에 환율도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체 응답자 중 27.8%(10명)는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에 빠르게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에 많이 올리지 않아서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은 많이 없지만 금리는 인하할 수밖에 없다”며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를 진작하고 소비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수 부양을 위해선 금리 인하보다 확장적 재정정책을 선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기영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필요하다면 금리를 내려야 겠지만 확장적 재정정책을 우선 써야 한다”며 “올해부터 재정정책이 역할을 했어야 했는데 못하고, 최근의 정치적 상황까지 겹치니 재정정책의 역할을 통화정책이 떠안는 ‘연쇄적 제도 실패(cascading institutional failure)’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 상승을 견인하는 가장 큰 원인과 향후 위험 요인으로는 58.3%(21명)가 ‘탄핵 등 불안정한 국내 정치 상황’을 선택했다. 이어 ‘미국 기준금리 속도조절에 따른 강달러’(22%, 8명), ‘하락하는 경제성장률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11%, 8명)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지목됐다. 올해 물가 흐름에 대해서는 ‘한은의 예상대로 2%대 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본다’는 응답이 77.8%(28명)로 압도적이었다.
2025.01.02 I 장영은 기자
"추경 긴급수혈 필요하지만…'선심' 재정 안돼"
  • "추경 긴급수혈 필요하지만…'선심' 재정 안돼"
  •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1% 후반대도 위태로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기존의 경제정책 기조였던 ‘건전재정 유지’보다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재정의 역할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나라 곳간이 마른 상황(2024년 세수결손 규모 30조원 예상)을 고려할 때 전문가들은 재정 확대 규모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1일 이데일리가 경제전문가 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경제 전망’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5.7%(30명)가 추경 등 재정확대가 필요하다고 봤다. ‘건전재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14.3%(5명)에 불과했다. 이는 추경 편성에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한 정부와는 상반된 의견이다. 앞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민생이 어렵고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는 동의한다”면서도 “현재 예산이 통과된 이후 시행되지 않은 상황이라 (추경보다는) 본예산 시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재정확대가 필요하다고 본 전문가들은 ‘시계제로’ 상태에 놓인 한국경제를 부양하는데 정부안 대비 4조 1000억원이 깎인 본예산(673조 3000억원)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데 집중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소비·투자가 다 죽은 데다 여야 대치 속에 본예산마저 증감액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경 카드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추경 등을 통한 적극적인 재정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한 전문가는 40%(14명)이며 ‘재정 확대는 필요하지만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45.7%(16명)으로 재정 확대의 방향과 방법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적극적인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최근 위축하고 있는 소비 심리 회복을 최우선 과제라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 부총재보를 지낸 강태수 KAIST 금융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민간소비가 줄고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재정 측면에서 도움을 주기 위한 방안은 추경뿐”이라며 “민간 소비심리가 누그러지지 않도록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수 전문가들은 예전과 같은 선심성 재정 확대를 경계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정치적 목적 등 왜곡된 재정 지출 구조를 바꾸지 않고 나눠먹기식의 추경을 편성해선 안 될 것”이라며 “정치권에서도 이제는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위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재정 적자 마이너스를 더 늘리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철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재정 적자가 마이너스(-) 5%씩 매년 쌓여간다. 우리 경제규모에 맞지 않는 ‘씀씀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불황에 맞춰 일시적으로 재정적자를 늘려서라도 지출을 확대할 수 있지만 ‘빚을 내서 쓰고 있다’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5.01.02 I 강신우 기자
장기 저성장 '턱밑'…구조개혁 '골든타임'
  • 장기 저성장 '턱밑'…구조개혁 '골든타임'
  •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2.0%)을 밑도는 것은 물론, 1%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우려에 탄핵 정국까지 겹친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이와 관계없이 장기적으로 성장률을 끌어 올릴 수 있는 구조개혁에 나설 골든타임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재정을 투입하고 금리를 내리는 등의 정책도 필요하지만, 저출생과 수도권 쏠림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 없이는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1일 이데일리가 경제전문가 35명을 대상으로 ‘2025년 경제 전망’ 설문을 실시한 결과 절반 이상인 51.4%(18명)가 올해 성장률이 1.0%대 후반에 그칠 것으로 응답했다. 1.0%대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응답자도 전체의 37.1%(13명)에 이르렀으며 1.0% 미만까지 하회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5.7%(2명)에 달했다. 소비 침체에 따른 경기 둔화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수출 약화로 경제 체력이 약해질 수 있는 상황에 탄핵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지며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전문가 중 71.4%(25명)가 올해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우려 사항으로 ‘탄핵 등 정치적 이슈’를 손꼽았다. 여기에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트럼프 신정부 출범(11.0%)에 대한 리스크와 내수 부진(8.6%), 가계 부채(5.7%) 등 우리 경제 내부에 대한 우려도 여전했다. 이와 함께 금리 인하와 확장재정 등 정책이 예전처럼 경기를 부양할 ‘전가의 보도(가보로 내려오는 명검)’가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문가 중 금리를 인하해 경기를 부양해야한다고 보는 이는 전체의 25.7%(9명)에 그쳤고, 5.7%(16명)는 재정을 확대하더라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경제 시계가 흐려진 상황일수록 고착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저출생(37.1%)과 부(富)의 부동산 쏠림(28.6%)등 우리 경제 활력을 저하하는 문제에 대한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답했다. 한국은행 부총재를 지낸 이승헌 숭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저성장 고착화는 경기 요인보다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인한 구조적 요인의 영향력이 더 크다”며 “경제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정치·사회 시스템 포함, 구조적인 효율성을 끌어올릴 방안을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2025.01.02 I 권효중 기자
트럼프 업고 정치불안까지…이대론 일본처럼 된다
  • 트럼프 업고 정치불안까지…이대론 일본처럼 된다
  •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올해 경제 성장률은 1.5%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상반기까지 탄핵정국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기업들은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을 미룰 것이다. 제주항공 참사도 소비 위축에 큰 영향을 주면서 경제가 많이 가라앉고 있다.”(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 전문가들이 내놓은 올해 한국경제 전망은 ‘암울’ 그 자체다. 국내 정세가 탄핵정국의 격랑에 휩싸이며 이달 20일 출범하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인상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 공세엔 사실상 무방비 상태란 진단이다.일본처럼 저성장 장기화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단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의 정치불안이 저성장 장기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단 지적도 나왔다. 이에 단기적으로는 정치 불안을 해소하고 장기적으로는 저출생, 수도권 쏠림과 같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은 구조적 문제 해결에 역량을 쏟아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진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정치불안, 트럼프보다 한국경제에 더 나빠” 1일 이데일리가 경제전문가 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5년 경제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51.4%, 18명)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1%대 후반으로 봤다. 1%대 초반까지 추락할 것이란 응답률도 37.1%(13명)에 이른다. 21세기 들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 아래를 기록한 건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지난 2009년(0.8%)과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0.7%),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2023년(1.4%) 등 3번뿐이다. 올해가 금융위기·코로나 사태에 버금가는 위기의 해가 될 것이란 얘기다.특히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로 촉발한 탄핵정국이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전문가 대다수(71.4%, 25명)가 ‘국내 정치적 이슈’를 올해 한국경제의 최대 걸림돌로 꼽았다. ‘트럼프 신정부 출범’(11.0%, 4명) 응답률을 압도하는 수치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한국 경제의 최대 변수로 손꼽힌 것을 고려하면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이 더 크다는 의미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불안의 여파는 핵폭탄급”이라며 “소비가 위축되고 외국자본이 빠져나가고 있다. 국가신인도도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정치불안, 저성장 장기화의 시발점 될라”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리나라가 일본처럼 저성장 장기화의 길에 들어섰단 우려도 크다. 전문가 중 3분의 1(34.3%, 12명)은 저성장이 장기화하며 물가상승률마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한국은 이미 7~8년 전부터 일본처럼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신 교수는 “기업들의 해외투자로 자본이 빠져나가는 게 대표적인 증거”라며 “부동산에만 돈이 몰릴 뿐 국내엔 투자할 곳이 없다는 것이고 한국에 희망이 많지 않다는 뜻”이라고 했다.다만 ‘저성장 기조에 돌입하겠으나 일본처럼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34.3%로 동률을 이뤘다. 이철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일본과 달리 정보통신기술(IT)이나 신기술로 옮겨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일본처럼 완전히 활력이 사라진 건 아니다”고 판단했다.저성장 장기화 속에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전문가도 17.1%(6명)였다. 최병서 동덕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일본만 해도 30년 만에 물가가 오르고 있다”며 “한국은 인위적으로 누리고 있는 형편이나 물가상승 불안요소를 다 갖고 있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특히 전문가들은 정치 불안이 한국경제를 ‘저성장 장기화의 굴레’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도 봤다. 박기영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의 정치적 상황이 장기화하면 일본식 장기불황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우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저성장 장기화 여부는) 내란·탄핵사태가 얼마나 신속히 해결되고 경제불확실성이 해소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잠재성장률 하락 고착화를 막고 저성장 기로에 선 경제를 살리기 위한 해법으로 저출생(37.1%, 13명)과 수도권 집중 해소와 균형발전(31.4%, 11명)을 최우선 과제로 손꼽았다. ‘부(富)의 부동산 쏠림 현상 해결’(28.6%, 10명)과 ‘일가정 양립정책’(17.1%, 6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합계출산율이 세계 꼴찌 수준으로 국가소멸론까지 나오는 만큼 출산율을 높이는 대책 마련과 함께 인구감소에 대응할 구조개혁이 시급하단 의견이 주를 이뤘다.이외에 ‘주력산업의 산업개편’, ‘기술 개발 및 산업구조조정’, ‘기업 규제완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영범 교수는 “인구감소로 노동 투입량이 줄면 생산이 줄고 저성장은 불가피하다”며 “노동, 자본, 기술력을 올리는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5.01.02 I 김미영 기자
서울시, 25개 자치구 사용 ‘광역 서울사랑상품권’ 750억 조기 발행
  • 서울시, 25개 자치구 사용 ‘광역 서울사랑상품권’ 750억 조기 발행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서울 25개 자치구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광역 서울사랑상품권’이 연초부터 조기 발행된다. 서울시는 광역 서울사랑상품권의 올해 발행 예정액 1500억원 가운데 750억원을 오는 8일부터 5% 할인된 금액으로 조기 발행한다고 2일 밝혔다. 이를 통해 고물가 장기화와 함께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게 서울시 계획이다.시는 동시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출생 연도(주민등록번호 둘째 자리)에 따라 ‘홀수’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짝수’는 오후 3시~7시로 나눠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발행 금액은 오전·오후 각 375억원씩 총 750억원이다. 오후 7시 이후에는 판매 가능 금액이 남아 있다면 출생 연도와 관계없이 누구나 구매할 수 있다.광역 서울사랑상품권은 5% 할인된 가격으로 1인당 월 30만원까지 구매할 수 있고 보유 한도는 100만원이다. 구매일로부터 5년 이내 사용할 수 있고, 현금(계좌이체)으로 구매한 경우, 상품권 금액의 60% 이상 사용했다면 잔액을 환불받을 수 있다. 선물받기는 월 100만원으로 설정해 건전한 상품권 사용을 도모한다.다만 신용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한 경우, 잔액 환불 및 선물하기는 불가하다.발행 당일인 8일에는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을 위해 서울페이플러스 앱의 ‘가맹점 찾기’와 ‘상품권 선물하기’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일시 중단한다.아울러 시는 더 빠르고 편리하게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지난 4월 출시한 ‘서울페이플러스(서울Pay+)’ 앱을 ‘구글플레이’, ‘앱스토어’에서 사전에 내려받아 회원가입 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계좌이체 또는 카드 결제를 위해 계좌 등을 미리 등록해 놓으면 상품권 구매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송호재 서울시 민생노동국장은 “이번 광역 서울사랑상품권 조기 발행이 소비심리는 회복시키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민생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5.01.02 I 박태진 기자
“트럼프 ‘비즈니스맨’…민관이 접점 적극 찾아야”
  • “트럼프 ‘비즈니스맨’…민관이 접점 적극 찾아야”
  • 유일호 전 부총리가 지난 1일 서울 종로1가 교보생명빌딩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회의실에서 이데일리와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 김태형 기자)[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지난 2017년 1월 9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지 약 한 달 만에 당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교사’로 불린 스티븐 슈워츠먼 전략정책포럼 의장(現 블랙스톤 의장)을 만났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하기 11일을 앞두고서다. 유 전 부총리는 서울 종로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트럼프2기 행정부 출범 전 우리 경제팀이 해야 할 역할로 ‘접촉’을 손꼽았다. 대통령과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이 진행 중인 상황이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긴밀한 관계 형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유 전 부총리는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 그와 가깝다는 사람들을 다 만났다”며 “지금 경제팀이 할 수 있는 것은 트럼프 측근들을 만나 우리 경제의 탄탄한 펀더멘털을 적극 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 전 총리는 8년 전인 2017년 1월, 탄핵정국이 이어지는 당시 뉴욕행 비행기에 올랐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국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유 전 부총리는 탄핵 정국에 따른 리더십 공백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두고 “트럼프의 말이나 행동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기자간담회 등에서 한국을 전혀 언급하지 않자 ‘패싱(건너뛰기)’ 논란이 나온 데 따른 답이다. 특히 재계나 외교계에선 내란-탄핵정국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외교 구상이 본격화한 가운데 트럼프와의 접촉면을 일찍이 넓히지 못한다면 국가적 손실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유 전 부총리는 “그의 측근들은 트럼프를 ‘철저한 비즈니스맨’이라고 칭한다”며 “철저하게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으로 트럼프의 말이나 행동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다만 유 전 부총리는 트럼프의 경우 향후 행보를 예상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리더십 공백 상태에서도 민관이 함께 적극적인 접점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통상 리스크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하다. 이에 리더십 공백으로 트럼프 측근과 긴밀하게 소통하도, 대응하지도 못하는 상황이 걱정은 되지만 경제팀이 이미 많은 접점을 찾고 있을 것”이라며 “장관이든 차관이든 또는 민간이든 그 공백을 메우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를 직접 대응했던 경험을 살려 소통을 강조하기도 했다. 유 전 부총리는 “트럼프 1기 행정부는 확실하게 딜(협상)을 하는 편인데, 구사하는 전략이 아주 불확실해서 상대편을 당황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며 “겪어보니 소통이 안 되는 사람은 아니었고, 소통하려고 노력하면 말이 안 통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2025.01.02 I 강신우 기자
“정치가 경제 발목잡아선 안돼…朴탄핵때보다 불확실성 커”
  • “정치가 경제 발목잡아선 안돼…朴탄핵때보다 불확실성 커”
  • 유일호 전 부총리가 지난 1일 서울 종로1가 교보생명빌딩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회의실에서 이데일리와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 김태형 기자)[대담=이데일리 함정선 경제정책부장·정리=강신우 기자] “기업 지원만 해도 시행령으론 잠깐 숨통을 트게 해주는 정도밖에 못 합니다. 세제지원 등 법 개정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치가 나서야 합니다. 지금은 정치가 오히려 경제를 방해하고 있는데,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됩니다.”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現 규제개혁위원장)은 서울 종로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명확하고 이를 정치권의 여야 협치가 작용해 지원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전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경제부총리로, 2016년 12월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한국경제를 컨트롤한 경제 사령탑이었다. 이듬해인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이낙연 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황교안 총리가 사퇴하면서 유 부총리는 ‘총리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현재 상황을 두고 유 전 부총리는 “8년 전과 데자뷔”라면서도 “경제와 정치의 모습이 지금과는 달랐다”고 했다. 그는 “당시엔 ‘헌법재판소의 뜻대로 간다’는 명확한 길대로 정치가 움직였는데 지금은 정치 공방이 심화하며 혼란이 더 커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유 전 부총리는 특히 윤 대통령 탄핵 심판과정에서 여야 간 신경전이 극에 달하고, 급기야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하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 대해 “헌재로 가는 과정이 조용하지 못해 우리 경제에 좀 더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본다”며 “정치권이 일을 더 크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유 전 부총리는 당시의 경제 상황보다 지금이 더 어렵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2017년 1분기에는 반도체 경기가 호황으로 사이클이 좋았다”며 “지금은 경기가 어려운 길을 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유 전 부총리는 경제팀이 경제 주체들에 심리적인 안정을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정치가 어지러워도 ‘경제는 돌아간다’라는 메시지를 계속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유 전 부총리와의 일문일답이다.-탄핵정국과 트럼프 리스크까지 나라 안팎으로 혼란스럽다. 8년 전과 닮았는데 어떻게 보나.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진행 중인 점은 같지만, 탄핵 소추안 가결부터 헌법재판소 심판까지 이르는 과정이 다르다. 답답하다. (12·3 비상계엄 이후) 수습하는 과정이 조용하지 않다. 이러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닌가 싶다. 여야가 일을 더 만드는 형국이다. -정치가 이렇게까지 경제 발목을 잡은 적이 있나. △없다. 처음 본다. 정치는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데 문제를 더 만들고 부추긴다. 8년 전에는 탄핵정국이 경제에 끼친 큰 영향은 없었다. 정치와 경제는 따로 갔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나서 할 일이 무엇이라고 보는가.△대외신인도 관리 외에는 달리할 수 있는 게 있겠나. 한국경제 설명회(IR)를 열고 글로벌 신용평가사를 만나면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좋다는 점을 어필해야 한다. 국내 기업에도 외국 투자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달라고 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부도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1% 후반대로 보고 있다. 장기 저성장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우리나라가 ‘일본을 따라간다’는 전망을 많이들 한다. 그런데 일본과 우리는 다르다. 당장 저성장이 장기화할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저출산·고령화 등 구조적인 문제는 해결해야 한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추가경정예산(추경)이나 확대 재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윤석열 정부가 재정 적자를 줄이려는 경제정책을 해왔는데, 그 방향에는 찬성한다. 그러나 (경제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건전재정 정책을) 지속할 수 있겠나. 이번에 국회에서 정부의 예산안 대비 4조 1000억원의 예산을 감액했는데, 추경을 말하기 전에 국회에서 본예산을 제대로 통과시켰어야 했다.유일호 전 부총리가 지난 1일 서울 종로1가 교보생명빌딩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회의실에서 이데일리와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 김태형 기자)-대행체제가 새해를 맞아 경제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나가야 할까.△우선 경제 심리를 안정시켜서 투자·생산·소비 등 시장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내외적으로 심리적 안정을 줄 메시지를 계속 내고 안정화 조치도 발표해야 한다. 지금은 민생안정을 최우선으로 두고 연초에 예산을 최대한 집행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의 어려움도 더 커지는 모양새인데 숨통을 트일 방안은.△반도체 등 첨단산업 연구개발(R&D) 분야에선 획일적인 주 52시간 근무제를 완화해달라는 요구를 하는 데 여야 간 합의로 풀어야 하다 보니 쉽지 않다. 세제 지원이나 직접 보조금도 가능하겠나. 지금은 기업들이 어렵지만 버티는데, 보조금 등 지원 없이 버틸 수 없는 체질이었으면 이미 큰일 났을 거다. 정부가 기업에 지원할만한 것은 한계가 명확하다. 법으로 걸리는 것이 많다. 여야 협치가 잘 되길 바랄 뿐이다. -정치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를 둬야 할 곳은.△트럼프 리스크로 글로벌 통상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이 나빠질 거다. 이에 잘 대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출 실적이 잘 나와야 한다. 수출 경쟁력을 높일 정책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나 보조금도 좋지만, 동원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한계 내에서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율 관세 등에 대한 우려도 크다. 수출 전략을 어찌 짜야 한다고 보는지.△미국과의 관계는 그런 측면이 있다. 미국이 세제 지원을 줄인다고 해도 본토에 반도체나 전기차 공장을 짓는 등 투자를 계속하면서 ‘한국 덕에 고용이 늘었다’는 메시지를 주는 등 경제적 이익과 손실의 균형을 맞춰나가야 한다.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일이 많다면 우선 정부가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방안은 어떤가. △AI 지원은 현재 필요한 단계다. 그러나 산업 구조조정은 30~40년 전에나 정부가 나서서 지원하면 약발이 먹혔는데, 지금은 기업이 더 잘 알고 대응한다. 정부가 나서서 해서 잘 되는 것은 이제 별로 없는 것 같다. -우리 경제가 ‘위기’라고 불리는 현재 상황을 넘기려면.△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모습을 자꾸 보여서는 안 된다. 헌법이 정한 대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이뤄지는데 그 과정이 마음에 안 든다고 여야 간에 무리수를 둬선 안 된다. 경제는 심리이기 때문에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예상 외로 더 악화할 수 있다.◇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는…△1955년 서울 출생 △서울대 경제학 학사 △미국 펜실베니아대 경제학 박사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한국조세연구원 부원장·원장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18·19대 국회의원 △국토교통부 장관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박근혜정부) △현 규제개혁위원회 민간 위원장
2025.01.02 I 강신우 기자
"경제 갈 길 먼데 정치가 훼방…'해결·지원' 역할 해야"
  • "경제 갈 길 먼데 정치가 훼방…'해결·지원' 역할 해야"
  •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정치라는 건 경제에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를 해결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더 큰 혼란을 만든다면 경제에 결코 좋을 수가 없습니다.”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규제개혁위원장)은 안 그래도 소비 침체 등으로 경제성장률 하락이 예상되는 어려운 시기에 정치가 오히려 훼방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김태형 기자)유 전 총리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정치는 국민과 외국인의 경제 심리를 안정화하고 시장이 잘 작동하게 하는 지원 역할에 몰입해도 부족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에는 정치와 경제가 분리돼 경제 타격이 크지 않았는데 이는 더 이상 정치가 혼란을 주지 않은 것도 한 요인”이라고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유 전 총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와의 지속적인 접촉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유 총리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경제 사령탑으로 트럼프 1기 행정부를 대응한 인물이다. 유 전 총리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어디로 튈지 몰라 불확실하다는 점”이라며 “이 때문에 대행체제에서라도 트럼프 행정부와 지속적으로 만나며 불확실성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5.01.02 I 함정선 기자
이 정도면 정치 후진국 아닌가
  • [생생확대경]이 정도면 정치 후진국 아닌가
  • [이데일리 김정남 산업부 차장] 최근 만나는 재계 인사들마다 하는 걱정이 있다. 원·달러 환율 급등(원화 약세)이 일시적인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10년부터 환율은 1000~1200원을 오르락내리락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10년 넘는 기간 1000원 초반대 환율을 기초로 사업계획을 짰다. 그런데 2년여 전인 2022년 4월부터 1200~1400원으로 레벨을 높였고, 지금은 1500원을 넘보는 수준까지 왔다. 최근 2년여 원화 약세는 한국의 경제 성장세가 미국보다 떨어진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근래 한달새 환율 폭등은 비상계엄과 줄탄핵에 따른 정치 리스크가 기저에 있다. 한 전직 고위당국자는 “많은 이들이 잠재성장률 하락세와 여야 극한 갈등을 이전처럼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해졌다고 여기는 듯하다”며 “원화 약세는 더 고착화할 것”이라고 했다. 재계에서도 환율 1200원대 경제는 다시 못 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국내 A그룹의 한 임원은 “환율 급등으로 인한 원재료 수입 부담을 제품값에 어떻게 반영해야 하나 고민이 크다”며 “사업전략 자체가 달라져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제조업 생태계의 근간인 중소기업계는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에 몰려 있다.더 주목할 건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다. 기자가 특파원 시절 알고 지내던 월가 뮤추얼펀드, 투자자문사 인사들은 최근 탄핵 등에 대해 종종 물어온다. 그럴 때마다 우리가 다른 개도국·후진국의 정치 소요를 보는 눈으로 한국을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한민국호(號)에 대한 해외의 의구심이 커지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만에 하나 S&P, 피치, 무디스 가운데 한 곳이 27년 만에 한국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경우 말 그대로 제2의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 ‘설마 그럴까’ 하는 딴 세상 얘기로 치부할 게 아니다. 이런 와중에 여야가 보이는 행태는 역사의 비극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여야 각자의 논리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게 아니다. ‘직업으로서의 정치인’이 상대 당을 비판하고 권력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언젠가부터 현실 정치가 가져야 할 엄연한 선(線)을 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들을 당혹스럽게 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그 이후 민주당이 벌이고 있는 선택적인 줄탄핵은 ‘우리만 옳다’는 극한 치킨게임의 방증이다.해법의 열쇠는 정치권 스스로 쥐고 있다. 여야는 최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합의했다. 금투세는 2020년 문재인 정권 당시 시행 방침이 나온 세목이다. 이후 윤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폐지를 공언했고, 이재명 대표가 이를 전격 수용했다. 전·현직 두 대통령과 차기 주자 중 한 명이 걸려 있는, 다소 예민할 수 있는 법안이었으나 여야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다른 쟁점 사안들도 그렇게 다루면 된다. 여야가 얼마든지 합의할 수 있는 반도체특별법 등은 처리를 미룰 이유가 없다. 여야는 고환율 고착화를 야기하는 리스크가 정치라는 점을 돌아봐야 한다. 선 넘는 ‘정치 후진국’ 행태가 이어지면 국민들의 심판을 받기 전에 해외 투자자들이 떠날 수 있다.지난달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5.0원 오른 1472.5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말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외환위기였던 지난 1997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진=연합뉴스)
2025.01.02 I 김정남 기자
우는 아이 뺨은 때리지 말자
  • 우는 아이 뺨은 때리지 말자[생생확대경]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연말 같지 않은 연말을 지나 새해 같지 않은 새해를 맞았다. 지나가는 것을 아쉬워하고 새로 오는 것을 기대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끝자락 우리를 충격과 분노에 몰아넣었던 비상계엄 선포와 이어진 탄핵 정국도, 슬픔과 허망함을 안겨줬던 무안공항 대참사도 어느 것 하나 마무리되지 않은 채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새해가 2025년이 아니라 2024년의 연장선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신년 벽두부터 우울한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현 상황에 대한 냉철한 인식 없이는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때론 폭력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덮어놓고 ‘새해니까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희망을 갖자’고 하기엔 현재 우리의 상황이 총체적인 난국이다. 정치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누가 주도권을 잡을 것인지에 혈안이 돼 정쟁을 이어가고 있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중국과 위에서 내리누르려는 미국 신 행정부 사이에 끼어 있는 경제는 그야말로 내우외환이다.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와중에 의료 대란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참사까지 발생한 사회의 면면은 또 어떤가. 가뜩이나 내수도 어려운데 경제 성장 동력이었던 수출도 위험하단 전망에, 비상계엄이 ‘통치 행위’라는 대통령의 비상식에, 한순간에 179명의 목숨이 스러져간 참사 앞에 다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상처 입고 지쳐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우리 국민들이 일상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다. 불안하고 화가 나지만 자신 앞에 놓인 일을 묵묵히 해내고 오늘보단 내일이 나아질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을 저버리지 않았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해외에서 더 걱정스럽게 우리를 바라보고 있음에도 한국의 경제와 사회가 별 탈 없이 굴러가고 있는 것이 그 증명이다. 간신히 참아가며 혹은 울면서도 오늘을 충실히 이어가고 있는 오늘의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믿음이 아닐까 싶다. 의사 결정권자들이 사사로운 이익보다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믿음, 이미 벌어진 비극을 돌이킬 수 없다면 진상을 규명하고 다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믿음, 당장은 경제가 어렵지만 혁신을 지원하고 뼈를 깎는 구조개혁을 무릅쓰고라고 다시 한번 도약할 계기를 만들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신년사에서 “국민 그리고 기업인도 정부를 믿고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에 매진해 달라”는 당부보다, “국가가 국민 곁에 있다고 국민들이 실감하실 수 있도록”이라는 구절이 마음에 와 닿는 이유다. 경제학 용어 중에 ‘상흔효과’(scarring effect)라는 말이 있다. 과거에 발생한 충격의 여파가 사라지지 않고 미래에도 지속적, 영구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2024년이 우리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에도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 우는 아이는 뺨을 때릴 것이 아니라 달래줘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먼저 나서 믿음을 줘야 할 때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2025년 새해 첫 날인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하늘 위로 새해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2025.01.02 I 장영은 기자
연쇄 악재에 새해벽두부터 환율 ‘1500원 분수령’
  • 연쇄 악재에 새해벽두부터 환율 ‘1500원 분수령’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데 이어 새해에도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면서 추가 상승 공포감이 엄습하고 있다. 탄핵 정국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으로 예고되고 있어서다. 원화 약세를 탈피할 방안은 전무한 상황에서 다음 레벨은 1500원으로 지목되고 있다.지난 12월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녹록치 않은 대내외 상황1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해 환율 종가는 1472.3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연말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1997년 1630.0원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내년에도 대내외적으로 원화 가치를 끌어올릴 방안은 묘연하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은 새해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연말 윤석열 대통령,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차례대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며 국내 정치권 불확실성은 가중된 상황이다. 윤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할 헌법재판관 임명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윤 대통령의 탄핵이 확정되고 차기 대통령이 나오기까지 장기전을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대외적인 상황도 녹록치 않다. 이달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 취임한다. 당초 트럼프는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예고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 공백으로 인해 차기 미국 정부 정책 대응에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올해 관세·이민·감세 등 트럼프 정부의 정책 시행에 따른 디스인플레이션 추세 정체 우려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대두하면서 달러화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중국이 트럼프의 고율 관세부과와 내수 부진이 심화해 위안화마저 약세를 나타낸다면 환율은 더욱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올해 환율도 ‘고공행진’ 불가피새해에도 외환시장의 먹구름은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1월부터 환율은 1500원을 돌파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책연구기관마저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인영,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DI는 “3~4%의 환율 변동은 통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바, 환율의 1500원 도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환율방어를 위한 외환보유액 매도가 외환위기를 다시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고 설명했다.해외 투자은행(IB)은 내년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티그룹, 스탠다드차타드 등의 환율 전망치는 내년 1분기 1435원, 2분기 1440원, 3분기 1445원으로 나타났다. 일본 노무라는 내년 3분기 환율이 1500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올 하반기엔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나증권은 올해 환율이 △1분기 1430원 △2분기 1410원 △3분기 1380원 △4분기 1360원 등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환율의 경로는 ‘상고하저’의 움직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원화의 대내외 취약성과 미국 예외주의 지속, 무역분쟁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시점은 다소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탄핵 정국이 장기화될수록 해외로 이탈한 자금 흐름이 굳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박기영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늦지 않게 해외투 자자들에게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복원력을 보여주는것이 중요하다”며 “테슬라 등 해외주식으로 넘어간 국내 자금과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 자금이 장기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5.01.02 I 이정윤 기자
맡았다 하면 무죄판결…두각 나타낸 로펌, 어디
  • 맡았다 하면 무죄판결…두각 나타낸 로펌, 어디
  • [이데일리 성주원 백주아 기자] 법무법인 광장이 형사송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종합 법률서비스 제공 역량을 입증했다. 광장 형사송무팀은 2024년 한 해 동안 대기업 총수 형사 사건, 공정거래 사건, 산업안전 사고 등 주요 경제·기업 범죄 사건에서 잇따라 무죄 판결을 이끌어내며 리딩 로펌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김상곤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사진=김태형 기자)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업무상 배임 사건이다. 계열사 주식을 현저히 저가에 양도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이 사건에서 광장은 1·2심을 거쳐 대법원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무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계열사 간 비상장주식 거래의 특수성을 면밀히 분석해 배임행위가 성립되지 않고 배임의 고의도 없었다는 점을 입증해낸 것이다.2조원대 가구담합 사건에서도 탁월한 변론 능력을 과시했다. 방대한 사건 기록을 철저히 분석해 최양하 전 한샘 회장이 담합을 묵인하거나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20명의 피고인 중 유일하게 최 전 회장에 대해서만 전부 무죄 판결을 받아내는 성과를 거뒀다.지난해 광장은 법조계에 있어 주목할 만한 판례들도 만들어냈다. 대표적인 것이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비밀보장 원칙’을 인정받은 사례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수사 과정에서 의뢰인이 변호사와 나눈 대화 내용까지 압수수색 대상이 된 사건에서 변호사와 의뢰인 간 법률자문 목적의 대화는 비밀로 보장돼야 한다는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른바 ‘변호사-의뢰인 특권’(ACP)을 인정받은 것이다.또 다른 중요 판례는 기업 현장조사와 관련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 현장조사를 앞두고 PC를 교체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행정기관의 조사 단계에서는 형법상 증거인멸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는 향후 유사 사건의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단계에서도 돋보이는 성과를 거뒀다. 바디프랜드 창업주의 횡령·배임 혐의와 서울경찰청 소속 경무관의 뇌물 혐의 사건에서 구속의 필요성이 없다는 점을 입증해 영장 기각 결정을 받아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형사송무팀의 이 같은 성과는 탄탄한 전문가 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송평근(사법연수원 19기) 대표변호사와 성창호(25기) 형사송무팀장을 중심으로 진광철(30기), 정다주(31기), 이기리(32기), 정수진(32기), 권순건(33기), 김영진(35기) 변호사 등이 팀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올해 법원행정처 형사심의관 출신 강동혁(31기) 변호사, 법원행정처 인사기획심의관을 지낸 장준아(33기) 변호사, 건설부동산·조세 분야 전문가 정기상(35기) 변호사가 새로 합류하며 역량을 한층 강화했다.이 밖에도 디스커버리 펀드 사태에서는 자본시장법상 설명의무에 대한 세밀한 법리 검토로 무죄 판결을 이끌어냈고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이산화탄소 누출 사망 사고 항소심에서도 안전관리 의무와 책임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으로 1심 유죄 판결을 뒤집는 성과를 거뒀다.광장 형사송무팀 관계자는 “지난해 카카오의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인수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 중대재해처벌법 1호 사건, 가상자산거래소 관련 형사사건 등 새로운 유형의 사건들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수 인재 영입과 송무 역량 강화를 통해 형사소송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5.01.02 I 성주원 기자
'불경기 속 최대 실적' 광장, '글로벌·AI'로 돌파구 연다
  • '불경기 속 최대 실적' 광장, '글로벌·AI'로 돌파구 연다
  • [이데일리 백주아 성주원 기자] “자문과 송무 등 법인 전체 전문성 ‘균질화’를 통해 불경기 속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고객 수요가 있는 곳에 언제나 광장이 있다’는 인식 아래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는 깨어 있는 로펌이 될 것입니다.” 김상곤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사진=김태형 기자)김상곤(56·사법연수원 23기) 법무법인 광장 경영총괄 대표변호사는 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 2022년 광장 총괄대표로 선임된 후 2년 만인 2024년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기업 인수·합병(M&A) 분야 최고 전문가로 30여년간 독보적 경력을 쌓으며 광장의 성장을 이끈 주역이다. 2024년 광장은 매출 4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며 고객으로부터 많은 성원을 받는 한 해를 보냈다. 김 대표는 “취임 후 타 로펌 대비 전문팀 경쟁력의 우위를 가져가기 위해 내부시스템을 개선하고 외부 인재 영입에 공들인 결과 전 분야 균질화를 달성했다”며 “법인 전체 경쟁력 강화가 유의미한 실적으로 귀결됐다”고 말했다.경기 침체 등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았지만 M&A 전통 강자로서 광장의 명성에는 변함이 없었다. 광장은 SK이노베이션(096770)과 SK E&S 합병 자문을 이끌며 6조4500억원 규모의 2024년 최대 딜을 성사시켰다. 김 대표는 “자문 분야에서는 에어인천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건이 있었고 금융규제팀이 외국계 금융기관 공매도 관련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비조치 또는 경조치를 받아내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며 “특히 송무는 법원 출인 인재 영입으로 허영인 SPC그룹 회장 배임 혐의 사건, 최양하 전 한샘 회장 입찰 담합 혐의 사건 등에서 무죄를 이끌어냈고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대표 사건을 수임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그래픽=김정훈 기자)새로운 시장 수요에 대응해 전문팀 신설에도 힘을 쏟았다. 지난 2023년 토큰증권발행(STO)팀에 이어 2024년 우주항공팀을 발족했다. 김 대표는 “올해 새로운 팀 발족보다는 기존 팀을 확대하고 개편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다”며 “2024년은 공정거래와 조세 분야에서 형사사건이 많았는데 이에 맞춰 공정거래형사팀, 조세형사팀을 꾸리는 식으로 시장이 요구하는 것에 따라서 유연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리걸테크(Legal Tech) 발전과 함께 디지털 전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광장은 인공지능(AI) 번역 솔루션을 구축한 것에 이어 2024년 AI 전문가를 영입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이 중요해진 시대인 만큼 로펌은 결국 자체 AI를 써야 한다”며 “내부 자료를 효율적으로 관리·활용할 수 있도록 콘셉트를 잡고 방향을 설계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장점이 있는 분을 영입했다”고 밝혔다.글로벌 시장 개척도 본격화한다. 광장은 현재 중국 베이징 사무소와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다. 김 대표는 “2023년부터 수익이 발생한 베트남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올해는 국제 금융기관 헤드쿼터가 있고 중재시장이 발달한 싱가포르 사무소를 여는 것을 적극 검토 중”이라며 “장기적으로 미국 뉴욕에 지점을 열어 미국 내 수많은 한국 기업이 광장을 통해 사업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법률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상곤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사진=김태형 기자)■다음은 김상곤 대표변호사와의 일문일답-3년 전 경영총괄대표 취임 후 2024년 재신임 받았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가치는 △광장의 모토가 ‘정도를 걷는 신뢰받는 로펌’이다. 수많은 사건 속에서 자칫 선을 넘을 수 있는 상황도 생긴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저가 덤핑 공세다. 당장 사건 수임에는 유리할지 몰라도 로펌 가치를 훼손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손해다. ‘길게 보자’는 생각으로 절대 무리한 경영을 하지 않는다. -2025년 새해 목표는△모든 팀이 경쟁 로펌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균질화’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고객 수요가 있는 곳에 광장이 있다’는 생각으로 STO 등 새로 등장하는 산업군이나 전문분야에도 자문할 수 있도록 ‘언제든 준비된 로펌이 되자’고 말한다.-올해 법률 시장에 대한 전망은 △대형 로펌은 경기변화에 굉장히 민감하다. 돌아보면 2022년 금리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M&A 시장이 큰 침체를 겪었고 관련 실적이 악화할 수밖에 없었다. 과거 광장은 경기 민감도가 높은 로펌이었지만 안정적인 로펌이 되기 위해 송무 분야를 강화했다. 올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과 국내 정치상황 변수 등으로 경제 환경을 예상하기 어렵다. 이는 자문 분야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에 자문보다는 송무, 규제대응 분야에서 활약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2024년 조희대 코트의 1년 성과에 대한 평가는 △진정성 있게 재판 지연 문제 해결을 위해서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는 만큼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탄핵 심판에서 파생할 형사 재판과 제1야당 대표 사건 등 정치적으로 굵직한 사건 재판이 진행될 텐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재판의 독립이다. 정치가 양극화로 치닫는 시점에 가장 위협적인 여론으로부터의 독립이 굉장히 중요하다.-우리나라 사법정책 시스템 중 향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고소·고발 남용으로 수많은 정치 이슈가 사법화 하는 것은 큰 문제다. 외국은 모든 고소·고발에 답을 해주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모든 고소·고발 사건을 일일이 사건번호 매겨서 실제로 수사하고 결론을 내려준다. 수사기관이 민생범죄 사건에 집중하기 어려운 만큼 선을 그어줄 필요가 있다. -후배 법조인들에게 조언한다면△전문가는 결국 ‘자기 이름 석자가 브랜드가 돼야 하는 사람’이다. 자기 이름 석자가 브랜드가 돼야 변호사로서 성공하는 것이라고 후배들에게 끊임없이 얘기한다. 자연스럽게 시스템화되어 있기 때문에 좋은 변호사가 되는 길은 열려 있다. ■김상곤 대표변호사 △1968년 10월 강원도 양구 출생 △제33회 사법시험 합격(사법연수원 23기)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미네소타대학교 대학원 법학석사 △뉴욕주 변호사 △사법연수원 강사 △산업자원부 사업재편심의위원 △변호사시험 출제위원 △(현)법무법인 광장 경영총괄 대표변호사
2025.01.02 I 백주아 기자
기후변화·고환율·고병원성 AI…먹거리 물가도 ‘비상’
  • 기후변화·고환율·고병원성 AI…먹거리 물가도 ‘비상’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점차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해도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불안한 모양새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배추·귤·딸기 등 국내에서 생산되는 신선식품 가격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달걀값도 상승할 우려도 나온다. 탄핵정국에 환율이 오르면서 밀가루, 설탕 등 가공식품 수입 원자재 가격에도 비상이 걸렸다.서울 시내 대형마트 채소판매대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1일 한국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4894원으로 1년 전(2817원)보다 73.7% 올랐다. 전달(3090원)과 비교해도 58.5% 오른 가격이다. 무 하나의 가격도 3262원으로 전년(1769원)보다 84.4% 급등했다.배추와 무 가격이 오른 이유는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겨울 배추·무 재배 면적이 감소한 데다 생산량도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겨울배추 재배면적은 3503㏊로 전년 대비 4.5% 감소했다. 정부의 김장철 배추 수급조절에 따라 배추·무 구매를 줄였던 김치업체의 수요가 증가한 점도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작년 여름 폭염 피해로 귤·딸기 등 제철을 맞은 과일 가격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감귤 10개 가격은 4316원으로 1년 전(3853원)보다 12% 올랐다. 평년(2901원)과 비교하면 48.7% 높다. 딸기 가격 역시 100g에 2782원으로 전년보다 15.7%가 올랐다.기후변화로 인한 농산물 수급불안은 지난해 물가를 끌어올린 주요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지난해 연간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6.6% 상승하며, 전체 물가상승률(2.3%)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2021년(9.9%) 이후 3년 만에 최고치기도 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후 변화가 심화되면서 농산물 수급 여건도 불안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계란 가격이 오르리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고병원성 AI 확진 농가는 총 18곳이며 산란계 발생 농가는 7곳이다. 지난해 초까지 발생건수가 50건을 넘은 점을 비교하면, 크게 줄어들긴 했지만 확산 가능성이 남아 있고 설 명절을 앞두고 계란 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계란 30개 소비자가격은 6814원으로 7000원대를 바라보고 있다.탄핵정국에 환율이 치솟으면서 수입 원자재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밀가루, 설탕, 유지류 등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은 가공식품 물가도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통상 식품기업들은 3~4개월 치 원재료 재고를 미리 보유하지만,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 및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환율이 계속 오를 경우 원재료 부담이 현실화할 수 있다.비상계엄 사태 이후 빠르게 오른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147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3일(1485.5원) 이후 최고치다.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먹거리 걱정을 하지 않도록, 먹거리 민생 안정에 전력을 다하겠다”며 “이상 기후로 농산물 수급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지채소 위주 상시 비축 시스템을 구축하고, 가공식품 원료 할당관세 품목을 10개에서 12개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2025.01.02 I 김은비 기자
"벤처투자 위기…'눌려있는 스프링' 같은 기업 찾겠다"
  • "벤처투자 위기…'눌려있는 스프링' 같은 기업 찾겠다"
  •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이제는 국내 벤처캐피탈(VC)이 본질을 돌이켜 볼 시기다. 그간 투자금이 아닌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투자해온 방식은 버려야 한다.” 김동환 UTC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벤처 시장이 위기에 봉착한 지금, 밝은 미래가 올 것이란 전망만 내놓아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당장 유동성이 풍부하게 공급되고, 투자금이 늘어난다고 해서 벤처투자 시장의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각 기업의 사업 특성을 고민하고, 이를 바탕으로 밸류를 창출할 수 있는 곳에 돈이 흘러가는 ‘순환 생태계’를 다시 세워야 한다”며 “지난 몇 년간의 투자 결과를 통해 해석을 해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김 대표는 보조금처럼 쓰이고 없어지는 돈이 아닌, 더 큰 밸류로 회수할 수 있는 ‘진짜 투자’를 하는 것이 VC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환 UTC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UTC인베스트먼트)김 대표는 2024년 1월 UTC인베스트먼트 대표로 선임돼 이제 꽉 찬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그는 지난 2011년부터 소프트뱅크벤처스(현 SBVA) 심사역으로 시작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하나벤처스 초대 대표이사로 활약한 자타공인 벤처투자 전문가다. 하나벤처스는 지난 8월 기준 운용펀드 자산총액(AUM)이 1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 하나벤처스의 키를 쥐었던 시기를 “0에서 1을 만드는 경험”이었다고 회고한 그는 그 경험을 활용해 시행착오들을 줄여가며 UTC인베스트먼트를 이끌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부임 이후 5개 본부로 나뉘어 있던 VC 조직을 3개 본부로 줄이는 등 ‘팀 플레이’를 강화하기 위한 초석을 쌓는 작업도 진행했다. 투자처 발굴 이후 심사나 사후관리 단계에서는 한 팀처럼 움직여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김 대표의 투자철학이 반영됐다.그는 “VC 투자에는 발굴, 투자 심사, 사후 관리, 회수의 4단계가 있는데 이 중 일부는 개인의 역량이, 일부는 회사로서 팀의 역량이 돋보여야 한다”며 “새해에는 ‘팀 플레이’의 비중을 좀 더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스타트업과 VC가 보는 밸류 간 갭 좁혀져야 투자 활성화”그런 그가 내다본 올해 벤처투자 업계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최근 국내 증시에 상장한 대부분 신규 기업들이 하나같이 주가 급락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VC들의 회수유형 중 기업공개(IPO)는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며, 코스닥에 상장하는 기업의 약 90% 이상은 VC의 투자를 받는다. 공모주 시장 한파가 VC의 고민을 키울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김 대표는 “작년은 VC가 생각하는 기업의 밸류와 기업이 기대하는 밸류 간 갭이 좁혀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 갭만 좁혀져도 투자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밸류에이션을 두고 눈높이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투자를 결정할 때는 해당 기업이 성공적으로 상장했을 때를 가정하고, 거기서부터 역산해서 현재의 가치를 계산한다”면서 “그런데 상장 이후 VC들의 보호예수가 풀렸을 때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다 보니 디스카운트를 적용해 현재를 보면 기업가치가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밸류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거나, 증시가 회복돼서 제값을 받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면 당연히 후자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 “환경 힘들어도, VC는 한 해 보고 투자하는 것 아냐”그래도 투자를 멈출 수는 없다. 다시 시장이 회복될 때를 기다리며 ‘스프링’처럼 튀어 오를 영역을 찾아내 투자하는 것이 VC의 역할이라고 김 대표는 보고 있다.그는 “올해는 코로나19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다르게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 요인 없이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면서도 “VC는 한 해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기에 시장이 좋아질 때 눌러져 있던 스프링이 가장 많이 튀어 오를 수 있는 영역을 찾을 것이다”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올해는 인공지능(AI) 서비스 스타트업과 방산·항공·우주, K-라이프스타일(콘텐츠·푸드·뷰티) 섹터에 집중할 예정이다”라며 “국내에서뿐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통하는 역량을 가진 스타트업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특히 작년 한 해를 보내면서 AI 투자에 대한 기준을 확립했다”며 “10조원 이상을 써야 하는 AI의 핵심 기술 관련 투자를 보기보다는 현실적으로 VC가 투자할 수 있는 AI를 활용한 서비스 스타트업들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콘텐츠 투자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며,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Use; OSMU)’가 가능한 지식재산권(IP)을 생산해내는 기업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으로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낼 수 있는 제작사들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올해에는 본격적으로 펀드레이징(자금조달) 작업에 나설 예정”이라며 “정보통신기술(ICT)에 투자하는 펀드와 바이오 펀드로 각각 500억원 규모로 조성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5.01.02 I 송재민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장기 저성장 턱밑…구조개혁 골든타임
  •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다음은 2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장기 저성장 턱밑…구조개혁 골든타임-“트럼프 폭풍 앞 경제팀 돕기는커녕 훼방만… 정치, 선 넘었다”-“AI 성장 다음 챕터 연다” 젠슨황·최태원 한자리에-작년 역대 최대 수출…올해는 안갯속△종합-더 세진 트럼피즘의 귀환 “똘똘 뭉쳐 맞서자”-[사설] 8인 체제 헌재, 탄핵심판 절차 속도 내길-[사설] 교육청 곳간 넘쳐도 국고 지원…퍼주기다△대한민국 새판 짜기-트럼프 악재까지 덮은 정치불안…이대론 日처럼 저성장 장기화 -“추경 긴급수혈 필요하지만…선심성 재정 안돼”-“1500원 넘보는 환율…기준금리 인하는 최후의 카드로 써야”△IPO 빙하기-상장 미뤘더니 탄핵정국 한파…공모주 ‘부익부 빈익빈’ 심화 예고-LG CNS·달바…조단위 대어 주줄이 대기-먹거리 고민 깊은 증권사, IPO주관 경쟁 치열△미리 보는 CES 2025-삼성, 냉장고로 커튼치고 조명 제어…LG, AI가 알아서 식재료 관리-DDR5·5세대 HBM 16단 등 최신 AI칩 집중 소개-2년 연속 삼성전자 바로 옆에 부스 차린 中 TCL△종합 -넉달째 한자릿수 증가율로 둔화…강달러·트럼프 관세 등 악재 줄줄이-공수처장 “尹 체포영장 6일까지 집행…경호처에 경고 공문”-‘총량관리’ 자유로워진 은행 연초부터 대출 빗장 푼다-육아휴직 대체인력 구한 中企에 ‘1인당 年1640만원’ 지원△신년 인터뷰-“朴탄핵 때보다 경제 더 나빠…법 개정 없인 지원 한계, 정치가 나서야”-“트럼프는 비즈니스맨…민관 접점 늘려야”△정치-헌법재판관 임명 반발, 내란국조 대립…해 바뀌어도 협치 ‘첩첩산중’-첫날부터 정쟁땐 역풍 불라…여야 지도부 무안행-“崔 권한범위 벗어나”…대통령실 고위참모진 사의-푸틴 편지 대서특필 北, 시진핑 연하장은 한줄 보도△경제·금융-기후변화·고환율·조류독감…연초 물가 비상-세수부족 정부, 작년 한은 마통 173조 이자부담만 2000억 넘어 ‘역대 최대’ -우수 대부업체, ‘생활금융’으로 간판 바꾼다-김병환·이복현 “금융시장 안정·취약층 지원 총력” 한목소리△글로벌-해가 바뀌어도 멈추지 않는 포성…머나먼 ‘두 개의 종전’-AI붐이 불린 돈…세계 500대 부자 순자산 10조달러-장관 청문회 벼르는 美 민주, 트럼프 “공화당원 강해져야”-일본제철, US스틸 인수 승부수…“美 생산 10년간 축소 안해”△산업-전기차 캐즘, 광물값 하락…배터리 소재사 줄적자-“새로운 시도·언제나 어려워, 어려움 알고도 행동하는 용기 필요”-“현재 단단히 하며 미래 준비해야”-“이사회 독립성 강화하고 소액주주 보호”-배터리 업계 불황 장기화 작년 성과급도 못 받는다-한화정밀기계 새 대표에 ‘기술통’ 김재현 내정-“AI 기능 대폭 강화” 삼성·LG전자 나란히 프리미엄 PC 선보여△ICT-美·EU도 빅테크 규제 움직임…‘망 무임승차 방지법’ 논의 탄력-최수연 “AI로 네이버 서비스 대변화”-“어려울수록 큰물로 가라” 19년차 SW CEO의 조언△성장기업-AI 식물 재배기, 수면 솔루션 침대…K중기, CES 달군다-빅데이터로 상권분석 ‘소상공인365’ 가동-“오감 자극 키즈 오디오…대만서 대박났죠”-중기 지원사업 정보 제공 앱 ‘왔다’, 하루 200명도 안 본다△제약·바이오-삼일제약 ‘로어시비빈트’ 임상 3상 성공…21조 가치 입증-일동제약 ‘조코바’ 재정비…‘코로나 예방’ 新무기 장착-리브리반트SC, FDA 승인 불발…유한양행 병용 용법 차질△과학카페-한땀 한땀 신기술로 누빈 조끼…입으면 토르 망치도 들어 올릴 판-“경량화·기능성 극대화가 핵심…고령화 시대 활용가치 더 높아질 것”△부동산-대어급 재건축 러시…‘주택통’ CEO로 수주 격돌-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기간 80→60일 단축-건축사 숙원 ‘민간대가 기준 법제화’ 국회 첫발-“재정 조기집행·규제완화로 건설산업 위기 극복”△2025 연예계 전망-K팝 투톱이 돌아온다-‘오겜’부터 600억 대작까지…믿고 보는 K콘텐츠 ‘풍성’-‘극장가 구원투수’ 봉준호·박찬욱·송혜교 출격△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불황속 작년 매출 4000억 사상최대…올해는 AI·글로벌로 실적확대-굵직굵직한 각종 사건 무죄 판결 이끌어내…형사송무 분야 리딩 로펌△피플-“과식·음식중독 해결 실마리 찾아…계속 도전할 것”-“NH손보, 디지털 혁신으로 미래먹거리 확보”-이광형 KAIST 총장 “세계로 무대 확장해 美 MIT 압도하자”-제어로봇시스템학회장에 임묘택 고려대 교수-대한내분비학회 이사장에 홍은경 동탄성심병원 교수△전국-행정은 통합, 기관은 분리…충남 이중태도 논란-인천지하철 3호선 신설 ‘가속도’-“경기미래교육청의 대입제도 개편…공교육 대변혁 첫발”-의정부 ‘국가 디자인 클러스트’ 2029년 준공△사회-“올해는 모두 무탈하길”…새해 첫날, 조문하고 눈물 흘린 시민들 -검찰총장 “어느 때보다 檢역할 중요”…‘尹계엄 수사’ 의지 표명-“헌법재판관 1명 보류 결정은 위헌” 헌법학자들 최 대행 비판 목소리-서울시, 올해 중기·소상공인 지원에 2.1조 투입-“등록금 동결 간곡 요청” 교육장관, 대학에 서한
2025.01.01 I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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