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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최악 지지율…일본인들은 왜 아베에 등돌리는가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5월 25일 일본 도쿄 기자회견장에서 떠나기 전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afp제공][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재집권 이후인 2012년 12월 이래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속속들이 발표되고 있다. 흔들리는 리더십 뒤에는 코로나19 사태에서의 부실대응, 이후의 경기대응정책에서의 미흡함, 그리고 향후 제2차 파동이 일어났을 때 과연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지 등 총체적인 불신이 엿보인다. ◇닛케이 여론조사 지지율 11%p↓니혼게이자이신문과 TV도쿄가 5~7일 사이 전국 18세 이상 남녀 1108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를 포함해 무작위로 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여론조사(응답률 48.9%)를 한 결과, 아베 내각 지지율은 38%로 지난 조사 당시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안보관련 법안이 논쟁이 됐던 2015년 7월 당시 지지율(38%)과 같은 수준으로 아베 2기 내각 집권 후 최저치다.아베 내각 지지율은 국회 모임을 사적인 모임으로 전락시켰다는 ‘벚꽃 보는 모임’ 의혹을 계기로 2019년 말부터 꾸준히 하락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3월 하락 추세가 멈췄다. 이후 한동안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달 들어 ‘뚝’ 떨어진 것이다. 하락폭으로는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가 관련된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을 은폐하기 위해 일본 재무성의 결제 서류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터진 2018년 3월(14%포인트 하락) 이후 2번째로 컸다.반대로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층 비율은 51%로 5월 조사 당시보다 9%포인트 상승했다. 2월 조사 4개월 만에 지지율과 비(非)지지율이 다시금 역전됐다. 세대별로 보면 연령대가 높을수록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이 올라가 60대에서는 66%가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성별로는 여성이 54%, 남성이 48%로 비지지층이 많았다.같은 날 TBS 뉴스가 발표한 JNN 여론조사(휴대전화 포함 RDD 방식·응답률 58.7%)에서도 아베 내각 지지율은 39.1%를 기록, 재집권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지층은 전월 조사 대비 8.2%포인트 하락한 39.1%를 기록한 반면, 지지하지 못한다고 답한 이는 8.4%포인트 증가해 59.2%를 기록했다. ◇“2치 감염폭발 걱정된다” 응답률 90% 넘어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정부대응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낫케이·TV도쿄 조사에서는 “평가한다”는 대답과 “평가하지 않는다”는 대답은 46%로 같았다. 전월 “평가하지 않는다”는 대답이 55%, “평가한다”는 대답이 38%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한 달 사이 격차가 17%포인트나 좁아진 셈이다. 한때 긴급사태까지 선언됐을 정도로 감염 폭발이 우려됐던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은 월드오미터 기준 확진자 1만 7141명, 사망자 916명을 기록하고 있다. 턱없이 없이 적은 검사, 부족했던 의료체제 등을 감안하면 일본 국내외 언론조차 그 결과에 의아해할 정도다. JNN여론조사에서도 “평가한다”는 질문이 48%로 “평가하지 않는다”(42%)를 웃돌았다. 다만 이 결과가 코로나19 대응능력에 대한 아베 정권에 대한 신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설문조사에서는 2차 감염폭발에 대한 일본 국민 우려가 여실히 드러났다. 닛케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90% 이상이 코로나19가 재확산될 가능성에 대해 “매우 걱정”, “어느 정도 걱정”이라고 답했다.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6%에 불과했다. 정부가 긴급사태 선언을 전면 해제한 것에 대해서도 35%가 “너무 이르다”라고 답해 “너무 늦었다”(7%)를 웃돌았다. 닛케이는 “재확산에 대한 불안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JLL 조사에서도 “너무 일렀다”는 답변이 46%로 “적절했다”(39%)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닛케이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이 감염 재확산에 대비해 정부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로는 “의료체제의 정비”(33%), “검사체제의 확충”(22%)이 가장 많았다. 그만큼 일본인들이 감염 확산시 정부의 대처 능력에 대해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사업주에게 경제지원”(17%), “가계에게 경제지원”(9%)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1명당 10만엔 현금을 지급하는 등 일본정부의 코로나19 경기방어대책에 대해서는 “느리다”라는 답변이 73%에 달했다. “빠르다”라는 답변은 18%에 머물렀다. 일본 정부는 1명당 10만엔씩 현금을 지급하기로 했으나 도쿄신문이 이날 수도권 주요 기초자치단체에 확인한 결과, 지급률은 약 2.7%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청장 인사에 무리한 개입을 하려는 아베 정부의 태도는 오히려 화를 낳았다. 도박논란으로 사임한 쿠로카와 히로무 전 도쿄고검 검사장에 대한 처분이 ‘징계’가 아닌 ‘훈고’(경고)에 끝낸 것이 적절했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라는 취지의 답변을 한 응답자 비율이 양 여론조사에서 모두 과반을 넘어섰다. TBS방송은 “자민당 내에서조차 최근 아베 내각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많은 국민이 아베 정권이 하는 일들에 위화감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국민이) 코로나 대책은 평가하고 있다”고 반론했다.◇ 오뚜기처럼 부활한 아베 정권…이번에도?이대로 아베 정권이 무너질 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아베 정권은 각종 스캔들 속에서 오뚝이처럼 다시 회생한 경험이 몇 번이고 있기 때문이다.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 당시 아베 내각 지지율은 닛케이 여론조사 기준 42%까지 하락했지만, 3개월이 지난 2018년 6월 10%포인트 상승해 과반 이상의 지지율을 확보했다. 아베 정권 최대 정치적 위기로 꼽혔던 안보법 날치기 논란 당시 역시 2015년 7월 지지율은 35%까지 떨어졌지만 한달 만에 8%포인트 상승했고, 다음해 중의원 선거에서는 오히려 의석 수를 늘렸다..전문가들은 아베 정권이 흔들리더라도 다시 부활하는 이유로 대안 부재를 꼽는다. 실제 아베 내각의 지지율과는 별개로 여당인 자민당의 지지율은 36%로 전월대비 3%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지지율이 4%포인트 증가해 지지율 2위를 되찾았지만, 그 지지율은 9%로 여당과의 차이가 크다. (▷관련기사 : “야당 존재감 ‘0’…대안 부재와 무관심이 아베정권 지탱”)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야당에 의한 정권 교체보다는 자민당 내 권력지형의 변화로 아베 정권이 막이 내릴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실제 차기 총리에 누가 적합하냐는 닛케이 설문조사에서 거론된 인물은 아베 총리를 포함해 모두 자민당 인물이었다.자민당 내 유일한 반(反)아베 세력으로 분류되는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23%로 가장 높았고, 이어 고이즈미 신타로 환경상이 15%로 뒤를 이었다. 아베 총리는 14%였다. 다만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국민의 지지율이 곧바로 총리 선출로 이어지지 않는다. 국민이 나라를 운영한 여당을 뽑은 후, 의원들이 당 대표를 뽑은 사람이 총리가 되는 구조다. (▷관련기사 : 코로나로 무능 드러난 아베 정권이 무너지지 않는 이유)이에 따라 이시바 전 간사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포스트 아베’로 1위를 차지하는 결과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실 정치에서는 어렵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이헌모 일본 중앙학원대학 교수는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를 비롯한 자민당 주류 세력들은 아베 총리가 퇴진한다고 해서 이시바 전 간사장의 등장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설사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이후 정계 은퇴를 한다고 하더라도 ‘포스트아베’로서 현재 가장 유력한 인물은 친(親) 아베 세력으로 분류되는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이라고 전망했다.
- [위기의 삼성]SNS 빅데이터 분석해 보니…“이재용 선처해 달라” 의견 60%
-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국민들은 ‘불관용’보다는 ‘선처’를 더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는 삼성이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신청한 지난 3일부터 7일 오후 10시30분까지 5일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8일 밝혔다.분석 대상 채널은 국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직간접으로 게재한 커뮤니티·블로그·카페·유튜브·트위터·인스타그램·페이스북·카카오스토리·지식인·기업/조직·정부/공공 등 모두 11개다. 뉴스 채널은 언론사 기사로 국민의 직접적인 여론과는 관련이 없어 조사에서 제외했다.닷새 동안 뉴스를 제외한 11개 채널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이름이 거론된 총 게시물 수는 4783건이었다. 이들 포스팅 가운데 언급된 상위 30위 내 연관어 수량은 모두 3만4291건이었다.연관어 분석 기법은 빅데이터 상 국민들의 의견을 분석할 때 가장 유용한 방법중 하나다. 관심도나 호감도만으로는 국민 의견을 정확히 알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연구소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 언급 포스팅 내 연관어 중 여론과는 직접 관련없는 중립어 2만1611건을 제외한 ‘선처’ 의견 연관어는 7488건, ‘불관용’ 의견 연관어는 5192건이었다. 중립어 선정 기준은 ‘이재용’이나 ‘삼성’ 처럼 누가 봐도 객관적인 단어이거나 선처 또는 불관용 의견이 팽팽한 경우다. 선처 의견 연관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심의위원회’ 783건, ‘경영’ 772건, ‘한국’ 767건, ‘국민’ 734건, ‘우려하다’ 697건 등이었다. 불관용 의견 연관어의 경우 ‘삼성물산’ 964건, ‘의혹’ 954건, ‘경영권’ 942건, ‘제일모직’ 856건, ‘위기’ 752건 등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등 회사 이름의 경우 평소엔 중립어로 처리해야했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핵심 키워드여서 불관용 의견에 포함시켰다. ‘위기’라는 연관어는 삼성그룹 위기란 글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키워드였지만, 의외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상실 위기에 대한 글이 더 많아 불관용 의견에 포함시켰다. 각 연관어 원문 모두가 한쪽 방향 의견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해당 원문의 경향성을 의미한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예컨대 ‘국민’ 키워드를 클릭해 원문들을 살펴보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선처 의견이 많지만 불관용 의견도 적지는 않다. 다만 과반수가 선처 의견이었다.이들 연관어의 점유율을 살펴보면 가치판단이 배제돼 있는 ‘중립어’를 제외할 경우 선처 의견이 59.05%, 불관용 의견이 40.95%로 국민 10명중 6명의 의중은 선처를 바라고 있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연구소 관계자는 “기사 댓글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 관련 ‘재판’ 기사의 경우엔 이 회장에게 부정적인 경향을 띠지만, ‘감염병 시국’ ‘중국 출장’ 등 경영 관련 기사의 댓글은 상당히 우호적”이라면서 “댓글이 아닌 국민들이 온라인에 적극 포스팅한 글들을 정밀 분석하면 이 부회장이 경영을 계속하기를 바라는 의견이 더 많은 게 민심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면 주가는 10만원 넘어가게되므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서 투명경영 가야한다’라는 글에는 공감이 1명인데 비해 비공감이 11명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재용 부회장이 계속 경영하기를 바라는 입장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는 해석했다. (자료=네이버금융 종목토론실 게시판)
- [주말POP콘]방탄소년단 슈가, K팝 솔로 최초 기록과 논란 사이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이데일리가 한 주 간 쏟아진 팝가수와 빌보드 이슈들을 모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요약 코너를 준비했습니다. 매 주말 주간 팝소식을 선정해 소개합니다. ‘D-2’의 타이틀곡 ‘대취타’의 뮤직비디오 장면.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의 솔로 믹스테이프 앨범 ‘D-2’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에서 한국 솔로 가수 최초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한국 솔로 가수 중 4번째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에도 진입하는 겹경사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했던가요, 혹은 보수적인 대응이 키운 자승자박(自繩自縛)인 걸까요? 이런 좋은 소식들과 별개로 이번 앨범 수록곡 샘플링 음원에서 비롯된 그의 논란과 소속사의 대응에서 비롯된 비판적 여론은 그 안에서 점점 곪아가는 듯한 추세입니다. 관련한 또 다른 의혹 등장과 함께 말이죠. ◇韓 솔로 최초 빌보드 앨범·싱글 차트 동시 진입 쾌거좋은 소식들부터 들어보죠.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빌보드가 발표한 6일자 음원차트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슈가가 어거스트 디(Agust D)란 예명으로 발표한 두 번째 믹스테이프(비상업적 용도로 발매된 비정규 음반) ‘D-2’의 타이틀곡 ‘대취타’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76위에 진입했습니다. 빌보드 차트는 영국의 오피셜 차트와 함께 세계 팝 시장을 주도하는 양대 산맥 차트로 꼽힙니다. ‘핫100’은 팬덤 규모 및 앨범 판매 수익을 기반으로 순위 당락이 가려지는 것으로 알려진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과 달리 노래 자체의 대중성이 당락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차트입니다. 이 때문에 K팝 가수들이 현지 대중성에 민감한 이 차트 순위에 진입하는 게 더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죠. ‘대취타’를 샘플링해 만든 슈가(어거스트 디)의 ‘대취타’는 꽹과리, 태평소를 비롯 한국 고유의 전통 악기들과 세련되게 어우러진 트랩 비트(Trap Beat)가 묵직한 특징을 지녔습니다. 자연스런 동서양의 조화가 일품이죠. 무령지곡이라고도 불리는 ‘대취타’는 선조의 기개를 느끼게 하는, 기운차고 장엄한 곡인데 그는 힙합 장르로 이런 기운을 옮겨왔습니다. 슈가는 조선시대 임금의 거둥과 군례(軍禮)에 주로 연주되던 전통 행진음악 ‘대취타’란 생소한 소재와 한국적 정서가 배인 가사, 가락으로 이 차트에 진입하는 쾌거를 누렸습니다. 슈가는 K팝 솔로가수로서는 4번째로, 방탄소년단 개별 멤버 기준은 2번째로 이 차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앞서 싸이가 지난 2012년 ‘강남스타일’로 ‘핫100’ 2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13년 싸이의 ‘젠틀맨’(5위), 2014년 ‘행오버’(26위), 2016년 씨엘의 ‘리프티드’(94위), 방탄소년단 제이홉의 ‘치킨 누들 스프’(81위)가 있죠. 이번 성과가 눈에 띄는 것은 이 타이틀곡의 앨범 ‘D-2’가 불과 이틀 전 ‘빌보드 200’에서 11위를 차지했다는 것입니다. 솔로 가수의 앨범과 타이틀곡이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와 싱글 차트에 함께 진입한 것은 한국 솔로 가수 중에서 슈가가 처음입니다. 메인 앨범 차트 순위도 한국 솔로 가수 중 최고 순위죠. 빌보드 내 다른 차트 순위도 순항 중입니다. ‘월드 앨범’, ‘인디펜던트 앨범’ 차트 1위에 ‘톱 앨범 세일즈’ ‘톱 커런트 앨범 세일즈’ 차트 2위, ‘아티스트 100’ 차트 4위, ‘빌보드 캐나디안 앨범’ 차트 12위, ‘빌보드 캐나디안 핫 100’ 차트 100위 등에 올랐습니다. (왼쪽부터)방탄소년단 슈가의 두 번째 믹스테이프 ‘D-2’ 앨범재킷사진, 미국의 사이비종교 교주 짐 존스.◇짐 존스 샘플링→베트남 정부 비하?…빅히트 “사실무근” 문제는 승승장구 행보와 별개로 논란 역시 끊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논란에 대처하는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대응 역시 도마에 오르고 있죠.최근 슈가가 미국의 사이비 종교 교주 짐 존스의 연설을 샘플링했다는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에는 현 베트남 정부를 비하하는 단어가 쓰인 연설이 곡에 삽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짐 존스 연설 샘플링으로 논란이 됐던 수록곡 ‘어떻게 생각해?’(What do you think?)에서 짐 존스의 음성 뒤에 바로 베트남에서 독재자이자 민족 반역자·전범으로 악명을 얻은 응오딘지엠의 음성이 이어진다는 의혹입니다. 지난 4일 최초로 의혹을 제기한 누리꾼이 한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게시글에 따르면 해당 음성은 ‘어떻게 생각해’의 도입부 11~17초 부분에 등장하며, 한국어 해석으로는 ‘저희 남부 민족들이, 비엣공’이란 대목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트남 현지 누리꾼들은 삽입된 음성의 단어나 호칭이 현재 베트남 정부가 사용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응오딘지엠의 연설 음성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비엣공’은 한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베트콩’과 같은 단어로, 베트남 전쟁 당시 ‘베트남 공산주의자’들을 비하하는 의미로 쓰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베트남 정부가 바로 이 북베트남 사회주의 정부 계보를 잇고 있는 만큼 해당 단어로 스스로를 지칭하기는 어렵다는 추정입니다. 한 누리꾼은 “한국이 베트남 전쟁 때 남부 베트남을 지원했기 때문에 응오딘지엠은 한국 건국훈장 수훈자”라며 “조사를 했다면 정말 얕은 조사를 한 것 같다. 현재 베트남 정당은 전쟁 당시 북쪽이라 현 국민들 입장에서는 전범자 목소리를 삽입해 간접적 반정부를 옹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응오딘지엠의 음성이 아니었더라도 현지 누리꾼들의 주장대로 이 음성에 ‘비엣공’이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다면 정통성을 잇고 있는 현 베트남 정부와 국민 전체에 대한 비하로 비춰질 여지가 있는 만큼 민감한 사안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빅히트는 ‘사실무근’이라며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앞서 빅히트는 슈가가 이번 믹스테이프의 작사, 작곡은 물론 프로듀싱까지 전반적으로 참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문제는 이 앨범 수록곡 ‘어떻게 생각해?’(What do you think?)에서 불거졌습니다. 곡의 도입부에 삽입된 ‘당신은 죽더라도 살 것이다, 살아서 믿는 자는 결코 죽지 않을 것’이란 대목이 짐 존스의 육성 그대로 담겨 있던 것이죠. 짐 존스는 미국 사이비 종교 인민사원의 교주이자 1978년 11월 900명이 넘는 신도들을 착취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한 ‘존스타운 대학살’의 주범으로, 미국 역사상 희대의 살인마로 악명이 높습니다. 짐 존스의 연설 음성을 사용한 것은 미국을 포함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가수의 행태로서 부적절하다는 비난 여론이 제기되자 빅히트 측은 “해당 곡의 트랙을 작업한 프로듀서가 특별한 의도 없이 연설자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곡 전체의 분위기를 고려해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선정 및 검수 과정에서 내용상 부적절한 샘플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곡에 포함하는 오류가 있었다. 상처받으셨거나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이 곡에서 짐 존스의 음성 부분은 삭제된 상태이지만, 슈가가 이 앨범 전체의 프로듀싱을 맡았다는 이전 반응과는 다른 소속사의 선긋기식 대응에 실망한 대중이 적지 않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29일 슈가가 믹스테이프 발매 기념 브이앱 라이브에서 이 앨범을 만든 배경을 설명하던 중 발언한 내용도 뭇매를 맞았습니다. 당시 “(이 앨범을 내놓을 수 있던 건)코로나 때문이 아니라 코로나 덕분”이라며 “아마 투어를 하고 있었다면 뮤직비디오도 못 찍었을 것”이라고 말한 부분 때문입니다. 그 후 해당 발언과 더불어 짐 존스 연설 샘플링 논란과 관련한 추가 해명 요구에도 빅히트는 “처음 낸 입장 외에는 달라진 부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팬들은 ‘사실무근’ 혹은 ‘선긋기’식의 보수적 대응을 고수하는 빅히트의 행보를 보며 우려의 목소리를 표하고 있습니다. 한 누리꾼은 “무조건 사실무근이라거나 멤버 개인과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는 식으로 선을 긋는다고 논란이 사라지지는 않는 것 같다”며 “특히 짐 존스의 연설이라든가 베트남 정부 비하 추정 음성과 같은 의혹에 대한 대응은 방탄소년단 노래의 리스너들이 더 이상 한국 팬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 팬으로 확장됐다는 점에서 더 기민하고 솔직, 신속하게 반응해야 하는 부분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 [무플방지]'서울역 묻지마 폭행범'은 어디에..."덕분에 두렵다"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덕분에 이제 피해를 고발했던 우리는 두려움에 떨게 되었습니다”법원이 이른바 ‘서울역 묻지마 폭행’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피해자 가족 측이 지난 5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밝힌 심경이다.피해자 가족 측은 또 법원의 기각 사유 중 “한 사람의 집은 그의 성채인데 비록 범죄 혐의라 할지라도 주거의 평온 보호에 예외를 둘 수 없다”는 부분을 가리키며 “최근 본 문장 중 가장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이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은 잠도 못 자고 불안에 떨며 일상이 파괴됐는데 가해자의 수면권과 주거의 평온을 보장해주는 법이라니, 대단하다”며 “제 동생(피해자)과 추가 피해자들을 보호하는 법은 어디서 찾을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이른바 ‘서울역 묻지마 폭행’ 뒤 달아나는 이모(32) 씨의 모습이 현장 CCTV에 포착됐다 (사진=JTBC ‘뉴스룸’ 캡처)◇ “피의자가 잠을 자고 있어…”이모(32)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시50분께 공항철도 서울역 1층에서 처음 보는 30대 여성 A씨의 얼굴 등을 때려 상처를 입히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당시 이씨의 폭행으로 인해 광대뼈가 함몰되는 등 중상을 입었지만, 사건이 발생한 장소에 CC(폐쇄회로)TV가 없어 경찰은 일주일 가까이 용의자를 찾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 가운데 A씨 가족은 SNS와 라디오 프로그램 등을 통해 피해 사실을 알렸고, 온라인상에선 여성 혐오 범죄가 또다시 일어났다며 공분이 일었다.이후 철도특별사법경찰대(철도경찰)는 경찰과 함께 지난 2일 이씨를 서울 동작구 자택에서 긴급체포한 뒤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그러나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판사는 지난 4일 철도경찰의 긴급체포가 위법했고 여기에 기초한 구속영장 청구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법원은 이례적으로 상세한 사유도 공개했다. 경찰의 체포 과정에 대해 “수사기관은 인근 CC(폐쇄회로)TV 영상과 주민 탐문 등을 통해 피의자의 성명, 주거지, 휴대전화 번호를 파악한 뒤 피의자의 주거지를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리며 전화를 걸었으나 반응을 보이지 않자 강제로 출입문을 개방해 주거지로 들어간 뒤 잠을 자던 피의자를 긴급체포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과정에 대해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신원과 주거지 및 휴대전화 번호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고, 피의자가 주거지에서 잠을 자고 있어 증거를 인멸할 상황도 아니었다”며 긴급체포가 위법한 이상 그에 기초한 이 사건 구속영장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긴급체포는 피의자가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영장 없이 피의자를 체포하는 절차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피해자가 ‘피하지 않고’ 살 수 있게”법원의 결정에 비난의 화살은 법원뿐만 아니라 철도경찰에 돌아갔다.A씨 가족은 “철도경찰은 체포과정을 몰라서 이런 실수를 한 건가? 체포를 한 두 번 하시는 게 아닐 텐데… 대체 어떻게 이걸 받아들여야 하나? 의문투성이라 화낼 힘도 안난다”고 했다.그러자 철도경찰은 5일 오후 “피의자가 불특정 다수에게 몸을 부딪치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해 제2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신속히 검거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이어 “체포 당시 피의자가 주거지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문을 두드리고 전화했으나 휴대전화 벨소리만 들리고 아무런 반응이 없어 도주 및 극단적 선택 등 우려가 있어 불가피하게 체포했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법원 기각 사유를 검토한 후, 향후 법과 원칙에 따라 여죄 등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했다.이에 앞서 철도경찰 관계자는 “(체포) 당시 검사의 지휘도 받았었다”며 “왜 가해자를 잡지 못했느냐는 여론의 압박도 고려해야 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결국 이씨를 무리하게 붙잡았다는 이유로 다시 풀어줘야 하는 상황에서, 이씨가 또 다른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뒤늦게 입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A씨 가족은 “추가 피해자가 지금 몇 명인지 모르는가? 범죄를 막기 위해 두려움을 뒤로하고 목소리를 낸 사람이 몇 명인지 모르는가?”라며 “피해자가 스스로 피해를 고발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것들과 싸우고 고통받아야 한다. 때문에 지지와 연대가 필요하다. 제발 피해자가 ‘피하지 않고’ 살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묻지마 범죄’는 어디에앞서 A씨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겉으로 보기에 멀쩡해 보이는 평범한 30대 남성이어서 더 참담한 기분과 무서움을 느낀다”고 말한 바 있다.그는 “의도적으로 다가와서 어깨를 부딪치고 기다렸다는 듯이 욕을 하고 가격을 했다는 것 자체가, 그리고 하필이면 CCTV 사각지대가 있는 곳에서 그랬다는 게 다분히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범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다시는 서울역에서, 특히 대낮에 이런 약자를 타깃으로 한 이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면 안 된다. 그런 생각에서 제가 더 공론화를 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지난 4일 ‘서울역 묻지마 폭행’ 피의자 이씨가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앞두고 추가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방철도경찰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씨가 저지른 ‘묻지마’ 범죄는 우리 모두에게 두렵게 다가온다. 60대 여성 한모씨는 “딸이 매일 서울역 인근 직장으로 출근하는데, 이씨가 풀려나서 돌아다니다 또 똑같은 짓을 할까 봐 걱정”이라며 분노했다. 또 30대 남성 박모씨는 “뉴스에 나온 CCTV에서 이씨가 사람들에게 어깨빵(마주 오는 행인을 어깨로 밀치는 행위를 일컫는 은어)하는 장면을 봤는데, 부모님 생각이 나더라. 나이 든 어머니, 아버지가 그렇게 부딪혔다면 어디 한 군데는 부러지고 크게 다치셨을 거다. 그 생각을 하니 아찔했다”고 말했다.실제로 이씨는 서울역 묻지마 폭행 외에도 지난 2월 동작구 한 횡단 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여성에게 욕설을 하고 침을 뱉은 혐의를 추가로 받았다. A씨 가족의 우려대로 이 사건 피해자는 당시 자신의 신분이 노출될까 두려워 고소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씨는 지난달 초 이웃 주민을 때린 혐의도 받고 있다.이씨는 A씨 폭행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한다면서도 범행은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했다가 부인하는 등 진술을 수차례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그는 범행 전에도 낯선 행인에게 시비를 거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인 사실이 CCTV를 통해 드러났다.경찰은 이씨가 과거 정신적 질환으로 수년 동안 치료를 받은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씨 부모는 아들을 정신병원에 데려가 필요하면 입원 치료를 받게 하겠다는 입장을 철도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씨는 현재 부모와 함께 지방에 내려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서울역 묻지마 폭행범' 구속 면하자, 피해자 "덕분에 두렵다"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른바 ‘서울역 묻지마 폭행’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피해자 측은 “덕분에 이제 피해를 고발했던 우리는 두려움에 떨게 됐다”는 심경을 밝혔다.피해자 가족 측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재판부의 기각 사유 중 한 부분을 가리켜 “최근 본 문장 중 가장 황당하다”고 했다.해당 사유는 “한 사람의 집은 그의 성채인데 비록 범죄 혐의라 할지라도 주거의 평온 보호에 예외를 둘 수 없다”이다.4일 오전 이른바 ‘서울역 묻지마 폭행’ 피의자 이모(32)씨가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앞두고 추가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방철도경찰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재판부는 전날 수사기관의 긴급체포가 위법했고, 여기에 기초한 구속영장 청구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서울역에서 처음 보는 여성을 폭행한 뒤 달아났다 붙잡힌 이모(32)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이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시50분께 공항철도 서울역 1층에서 30대 여성의 얼굴 등을 때려 상처를 입히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경찰과 함께 지난 2일 이씨를 서울 동작구 자택에서 긴급체포한 뒤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그러나 재판부는 이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고, 이례적으로 상세한 사유를 공개했다.재판부는 “수사기관은 인근 CCTV 영상과 주민 탐문 등을 통해 피의자의 성명, 주거지, 휴대전화 번호를 파악한 뒤 피의자의 주거지를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리며 전화를 걸었으나 반응을 보이지 않자 강제로 출입문을 개방해 주거지로 들어간 뒤 잠을 자던 피의자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과정이 위법한 체포였다고 판단한 것이다.또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는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는 헌법상의 영장주의 원칙을 거론하며 “긴급체포 제도는 영장주의 원칙에 대한 예외인 만큼 형사소송법이 규정하는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 한해 허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이어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신원과 주거지 및 휴대전화 번호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고, 피의자가 주거지에서 잠을 자고 있어 증거를 인멸할 상황도 아니었다”며 긴급체포가 위법한 이상 그에 기초한 이 사건 구속영장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긴급체포는 피의자가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영장 없이 피의자를 체포하는 절차다.이러한 재판부의 결정에 철도경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철도경찰 관계자는 “체포 영장을 받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 이 씨가 연락을 받지 않아 긴급 체포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또 “당시 검사의 지휘도 받았었다”며, “왜 가해자를 잡지 못했느냐는 여론의 압박도 고려해야 했다”고 토로했다.이씨의 추가 범행 등에 대한 조사에 차질이 예상되는 가운데, 철도경찰은 그의 신병 처리 방향을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