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분쇄골절 트라우마에도…'0.1초 승부' 한복판에 다시 선 이유 [김주환의 땀.땀.땀.]
- 빛나는 무대 뒤편,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묵묵히 제 몫의 책임을 다하는 숨은 영웅들이 있습니다. [김주환의 땀.땀.땀.]은 우리 사회 곳곳의 최전선에서 정직한 노동으로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일터를 찾아갑니다. 화려한 결과에 가려져 미처 자각하지 못했던 현장의 숨은 가치 그리고 그곳에 흐르는 진짜 프로들의 땀방울을 기록합니다. <편집자 주>기수와 경주마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트랙을 질주하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이데일리 김주환 기자] “출발 신호 버튼을 누르는 찰나만큼은 1년 차든 20년 차든 상관없습니다. 오직 현장에 선 한 사람의 단독 결단이자, 온전한 책임입니다. 수만 명의 시선이 꽂히는 중압감은 상당하지만, 이 0.1초의 레이스를 내 손으로 직접 완성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오늘도 출발선에 섭니다.”좁은 게이트 안에서 말의 돌발 행동으로 생긴 분쇄골절의 흉터를 훈장처럼 달고, 24년째 모래 트랙의 최전선을 지켜온 베테랑 유창환 과장(한국마사회 서울출발전문)은 출발선의 중압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 묵직한 책임감은 매 주말 현장의 피부로 다가온다.가로 127m의 초대형 전광판이 불을 밝히고 수많은 관중이 환호성을 지르는 결승선 주변의 화려함과 달리, 이곳 경마장의 맨 앞바닥에는 묘한 적막이 감돈다. 경주 시작 1분 전, 예민한 말들을 위해 스피커 소리마저 음소거된 채 기수들의 거친 숨소리와 말들의 콧김만이 남는 곳. 낮 최고기온이 30도 안팎까지 치솟은 지난달 27일 본지가 찾은 렛츠런파크 서울(과천 경마장) 트랙 최전선의 풍경이다.이처럼 경마가 1분 남짓한 질주로 판결이 나는 스포츠라면, 대중이 목격한 것은 이 거대한 시스템의 절반에 불과하다. 관람석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 지열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사각지대에는 오로지 공정하고 투명한 ‘0.1초의 시작’을 위해 500kg의 야성과 사투를 벌이는 이들이 숨을 죽이고 서 있다. 바로 한국마사회 출발관리부서의 얼굴들이다.기수와 경주마들이 폭 1m 남짓한 철제 게이트 안에서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37명의 팀워크, 24시간의 궤적실제로 말을 바로 눈앞에서 접했을 때 느낀 위압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오직 달리기를 위해 개량된 500kg의 거대한 말 ‘서러브레드(Thoroughbred)’가 내뿜는 콧김과 예민한 근육의 움직임은 보는 이의 숨을 멎게 했다. 이 거대한 동물의 본능을 거스르는 것이 출발위원들의 주 업무다.이 특수한 일터의 시계는 남들과 전혀 다른 궤적으로 움직인다. 마사회 직원들은 대중이 쉬는 주말 근무가 필수다. 특히 오는 8월부터는 약 5주간 매년 정례화된 ‘야간경마’ 체제로의 전환이 기다리고 있다. 이 기간 출발 부서의 타임라인은 오후 12시 출근해 밤 9시에 마감하는 한밤의 레이스로 전면 재편된다.출발 부서의 하루는 일반 직장인들이 출근하기 전인 새벽 6시 30분, 경주마들의 훈련 조교 및 출발 심사와 함께 일찌감치 시작된다. 아무리 좋은 혈통을 타고난 말이라도 곧바로 데뷔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철저한 심사를 거쳐 준비된 말들만이 트랙에 설 자격이 주어진다. 출발대 진입을 하지 못하거나 문이 열렸는데도 출발하지 못하면 경주 전체에 치명적인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경주 직전 기수와 말이 출발대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김주환 기자) 많은 분들이 경마장 하면 결승선만 보십니다. 하지만 인지하지 않으면 존재조차 모르는 업무가 정말 많습니다. 저희 출발 부서도 그중 하나입니다. — 이동건 사원(한국마사회 서울출발전문)이 사원은 현재 현장 총괄 책임자인 ‘출발위원’이 되기 위한 양성 교육 과정을 밟고 있다.경마일 하루 동안 이들이 소화하는 경주는 보통 10~11건에 달한다. 지방 레이스와의 교차 경주가 시행될 때는 다음 출발까지 주어지는 시간이 고작 25분에서 50분 남짓으로 좁혀진다. 이 짧은 시간 안에 살수차가 먼지를 잡고 트랙터가 모래 바닥을 고르는 정지(整地) 작업이 마무리되면 △출발위원 4명 △출발운영원 21명 △경마지원직 12명 등 총 37명이 한 팀으로 트랙 위에 배치된다.출발 직후 경주마가 달려나가는 모습. (사진=한국마사회)열한 마리의 말이 출전하는 일반 경주는 진입 운영원 11명과 뒷문 차단 8명 등 최소 19명이 동시 투입된다. 16마리가 출전하는 대형 대상경주 시에는 최소 24명 이상의 베테랑 운영원이 한꺼번에 모래판에 달라붙어야 겨우 폭 1m 남짓한 철제 게이트(출발대) 안으로 말들을 정렬시킬 수 있다. 사방이 막힌 좁은 공간을 두려워하는 말들의 본능 탓에 매 순간이 돌발 사고의 연속이다.출발위원들의 손에 쥔 경계도에는 출전 마필들의 정보가 기호로 표시돼 있다. 앞발을 들며 난동을 부리는 녀석은 ‘세모’, 진입 자체를 거부하는 녀석은 ‘동그라미’, 눈을 가리는 안대를 씌워야 하는 녀석은 ‘X’로 표시하고 있다. 자기 자리에서 뱅글뱅글 도는 악벽(나쁜 버릇)을 가진 말들과의 심리전은 치열하다.경계도에는 출전 마필들의 정보가 기호로 표시돼 있다. (사진=김주환 기자) 눈을 가려도 들어가지 않는 말들은 눈을 가린 상태로 계속 세워두는 방식을 씁니다. 불안이 가중될 때 역설적으로 지시에 순응하기 때문입니다.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머리를 쓰는 겁니다. — 유창환 과장이 때문에 새벽 트랙 뒤편에서는 철저한 헬스케어가 동시에 이뤄진다. 심폐지구력을 키우고 열을 식히기 위해 경주마 전용 수영장에서 수영을 시키는가 하면, 전용 러닝머신으로 운동을 시키고 마방에서는 적외선 찜질까지 해준다. 전력을 다해 달린 말들이 경주 후 마방으로 돌아갈 때면 목덜미가 하얀 비누 거품으로 뒤덮이곤 한다. 이는 말의 땀 속에 포함된 단백질인 ‘라테린(Latherin)’이 마찰로 인해 일어난 거품이다. 빽빽한 털가죽을 가진 말이 전력 질주 중 체온을 빠르게 떨어뜨리기 위해 선택한 진화의 산물이다.경주를 마친 경주마들이 체온을 내리며 마방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김주환 기자)한국 경마만의 독특한 구조적 특징도 있다. 경주마 자원이 풍부한 유럽 등 서구권 국가들은 출발대 진입을 거부하는 등 악벽이 심한 말은 곧바로 출전 명단에서 도태시킨다. 반면 경주마 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한국은 문제가 발생했던 말도 재교육을 거쳐 다시 트랙에 세워야 하는 구조다. 최근 고객들 앞에서 한 경주마가 세 번이나 진입에 실패해 제외된 적이 있었는데, 정말 분했습니다. 외국의 경우 그냥 아웃이지만 우리는 다음 경기에 또 마주해야 하기에 지속적으로 방법을 연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 유창환 과장◇트라우마를 이겨낸 장인의 주도성유창환 과장의 몸에 남은 분쇄골절의 흔적은 출발위원들이 매 경마일에 마주하는 직업적 숙명이다. 그는 과거 좁은 게이트 안에서 말이 돌발행동을 일으키는 바람에 팔이 완전히 꺾이는 중상을 입었다. 칼을 대고 뼈를 조각조각 이어 붙여야 했던 대수술보다 두려웠던 건, 예민한 동물을 다시 마주해야 한다는 트라우마였다. 유 과장 역시 지난 2023년 잠시 타 부서로 발령이 나며 트랙을 떠나기도 했지만 단 3주 만에 다시 출발선으로 복귀했다. 사고의 기억이 생생한 게이트 앞으로 그를 다시 이끈 건, 이 고독한 경기를 ‘내 손으로 책임진다’는 장인의 주도성이었다.유창환 한국마사회 출발위원. (사진=한국마사회)현재 과천경마공원에서 현장을 통제하는 출발위원은 단 4명. 전국에 총 10명뿐인 전문직 집단이다. 이들은 매 경주마다 개문 버튼을 쥐는 ‘신호 담당’, 출발대 뒤편을 조율하는 ‘후방 통제’ 그리고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무전 담당’으로 역할을 분담해 유기적으로 트랙을 제어한다.마지막 말이 게이트에 진입하고 신호 버튼을 누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3~4초. 기계적인 결함이나 돌발 상황으로 문이 단 0.1초라도 늦게 열리면 그 경주는 즉시 무효(출발 불성립)가 된다. 만약 문제가 생기면 출발선에서 200m 전방에 대기하던 직원 2명이 황색 깃발을 흔들어 기수들에게 경주 무효 신호를 보내야 한다. 이는 100여 년간 전 세계 경마장이 공통으로 차용했던 방식이다. 이를 위해 이들은 매일 깃발을 흔들고 가상 상황을 토론하는 훈련을 반복한다.이 출발선에서 흘리는 땀방울은 마사회 직원들만의 몫이 아니다. 한 경기를 끝내고 나면 말은 보통 10~15kg의 체중이 고스란히 빠져나간다. 말 위에 탄 기수들의 자기관리도 잔인할 정도로 엄격하다. 기수들은 당일 경주의 부담중량을 맞추기 위해 52kg이 넘으면 출전이 불가능하다. 현장 직원이 트랙 위에서 청색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당일 경주의 부담중량을 맞추기 위해 기수들은 실질적으로 40kg대의 몸무게를 유지해야 한다. 이들은 레이스를 모두 마친 후 극도의 에너지 소모로 인해 체중이 또 한 번 눈에 띄게 줄어든다. 만약 당일 체중이 아주 미세하게라도 초과되면 경기 방송 화면에 ‘체중 문제로 인해 기수를 교체합니다’라는 자막이 뜬다. 자기관리 실패가 그대로 생중계되는 셈이다. 기수분들은 극단적인 소식과 체중 조절 스트레스를 평생 견뎌야 합니다. 가족들과 마음 편히 저녁 식사를 같이 해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죠. 정년까지 버티는 분들은 타고난 체질에 평생 소식을 실천하는 가혹한 절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 유창환 과장지난달 27일 방문한 렛츠런파크 서울 내부는 관람객들의 함성으로 가득했다. (사진=김주환 기자)◇100원의 유희, 34만평의 변신과거 경마장은 사행성 편견이 짙은 공간이었다. 돈을 잃은 고객들이 “말 고개가 돌아갔는데 왜 신호 버튼을 눌렀느냐”며 출발 부서에 날 선 원망을 쏟아낼 때가 현장의 가장 곤혹스러운 순간이다. 말의 고개가 돌아가는 것은 인간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동물의 돌발 행동이지만, 흥분한 고객들은 쉽게 수긍하지 않는다. 출발 부서가 철저한 매뉴얼과 투명성에 집착하는 이유다. 경마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한국마사회 모든 직원은 단 100원의 베팅도 법적으로 원천 금지돼 있다. 이 엄격한 금기는 이들이 모래판 위에서 수호하는 공정함의 무게다.렛츠런파크(과천 경마장) 풍경. (사진=김주환 기자)최근 경마장은 거대한 세대교체의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 과거의 어두운 모노톤의 선입견을 깨기 위해 마사회는 자체 캐릭터인 ‘말마’ 굿즈 스토어를 열고, 제주도 콘셉트의 목장 카페를 오픈하는 등 젊은 층과의 접점을 넓혔다. 그 결과 중장년층이 중심이던 관람석에 MZ세대 연인들과 가족 동반 고객의 발길이 눈에 띄게 늘며 공간의 색채가 컬러풀하게 바뀌는 모양새다.꼭 거액을 걸지 않더라도 최소 100원부터 참여할 수 있어, 젊은이들은 커피 한 잔 값으로 소소한 유희를 즐긴다. 초대형 전광판에 배당률과 함께 경주마들의 역동적인 질주가 펼쳐지면 관람석은 여느 프로 스포츠 경기장 못지않은 응원 열기로 가득 찬다. 34만 평의 수려한 녹지 공간이 삭막한 도박장이 아닌, 시민을 위한 개방형 레저 공원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풍경이다.◇단 0.1초, 불가역의 세계출발 업무는 한 번 흘러가면 되돌릴 수 없는 ‘불가역(不可逆)’의 세계다.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현장에서 단 한 번의 실수는 대형 사고나 경주 무효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직원들이 짊어지는 정신적 피로도는 상상을 초월한다.이동건 한국마사회 출발위원. (사진=한국마사회) 매 경주가 가장 가고 싶은 회사의 최종 면접 자리 같습니다. 숨 막히는 중압감이죠. 하지만 결승선의 결과는 결코 우연히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 치열한 레이스가 존재하려면 반드시 공정한 시작이 선행돼야 합니다. — 이동건 사원0.1초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일터는 이들의 일상마저 엄격한 강박으로 규율한다. 경마일 전야(前夜)에 내려지는 전원 금주령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동건 사원의 경우, 항상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은 물론 근무 전날에는 매운 음식이나 튀긴 음식 같은 자극적인 식단부터 차단한다. 사소한 속 쓰림조차 현장의 집중력을 깨뜨릴 수 있다는 경계심, 언제든 ‘90점 이상’의 완벽한 컨디션을 출력해 내려는 철저한 루틴의 결과다.경마일 일정이 모두 끝나면 출발 부서에는 비로소 깊은 안도감이 찾아온다. 경주를 마친 말들이 마방으로 이동할 때, 경마공원 내부 도로에는 독특한 규칙이 켜진다. 수의 차량을 비롯한 모든 작업 차량이 일제히 시동을 끄고 말이 지나갈 때까지 숨을 죽이는 것. 철저히 ‘말이 우선’인 경마장만의 오랜 규율이다. 출발대를 통과한 열한 마리의 말들이 힘차게 달리고 있다. (사진=김주환 기자)몇 달, 몇 년씩 걸리는 대기업의 장기 프로젝트와 달리, 이들의 일터는 딱 ‘일주일’ 단위로 완벽하게 닫히고 새로 열린다. 매 순간이 0.1초의 단판 승부이기에, 선배들은 늘 후배들에게 “징크스를 만들지 말고, 지나간 실수는 트랙 위에 빨리 묻어두라”고 조언한다.실수를 트랙 위에 묻어두고 다시 새 모래판을 마주하는 회복 탄력성. 이는 전국 단 10명뿐인 출발위원들과 미래의 출발위원을 꿈꾸는 이들이 이 고독한 최전선을 지켜내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결승선의 화려한 조명이 닿지 않는 곳에서 이들이 흘리는 땀방울은, 역설적으로 경마장을 찾는 이들에게 가장 안전하고 투명한 스릴을 선물하는 밑거름이 된다. 24년 차 베테랑 유창환 과장과 양성 과정을 밟고 있는 이동건 사원이 입을 모아 “편견을 지워달라”고 당부하는 이유다.유창환 과장(왼쪽)과 이동건 사원이 모래 트랙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선입견의 벽을 깨고 막상 이곳 트랙을 마주한 이들의 재방문율은 대단히 높습니다. 결승선을 터뜨리는 환호성 속에서 가끔 묘한 고독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내 다음 레이스를 무사히 띄워 보냈다는 안도감이 그 자리를 채우죠. 고객분들이 결승선의 순위 다툼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펼쳐지는 출발의 투명한 과정까지 함께 읽어주신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 이동건 사원모든 화려한 레이스의 앞선에는 언제나 공정한 시작이 존재한다. 언제나 ‘90점 이상’의 일정한 생체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 전날 밤 매운 음식까지 끊어내는 출발 부서의 철저한 자기 통제. 이 고독하고 정밀한 강박이 버티고 있기에, 수만 명의 환호성은 오늘도 모래 트랙 위에서 안전하게 지속된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에서 묵묵히 시스템의 정확성을 설계하는 사람들. 화려한 결승선의 뒤편, 경마장 최전선에는 오늘도 가장 투명한 ‘0.1초의 신호’를 출격시키는 출발팀의 진짜 땀방울이 흐르고 있다.
- 당뇨병 치료, '맞춤형 신약 급여 기준' 개정 시급하다
- [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국내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가 600만 명을 넘어서면서 합병증 예방과 장기 예후 개선을 위한 조기 집중 치료가 중요해졌다. 최신 진료지침은 동반질환에 따라 SGLT2 억제제와 GLP-1RA를 우선 사용하도록 권고하지만, 2011년 제정된 보험급여 기준은 이를 반영하지 못해 환자 맞춤형 치료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여 기준의 전면 개정과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회장 민태원)와 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김성래)는 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당뇨병 환자 치료 기회 확대 위한 신약 처방 지침 개정 심포지엄’을 열고, 최신 진료지침을 반영한 당뇨병 치료제 급여 기준 개정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먼저 조영민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이사(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대한당뇨병학회 최신 진료지침 변화와 임상적 의의’를 주제로 당뇨병 맞춤형 치료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조 이사는 진료지침의 가장 중요한 변화로 혈당 수치 중심의 약제 선택에서 벗어나 동반질환에 따라 임상적 이득이 입증된 약제를 우선 사용하도록 권고한 점을 꼽았다. 심부전·만성 콩팥병을 동반한 환자에게는 SGLT2 억제제를,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이 동반된 경우엔 GLP-1RA 또는 SGLT2 억제제를 우선 사용하도록 권고한 것으로, 이는 당뇨병 치료의 목표가 혈당 조절을 넘어 심혈관·콩팥 합병증 예방과 장기 예후 개선으로 확장됐음을 의미한다.2011년 고시된 ‘당뇨병 약제 보험급여 일반원칙’은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로 ‘메트포민(Metformin)’을 단독으로 우선 사용하고, 이후 다른 약제와 병용하거나 인슐린 치료를 단계적으로 추가하는 순차적 구조를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조 이사는 “메트포민은 안전하고 경제적인 약제지만, 환자의 동반질환과 임상적 위험에 따라 SGLT2 억제제나 GLP-1RA 등 예후 개선 효과가 입증된 약제를 우선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늘고 있다”면서 “모든 환자에게 메트포민을 일률적으로 우선 적용하는 것은 환자 중심 접근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조 이사는 최신 진료지침이 담고 있는 1형과 2형 당뇨병의 맞춤형 치료 전략도 소개했다. 그는 “1형 당뇨병의 경우 다회 인슐린 주사나 인슐린 펌프 치료를 기본으로 하면서 연속혈당측정기 연동 및 자동인슐린주입기 사용이 권고되는 등 당뇨병 관리에서 디지털 기술과 의료기기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2형 당뇨병 약물 치료에서는 초기부터 병용요법을 적극 고려하고, 목표 당화혈색소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지체 없이 약제를 증량하거나 다른 계열 약제와 병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면서 “특히 주사제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기저 인슐린보다 GLP-1RA를 우선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조 이사는 “당뇨병 치료는 혈당 조절, 체중 조절, 저혈당 예방, 합병증 예방 및 치료, 부작용, 비용, 환자의 선호와 치료 지속 가능성 등을 함께 고려하는 종합적 전략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다만 새로운 치료제와 임상 근거가 빠르게 축적되는 데 비해, 국내 약제 승인과 보험급여 기준은 답보 상태여서 최신 근거에 기반한 치료가 실제 환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종화 대한당뇨병학회 보험이사(부천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과장)는 ‘현행 당뇨병용제 보험급여 일반원칙의 문제점과 쟁점’을 주제로 임상 현장의 처방 장벽과 환자 접근성 한계를 짚었다.김 이사는 2011년 마련된 보험급여 기준이 15년째 기존 틀에 머물면서 제한된 선택지 안에서 처방이 이뤄지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뇨병 치료제의 병용요법 중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 싸이아졸리딘다이온(TZD)과 SGLT2 억제제 등 기전상 합리적인 조합도 급여 제약을 받는 경우가 있어, 환자 상태에 맞춘 초기 병용이나 맞춤형 강화 치료가 늦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김 이사는 “현행 보험급여 일반원칙은 메트포민을 초기 치료제로 두고 특정 약제 조합을 제한하며, GLP-1RA 사용에도 선행요법이나 체질량지수(BMI) 등 요건을 두고 있어 실제 임상에서 다양한 환자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면서 “결국 ‘무엇이 가장 적절한 약제인가’보다 ‘무엇이 급여가 되는가’가 처방의 기준이 되는 상황이 생긴다”고 했다.이에 김 이사는 ▲1차 사용 약제 기준의 유연화 ▲동반질환에 따라 SGLT2 억제제·GLP-1RA 1차 약제 우선 사용 ▲합리적 병용요법 조합의 확대 ▲인슐린 및 GLP-1RA 기준 개정 등을 당뇨병 약제 일반원칙의 개선 방향으로 제시했다.김 이사는 “급여 기준과 진료 지침 간 격차가 커지면서 환자가 가장 적절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당뇨병 약제 보험급여 일반원칙은 단순한 비용 통제 장치가 아니라 환자의 예후와 치료 접근성을 좌우하는 기준인 만큼, 최신 근거와 진료지침을 반영한 전면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2부에서는 권혁상 대한당뇨병학회 학술이사(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강준혁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과장, 염동식 당뇨와건강 환우회 회장, 김잔디 의학바이오기자협회 홍보이사(연합뉴스 기자), 이다해 채널A 기자가 참여한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권혁상 대한당뇨병학회 학술이사는 “여러 주요 임상 연구들을 통해 SGLT2 억제제와 GLP-1RA가 심부전·만성 콩팥질환자에게 꼭 필요한 약제가 되었고, 체중 감량 효과까지 입증되면서 2형 당뇨병은 완치의 영역까지 넘보는 만성질환이 됐다”면서 “이제는 충분한 임상 근거를 갖춘 이들 치료제를 당뇨병 환자에게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할 시점”이라고 역설했다.염동식 당뇨와건강 환우회 회장은 “국내외 진료 지침이 환자의 상태와 동반질환을 고려해 적합한 약제를 우선 선택하는 방식으로 변화해 왔지만, 급여 기준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히 GLP-1RA 중 하나인 오젬픽의 경우 오남용 우려 등을 이유로 일반원칙 외에 별도의 까다로운 급여 기준이 적용돼 정작 당뇨병 환자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급여 기준 완화를 통해 꼭 필요한 환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코람코, 남대문 옆 '에티버스타워' 전면 리모델링…자산가치 '극대화'
-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코람코자산신탁은 '코람코가치투자숭례리츠'를 통해 매입한 서울 남대문(숭례문) 인근 구축 오피스 '에티버스타워'의 리모델링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코람코는 지난 3월 해당 자산 인수를 완료했다. 건물의 외관과 로비, 전용부, 공용부, 주요 설비 등을 개선해 오피스로서의 상품성과 운영 효율을 동시에 높인다는 계획이다.에티버스타워는 서울 중구 소월로3에 위치한 지하 4층~지상 22층, 연면적 약 4만5477㎡(약 1만3757평) 규모의 오피스 빌딩이다. 남대문 에티버스타워 현재 전경사진 (자료=코람코자산신탁)코람코가 취득한 자산은 지상 오피스 전층과 지하 1층 일부 리테일을 포함한 약 3만8532㎡(약 1만1656평)로, 전체 연면적의 약 85%에 해당한다. 해당 건물은 서울역과 회현역까지 걸어갈 수 있으며 숭례문과 남대문시장, 명동, 시청 업무권역이 인접해 있다. 코람코는 이 자산을 연면적 기준 3.3㎡(평)당 약 2200만원 수준에 매입했다. 이는 최근 5년간 도심권역(CBD)에서 거래된 연면적 1만평 이상 대형 오피스의 평균 거래가격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인근 단독·구분소유 오피스가 평당 2500만~3700만원대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입지와 자산 규모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임차 기반도 안정적이다. 에티버스타워는 현재 오피스 임대율 100%를 유지하고 있고, 에티버스와 롯데손해보험,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이 입주해 있다. 특히 핵심 임차인인 에티버스가 이번 투자에 참여하고 임대차 갱신 확약서를 제출하면서 장기적인 임차 안정성을 높였다. 코람코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자산 개선과 임대전략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남대문·서울역 일대의 권역 변화도 주요 투자 배경이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과 서소문·서울역 일대 정비사업, 밀레니엄 힐튼 부지 개발 등 대형 사업이 진행되면서 업무·상업 환경의 재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코람코는 기존 건물의 물리적 성능과 이용 편의성, 노후된 외관 이미지 등을 개선할 경우, 권역 변화에 따른 수요를 흡수하고 자산 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리모델링은 외관과 창호, 로비 및 저층부 공간, 오피스 공용부, 주요 기계·전기설비 등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에티버스타워는 기준층 전용면적 약 367평의 효율적 평면을 갖추고 있고, 지상 오피스와 지하 상가의 출입 동선도 분리돼 있다. 남대문 에티버스타워 리모델링 완료 후 예상이미지 (자료=코람코자산신탁)코람코는 이 같은 구조적 특성을 바탕으로 오피스 공간의 독립성과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 변화하는 임차 수요에 대응하는 업무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이번 투자는 코람코가 구축 오피스의 입지와 구조적 특성을 분석한 뒤, 리모델링과 운영 전략을 결합해 자산 가치를 높여 온 밸류애드(가치부가전략) 투자 방식의 연장선이다.대표 사례인 케이스퀘어시티는 과거 한국씨티은행 다동사옥으로 사용되던 구축 오피스를 리모델링한 자산이다. 코람코는 구분소유 구조라는 제약 속에서도 이해관계자 협의와 통합관리 체계 정비를 통해 공사와 운영을 진행했다.또한 리모델링 이후 임대 100%를 달성한 뒤 약 3100억원대에 매각해 약 600억원의 차익을 거둬들였다. 케이스퀘어 홍대도 우량 입지의 구축 자산을 현대적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자산가치를 높인 사례다.코람코는 이 과정에서 축적한 구분소유자 협의, 공사 범위 조율, 임차인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에티버스타워 운용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단순히 건물 외관을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입지와 임차 수요, 운영 구조를 함께 고려해 자산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코람코 가치투자부문은 개발과 자산재생을 함께 추진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우량 입지의 기존 자산은 리모델링과 운영 개선으로 가치를 높이고, 개발이 필요한 부지는 새로운 랜드마크 자산으로 조성하는 방식이다. 최근 강남역 인근에 연면적 약 2만평 규모의 프라임오피스를 공급하는 L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케이스퀘어 강남2 등 개발사업을 수행해 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 같은 투자·운용 역량은 최근 기관투자자 자금 위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코람코는 최근 우정사업본부와 공무원연금공단 등으로부터 부동산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을 맡는 등 기관투자자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기관별 투자 목적에 맞춰 자산 발굴부터 투자구조 설계, 운용과 회수까지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이상헌 코람코자산신탁 가치투자부문장은 "에티버스타워는 CBD 핵심 입지와 안정적 임차 구조로 높은 내재가치를 품은 자산"이라며 "오피스 부분의 전면 리모델링으로 건물의 물리적 성능과 운영 효율을 함께 높여 CBD의 상징적 오피스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어 "코람코는 강남역 초대형 개발사업인 'L프로젝트' 뿐 아니라 '케이스퀘어 시티'와 '케이스퀘어 홍대' 등 리모델링을 통해서도 자산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며 "노후 건물을 단순히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업무환경 변화와 지역 수요에 맞는 공간 재구성을 통해 도시 환경 진화와 투자자를 위한 가치 극대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심한 생리통과 생리과다, 자궁선근증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
- [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자궁선근증 환자가 2020년 9만 9,993명에서 2024년 12만 6,878명으로 27% 이상 증가했다.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근육층으로 침투해 자궁이 비대해지고 생리과다와 심한 생리통을 유발하며 난임 원인이 될 수 있다. 초기 증상이 미미해 조기 진단이 어렵지만 골반 MRI 검사 등으로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궁선근증 환자는 2020년 9만 9,993명에서 2024년 12만 6,878명으로 27% 이상 증가했다. 자궁선근증은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근육층으로 침투, 증식하는 질환으로, 자궁이 비대해지고 정상 수축 기능이 떨어지면서 생리과다와 심한 생리통을 유발할 수 있다.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산부인과 엄혜림 전문의는 “자궁선근증은 단독으로 발생하기보다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특히 자궁선근증으로 자궁벽이 딱딱해지고 두꺼워지면 수정란의 착상이 어려워져 난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자궁, 극심한 생리통 동반자궁선근증의 가장 큰 특징은 자궁벽이 전반적으로 두꺼워지면서 자궁이 비정상적으로 커진다는 점이다. 경우에 따라 하복부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자궁선근증은 주로 35~50세 여성에게 발생하지만 가임기 젊은 여성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며, 출산 경험이 많거나 자궁 수술 이력이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높다. 생리과다, 골반통, 난임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여성의 유병률이 21%에 달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초기 진단은 쉽지 않다. 따라서 골반 진찰과 초음파 검사에 이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 수립을 위해 골반 MRI 검사를 시행한다.◇ 경계 불분명한 자궁선근증, 진단 빠를수록 치료 효과 커자궁선근증은 자궁근종과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원인과 치료법은 다르다. 자궁선근증은 심한 생리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긴 양성종양으로 대부분 근종만 제거하는 치료가 가능하며 자궁 절제는 증상이 심한 경우에만 시행한다.반면, 자궁선근증은 자궁내막 조직이 근육층으로 침투해 자궁 전체가 비대해지고 병변의 경계가 불분명해 병변만 제거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자궁 절제술이 주된 치료법으로 시행됐다.그러나 최근에는 환자 연령과 증상, 가임 여부를 고려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 자궁 보존이 필요한 경우 자궁 내 호르몬 장치 삽입, 경구피임약과 진통제 등으로 증상을 조절하거나 하이푸 시술을 진행한다. 로봇수술은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선근종 병변을 정교하게 제거하고 3D 입체 시야를 활용한 세밀한 봉합이 가능해 임신을 계획하는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평가받는다.자궁선근증은 아직 명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확실한 예방법은 없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거나 단순 생리통으로 치부해 발견이 늦어질 수 있어서 빠른 진단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엄혜림 전문의는 “가임기 여성이나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6개월에서 1년 주기로 산부인과에서 초음파 검진을 받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자 조기 진단의 첫걸음”이라며 “생리량이 급격히 늘어나거나 생리 기간 전후로 통증이 심해지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생선비린내증후군 치료 새 길…윤상선 바이오미 대표 “장내 TMA 직접 분해”
- [사진·글=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생선비린내증후군 환자에게 계란도 먹지 말고 고기도 먹지 말라고 하는 건 현실적인 치료법이 아니다. 사람은 먹고 살아야 한다."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가 지난 22일 윤상선 바이오미 대표이사 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교수(의학박사)와 진행한 단독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들은 말이다.윤상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교수(의학박사) 겸 바이오미 대표이사. (사진=김지완 기자)◇발상의 전환, 트리메틸아민을 없애다윤 대표는 희귀질환인 생선비린내증후군(TMAU·Trimethylaminuria) 치료제 후보물질 'BM109'를 설명하면서 "질병의 원인을 피하라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며 "핵심은 장에서 만들어지는 원인물질을 직접 없애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바이오미의 생선비린내증후군 치료제 BM109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고 임상에 본격 착수한다. 이번 임상은 생선비린내증후군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미국 예일대병원과 메이요클리닉에서 진행된다. 희귀질환 특성을 고려해 위약군은 두지 않으며 주요 평가변수는 소변 내 트리메틸아민(TMA) 감소와 삶의 질 개선이다.그는 "BM109는 인체 유래 미생물이라는 점에서 독성시험 부담을 크게 줄였고 FDA로부터 환자 대상 직접 투약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며 "TMAU 환자를 대상으로 효능을 확인한 뒤 만성신장질환(CKD), 심혈관질환(CVD)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생선비린내증후군이란 장내 미생물이 음식 속 콜린과 카르니틴, 베타인, 레시틴 등을 분해하면서 만든 TMA가 땀과 소변, 호흡으로 배출되며 생선 썩는 듯한 냄새를 유발하는 희귀질환을 말한다. 문제는 TMA의 원료가 되는 성분들이 일상적인 식생활에 널리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환자들은 저콜린 식단을 유지하려 노력하지만 효과는 제한적으로 알려졌다. 계란과 육류, 생선, 콩류 등 다양한 식품이 TMA 생성의 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술이 문제라면 금주나 절주를 하면 되지만 생선비린내증후군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며 "먹는 것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은 환자 삶의 질을 더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생선비린내증후군 환자들의 고통은 단순한 체취 문제가 아니다. 냄새가 사라지지 않아 대인관계를 피하고 직장생활과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는 "해외 환자들로부터 직접 이메일을 받고 있다"며 "수많은 의사를 만났지만 자신의 질환을 이해하는 의사를 찾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향수나 샤워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몸 안에서 계속 TMA가 만들어지고 배출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바이오미가 선택한 해법은 식단 제한이 아니라 '장내 TMA 제거'다. 음식물이 장으로 들어오면 기존 장내 미생물이 TMA를 만들고 투약된 BM109가 같은 장내 환경에서 이 TMA를 다시 분해한다. 즉 '음식물 → 장내 미생물 → TMA 생성 → BM109에 의한 TMA 제거'라는 흐름을 형성했다.윤 대표는 "TMA가 만들어지는 것을 완전히 피할 수 없다면 만들어지는 바로 그 장소에서 제거하면 된다는 발상"이라며 "BM109는 장에서 원인물질을 직접 분해하는 치료제"라고 설명했다.음식 속 콜린·카르니틴 등의 성분은 장내 미생물에 의해 TMA로 변하고, 이후 간에서 TMAO로 전환된다.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TMAO가 체내에 축적돼 만성신장질환과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오미의 BM109는 장에서 TMA를 분해해 이러한 과정 자체를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공=바이오미)◇11개 효소로 트리메틸아민 완전 분해BM109는 흔히 말하는 유산균 제품과는 다르다. 유산을 생성하는 균이 아니기 때문에 건강기능식품으로 개발할 수 없고 의약품으로 개발해야 하는 살아있는 미생물생균치료제다.그는 "BM109는 고농도로 배양한 뒤 동결건조해 원료의약품을 만들고 최종적으로 경구용 캡슐 형태로 제형화한다"며 "임상 프로토콜상 하루 두 차례, 아침과 저녁 식전 30분에 복용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임상용 치료제 생산은 종근당바이오가 맡는다. 균주를 기반으로 마스터셀뱅크와 워킹셀뱅크를 구축한 뒤 배양·동결건조·제형화 과정을 거치는 방식이다.BM109의 핵심으로 TMA를 분해하는 대사 경로가 꼽힌다. 윤 대표에 따르면 BM109는 TMA를 이산화탄소 등으로 대사하는 11개 효소 경로를 갖고 있다. 분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미생물 가운데 이처럼 완성도 높은 TMA 분해 경로를 가진 균주는 매우 드물다.윤 대표는 "BM109를 분리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며 "대다수 사람들의 장에는 TMA를 만드는 미생물은 있지만 이를 충분히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은 많지 않다. BM109를 대량 배양해 약으로 투여하면 장내에서 TMA를 낮추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경쟁 기술과의 차별성도 뚜렷하다. 일부 기업들은 TMA 생성 효소를 소분자 약물로 억제하는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소분자 약물은 전신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BM109는 장 안에 머물면서 이미 만들어진 TMA를 직접 제거하고 이후 분변으로 배출되는 방식이다.윤 대표는 "TMA 생성 효소를 막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BM109는 장에서 만들어진 TMA 자체를 분해한다"며 "표적이 명확하고 작용 장소도 명확하다는 점에서 훨씬 기전 중심적인 접근"이라고 강조했다.◇희귀질환 넘어 신장질환까지바이오미가 BM109에 거는 기대는 생선비린내증후군 치료에 그치지 않는다. 윤상선 대표는 다음 목표로 만성신장질환을 정조준했다.핵심 연결고리로 트리메틸아민 N-옥사이드(TMAO)가 꼽힌다. TMAO란 장내 미생물이 만든 TMA가 몸속에서 한 번 더 변환돼 생성되는 물질을 말한다. 정상적인 사람은 이 과정을 통해 악취가 나는 TMA를 냄새가 거의 없는 TMAO로 바꾸기 때문에 생선 썩는 듯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반면 생선비린내증후군 환자는 이 과정에 이상이 생겨 TMA가 충분히 처리되지 못하고 땀과 소변, 호흡으로 배출되면서 특유의 악취를 유발한다.최근에는 TMAO가 단순히 냄새와 관련된 물질이 아니라 만성신장질환과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TMAO가 소변으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혈액 속에 쌓이고, 이렇게 축적된 TMAO는 신장 조직을 딱딱하게 굳게 만드는 섬유화를 촉진해 신장 기능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그는 "TMAO는 혈관에서는 동맥경화와 관련이 있고 신장에서는 섬유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BM109는 장에서 TMA를 제거해 결과적으로 TMAO 생성 자체를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다만 BM109는 기존 만성신장질환 치료제를 대체하기보다는 병용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만성신장질환 환자들은 혈압을 조절하거나 신장의 부담을 줄이는 약물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BM109는 여기에 더해 혈액 속 유해 대사물질인 TMAO를 낮추는 역할을 맡는다는 구상이다.윤 대표는 "기존 치료제가 신장을 물리적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면 BM109는 독성 대사산물의 부담을 줄여 화학적으로 신장을 보호하는 개념"이라며 "장 안에서 작용한 뒤 체외로 배출되기 때문에 기존 약물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글로벌 러브콜 이어져"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해외 제약사들과 협의를 이어오고 있으며, 일부 기업과는 비밀유지계약(CDA)을 체결한 상태"라며 "특히 BM109를 만성신장질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신기술로 평가하는 곳들이 있다"고 말했다.바이오미는 생선비린내증후군 임상을 시작으로 향후 만성신장질환과 심혈관질환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하나의 미생물 치료제로 여러 질환에 도전하는 플랫폼 전략인 셈이다.사업화 준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올가을부터 영국의 비에이피(BAP) 파마와 함께 환자 맞춤 공급 프로그램(NPP·Named Patient Program) 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아직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신약이라도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제도다.윤 대표는 "희귀질환 환자들은 치료 선택지가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며 "NPP를 통해 실제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임상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향후 기술성 평가와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방침이다.그는 "그동안 많은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이 '유익균을 늘리면 건강에 좋다'는 다소 추상적인 접근에 머물렀다"며 "바이오미는 질병을 일으키는 핵심 원인물질인 TMA를 직접 겨냥하고 제거하는 명확한 기전을 제시했다는 점이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이어 "BM109는 단순히 생선비린내증후군 치료제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만성신장질환과 심혈관질환 환자의 건강을 개선하는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성장시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野, 與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 반발…강제 배정 상임위원 전원 사임계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민의힘이 30일 더불어민주당의 11개 국회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과 조정식 국회의장의 상임위원 강제 배정에 반발해 강제 선임된 상임위원 전원의 사임계를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오만과 독선의 정치”라며 향후 국회 일정 보이콧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등 여야 원 구성 협상이 사실상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국민의힘 원내행정국은 이날 “조 의장이 11개 상임위원회 위원을 강제 선임해 통지했다”며 “강제 선임된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위원 사임의 건’ 공문을 국회 의사과에 제출했다”고 밝혔다.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이 임의로 배정한 우리 당 의원들의 상임위에 대해 전원 사임계를 제출했다”며 “원 구성 정상화 없이 어떤 상임위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그는 “민주당은 자기들끼리 나눠 먹을 상임위를 정하고 소수 야당은 나머지를 알아서 하라는 식의 밀실 결정을 했다”며 “이런 협상 없는 일방통행과 콩고물 나눠주기식 원 구성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30일 국회에서 열린 22대 국회 하반기 11개 상임위원장과 예산결산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민주당의 일방적인 선출 강행에 항의하며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국민의힘은 이날 저녁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국회 운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국방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정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이 도대체 무슨 염치로 법사위를 가져가겠다는 것이냐”며 “소수당에 대한 존중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오만의 정치이자 자기들끼리 상임위를 나눠 먹는 구태의 밀실 정치”라고 비판했다.특히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후보로 전반기 법사위원장을 지낸 서영교 의원을 다시 추천한 것과 관련해 “정청래·이춘석·추미애 위원장 이상으로 법사위를 난장판으로 만든 함량 미달 위원장”이라며 “이런 인사를 다시 앉혀놓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소취소 특검법을 통과시키라는 어명에 따른 영악한 유임”이라고도 비판했다.정 원내대표는 여야 원 구성 협상이 결렬된 책임도 민주당에 돌렸다. 그는 “원 구성은 국회의 가장 기본인데도 여야 합의 없이 힘으로 밀어붙이는 집권 여당이 제대로 된 토론과 숙의를 거쳐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법안을 만들 수 있겠느냐”며 “합의가 실종된 국회는 일하는 국회가 아니라 일 못하는, 일 안 하는, 일 버리는 국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조정식 국회의장을 향해서도 “우리 당 요구를 묵살하고 민주당 요구대로 본회의를 열겠다고 공고했다”며 “무소속 국회의장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차라리 민주당에 복당해 당적을 갖고 활동하는 것이 낫다”고 강하게 비판했다.의원총회를 마친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원구성 폭주 민주당식 국민협박’, ‘상임위 독식 시도 중단’, ‘법사위 집착 재판취소 빌드업’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국회의장실 앞으로 이동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의원들은 의장실 앞 복도에 도열한 채 “민생 무시 상임위 강행 국민들은 분노한다”, “독재정권 방탄국회 민주당을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최형두 의원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팩스 한 장으로 국회의원 상임위를 배정한 국회의장은 없었다”고 비판했고, 김미애 의원도 “상임위 강행은 결국 이재명 대통령 관련 공소취소와 재판취소 특검을 통과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운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원회, 재정경제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방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했다.
- AI기본법 첫 정책 거점 떴다…NIA 인공지능정책센터 출범
-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인공지능(AI) 기본법 시행 이후 국가 AI 정책을 뒷받침할 전담 정책 거점이 문을 열었다. 정부가 ‘AI G3’ 도약을 국정과제로 내세운 가운데, 기술 개발과 인프라 투자뿐 아니라 정책·법제도와 현장을 연결하는 실행 체계를 갖추는 데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30일 서울 중구 NIA 서울사무소에서 ‘인공지능정책센터’ 개소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 김형철 NIA 원장, 송상훈 국가AI전략위원회 지원단장, 조준희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김정수 한국국방연구원장, 김기응 국가AI연구거점 센터장 등이 참석했다.30일 인공지능정책센터 개소식에서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현판 왼쪽)과 김형철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장(오른쪽)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영빈 기자)인공지능정책센터는 올해 1월 시행된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에 따라 지정된 전문기관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4월 29일 NIA를 인공지능기본법 제11조에 따른 정책센터로 공식 지정했다. 센터는 AI 관련 정책 개발과 국제규범 정립·확산에 필요한 업무를 종합적으로 수행한다.이번 지정은 NIA가 공공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인공지능정책센터에 단독 지정된 사례다. 그동안 AI 정책 연구·개발과 법·제도 기반 마련을 전담 지원해온 NIA의 전문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류제명 차관은 “국가 AI 정책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할 전문 기반이 마련됐다”라며 “정부가 글로벌 AI 3대 강국, 이른바 AI G3 도약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지금 정부로서는 더없이 믿음직한 지원군을 얻은 것 같아 든든하다”고 말했다.류 차관은 한국의 AI 경쟁력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 AI 인덱스 2026에서 한국은 주목할 만한 AI 모델 수 3위, 인구 10만명당 AI 특허 수 1위, AI 도입률 상승폭 1위 등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민관 협력과 NIA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평가했다.이어 전날 대통령 주재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언급하며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반도체 관련 정부 지원 방안과 기업들의 투자 계획을 국민께 보고드린 것처럼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류 차관은 AI G3 도약을 위해서는 기술과 인프라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 인프라뿐만 아니라 잘 설계된 정책과 법·제도, 그것을 현장에 정확히 잇는 실행력이 함께해야 한다”며 “인공지능정책센터가 정책·법·제도와 현장을 긴밀히 연결하는 구심점으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NIA는 이번 센터 출범을 계기로 국가 AI 정책과 법제 연구 기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김형철 NIA 원장은 “공공기관 가운데 처음이자 단독 지정으로 시작하게 된 만큼 책임감이 무겁다”며 “국가 AI 정책·법제 전문성과 실행력을 한층 더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김 원장은 센터의 역할을 ‘현장과 정책을 잇는 가교’로 규정했다. 그는 “인공지능 기본계획 시행계획 수립부터 영향 조사·분석, 법제도 연구에 이르기까지 국가 인공지능 정책 전반을 떠받치는 든든한 전문기관으로 발돋움하겠다”며 “무엇보다 인공지능 산업과 현장을 연결하는 핵심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이어 “아무리 좋은 정책도 현장에 닿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교훈을 늘 새기겠다”며 “정책 설계와 실행 사이, 기술과 사람 사이를 잇는 신뢰를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센터는 앞으로 크게 네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이용진 NIA 인공지능정책실장은 운영계획 발표에서 센터의 핵심 기능으로 △정책 개발 △영향 분석 △동향 분석 △법제도 연구를 제시했다.정책 개발 분야에서는 국가 AI 기본계획과 관련 시책 수립·시행을 지원한다. 정부·공공·지역 전 영역의 AI 전환(AX) 정책 설계와 실행을 지원하고, NIA가 축적해온 정보화 경험을 바탕으로 AI 사업 기획, 예산 산정, 사업관리 가이드 등 전문기술도 지원한다.영향 분석 기능도 강화한다. 센터는 경제·고용·산업·안전·포용 등 5개 영역에서 AI가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관련 데이터를 시계열로 축적해 연도별 변화를 분석할 계획이다. 단순히 AI 확산에 따른 우려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겠다는 구상이다.이 실장은 “AI의 영향에 대해 우려가 있다고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데이터를 축적해 구체적인 정책까지 연결하는 기능을 하고자 한다”며 “AI 영향 측정 기준과 지표를 마련하고 영향 조사와 인식 조사를 병행하겠다”고 설명했다.동향 분석 분야에서는 정책 수립에 활용할 수 있는 시의성 있는 AI 보고서 발간 체계를 마련한다. NIA는 매년 50~60편가량의 정책 연구 보고서를 발간해왔지만, 기존 보고서 틀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안 대응성과 미래 예측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글로벌 AI 지표에 한국의 성과가 제대로 반영되도록 국제기관과의 데이터 연계도 강화한다. 이 실장은 “스탠퍼드나 옥스퍼드 같은 기관에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해 우리의 노력들이 국제 지표에 정확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법제도 연구 분야에서는 AI기본법 하위법령 정비와 가이드라인 마련, 고영향 AI 관련 신뢰 확보 체계 운영 등이 추진된다. 센터는 사업자의 고영향 AI 해당 여부 확인을 위한 전문위원회를 운영하고, 안전한 AI 활용을 위한 검증 기준과 가이드라인도 정비한다.조직은 NIA 인공지능정책실을 중심으로 꾸린다. 전체 5개 팀, 59명 규모이며 이 가운데 약 50명이 인공지능정책센터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NIA는 향후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 국가AI연구거점센터, 한국국방연구원 등과 AI 정책 연구 및 현안 대응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정책 자문과 전문가 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다.류 차관은 “과기정통부도 우리 AI 기업과 연구자들이 세계 무대에서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투자하고 지원하겠다”며 “오늘의 뜻깊은 발걸음이 우리나라 인공지능의 밝은 미래를 여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